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일 어떤 보살이 후의 악한 세상에서
겁나고 두려움이 없는 마음으로
이 경을 설하고자 하면
이시세존   욕중선차의   이설게언
爾時世尊   欲重宣此義   而說偈言
약유보살  어후악세    무포외심  욕설시경
若有菩薩  於後惡世    無怖畏心  欲說是經

 [강의] 게송은 보살행처와 친근처를 합하여 게송했다(28항 3구). 먼저 수행하는 일을 게송하고(23항), 뒤에서는 수행이 이루어짐을 게송했다(5항 3구).  
  “후의 악한 세상(後惡世)”이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 혼탁하고 악한 세상. 곧 오탁악세라 한다.

 [경] 마땅히 행처(行處)와
친근처(親近處)에 들어갈지니라.
항상 국왕과 왕자와
대신 관장과 흉악하게 장난하는 자와
전다라와 외도(外道)의 범지들을 멀리하며,
또는 증상만을 품은 사람과
소승에 탐착하는 삼장의 학자를 친근하지 말며
파계한 비구와 이름뿐인 나한과
웃기 좋아하는 비구니와
깊이 오욕에 착하면서 현세에서 멸도를 구하는
모든 우바이를 다 친근하지 말지니라.
만일 이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보살 처소에 와서 불도를 들으려 하거든
보살은 곧 두려움이 없는 마음으로 또
바라는 마음을 품지 말고 법을 설할지니라.
과녀와 처녀와 모든 완전하지 않은 사람을
친근하여 깊이 친하지 말지니라.
또는 백정과 생선 파는 자와
사냥하는 자와 고기잡이와
이익을 보기 위해 살해하는 자를
친근하지 말지니라.
고기를 팔고 여색을 파는
이와 같은 사람을 다 친근하지 말며,
험상스럽게 서로 치며
가지가지 좋지 못한 장난을 하는 자와
모든 음녀들을 다 친근하지 말며,
외진 곳에서 홀로 여인을 위해
법을 설하지 말지니,
만일 법을 설할 때에는
희롱하거나 웃지 말 것이며
동리에 들어가 탁발할 때는
한 사람의 비구와 같이 갈지니,
만일 비구가 없거든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라.
이것을 곧 행처(行處)와
친근처(親近處)라 하느니라.
이 이처(二處)로 능히 안락을 설하리라.
응입행처     급친근처      상리국왕     급국왕자
應入行處     及親近處      常離國王     及國王子
대신관장     흉험희자      급전다라     외도범지
大臣官長     兇險戱者      及栴陀羅     外道梵志
역불친근     증상만인      탐착소승     삼장학자     
亦不親近     增上慢人      貪著小乘     三藏學者
파계비구     명자나한      급비구니     호희소자
破戒比丘     名字羅漢      及比丘尼     好戱笑者
심착오욕     구현멸도      제우바이     개물친근
深著五欲     求現滅度      諸優婆夷     皆勿親近
약시인등     이호심래      도보살소     위문불도
若是人等     以好心來      到菩薩所     爲聞佛道
보살즉이     무소외심      불회희망     이위설법
菩薩則以     無所畏心      不懷希望     而爲說法
과녀처녀     급제불남      개물친근     이위친후
寡女處女     及諸不男      皆勿親近     以爲親厚
역막친근     도아괴회      전렵어포     위리살해
亦莫親近     屠兒魁膾      畋獵漁捕     爲利殺害
판육자활     현매여색      여시지인     개물친근
販肉自活     衒賣女色      如是之人     皆勿親近
흉험상박     종종희희      제음녀등     진물친근
兇險相搏     種種嬉戱      諸婬女等     盡勿親近
막독병처     위녀설법      약설법시     무득희소
莫獨屛處     爲女說法      若說法時     無得戱笑
입리걸식     장일비구      약무비구     일심염불
入里乞食     將一比丘      若無比丘     一心念佛
시즉명위     행처근처      이차이처     능안락설
是則名爲     行處近處      以此二處     能安樂說

