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사상의 성립 배경>>

1. 대승불교(mahāyāna)사상의 전개

1) 부파불교로부터 영향
 아비달마(阿毘達磨)불교에서는 교법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에 착수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갖가지로 수집하거나 분류하기도 하고, 혹은 그 의미를 간단한 술어로 정리하거나, 혹은 그 의미를 분석하고 널리 해석하는 등의 작업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시기에 들어 불교는 전문승단을 중심으로 연구와 토론을 거쳐 논리화되고 철학화 되었다. 부파불교가 전문화 철학화로 대중으로부터 유리됨에 따라 이를 반성하고 새로운 불교운동을 모색하려는 혁신적인 부파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대중부계통의 부파가 여기에 속한다.

2) 불전문학과 대승불교
 ① 불전문학 자타카 아바다나 등은 명확히 구별 짓기는 어렵지만, 이들 설화문학 작가들이 대승사상의 흥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들은 부파불교 중에서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점차 부파불교를 초월한 사상으로 발전하였다. 율장에는 계를 지키는 인연담으로서 니다나(nidāna)와 훈계하기 위한 교훈 비유 아바다나(avadāna)가 있다. 율장에 있는 불전이 증광되고 여기에서 떨어져 독립한 것은 부처님이 성불한 인연을 고찰하고 성불을 가능케 한 수행(本行)을 밝히려 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어떠한 경로를 거쳐 성불했는가 고찰하면서 불타의 찬탄문학으로 발전하였다. 부처님을 일념으로 찬탄하고 부처님께 귀의함을 강조하면서 교리를 초월한 문학적 표현이 사용되었다.
○법장부(상좌부계통)의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내용적으로는 부파를 초월한 공통성이 강하다.
○유부와 관계 깊음(특정부파에 소속시킴은 곤란): '붓다차리타 Buddhacharita(佛所行讚)' 아스바고사(Aśvaghoṣa馬鳴)지음.
○'일백오십찬(一百五十讚)' '사백찬(四百讚)': 불타를 찬탄한 시. 불타의 덕은 무량하고 지혜는 일체에 통효(通曉)하며 마음에 변제(邊際)가 없다고 하여 대승의 불신관에 가깝다.  
○그밖에 '과거현재인과경', '태자서응본기경'(상좌부의 화지부 계통), '수행본기경', '중본기경(中本起經)' '이출보살본기경(異出菩薩本起經)' '불본행경' '불소행찬': 성불의 본기 성불을 위한 본행과 소행, 부처님께서 성불하기까지 무엇을 했는가를 설하고, 성불 이후는 비교적 간략하다.
 불전에서 공통되는 것은 첫째, 석가보살이 연등불(Dīpaṃkara 定光如來佛)로부터 수기 받은 것이다. 성불의 수기가 불도수행의 출발점이라는 점. 성불의 본기는 반드시 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3아승지겁 옛날의 수행이 설해진다. 둘째, 수기 받은 후에는 6바라밀('대비바사론') 수행(성문 독각과 다름)한다(팔리 자타카는 10바라밀수행, 유부는 4바라밀설). 셋째 보살이 성불하기까지는 어떠한 수행 단계를 밟느냐의 문제로, 불전에서는 “계위로는 10지에 오른다.”(⋯일생보처에 주하며, 일체종지에 가까이 간다. '마하바스투')
 ② 자타카(본생경)와 아바다나(교훈 비유): 아함에서도 '대본경'에서 아바다나가 보이듯이 역사가 깊다. 그 이후 어떠한 경로로 유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바다나 대표로는 '마하바스투' '아바다나샤타카(撰集百緣經)' '디브야바다나(須摩提女經) 등이 있다. 이들은 9분교 12분교에 포함된다.
 BC 2세기에는 꽤 많은 자타카가 성립되었다. 그 체재는 인도 우화에서도 받아들였다. 내용적으로는 아바다나와 합치하는 것도 많다. 자타카로는 '생경(生經)'5권, '대장엄론경' '아바다나샤타카' '오백제자자설본기경' '보살본행경' 등이 있다. 그 외에 '육도집경'(반야경보다 성립이 늦음) '보살본연경'은 자타카를 대승적으로 개작하였다. '대지도론'의 자타카도 대승적 색채가 강하다. 따라서 이들 자타카로부터 대승사상이 발전하였다.

