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혹은 산중이나 한가한 곳에서
누더기 옷을 입고 한가로이 있어
스스로 진실한 도를 행한다 생각하고
사람을 가벼이 하며 업신여기는 자가
이익 공양을 탐착하는고로
속인을 위해 법을 설하되
세상에서 공경을 받게 됨이
육통의 나한과 같으오리다.
이 사람이 악한 마음을 품고
항상 세속 일을 생각하며,
거짓 아련야의 이름으로
우리들의 허물을 즐겨 내오리다.
더욱 이와 같은 말을 하되, 이 모든 비구들은
이익 공양을 탐내는 고로
외도(外道)의 논의를 설하며,
스스로 이 경전을 지어
세간 사람을 현혹케 하며
명예와 이름을 구하기 위하는 고로
분별해서 이 경을 설한다고 하오리다.
항상 대중 가운데서 우리들을 헐고자 하는 고로
국왕 대신 바라문 거사와
다른 비구들에게 우리의 악을 비방하여 말하되
이는 사견을 가진 사람이니
외도의 논의를 설한다고 하오리다.
혹유아련야 납의재공한 자위행진도 경천인간자
或有阿練若 衲衣在空閑 自謂行眞道 輕賤人間者
탐착이양고 여백의설법 위세소공경 여육통나한
貪著利養故 與白衣說法 爲世所恭敬 如六通羅漢
시인회악심 상념세속사 가명아련야 호출아등과
是人懷惡心 常念世俗事 假名阿練若 好出我等過
이작여시언 차제비구등 위탐이양고 설외도논의
而作如是言 此諸比丘等 爲貪利養故 說外道論議
자작차경전 광혹세간인 위구명문고 분별어시경
自作此經典 誑惑世間人 爲求名聞故 分別於是經
상재대중중 욕훼아등고 향국왕대신 바라문거사
常在大衆中 欲毁我等故 向國王大臣 婆羅門居士
급여비구중 비방설아악 위시사견인 설외도논의
及餘比丘衆 誹謗說我惡 謂是邪見人 說外道論義
[강의] 인욕하는 대상을 밝힌다.
“이익 공양을 탐내는 고로 외도의 논의를 설하며”란 '묘법연화경'을 설하러 온 비구들에게 비방하기를 명리를 구하여 외도의 설을 한다고 퍼뜨리는 것이다.
“세간 사람을 현혹케 함”이란 이 경을 사사로운 생각으로 뜻을 조작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킨다고 하면서 선전한다는 취지이다.
“항상 대중가운데 헐고자 함”이란 항상 대중들 앞에 있으면서 우리를 헐뜯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견을 가진 사람”이란 '묘법연화경'을 성실히 펴려는 법사(비구)를 헐뜯어 비방한 자들은 정도를 설하는데도 외도를 설하는 사도라고 경시하고 비방하였다는 것이다.
“산중이나 한가한 곳”이란 아란야(阿蘭若, araṇya)를 말한다. 고요하고 텅 빈 곳으로, 승려가 수행하는 숲 또는 승원.
“누더기 옷[納衣]”이란 누더기 조각을 이어서 만든 스님의 옷. 분소의(糞掃衣).
“이익 공양[利供養]”이란 원문은 이양(利養): 자기 몸을 봉양할 것을 탐함. 이익에 탐착함.
“속인[白衣]”이란 인도에서는 승려가 염색한 옷을 입는데 대해 속인은 흰옷을 입고 있으므로 속인을 뜻하는 말이다.
“아련야의 이름으로[假名阿練若]”란 아련야의 이름을 빌려와서 세속의 속된 일을 행하면서 우리들이 경을 펴는 허물을 말하는 것.
“논의를 설함”이란 도리를 논하는 것.
“사견을 가진 사람[邪見人]”이란 그릇된 견해를 지닌 사람.
[경] 그러나 우리들은 부처님을 공경하는 고로
이 같은 모든 악을 다 참으오리다.
또 그들이 가벼이 말하되
우리들은 다 부처님이라고 말하오리니
이같이 가벼이 여기고
빈정대는 말을 다 참고 받으오리다.
