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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57년 02월 - 입춘(立春) 출가(出家) 열반(涅槃) - 행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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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산법화사 댓글 0건 조회 5,561회 작성일 19-08-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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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묘법연화경

 올해는 간지(干支)로 뱀을 의미하는 계사년(癸巳年)입니다. 계사년은 천간(天干)이 십이지(十二支)의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申) 임(壬) 계(癸)의 순으로 해서 십간의 끝에 있는 계(癸)이고, 지지(地支)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의 순으로 해서 6번째로 사(巳)입니다. 이와 같이 간지로 검은색을 의미하는 천간 계(癸)와 뱀 사(巳)가 만난 해로 검은 뱀의 해, 즉 흑사년(黑巳年) 이라고도 합니다. 60갑자 중 30번째 1953년 이후 60년 만에 돌아오는 계사년인 것입니다.  
 여기서 ‘계(癸)’는 하늘 천(天)과 발(癶)을 합한 글자이므로 하늘에 올리는 제사를 뜻합니다. 사(巳)는 뱀을 가리킵니다. 뱀은 예로부터 교활함과 신중함을 동시에 갖춘 동물로 평가하고, 또한 뱀은 알을 많이 낳아 다산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유형으로 치면 뱀띠들은 용의주도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하고, 뱀은 풍요와 가복과 재물의 신으로 가신(家神)처럼 받들어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구렁이가 집안의 창고를 지킨다는 민담에서 전해져서 이런 뱀을 옛날 사람들은 업이라 부르고, 업이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여기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서양에서 세계보건기구, 응급의료차, 군의관 등의 마크에 상징으로 뱀이 지팡이를 감고 올라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것이라 합니다.
 옛날 그리스 신화에 아스클레피우스는 아폴론의 아들로 건강과 약의 신이었습니다. 라틴어로는 아이스쿨라피우스(Aesculapius)라고 하는데, 호메로스에서는 인간이며 의사라고 되어 있으나 훗날의 전설에서는 아폴론의 아들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케이론 밑에서 의술을 배워 죽은 사람도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자, 제우스신은 인간이 그를 통하여 불사(不死)의 능력을 얻을까 염려하여 번개를 내려 죽여버렸다고 합니다. 그는 항상 뱀이 한 마리 감긴 지팡이를 잡고 다녔는데 여기서 의학의 상징으로 뱀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또 상업의 신인 헤르메스도 두 마리의 뱀이 감겨 있는 카두세우스라는 지팡이를 지니고 다녔다고 하고, 헤르메스의 지팡이에도 역시 뱀이 감겨있다는 것은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뱀은 동서양에서 다산 재물 불사 지혜 치유를 상징하는 좋은 동물로 여겨져 왔고, 한편으로는 약삭빠르고 교활하다는 나쁜 평가도 받습니다. 뱀해를 맞이하여 이러한 뱀의 미덕을 잘 발휘하여 지혜롭고 풍요로운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올해도 작년에 시작된 한파가 맹위를 떨치며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고 아무리 혹한이라도 이겨낼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절기 중에 입춘立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오는 절기로 태양의 황경이 315도인 때로서 양력으로 2월 4일 무렵입니다.
 입춘은 한해의 시작과 동시에 그해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첫 관문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민속행사 중 대표적인 것은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대문이나 대문기둥 또는 대들보, 천장 등에 붙이는 일입니다. 이것을 입춘첩立春帖이라 하며, 또는 입춘축立春祝이라고도 합니다. 궁중에서는 설날에 내전內殿 전각기둥과 난간에다 문신文臣들이 지은 연상시延祥詩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써 붙였는데 이를 춘첩자春帖子라 불렀습니다.
 동지冬至이후 음陰의 기운을 지니던 대지가 양陽의 기운을 갖기 시작하며 모든 사물이 왕성히 생동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입춘 전날이 절분節分인데 이것은 철(시절時節, 계절季節)의 마지막이란 뜻입니다. 이날 밤을 ‘해넘이’라 부르고,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절기로는 봄이라지만 계절은 겨울인지라 아직 추위가 강하여 ‘입춘추위’라는 말이 있으나, 가시지 않은 찬 기운이 봄에 따사로움으로 변하기를 기대하는 심정에서 연유된 말이며 풍습들입니다.
 입춘을 맞이하면서 입춘축이 의미하는 좋은 일들이 가내家內에 만당滿堂하기를 기원祈願하는 뜻에서 몇 가지 예를 소개합니다.