  3) 불탑신앙자로부터 발생
 '법화경' '아미타경'에서 불탑신앙이 특히 중시되었다. 대승불교의 구제불사상이 여기에서 나온다. 불탑의 관리에 대해서는 아함의 '대반열반경'에서 부처님께서 “너희들은 최고선을 위해 정진하라.” “신심이 깊은 바라문 거사(居士) 현자(賢者)들이 사리공양을 할 것이다”라 하고 있다. 장례를 치룬 것은 쿠시나가라 마투라인에 의해 치러졌고, 사리는 8개국으로 나누어져 초기부터 재가신자들에 의해 호지 예배되었다.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 부다가야 녹야원 쿠시나가라 등에 영묘(cetiya)가 세워지고, 순례자들이 늘어났다. 곧 불탑은 출가자들도 예배하고 신봉했지만, 재가자 중심으로 신앙되고 관리되었다.
 서력기원 전후부터는 비구의 정사와 불탑이 병존하며 불탑공양이 이루어짐(승가에서 도입)
유부의 '십송율'이나 대중부의 '마하승지율'에서는 탑지(塔地)와 승지(僧地)를 구별하고, 탑물(塔物, 공양물)과 승물(僧物)도 구별하며 상호간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불탑은 넓은 의미에서는 승원에 속하지만 승가로부터 독립해 있었다.
 '이부종륜론'(대중부소속)에서 법장부는 “불탑에 공양하면 광대한 과보가 있다”라고 하고 있지만, 대중부의 여러 부파에서는 다 같이 “불탑에 공양하더라도 얻는 과는 적다”라고 하고 있다. '구사론'에서도 ‘차이티아에 보시하더라도 과는 적다’라고 하고 있어서 부파에서 불탑공양을 덜 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탑공양에는 꽃 향 당번 음악 무용 등이 사용되었다. 장례식에서 마투리아인들이 무용 음악 꽃 향으로 유해께 공양하고 다비했다('대반열반경')고 한다. 그런데 출가교단에서는 법요에 음악 무용을 사용하는 것이 250계 사미 10계에서 오락물의 사용을 금하고 있었다. 대승불교에서 음악 무용 예술이 도입된 것은 바로 이러한 불탑신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부파불교와는 다른 것이다.  
 불탑에는 토지의 기증이 이루어지고 순례자를 위한 숙사 시설로 재물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불탑장엄에는 탑문 난순 요도(繞道) 등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여기에는 부처님의 과거 행한 불전도 자타카 등이 그려졌다. 또 불탑에서는 참배자를 위한 불전 자타카를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순례자를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불탑에 보시된 재물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들은 비속비승(非俗非僧)의 전문가로서 불타의 전생의 보살행을 찬탄하고, 그 위대성과 대자대비를 가르쳐주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부처님 교리가 성립하고 부처님 구제의 교리가 성립하게 되어 대승경전으로 발전했던 것이다. 불탑예배로부터 관불삼매로 인도되었다. 불탑예배로부터 부처님을 예배하고 이러한 종교체험에서 보살이라는 자각의 계기가 이루어졌다.
 불탑이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종교자 집단의 생활과 활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불탑을 중심으로 불타의 구제를 설하는 교리가 발전하고 불교교단이 기존의 출가자와 다른 불교교단이 성립했으며, 여기서 많은 대승경전이 이 불탑을 중심으로 편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많은 대승경전이 불탑신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반야경 지지자의 기원은 불탑과는 좀 다른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2. 대승경전의 성립과 전개

 '반야경' 성립 이후 그 교리적 영향은 극히 커지고 모든 경전이 공사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동시에 제불에 관한 신앙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였다. 그 가운데서 아미타불의 신앙이 보편화되어 정토교의 대표로 된다. 이러한 과정 중에 새롭게 '화엄경' '법화경' 그룹이 발전하고, 또한 '법화경' 신앙의 운동이 급속히 확대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교리의 조직화 체계화를 수반하면서 부파불교와 결합이 이루어져 대승경전이 이루어진다.  
 중기이후는 여래장계통의 경전과 유식계통의 경전이 출현한다. 여래장계열의 경전으로 '대방등여래장경' '대반열반경' '대운경' '금광명경'(진제역) '승만경' '앙굴마라경'. 여래장계 경전은 '법화경'의 영향 하에 일승사상을 강조한다. 특히 '대법고경' '살차니건자경'은 법화경의 직계로 간주 된다. 유식계통으로는 '해심밀경'(보리유지역)은 4세기 말까지 성립하고, '유가사지론' '대승장엄경론'과의 관계는 불분명하다. '대승아비달마경'. '무상의경'은 보성론과 닮아있다. 이어서 '능엄경' 등이 나타난다.
 후기 경전으로는 '연화면경(蓮華面經)'(那連提耶舍譯), '대집경'의 일장분(日藏分). '지장십륜경'은 여래장 사상 하에 생겨났다. 650년 전후 '대일경'이 성립하고, 이어 '금강정경'에 의해 교리가 확립되었다.