탁겁 악한 세상에서는
겁나고 두려운 일이 많을 것이며
악한 귀신이 그 몸에 들어가
우리를 꾸짖고 헐어 욕할지라도,
우리들은 부처님을 공경하고 믿어
인욕의 갑옷을 입으오리다.
이 경을 설하기 위하는 고로 이 모든 어려운 일을 참되
우리는 신명(身命)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만 무상도를 아끼오리다.
우리들이 오는 세상에서
부처님께서 부촉하시는 바를 받들어 가지리니
세존께서는 마땅히 스스로 아시오리다.
탁한 세상의 악한 비구는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설하신 법을 알지 못하고
악한 말을 하고 상을 찡그리며 자주자주 쫓아내어
탑과 절에서 멀리 떠나게 하더라도,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악을
부처님의 고칙(告勅)을 생각하는고로
이 같은 일을 마땅히 다 참으오리다.
아등경불고 실인시제악 위사소경언 여등개시불
我等敬佛故 悉忍是諸惡 爲斯所輕言 汝等皆是佛
여차경만언 개당인수지 탁겁악세중 다유제공포
如此輕慢言 皆當忍受之 濁劫惡世中 多有諸恐怖
악귀입기신 매리훼욕아 아등경신불 당착인욕개
惡鬼入其身 罵詈毁辱我 我等敬信佛 當著忍辱鎧
위설시경고 인차제난사 아불애신명 단석무상도
爲說是經故 忍此諸難事 我不愛身命 但惜無上道
아등어내세 호지불소촉 세존자당지 탁세악비구
我等於來世 護持佛所囑 世尊自當知 濁世惡比丘
부지불방편 수의소설법 악구이빈축 삭삭견빈출
不知佛方便 隨宜所說法 惡口而顰蹙 數數見擯出
원리어탑사 여시등중악 염불고칙고 개당인시사
遠離於塔寺 如是等衆惡 念佛告勅故 皆當忍是事
[강의] 인욕의 옷을 입는 뜻을 밝힌다.
인욕의 갑옷이란 말법악세에 법화경을 수지하는 인욕의 자세를 밝힌 것이다. 천태대사는 인욕의 갑옷을 삼는 데에도 사교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첫째, 고(苦) 무상(無常) 부정(不淨) 무아(無我) 공(空)의 도리로 갑옷을 삼음은 삼장교(三藏敎)중에서 갑옷을 삼음이다. '중아함경'에서 사리불이 말한 인욕이 그 예라 한다. 사리불은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사람은 혹 논하고 욕할 것입니다만, 저는 마음이 이미 안정되었는데 어찌 논하고 욕하여 말하겠습니까. 마치 뿔이 부러진 소가 사람을 찌르지 못함과 같고, 다친 아이가 부끄러워 남을 괴롭히지 못함과 같습니다.” 또 사리불은 악인에 대하 다섯 가지 인욕을 말한다. “①몸의 행함은 착하나 입과 뜻은 착하지 못함이다. 이때는 내 몸을 본보기로 하여 착하지 못한 입과 뜻을 버려 내 입과 뜻을 경계한다. ②입은 청정하나 몸과 뜻이 청정하지 못함이다. 이때는 나의 입을 본보기로 그 몸과 뜻의 부정함을 버려 나의 몸과 뜻을 경계한다. ③뜻은 청정하나 몸과 입이 청정하지 못함이다. 나의 뜻을 본보기로 하여 그 몸과 입의 부정을 버려 나의 몸과 입을 경계한다. ④삼업이 다 부정한 이는 비록 쓸만한 것이 없다 할지라도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삼업을 고쳐 고(苦)에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⑤삼업이 다 청정한 이는 항상 이러한 삼업이 청정한 이를 생각하여 스스로 경계함으로써, 비교하여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같아지기를 서원하여 나쁜 것을 없앤다.”고 한다.
둘째, 공을 사용하여 갑옷으로 삼음은 통교의 갑옷이다. 능히 욕하는 자와 욕되는 자는 모두 공한데 어떻게 욕되겠는가라고 보는 것을 말한다.
셋째, 욕함의 고(苦)를 받음이 있고 없음의 차이가 남은 별교를 사용하여 갑옷을 삼음이다. 예를 들면, 고 무상 부정 무아 공 등이 범부에게 있고 성인에게 없으며, 범부에게는 없고 성인에게는 있는 등의 차별이 있음은 별교 중에서 갑옷을 삼음이다.