 [강의] 보살행처와 친근처의 수행에 대해 게송하고(22항). 보살행처와 친근처 수행이 이루어짐을 게송하였다(5항 3구). 수행은 다시 구체적인 일을 들어서 가까이하고 멀리 해야함[事遠近]을 게송하고(14항), 가까이도 멀리하지도 안음[非遠非近]을 게송하였다(8항).
 이 단락은 보살행처와 친근처의 수행에 있어서, 구체적인 일을 들어 가까이 하고 멀리 해야 함을 게송하였다(14항).
 “항상 국왕과…멀리하며”라고 한 것에 대해 '법화문구'에서는 만약 수행자가 국왕들과 가까이 하게 되면 열 가지 좋지 않은 일[十非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왕명(王命)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둘째는 왕이 신하를 죽이게 되는 일이 생기고, 셋째는 궁중의 창고에서 보물을 잃게 되거나, 넷째는 궁녀가 잉태하게 되고(수행자 소행으로 의심함), 다섯째는 왕이 독약에 중독되며, 여섯째는 대신들이 다투어 싸움을 하게 되고, 일곱째는 두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고, 여덟째는 왕이 인색해져 백성들에게 베풀지 않게 되고(수행자의 영향력 때문이라 생각함), 아홉째는 백성의 재물을 함부로 거두어들이게 되고, 열 번째는 질병이 창궐하게 되니 사람들은 비구가 주문을 행한 것이 라고 여긴다. 이러한 열 가지 일이 있게 된 것에 대해 모든 백성과 신하들도 비구가 만든 일이라 여기고 비구를 비방하게 된다. 이는 곧 법을 비방하고 부처를 비방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부처님은 비구들로 하여금 임금과 가까이 하지 않도록 하셨다고 한다.
“흉악하게 장난하는 자[兇險戲者]”란 흉악한 놀이를 하는 자.
“외도의 범지”란 외도 바라문을 가리킨다. '문구'에는 마등가경(摩登伽經)의 설명을 인용하고 있다. “최초의 사람 이름이 범천(梵天)으로, 이들이 하나의 베다(韋陀)를 만들었다. 다음 사람을 백정(白淨)이라 하는데, 그는 하나의 베다를 넷으로 변화시켰다. 첫 번째 베다는 찬송베다(讚頌韋陀)라 부르며, 두 번째는 제사베다(祭祀韋陀), 세 번째는 가영베다(歌詠韋陀) 네 번째는 양재베다(禳災韋陀)라 부른다. 그 한 베다마다 각기 32만의 게송이 있으니 이를 합하면 128만의 게송이 이루어지며 이것을 책으로 엮어 1700 권의 책이 있게 된다. 다음에는 불사(弗沙 Puṣya)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25명의 제자를 두었으며, 각기 한 베다에서 널리 이를 분별하니 마침내 25개의 베다가 있게 되었다. 다음 사람이 있어 앵무(鸚鵡)라고 하는데, 한 베다를 21베다로 바꾸었고 이와 같이 전변하여 마침내 1260베다가 되었다”라고 하였다.
 “소승에 탐착하는 삼장의 학자[小乘 三藏]”란 소승의 삼장(경장 율장 논장)을 배우는 자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옛적 바라나시의 성에서 최초로 다섯 사람을 위하여 계경(契經, 곧 경) 수다라장(修多羅藏, 곧 경장)을 설하셨고, 부처님께서 나열기성(羅閱祇, 곧 왕사성)에 계실 때 최초로 수나제(須那提)를 위하여 비니장(毘尼藏, 곧 율장)을 설법하셨으며, 부처님께서 비사리성(毘舍離-바이샬리)의 미후지(獼猴池)에 계실 때 최초로 발기자(跋耆子, 가섭의 이명)를 위하여 아비담장(阿毘曇藏, 곧 논장) 설법하셨으며, 오백나한이 최초로 아비담장과 상속해탈경(相續解脫經, 곧 발지론)을 모았으니 이것이 삼장학이 된 것이다.
 “이름뿐인 나한[名字羅漢]”이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으면서도 아라한으로 자처하는 사람.
 “깊이 오욕에 착함”이란 오근에서 오경을 상대하여 일으키는 욕망과 탐욕 등을 말한다.
 “현세에서 멸도를 구함”이란 요욕을 끊지 못했으면서 열반(滅道)이 이루어지길 바람. 또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를 구하여 망령되이 열반이라 하는 것.
 “완전하지 않은 사람”이란 앞의 오종불남(五種不男)을 가리킨다.
 “생선 파는 자”란 원문은 괴회(魁膾), 고기 파는 이. 고기를 잘게 썰어 파는 이를 말한다.  
 “이익 보기 위해 살해하는 자”란 재물을 얻기 위해 살해하는 자이다.
 “고기 팔아[販肉自活]”는 그대로 해석하면 고기 팔아 생활하는 자란 뜻. 고기를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것.
“여색을 파는[衒賣女色]”이란 스스로 여색을 파는 자.  
“외진 곳[獨屛處]” 이란 눈에 띄지 않는 으슥한 곳.
“동리에 들어가 탁발하면”이란 원문은 입리걸식(入里乞食).

