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삼십삼천에서 천녀들 기악의 즐거움을 받다가도 대부분 지옥에 떨어져
갑자기 참혹하고 지독한 여러 가지 괴로움 받으니 몸을 갈아서 가루가 되고
형체 없이 부수어 울부짖네.
三十三天妓女樂,多時受已墮泥黎,速疾參毒經諸苦,磨身碎體鎮號啼。

 * 삼십삼천에서는 천인의 복덕의 힘으로 근심 걱정이 없는 즐거운 생활을 한다. 그곳에서는 천녀들이 갖가지 모습으로 춤추고 갖가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등 갖가지 쾌락을 보고 들으며 지내다가 법을 닦으려는 마음이 없어지고 선업을 다 소진해 버린다. 이제 악업의 결과가 찾아와 점점 고통으로 매장시켜 버린다. 지옥에서 받는 고통은 몸을 갈아 짙은 미음이 되는 고통을 받고, 몸을 부수어 가루가 되는 고통으로 울부짓게 된다.

   *삼십삼천    중앙: 제석천(帝釋天)
     須彌山      사방: 8천(八天)

 *삼십이천    지거삼천(地居三天)
                공거천(空居天)   
                욕계육천(欲界六天)           
                색계십팔천(色界十八天)
                무색계사천(無色界四天)
                                           
   <무색계>       <색계>     <욕계>
     비상비비상처      사선        육욕천        타화자재천      
     무소유처          삼선        지표    북구로주      화락천
     식무변처          이선                  등활지옥        서우화주      도솔천
     공무변처          초선                  흑선지옥        동승신주      야마천
                                         중합지옥        남섬부주      도리천(삼십삼천)
                               지하    호규지옥        사천왕천  
                                      대규지옥
                                      염열지옥
                                      대열지옥
                                      무간지옥

 삼십삼천이란 도리천(忉利天 Trāyastriṃśa)의 의역이다. 음역하여 다라야등릉사(多羅夜登陵舍) 또는 달리야달리사(怛唎耶怛唎奢)라고도 한다. 도리천은 6욕천(六欲天) 가운데 네 번째 하늘[天]로, 수미산(須彌山)의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 수미산 정상에는 동·서·남·북 4방에 천인(天人)들이 사는 각각 8개씩의 천성(天城)이 있으며, 중앙에는 제석천(帝釋天 Śakra, Indra, 인드라)이 사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어 33천이라고 한다. 도리천의 천인들의 수명은 1000세이고, 도리천의 하루가 인간세상의 100년이다.
 삼십삼천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주선법당천(住善法堂天), 주봉천(住峯天), 주산정천(住山頂天), 선견성천(善見城天), 발사지천(鉢私地天), 주구타천(住俱吒天), 잡전천(雜殿天), 주환희원천(住歡喜園天), 광명천(光明天), 파리야다수원천(波利耶多樹園天), 험안천(險岸天), 주잡험안천(住雜險岸天), 주마니장천(住摩尼藏天), 선행지천(旋行地天), 금전천(金殿天), 만영처천(鬘影處天), 주유연지천(住柔軟地天), 잡장엄천(雜莊嚴天), 여의지천(如意地天), 미세행천(微細行天), 가음희락천(歌音喜樂天), 위덕륜천(威德輪天), 월행천(月行天), 염마사라천(閻摩娑羅天), 속행천(速行天), 영조천(影照天), 지혜행천(智慧行天), 중분천(衆分天), 주륜천(住輪天), 상행천(上行天), 위덕안천(威德顔天), 위덕염륜천(威德焰輪天), 청정천(淸淨天).