넷째, 하나의 갑옷이 일체의 갑옷이 되는 것 등은 원교의 갑옷이라 한다. 예를 들면, “부처님 고칙을 생각한다.”함은 부처님을 항상 생각하는 것으로 갑옷을 삼는 것이다. 이는 곧 최고의 도리에서 파악한 부처님은 곧 법(法)이요, 승(僧)이니,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온갖 곳에 두루 차 계신 것을 가리킨다. 이를 원교의 도리에서 갑옷을 입은 것이다.
“가벼이 여기고 빈정대는 말[爲斯所輕言]”이란 경멸하는 말로 비방해도 불도를 위하므로 다 참는다는 뜻.
“탁겁(濁劫)”이란 혼탁하고 악한 세상. 타락한 시대. 보통 오탁악세라 한다.
“헐어 욕함[毁辱]”이란 헐뜯어 욕되게 함. 귀신들이 몸에 붙어 항상 자신을 욕보임.
“인욕의 갑옷[忍辱鎧]”이란 항상 부처님과 법을 생각하여 갑옷으로 삼는 것. 여래를 공경하고 믿음으로 자비의 인욕(慈忍)과 대비의 행을 닦고 인욕의 갑옷을 입고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교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촉(付屬)하심”이란 경을 널리 펴는 일을 사명으로 위촉하시는 것.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설법함[隨宜說法]”이란 상대방의 소질에 맞추어 적절히 설법하시는 것을 말한다.
“욕하고 빈축함(惡口而顰蹙)”이란 악한 말을 하고 눈썹과 이마를 찡그리는 것. 박복하여 이 경을 듣고도 빈축하고 욕하는 것이다.
“자주자주 쫓아 냄[數數見擯出]”이란 삭삭(數數)은 자주자주의 뜻. 쫓아냄(見頻出)은 추방하는 것. 파계한 자를 교단에서 쫓아낸다는 뜻.
“고칙을 생각함”이란 이 경을 받들어 지니고 설하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생각하기 때문에 사리에 어긋나고 괴로운 일도 모두 참는다는 취지.
[경] 모든 촌락이거나 성읍(城邑)에
그 법을 구하는 자가 있으면,
우리는 다 그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법을 설하오리다.
제취락성읍 기유구법자
諸聚落城邑 其有求法者
아개도기소 설불소촉법
我皆到其所 說佛所囑法
[강의] 둘째, 여래의 방에 들어가 경을 펴는 뜻을 밝힌다. 곳곳에서 불법을 전파함이다. 불법을 구하는 자가 있거든 몸소 그에게 찾아가 부촉한 진리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경] 나는 곧 세존의 사도라
대중에 처함에 두려울 바가 없어
내가 마땅히 법을 잘 설하오리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편안히 머무르시옵소서.
아시세존사 처중무소외
我是世尊使 處衆無所畏
아당선설법 원불안온주
我當善說法 願佛安隱住
[강의] 셋째, 여래의 자리에 앉아 경을 펴는 뜻을 설하였다. 여래의 사도로서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지하기 때문에 어떠한 역경일지라도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세존의 사도[世尊使]”란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자(使者). 곧 여래의 심부름꾼이란 뜻.
“대중에 처함에 두려울 바 없음[處衆無所畏]”이란 혼탁하고 악한 세상의 대중 속에 있으면서 두려움 없음을 말한다.
[경] 나는 세존과 모든 시방에서 오신
부처님 앞에서 이같이 맹세의 말을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나의 마음을 아시오리다.
아어세존전 제래시방불 발여시서언 불자지아심
我於世尊前 諸來十方佛 發如是誓言 佛自知我心
[강의] 넷째, 알아주실 것을 청함이다. 견보탑품에서 “내가 멸도한 뒤에 어느 누가 이 경전을 받들어 수지하고 해설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이제 여러 보살들이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그 뜻을 받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다보여래 시방의 분신 부처님께서 함께 증명이 되어 달라고 청했다.
“부처님께서 저희 마음을 아시와”란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광대하고 견고한 서원의 힘을 아신다는 것이다.