  1) 반야경의 성립
 대승경전의 성립은 BC1-AD1세기로 추정되는데 이중 가장 오래된 것은 대승불교의 기본을 설하고 사상적 입장을 확립한 반야경이다. '팔천송반야(소품반야)'로부터 점차 증광되어 일만팔천송반야(대품반야)' 크게는 '십만송'으로 편찬되었고, 주제만을 설한 '금강경' '반야심경' 까지 600권 반야가 형성하였다. 그 내용은 반야바라밀다의 설명을 주안으로 하여 보살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여기에 개현된 진리는 무소득-공으로 표현된다. 공은 종래의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로 설명되는 연기의 진리를 새롭게 표현한 것이지만, 여기에는 유부 등 전통적 불교가 주장했던 ‘법체실유설(法體實有說)’에 대한 반박의도가 있었다.

  2) 법화경의 성립
 반야경의 공사상을 기조로 하면서 찬불과 불탑숭배를 계승하여 그 발전 위에 새로운 불타관을 확립한 것이 법화경이다. 이 경전에서는 쿠시나라에서의 입멸은 붓다의 방편이고, 붓다의 본성은 구원실성(久遠實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붓다의 가르침의 근원은 이 구원실성의 법신불에 있고, 성문 연각 보살 등의 삼승의 가르침은 모두 방편이라고 하여 붓다의 진실은 일승(一乘)뿐이라고 한다. 모든 소승의 가르침을 방편설로써 흡수하고, 동시에 적극적으로 성문도 성불을 보증함으로써 이승작불을 실현하였다. 아울러 붓다의 출세본회를 밝혀 일체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상불경보살 약왕보살 관음보살의 화도 등을 통하여 보살에 의한 방편과 자비행을 고취하였다. 교묘한 비유와 높은 문학성, 수지 독송 강조로 경전수행 경향이 생겨났다.  
   
   3) 화엄경의 성립
 같은 반야경의 공사상에 입각하면서 이를 붓다의 깨달은 내용으로 보고 자내증의 세계를 묘유(妙有)로써 표현한 것. 유사한 성격의 경전들이 점차로 증광되어 형성되었다. '십지경'이나 선재동자의 구법행을 다룬 「입법계품」 등이 가장 먼저 성립되었다. 그 내용은 붓다 성도 후 3.7일 동안 체험한 삼매의 내관으로 여기에서 나타난 세계는 비로자나불의 현현이며, 일체존재는 중중무진의 연기이다. 비로자나불은 법신이고 법신은 진리 그자체로서 붓다이며 법이다. 그 본질은 깨달음의 지혜. 이것의 이름을 태양광명에 비유한 것. 그러므로 자비행은 법계에 두루 퍼져있는 이 같은 지혜의 빛이 저절로 비추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보살은 육바라밀을 닦아 삼계유심을 관해야 한다. '십지경'에서는 이것을 6지에 포함시켜 반야바라밀다를 닦음으로써 달성된다고 하고, 여기에 4지를 추가하여 4바라밀을 추가시켰다. 모두 십바라밀을 설하여 중생제도에 힘쓰는 붓다의 지혜로 반야바라밀다와 아울러 자리이타의 상즉을 강조한다. 대승보살도의 기본적 형태로 중요시한다.

   4) 정토경전
 삼세 시방제불의 존재를 인정하여 종래의 일시 일불설을 개혁하여, 신앙적 불교로서 여러 부처님에 대한 신앙과 그들의 구원을 설하였다. 시방 부처님은 모두 불국토가 정해져 있고, 사바세계와는 다른 이상경으로서 깨달음이란 이 정토에 왕생한다는 과보관을 가지고 있다.  동방 아촉불의 묘희국과 서방의 아미타불 극락세계를 정립하고 아미타불의 경전정비와 함께 뿌리 깊은 신앙으로 전개되었다. 아미타불은 무량광 무량수로 설명된다. 아미타불은 법장비구의 후신으로 중생제도의 서원으로 성취된다. '법화경'의 구원실성사상이 전개되고, 지혜의 빛이 사방으로 퍼져 이것으로 일체 중생을 구제하므로 무량광이라고 한다. 시간적 공간적 무한성의 상징적 표현이다. 아미타불의 신앙에서 가장 특색 있는 불타관으로 붓다의 자비에 기초를 두고 있는 법장보살의 서원을 중시하여 칭명염불 등으로 아미타불을 신앙함으로써 극락왕생할 수 있고, 붓다와 같은 지위를 얻는다는 간명한 신앙방법으로 널리 민간에 보급되었다.

  5) 기타경전
 염불과 관불은 삼매에 들어감으로 얻어지는 것. 삼매의 수습이 대승 불타관의 발달에 큰 영향을 주었다. 관불을 설명하는 삼매실천 방법의 지도서로 '반주삼매경' '수능엄삼매경'이 있으며, 반야경의 공사상도 삼매수습에 의한 공관으로 체득하였다. '화엄경'의 유심관은 이러한 불법양면에 걸친 관법의 역할에 대한 논리적 고찰의 결실이다. '유마경'은 반야경의 공사상을 일보 진전시켜 생사와 열반, 번뇌와 지혜, 예토가 정토라고 하여 일상생활에서 이상경을 찾도록 하고 재가(在家)의 의의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