 [경] 또 다시, 상(上), 중(中), 하(下)의 법과
유위(有爲), 무위(無爲),
실(實), 부실(不實)의 법을 행하지 말며,
또 이것은 남자다, 저것은 여자다 하고
분별(分別)하지 말 것이며.
모든 법을 얻었다 하지 말며
안다하지 말며 보았다 하지 말라.
이것을 곧 이름하여
보살의 행처(行處)라 하느니라.
일체의 모든 법은 공으로서 있는 바가 없으며,
항상 머물러 있음도 없고
또한 일어나고 멸함도 없느니라.
이것이 지혜 있는 이의 친근할 바이니라.
전도(顚倒)하여 모든 법이 있다 없다,
이것은 실답다 실답지 않다,
이것은 생한다 생하지 않는다고 분별하느니라.
한적한 곳에 있어 그 마음을 수섭(修攝)하여
편안히 머물러 동하지 아니함이 수미산같이 하라.
일체의 법을 관함에 다 있는 것이 없음이니
다만 허공과 같아서 견고(堅固)함이 없으며,
불생(不生), 불출(不出)이요,
부동(不動), 불퇴(不退)라.
항상 머무르되
같은 상(相)이라.
이를 이름하여 친근처라(親近處) 하느니라.
우부불행    상중하법     유위무위    실불실법
又復不行    上中下法     有爲無爲    實不實法
역불분별    시남시녀     부득제법    부지불견
亦不分別    是男是女     不得諸法    不知不見
시즉명위    보살행처     일체제법    공무소유
是則名爲    菩薩行處     一切諸法    空無所有
무유상주    역무기멸     시명지자    소친근처
無有常住    亦無起滅     是名知者    所親近處
전도분별    제법유무     시실비실    시생비생
顚倒分別    諸法有無     是實非實    是生非生
재어한처    수섭기심     안주부동    여수미산
在於閑處    修攝其心     安住不動    如須彌山
관일체법    개무소유     유여허공    무유견고
觀一切法    皆無所有     猶如虛空    無有堅固
불생불출    부동불퇴     상주일상    시명근처
不生不出    不動不退     常住一相    是名近處