 73. 묘고산의 봉우리에서 즐거움을 받아 그 발이 부드러운 땅만 밟다가도
윤회하여 화탕지옥의 고통을 받고 분뇨지옥을 겪게 되네.
妙高岑受樂,地軟隨其足,轉受煻煨苦,行經糞屎獄。

 *묘고산이란 수미산(須彌山Sumeru)의 의역으로, 음역하여 묘광산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우주론에서 세계의 한 가운데 높이 솟아있는 산으로 꼭대기에 제석천이 있고, 중턱에 사천왕이 거처하고 있다고 한다. 그 높이는 물위로 8만 유순이고 물속으로도 8만 유순이며 가로와 세로의 길이도 똑같이 8만 유순이다. 이 산은 금, 은, 유리, 파리의 네 가지 보배로 형성되어 있다. 북쪽은 황금 동쪽은 백은 남쪽은 유리 서쪽은 파리로 만들어져 있다. 달과 해가 그 주위를 돌아 보광을 반영시켜 사방의 허공을 물들이고 있다 한다. 수미산 둘레에는 칠금산이 이것을 위요하고 수미산과 칠금산 사이에 7해가 있으며 칠금산 밖에는 함해가 둘러 있고 함해 건너에 철위산이 둘러 있어 수미세계의 외곽을 이룬다고 한다.
 묘고산(妙高山)은 수미산(Sumeru)의 의역. 음역하여 소미로산(蘇迷盧山), 수미산(須彌山)이라 한다. 수미산은 그 모습이 기묘한데다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에 묘고산이라 번역하였다. 수미산의 지상부에는 사왕천(四王天), 도리천(忉利天, 33天)이라는 하늘세계가 있고 수미산 정상 위 하늘 위로 다시 26개의 하늘세계가 펼쳐져 있다. 곧 하늘세계는 모두 28천(天)인데 4왕천, 도리천은 지상에 있다하여 지거천(地居天)이라 하고 나머지 욕계4천, 색계18천, 무색계 4천 허공(虛空)에 떠 있다하여 공거천(空居天)이라 한다.

 74. 천상의 즐거운 동산에서 천녀와 노닐다가도
칼의 숲에 떨어져 손 · 발 · 귀 · 코가 잘리네.
歡喜芳園裏,天女隨遊戲,墮落劍林中,截手足耳鼻。

 75. 혹은 만다라꽃 묘한 연못[曼陀妙]에서 목욕하며 황금과 꽃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천녀와 즐기다가도,
몸을 버리고 다시 지옥의 뜨거운 불길 속에서 고생하네.
或入曼陀妙池浴,天女金花艷彩容,捨身更受泥黎苦,熱焰難當灰澗中。

 *천상의 항상 꽃피는 화원에서 많은 천녀들과 즐거운 생활을 즐겁게 지내다가 선업이 소진한 후에 무서운 검엽림지옥[劍葉林獄]에 떨어진다. 이 지옥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있는 위에는 긴 칼이 나무숲의 낙엽이 되었다가 악업력의 바람이 불어 움직일 때 마다 칼의 낙엽이 어지럽게 떨어져 중생의 신체를 조각조각 내버리므로 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76. 욕계천에서 법의 즐거움[法樂]을 받고 탐욕을 제거한 대범천(大梵天)도
다시 아비지옥에 떨어지면 타오르는 불꽃에 불타는 고통이 항상 이어지네.
欲天受法樂,除貪大梵天,更墮阿毗止,薪焰苦恒連。

 *욕계천은 세상에서 선업을 지어 잠시 갖가지 환락의 생활을 누린다. 위덕이 자재한 대범천은 색계 초선의 제3천에 해당하는데, 제불이 성불함을 만나 반드시 먼저 나타나 법륜 굴릴 것을 청한다. 큰 복덕을 구족하고 수명이 오랫동안 누리면서 잠시 욕계의 탐심을 멀리 여읜다. 이런 것들은 사실 무상한 것들이라 이런 복덕을 다 소진한 후에 불꽃이 치성한 무간지옥에 떨어져 신체가 장작불처럼 타서 맹렬한 불에 태우는 고통을 받는다.
 욕계천의 법락이란 욕계정의 즐거움이다. 욕계의 중생들이 선정을 닦으면 마음이 정세되어 깨닫는 마음이 밝아진다. 정법(定法)이 자재로 마음을 움직여 얕은 곳부터 깊은 곳으로 집중된다. 이 선정은 과오로 퇴실 가능하다. 아비지옥(阿鼻地獄)은 팔열팔한지옥(八熱八寒地獄)중에서도 가장 고통이 심한 제일 밑의 지옥이라 한다.

