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날란다에 세워진 현장 기념당

2월 12일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우선 영축산 쪽을 향해 간단히 아침 예불을 드렸다.

오늘은 학술대회 개회식이 있다. 아침식사를 하고 개회식이 있는 “현장기념당(Huien Tang Memorial Hall)”으로 갔다.

여기서 개회식이 있고, 이후 학술대회 일정은 그 뒤쪽에 있는 강원에서 있었다
.
기념식이 있는 현장 기념당은 숙소로부터 버스로 40여분 달려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이런 현장 기념당이 있게 된 것은 현장이 인도를 여행하고 이곳 날란다에서 약 5년간

머무르면서 이곳에서 학문을 익혀 중국에 전했고, 이때 가져온 불교경전은 중국에 새로운

불교운동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그가 쓴 {대당서역기}는 이후 인도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또한 당시 인도의 문화를 아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장스님은 당나라 정관 3년(692년) 8월 당시 28세의 나이에 인도 구법 여행을 떠났다.

그가 인도로 온 길은 험난하기로 이름 높은 실크로드이다.

곧 중국의 서역으로 가는 문인 옥문관(玉門關)을 지나 수많은 여행자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 길을 따라 서북인도로 들어와 이곳 날란다에 이르게 되었다.

그가 중국에 돌아온 것이 정관 19년(645년)이니까 약 17년을 인도를 여행한 셈이다.

이 때 인도의 북서부를 통하여 인도 전역 110개국을 돌아보고 28국에 대해서는 직접 가지 않고

 들은 내용을 기술했다. 특히 부처님 유적지를 돌아보았고, 이곳 날란다 대학에서도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인도에서의 스승 계현논사로부터 신유식학을 공부했다.

그가 귀국할 때 6백 57부의 경권을 수집하여 돌아와서 모두 1340권의 불경으로 번역했다.

이때 번역한 경들은 600부 반야경을 비롯한 수많은 신역 경전이 중국에 보급됨으로써,

현장 이후 불경을 신역(新譯)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또 그가 이때 익힌 유식학은 중국에

새로운 학풍을 일으켜 진제의 구유식에 비해 신유식이라 불렀다.

때문에 현장은 중국역사상 최대의 삼장법사로 꼽히며, 불교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돌아본 인도에 대한 기록은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1질 15권에 들어 있다.

현장이 인도에 온 동기는 무엇보다도 부처님 유적을 순례하고자하는 염원이었다고 한다.

서역기에 의하면, 어려서 불교에 귀의하고 기원정사를 찾는 자가 없음을 한탄했고

성장하면서도 부처님의 발자취를 찾아가고 싶어해 초전법륜을 굴리신 녹야원에 늘 마음을

두었다고 한다.
 
현장삼장이 오랫동안 있었던 이곳에는 현재 “玄獎紀念堂(현장기념당)”이 건립되어 있다.

3) 학술대회 개회식과 논문발표

개회식장은 현장 기념당 앞 넓은 잔디밭에 장막을 치고 야설 식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들어오다 보면 눈에 띄는 것은 마당 중앙에 있는 현장 삼장의 동상이다.

검은색 청동동상은 현장스님이 책장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모습이다.

책장을 짊어진 이마 앞에는 등불이 달려 있는데 이는 밤낮으로 등불을 밝히며 길을

재촉했던 현장스님의 생생한 모습을 나타내 준다.

우리는 앞쪽 귀빈석에 자리를 배정받아 차례로 앉았다. 얼마 후 요란한 밴드소리와

사병들의 집총 환영 의례 속에 비하르주 주지사와 국회의원이 등장하고, 이어 티베트 팀들이

춤추고 연주하는 환영 세레머니 속에 달라이라마(Dalai Lama)가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그리고 달라이 라마의 일거수일투족과 표정변화 하나하나에도 많은 취재진들과

참석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카메라 플레쉬를 터트렸다.
 
이윽고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대회 조직위 위원장인 Nirmala Deshpande여사(간디주의자, 국회의원)의 환영사가 있고,

각국 인사들이 달라이 라마께 인사를 드렸다. 그러나 개회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역시 달라이라마의 연설이었다.
 
그의 연설은 영어를 주로 사용했고 티베트어를 사용할 때는 영어로 통역해 주었다.

그는 날란다의 전통을 다시 되살리자고 역설하고, 불교 신행과 활동에 대해서 설법해 주었다.

가끔 티베트 불경을 외우고 나서 이를 풀어 설명하면서 일상속의 신행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그의 연설은 또박또박한 말씨로 가끔 유머를 섞어가면서 대중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40여분의 연설이 끝나고 각국 대표들을 소개했다. 한국을 비롯해서 티베트, 몽골,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싱가포르, 일본, 태국, 미국, 캐나다…핀란드까지. 마침내 2시간여에

걸쳐 개회식이 끝났다. 우리는 기념촬영을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각국에서 온 학자들의 논문발표를 하는 학술회의가 시작된다.

그런데 점식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