*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있고, 새해가 시작함에 경사스런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길 바랍니다.
*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세영子孫萬歲榮 : 부모님은 오래 사시고, 자손은 길이 영화를 누리리라.
* 용수오복龍受五福 호축삼재虎逐三災 : 용은 오복을 들여오고 호랑이는 재앙을 쫓아낸다.
* 국태민안國泰民安 가급인족家給人足 :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여 집집마다 풍족하고 사람마다 넉넉하다.
* 우순풍조雨順風調 시화풍년時和豊年 : 절기가 순조로우니 화평하고 풍성한 세월이 되겠네.
* 천하태평天下泰平 사방무일사四方無一事 : 온 세상이 태평한 봄이요, 사방 어느 곳에도 탈이 없기를 바랍니다.

 불교의 4대명절하면 부처님오신날(4월 8일)과 출가일(2월 8일)과 성도절(12월 8일), 열반절(2월 15일)을 들게 됩니다. 그중에서 2월에는 출가일과 열반절의 2명절이 들어 있습니다.
 음력 2월 8일은 부처님께서 출가出家하신 날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원래 인도 정반왕의 태자로 태어났으나 일찍이 생사고해의 무상함을 체험하고 출가하여 불도를 이루어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출가를 결행하게 됩니다. 왕궁에서 나와 구도求道길에 들어가신 날이 바로 이날입니다. 후일 성도成道하셔서 부처님이 되시고, 법륜法輪을 굴리사 일찍이 없었던 진리를 밝혀 불교가 있게 하셨지만 만약 출가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겠습니까.

 '중아함경'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남이 늙고 병들어서 괴로움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다. 남이 죽는 것을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나는 남이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보고 그것을 내일로 여겨 괴로워하고 싫어하며, 부끄러워하고 나의 젊음에 대한 교만, 건강에 대한 교만, 수명에 대한 교만을 버렸다." 곧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괴로움에 대해 싣달다悉達多 태자는 스스로 눈을 뜨심으로 세속의 부귀영화富貴榮華는 물거품 같은 것임을 아셨으니, 출가의 선택은 참으로 현명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현명한 행동 그 이상의 것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더구나 태자의 신분으로서 왕궁의 생활을 포기하는 데에는 크나큰 결단이 따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두를 버리고 출가하셨던 그 용기는 곧바로 마魔를 항복 받고 정등정각正等正覺을 이루신 큰 힘이 된 것입니다. 후세의 사람들이 싣달다 태자의 출가를 일러 위대한 포기抛棄라고 찬탄하고 있습니다.
 물론 법화경 본문本門에서는 석가모니불이 구원실성 본불本佛이심이 밝혀진 바, 부처님은 영원한 과거에 성불하신 분이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날의 위대한 출가의 참된 의의가 감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원한 부처님이 법신法身이나 보신報身을 수적垂迹하여 역사적 불타佛陀인 응신應身으로 몸을 나투신 응화에 의依해서만 중생을 교화하실 수 있는 까닭이며, 영원한 본불本佛일지라도 출가하사 구도求道하신 일은 중생에 대한 자비의 실천을 보이신 것입니다. 싣달다 태자의 현명한 판단과 결연한 의지를 본받아 흐트러지기 쉬운 우리들의 신심을 가다듬어야 되겠습니다.

 2월 15일은 부처님께서 고향 (카필라바스투)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꾸시나가라의 두 나무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涅槃(니르와나Nirvana:멸滅, 적멸寂滅, 무위無爲, 공적空寂하여 안온하므로 적寂 생사고해를 멸하므로 멸滅, 멸도, 생사의 일체 번뇌와 고통을 영원히 끊어 버린 경지. 원적圓寂, 무위, 무작, 무생, 해탈이라 번역)하신 열반절입니다. 부처님께서 몸소 적멸(죽음)에 대해 모범을 보이신 날입니다. 법화경에서는 열반에 드신 것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이때 나와 여러 중승衆僧이 함께 영축산에 나와, 내가 중생에게 말하되, 항상 여기에 있어 멸하지 아니하건만 방편력을 쓰는 고로 멸滅과 불멸不滅이 있음을 나타내노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20)
시아급중승 구출영축산 아시어중생 상재차불멸 이방편력고 현유멸불멸
時我及衆僧 俱出靈鷲山 我時語衆生 常在此不滅 以方便力故 現有滅不滅