<묘법연화경 지품 제13 끝>
누더기 옷을 입고 한가로이 있어
스스로 진실한 도를 행한다 생각하고
사람을 가벼이 하며 업신여기는 자가
이익 공양을 탐착하는고로
속인을 위해 법을 설하되
세상에서 공경을 받게 됨이
육통의 나한과 같으오리다.
이 사람이 악한 마음을 품고
항상 세속 일을 생각하며,
거짓 아련야의 이름으로
우리들의 허물을 즐겨 내오리다.
더욱 이와 같은 말을 하되, 이 모든 비구들은
이익 공양을 탐내는 고로
외도(外道)의 논의를 설하며,
스스로 이 경전을 지어
세간 사람을 현혹케 하며
명예와 이름을 구하기 위하는 고로
분별해서 이 경을 설한다고 하오리다.
항상 대중 가운데서 우리들을 헐고자 하는 고로
국왕 대신 바라문 거사와
다른 비구들에게 우리의 악을 비방하여 말하되
이는 사견을 가진 사람이니
외도의 논의를 설한다고 하오리다.
혹유아련야 납의재공한 자위행진도 경천인간자
或有阿練若 衲衣在空閑 自謂行眞道 輕賤人間者
탐착이양고 여백의설법 위세소공경 여육통나한
貪著利養故 與白衣說法 爲世所恭敬 如六通羅漢
시인회악심 상념세속사 가명아련야 호출아등과
是人懷惡心 常念世俗事 假名阿練若 好出我等過
이작여시언 차제비구등 위탐이양고 설외도논의
而作如是言 此諸比丘等 爲貪利養故 說外道論議
자작차경전 광혹세간인 위구명문고 분별어시경
自作此經典 誑惑世間人 爲求名聞故 分別於是經
상재대중중 욕훼아등고 향국왕대신 바라문거사
常在大衆中 欲毁我等故 向國王大臣 婆羅門居士
급여비구중 비방설아악 위시사견인 설외도논의
及餘比丘衆 誹謗說我惡 謂是邪見人 說外道論義
[강의] 인욕하는 대상을 밝힌다.
“이익 공양을 탐내는 고로 외도의 논의를 설하며”란 '묘법연화경'을 설하러 온 비구들에게 비방하기를 명리를 구하여 외도의 설을 한다고 퍼뜨리는 것이다.
“세간 사람을 현혹케 함”이란 이 경을 사사로운 생각으로 뜻을 조작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킨다고 하면서 선전한다는 취지이다.
“항상 대중가운데 헐고자 함”이란 항상 대중들 앞에 있으면서 우리를 헐뜯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견을 가진 사람”이란 '묘법연화경'을 성실히 펴려는 법사(비구)를 헐뜯어 비방한 자들은 정도를 설하는데도 외도를 설하는 사도라고 경시하고 비방하였다는 것이다.
“산중이나 한가한 곳”이란 아란야(阿蘭若, araṇya)를 말한다. 고요하고 텅 빈 곳으로, 승려가 수행하는 숲 또는 승원.
“누더기 옷[納衣]”이란 누더기 조각을 이어서 만든 스님의 옷. 분소의(糞掃衣).
“이익 공양[利供養]”이란 원문은 이양(利養): 자기 몸을 봉양할 것을 탐함. 이익에 탐착함.
“속인[白衣]”이란 인도에서는 승려가 염색한 옷을 입는데 대해 속인은 흰옷을 입고 있으므로 속인을 뜻하는 말이다.
“아련야의 이름으로[假名阿練若]”란 아련야의 이름을 빌려와서 세속의 속된 일을 행하면서 우리들이 경을 펴는 허물을 말하는 것.
“논의를 설함”이란 도리를 논하는 것.
“사견을 가진 사람[邪見人]”이란 그릇된 견해를 지닌 사람.
[경] 그러나 우리들은 부처님을 공경하는 고로
이 같은 모든 악을 다 참으오리다.
또 그들이 가벼이 말하되
우리들은 다 부처님이라고 말하오리니
이같이 가벼이 여기고
빈정대는 말을 다 참고 받으오리다.