 77. 혹은 태어나 해와 달이 있는 세상에 머물고 몸의 빛이 사주(四洲)를 두루 비추다가도
하루아침에 암흑천지로 돌아가서 반대로 손조차 볼 수 없게 되네.
或生居日月,身光遍四洲,一朝歸黑闇,展手見無由

 *사주란 수미산을 중심으로 사방에 있는 4곳. 남쪽의 섬부주(贍部洲), 동쪽의 승신주(勝身洲), 서쪽의 우화주(牛貨洲), 북쪽의 구로주(瞿盧洲). 첫째, 남섬부주는 남염부제(南閻浮提)라고도 하며 수풀과 과일로써 이름 지어졌다. 둘째, 동승신주는 동비제하(東毘提河) 동불바제(東弗婆提)라 하며, 몸의 형상이 수승하므로 승신(勝身)이라 한다. 셋째, 서우화주는 서구다니(西瞿陀尼)라 하고, 소로써 팔고 사고 하므로 우화(牛貨)라 이른다. 넷째, 북구로주는 북울단월(北鬱單越) 승처(勝處)라 하며, 4주 중 가장 수승한 국토로 승처라 한다.

 78. 세 가지 등불로 복을 밝히고 죽은 후에도 지녀야 하느니,
혼자 끝없는 암흑 속으로 들어가서 해와 달의 빛조차 흘러들어오지 않네.
三種燈明福,死後可持將,獨入無邊闇,日月不流光。

 *죽으면 중음의 흑암의 어두운 길을 가는데 이를 밝혀주는 세 가지 복덕의 등불이 있다고 한다. 용수보살은 금생에서 우리가 세 가지를 닦으면 사후 중음과 후세의 도로를 밝혀줄 등불이 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계(持戒), 둘째 보시(布施), 셋째 수행(修行)이다. 이 세 가지가 복덕의 등불이 되어 윤회의 고를 알게 하고 윤회의 뿌리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79. 생명이 있는 것들은 흑승지옥 · 극열지옥과 중합지옥 · 규환지옥 · 무간지옥에서
항상 괴로움을 당하니 모든 악을 행한 자를 태우네.
有命黑繩熱,合叫無間下,斯等恒纏苦,燒諸行惡者。

 *중생들이 무명의 어리석음으로 갖가지 악업을 지으면 그 업력에 이끌려서 갖가지 고를 겪는 지옥에 들어간다. 이 팔대열지옥에서 맹렬한 불꽃에 태워지고 팔대한지옥에서 고통을 겪는다. 수행자는 첫째 진실로 이러한 고통을 알고, 둘째 어떻게 고가 생기는지 그 원인을 알며, 셋째 고의 원인을 끊는다.
 
 80. 혹은 마(麻)를 두드리듯 혹은 빻아서 가루 내는 것 같고,
마치 날카로운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혹은 톱으로 가르는 것과 같네.
或若麻床批,或粉如細末,如利斧斫木,猶如鋸解割。  

 81. 맹렬히 타오르는 불에 끊임없이 달궈지거나 뜨거운 청동 그릇 물을 마시게 하고,
몸을 칼로 찌르고 또 몸을 쇠로 만든 상에서 달구네.
猛火恒煎煮,令飲熱銅漿,驅令上劍刺,叉身熱鐵床。

 82. 어떤 때에는 손을 높이 쳐들고 쇠 이빨을 가진 사나운 개에게 먹이가 되고,
매의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의 심장과 간을 쪼아먹게 되네.
或時高舉手,鐵牙猛狗餐,鷹鳥嘴爪利,任彼啄心肝。

 83. 등에 파리나 벌레들의 수가 천억이 넘고,
날카로운 침에 몸이 쏘여 갑자기 쓰러져 다 먹히네.
虻蠅及諸蟲,其數過千億,利嘴唼身軀,急墮皆餐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