 부처님께서는 무시무종無始無終 영원히 항상 이 사바세계에 머물러 계십니다. 그러한 부처님께서 왜 입멸入滅 돌아가시는 것일까. 이것이 커다란 의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는 것은 죽는다고 하지 않고 열반涅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부처님의 열반과 범부凡夫의 죽음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죽는[入滅]형상은 모두 같지만 그 내용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간략히 말하면 열반은 생사生死를 내 뜻대로 자유롭게 하는 것이요, 죽음은 그 반대로 생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하나는 생사를 여의고 자기 마음대로 생사를 맞이하는 것이요, 하나는 생사를 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 출생하시고 돌아가실 때에는 당신의 의지에 따라 돌아가시는 것이니 이것이 곧 열반(혹은 반열반)인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 중생들은 이 세상에 출생한 것은 출생하고 싶어서 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세에 지은 업의 분한分限에 의해서 출생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모습으로 출생하신 이상 무상한 현상의 육신은 인연에 의해서 변하여 멸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보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종교적으로 신앙적으로 볼 때 이런 일반적인 설명만으로는 흡족 할 수가 없으니, 진실로 부처님의 열반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방법의 힘을 쓰기 때문)인 것입니다. 부처님은 왜 이러한 방편을 왜 쓰셨을까. 그것은 어리석은 중생을 구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만일 여래가 항상 있어 멸하지 않음을 보게 되면 곧 교만한 생각을 일으키어 싫어지며 게으름을 품어서 만나기 어려운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리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710p)
 약견여래 상재불멸 변기교자 이회염태 불능생어난조지상공경지심
 若見如來 常在不滅 便起憍恣 而懷厭怠 不能生於難遭之想恭敬之心

 우리들은 만약 부처님께서 항상 살아계셔서 가까이 모시고 끊임없이 교훈을 받고 있다면, 생사해탈의 훌륭한 법문을 듣고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오욕락에 빠져서 마침내 악도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항상 이 세상에 계시는 일이 중생에게는 해가 되므로, 이들을 깨우쳐서 부지런히 정진하게 하시고자 입멸에 드는 것을 보이신 것입니다. 부처님이 입멸을 보임으로써 중생들의 어리석은 생각을 뉘우치고 참회하여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여래수량품」에는 독약을 먹고 본심을 잃은 아들들이 뜻밖에 먼 외국에 나가있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만약 아버지가 계시면 우리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생각하시어 능히 구해서 지켜주시련만 지금은 우리를 버리시고 먼 다른 나라에 가셔서 세상을 떠나셨도다.”(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6)  
 약부재자 자민아등 능견구호 금자사아 원상타국 자유고로 무부시호
 若父在者 慈愍我等 能見救護 今者捨我 遠喪他國 自惟孤露 無復恃怙

 이와 같이 슬퍼하여 마침내 본심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어리석은 중생은 부처님의 입멸을 당하고서야 비로소 그 만나기 어려움을 알고 부처님을 그리워하고 진리를 알고자하는 마음이 생겨서 비로소 선근을 닦게 되니 부처님은 불멸이시지마는 방편으로 열반의 상을 보이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은 항상 이 사바세계에 계시면서 중생을 제도하시기 위하여 입멸을 보여 주시는 것을 현멸現滅의 대자大慈라고 합니다. 중생을 위해서 나타나고 사라지시는 큰 자비야말로 부처님의 무한한 자비입니다. 이러한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진정한 뜻은 끝내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영산법화사 사부대중 여러분!
 입춘과 출가일 열반절이 들어있는 2월을 맞아, 일터에서는 부지런히 일하고 도량에서는 열심히 정진하여 법화경의 진실한 뜻을 깨우쳐서 무량공덕과 구원실성 석가모니불의 가피가 항상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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