탁겁 악한 세상에서는
겁나고 두려운 일이 많을 것이며
악한 귀신이 그 몸에 들어가
우리를 꾸짖고 헐어 욕할지라도,
우리들은 부처님을 공경하고 믿어
인욕의 갑옷을 입으오리다.
이 경을 설하기 위하는 고로 이 모든 어려운 일을 참되
우리는 신명(身命)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만 무상도를 아끼오리다.
우리들이 오는 세상에서
부처님께서 부촉하시는 바를 받들어 가지리니
세존께서는 마땅히 스스로 아시오리다.
탁한 세상의 악한 비구는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설하신 법을 알지 못하고
악한 말을 하고 상을 찡그리며 자주자주 쫓아내어
탑과 절에서 멀리 떠나게 하더라도,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악을
부처님의 고칙(告勅)을 생각하는고로
이 같은 일을 마땅히 다 참으오리다.
아등경불고 실인시제악 위사소경언 여등개시불
我等敬佛故 悉忍是諸惡 爲斯所輕言 汝等皆是佛
여차경만언 개당인수지 탁겁악세중 다유제공포
如此輕慢言 皆當忍受之 濁劫惡世中 多有諸恐怖
악귀입기신 매리훼욕아 아등경신불 당착인욕개
惡鬼入其身 罵詈毁辱我 我等敬信佛 當著忍辱鎧
위설시경고 인차제난사 아불애신명 단석무상도
爲說是經故 忍此諸難事 我不愛身命 但惜無上道
아등어내세 호지불소촉 세존자당지 탁세악비구
我等於來世 護持佛所囑 世尊自當知 濁世惡比丘
부지불방편 수의소설법 악구이빈축 삭삭견빈출
不知佛方便 隨宜所說法 惡口而顰蹙 數數見擯出
원리어탑사 여시등중악 염불고칙고 개당인시사
遠離於塔寺 如是等衆惡 念佛告勅故 皆當忍是事
[강의] 인욕의 옷을 입는 뜻을 밝힌다.
인욕의 갑옷이란 말법악세에 법화경을 수지하는 인욕의 자세를 밝힌 것이다. 천태대사는 인욕의 갑옷을 삼는 데에도 사교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첫째, 고(苦) 무상(無常) 부정(不淨) 무아(無我) 공(空)의 도리로 갑옷을 삼음은 삼장교(三藏敎)중에서 갑옷을 삼음이다. '중아함경'에서 사리불이 말한 인욕이 그 예라 한다. 사리불은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사람은 혹 논하고 욕할 것입니다만, 저는 마음이 이미 안정되었는데 어찌 논하고 욕하여 말하겠습니까. 마치 뿔이 부러진 소가 사람을 찌르지 못함과 같고, 다친 아이가 부끄러워 남을 괴롭히지 못함과 같습니다.” 또 사리불은 악인에 대하 다섯 가지 인욕을 말한다. “①몸의 행함은 착하나 입과 뜻은 착하지 못함이다. 이때는 내 몸을 본보기로 하여 착하지 못한 입과 뜻을 버려 내 입과 뜻을 경계한다. ②입은 청정하나 몸과 뜻이 청정하지 못함이다. 이때는 나의 입을 본보기로 그 몸과 뜻의 부정함을 버려 나의 몸과 뜻을 경계한다. ③뜻은 청정하나 몸과 입이 청정하지 못함이다. 나의 뜻을 본보기로 하여 그 몸과 입의 부정을 버려 나의 몸과 입을 경계한다. ④삼업이 다 부정한 이는 비록 쓸만한 것이 없다 할지라도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삼업을 고쳐 고(苦)에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⑤삼업이 다 청정한 이는 항상 이러한 삼업이 청정한 이를 생각하여 스스로 경계함으로써, 비교하여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같아지기를 서원하여 나쁜 것을 없앤다.”고 한다.
둘째, 공을 사용하여 갑옷으로 삼음은 통교의 갑옷이다. 능히 욕하는 자와 욕되는 자는 모두 공한데 어떻게 욕되겠는가라고 보는 것을 말한다.
셋째, 욕함의 고(苦)를 받음이 있고 없음의 차이가 남은 별교를 사용하여 갑옷을 삼음이다. 예를 들면, 고 무상 부정 무아 공 등이 범부에게 있고 성인에게 없으며, 범부에게는 없고 성인에게는 있는 등의 차별이 있음은 별교 중에서 갑옷을 삼음이다.
