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의 자료와 역사적 배경>

1. 나가르주나 콘다의 유적

 인도사를 대표하는 인물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나가르주나도 또한 그 인물상과 생애를 알 수 있는 확실한 자료가 한 가지도 남아 있지 않다. 전기로는 구마라집(350-409, 일설에는 344-413) 역의 용수보살전이 현존한다. 그러나 후에 보이는 것처럼 역사적인 전기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고, 이들은 전승(傳承)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 외에『대방등무상경』『마하마야경』『능가경』 등에도 여기에 대한 전승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나타내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대당서역기』나『남해기귀내법전』 등의 여행기에 단편적으로나마, 나가르주나에 관한 기사가 보인다. 그러나 그 중에 대부분 전승되는 이야기들이 전설이다.  
나가르주나가 활약했던 무대는 주로 남인도 안드라 지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안드라 지방이란 데칸 동남부 고다바리강과 크리슈나강 중하류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이다. 그러한 사실은 발굴조사에 의한 고고학상의 자료와 그 자신의 저작에서도 어느 정도 증명된다. 1927년경에서부터 발굴조사가 행해져서 많은 유품과 고고학적 자료가 안드라 프라데슈주의  나가르주나콘다(나가르주나의 언덕) 유적은 특히 주목된다. 나가르주나와의 유대와 연관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나가르주나 콘다는 크리슈나강의 중류에 만들어 진 댐에 인조 호수 나가르주나사가루에 잠겨 있는 섬이다. 댐 공사는 약 10년 가까이 걸려 완성되었다.
전력 발전을 위해서 건설되었던 나가르주나 호수는 주(州) 수도 하이테라바트에서 남동쪽으로 90마일 되는 곳인데, 크리슈나강을 막아 건설되었다. 이곳이 옛날에는 인도 제일의 항구였다. 강의 해안을 따라서 배가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 실론 인들도 이곳까지 왔던 것이 비문으로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나가르주나의 후계자였던 아라야데바(Aryadeva)는 남인도의 바라문으로 태어났다고 하고, 혹은 실론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성제바 또는 성천(聖天)이라 번역한다. 남인도 브라만 출신으로 성은 비사라(毘舍羅), 매우 박학다식하였고 변재에도 능했다고 한다. 특히 남인도의 왕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켰다고 한다. 그는『백론』을 지어 용수의『중론』 『십이문론』과 함께 중국 삼론종의 토대가 된다.
그가 만약 실론 출신이라면 나가르주나의 소식을 듣고 브자야뿌리의 근처까지 왔을 지도 모른다. 제바에 관해서는『사백론』과 그의 얼마 안 되는 저작에는, 다른 외도들과 격렬한 논쟁으로 이교도에게 주살되었다고 하는 비극적인 최후가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을 비추어 볼 때, 나가르주나에 관해서 자세한 것은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나가르주나 콘다 지역의 댐 공사를 위해서 일대를 조사할 때, 한 기의 탑 유적이 발굴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 강을 따라 존재하는 불교유적임이 밝혀졌다. 그 수는 30여 곳으로 대정사(大精舍)와 대탑의 유적이 발굴되었다. 이러한 불교유적들은 이쿠슈바쿠왕조(3-4세기) 때에 만들어진 것인데, 이 왕조는 싸타바하나왕조에 종속하여 그 속국이었다. 특히 왕족 귀족들의 부인들이 불교신자가 많았는데, 이에 관한 일은 비문에서 알 수 있다.
이 부근은 이쿠슈바쿠왕조의 수도 바자야푸리가 있었던 곳으로 현재에도 근처에는 바쟈야푸리의 지명이 있다. 또한 이 옛 이름은 싸타바하나왕 바자샤다카루 2세(3세기)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유적과 구조물이 그대로 수몰되어 버릴 것을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인조호의 가운데에 섬을 만들고 이곳에 고고학 박물관을 세워 그 출토품들을 모두 모아 놓았다. 나가르주나의 언덕이 섬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면적은 23km²에 이르고 나가르주나 콘다계곡 일대는 호수 아래로 잠겨 있다.
그런데 이 지명에 나오는 나가르주나가 불교 최대의 논사 나가르주나와 관계가 있을까 어떨까 하는 것도 확실한 것은 하나도 알려져 있지 않다. 비문 등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어떠한 것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가르주나가 만년에 거주했다고 전해지는 길상산(吉祥山 슈리파루바다)과 바이쟈푸리와는 관계가 있다고 한다. 또 현장의 인도 여행기『대당서역기'에는 코살라국(인코살라국)에 관한 조항 속에 나가르주나와 연관된 브라마라기리라는 곳에 대해 기록하고, 싸타바하나왕이 나가르주나를 위해 이 산을 깎아 건립했다는 장대한 가람이 있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 브라마라기리란 검은 봉우리의 산이라 하는 의미로 흑봉산(黑峰山)이라 하는데 현재 이 지방에서는 검은 산이라 부르고 있다.
이것은 나가르주나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까지는 밝혀주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어떤 것도 말할 수 없으며, 연대와 활약했던 곳에 관해서 하나의 추측을 가능하게 해줄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