 [강의] 보살 행처 친근처를 수행하는데 멀리 하지도 가까이 하지도 말 것[非遠非近]을 밝힌다.
 “상 중 하의 법”이란 보살의 육바라밀을 상법이라 하고, 연각이 닦는 것을 중법이라 하고, 성문이 닦는 것을 하법이라 한다. 곧 보살승 연각승 성문승의 삼승(三乘)의 가르침을 말한다.
 “유위 무위”란 유위는 세간의 인과와 생사 인천(人天)의 법이고, 무위는 공적하고 열반이며 이승 방편의 법이다.
 “실법 부실법”이란 일체의 법이 실재한다고 보는 것을 유종(有宗)이라 하고,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종(空宗)이다. 공과 유의 두 견해는 불승(佛乘)이 아니다.
“남자다 여자다 분별하지 말며”란 불법(佛法)은 평등하여 일체에 두루 미치니, 또한 남녀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법을 얻었다 하지 말며[不得諸法]”란 온갖 현상은 공하여 찾아도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모든 법이 있다 없다[諸法有無]란” 법의 성품은 원래 공적하여 일체의 모습을 떠나 있지만, 중생이 망령되이 분별을 일으켜 ‘있다, 없다’고 허망한 생각을 일으킨다는 것.
“생한다 생하지 않는다[是生非生]”란 소승에서는 색(色)이 인연 따라 생기는 것을 생법(生法)이라 하고, 성(性)은 본래 있는 것이지 인연 따라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비생법(非生法)이라 한다. 대승에서는 전체의 성품에서 보아 색이 일어난 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도 아님을 알면 원융하게 이해한 것이 된다.
“마음을 수섭함[修攝其心]”이란 마음을 다스려 고요해짐을 말한다.
“같은 상[一相]”이란 평등한 모습. 차별을 초월한 절대적 평등을 말한다.

 [경] 만일 어떤 비구가 내가 멸도한 후에
이 행처와 친근처에 들면
이 경을 설할 때에 겁내는 일이 없으리라.
약유비구   어아멸후     입시행처   급친근처    설사경시   무유겁약
若有比丘   於我滅後     入是行處   及親近處    說斯經時   無有劫弱

 [강의] 이하의 5항 3구는 수행의 성취를 게송하였다. 이중에서 처음 1항 반은 수행의 성취를 표시하였다.
 이 단락은 수행의 성취를 표시하였다.
 “겁내는 일이 없으리라”란 앞에서 설한 대로 행한다면 그 마음이 자연히 안온하여 설법할 때에 대중을 두려워하거나 겁을 내거나 나약한 마음이 일지 않아 경을 바르게 펼 수 있다는 것이다.

 [경] 보살이 때에 고요한 방에 들어서
바른 억념(憶念)으로써 뜻에 따라 법을 관하고,
선정으로부터 일어나 모든 국왕
왕자 신민(臣民) 바라문 등을 위하여
열어서 교화하고 연창(演暢)하여
이 경전을 설하면 그의 마음은 안온하고
겁내는 일이 없으리라.
문수사리야, 이를 이름하여
보살이 비로소 법에 편안히 머물러
능히 후세에서 법화경을 설한다 하리라.
보살유시    입어정실     이정억념    수의관법
菩薩有時    入於靜室     以正憶念    隨義觀法
종선정기    위제국왕     왕자신민    바라문등
從禪定起    爲諸國王     王子臣民    婆羅門等
개화연창    설사경전     기심안온    무유겁약
開化演暢    說斯經典     其心安隱    無有怯弱
문수사리    시명보살     안주초법    능어후세
文殊師利    是名菩薩     安住初法    能於後世
설법화경
說法華經

 [강의] 둘째 3항은 행이 이루어져 안락을 얻음이며, 셋째 1항 1구는 장항의 총결을 게송하였다.  
“바른 억념[正憶念]”이란 바른 정심(定心)과 기억의 생각.
“법을 관함”이란 고요한 마음으로 진리를 관하고 생각함(觀想).
“열어서 교화하고 연창하여”란 어느 때 사람들이 찾아오면 꺼리지 말고 선정에서 나와서 그들을 위해 바르게 설하여 교화한다는 것이다. 연창(演暢)은 설하여 세상에 분명히 알림을 말한다.
“비로소 법에”란 초법(初法)인 신안락행(身安樂行)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