넷째, 하나의 갑옷이 일체의 갑옷이 되는 것 등은 원교의 갑옷이라 한다. 예를 들면, “부처님 고칙을 생각한다.”함은 부처님을 항상 생각하는 것으로 갑옷을 삼는 것이다. 이는 곧 최고의 도리에서 파악한 부처님은 곧 법(法)이요, 승(僧)이니,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온갖 곳에 두루 차 계신 것을 가리킨다. 이를 원교의 도리에서 갑옷을 입은 것이다.
“가벼이 여기고 빈정대는 말[爲斯所輕言]”이란 경멸하는 말로 비방해도 불도를 위하므로 다 참는다는 뜻.
“탁겁(濁劫)”이란 혼탁하고 악한 세상. 타락한 시대. 보통 오탁악세라 한다.
“헐어 욕함[毁辱]”이란 헐뜯어 욕되게 함. 귀신들이 몸에 붙어 항상 자신을 욕보임.
“인욕의 갑옷[忍辱鎧]”이란 항상 부처님과 법을 생각하여 갑옷으로 삼는 것. 여래를 공경하고 믿음으로 자비의 인욕(慈忍)과 대비의 행을 닦고 인욕의 갑옷을 입고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교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촉(付屬)하심”이란 경을 널리 펴는 일을 사명으로 위촉하시는 것.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설법함[隨宜說法]”이란 상대방의 소질에 맞추어 적절히 설법하시는 것을 말한다.
“욕하고 빈축함(惡口而顰蹙)”이란 악한 말을 하고 눈썹과 이마를 찡그리는 것. 박복하여 이 경을 듣고도 빈축하고 욕하는 것이다.
“자주자주 쫓아 냄[數數見擯出]”이란 삭삭(數數)은 자주자주의 뜻. 쫓아냄(見頻出)은 추방하는 것. 파계한 자를 교단에서 쫓아낸다는 뜻.
“고칙을 생각함”이란 이 경을 받들어 지니고 설하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생각하기 때문에 사리에 어긋나고 괴로운 일도 모두 참는다는 취지.
[경] 모든 촌락이거나 성읍(城邑)에
그 법을 구하는 자가 있으면,
우리는 다 그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법을 설하오리다.
제취락성읍 기유구법자
諸聚落城邑 其有求法者
아개도기소 설불소촉법
我皆到其所 說佛所囑法
[강의] 둘째, 여래의 방에 들어가 경을 펴는 뜻을 밝힌다. 곳곳에서 불법을 전파함이다. 불법을 구하는 자가 있거든 몸소 그에게 찾아가 부촉한 진리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경] 나는 곧 세존의 사도라
대중에 처함에 두려울 바가 없어
내가 마땅히 법을 잘 설하오리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편안히 머무르시옵소서.
아시세존사 처중무소외
我是世尊使 處衆無所畏
아당선설법 원불안온주
我當善說法 願佛安隱住
[강의] 셋째, 여래의 자리에 앉아 경을 펴는 뜻을 설하였다. 여래의 사도로서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지하기 때문에 어떠한 역경일지라도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세존의 사도[世尊使]”란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자(使者). 곧 여래의 심부름꾼이란 뜻.
“대중에 처함에 두려울 바 없음[處衆無所畏]”이란 혼탁하고 악한 세상의 대중 속에 있으면서 두려움 없음을 말한다.
[경] 나는 세존과 모든 시방에서 오신
부처님 앞에서 이같이 맹세의 말을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나의 마음을 아시오리다.
아어세존전 제래시방불 발여시서언 불자지아심
我於世尊前 諸來十方佛 發如是誓言 佛自知我心
[강의] 넷째, 알아주실 것을 청함이다. 견보탑품에서 “내가 멸도한 뒤에 어느 누가 이 경전을 받들어 수지하고 해설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이제 여러 보살들이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그 뜻을 받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다보여래 시방의 분신 부처님께서 함께 증명이 되어 달라고 청했다.
“부처님께서 저희 마음을 아시와”란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광대하고 견고한 서원의 힘을 아신다는 것이다.
<묘법연화경 지품 제1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