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모든 소왕(小王)이 그 명에 순종치 아니하거늘
이제소왕 불순기명
而諸小王 不順其命
[강의] 둘째, 소왕은 번뇌들을 비유한다. 무루의 조복을 이루지 못한 것을 그 명을 따르지 않는다고 하였다.
“명에 순종치 아니하거늘”이란 소왕(小王)은 번뇌를 비유하니, 무루(無漏)의 조복을 이루지 못함을 말한다.
[경] 이때 전륜성왕이 가지가지의 군사를 일으켜 가서 토벌함이라.
시전륜왕 기종종병 이왕토벌
時轉輪王 起種種兵 而往討伐
[강의] 셋째, 군사를 일으켜 가서 정벌함이다.
“가지가지 군사”란 고대 인도의 사병, 곧 상병(象兵) 보병(步兵) 마병(馬兵) 전차병(戰車兵)을 가리킨다.
“갖가지 군사를 일으켜 토벌한다.”란 여러 가지 수행법을 내어 닦는 것을 비유하여 갖가지 군사를 내어 토벌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칠현중에서 수행법 닦음을 전군(前軍)으로 하고, 수다원(예류) 사다함(일래)중의 수행을 차군(次軍)으로 하며, 아나함(불환) 아라한(무학) 중의 수행을 후군으로 한다고 비유했다. 칠현이란 오정심관 별상염처관 총상염처관의 삼현과 사선근위(난위 정위 인위 세제일위)의 수행법들을 말한다. 토벌한다는 것은 법뇌를 타파함이니, 파해질 대상은 삼독 등 팔만사천 도둑이고, 깨트리는 주체는 팔만사천의 법문이 된다.
[경] 왕이 군사 중에서 싸움에 공이 있는 이를 보고 곧 크게 환희하여
왕견병중전유공자 즉대환희
王見兵衆戰有功者 卽大歡喜
[강의] 넷째, 공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한 부분이다.
[경] 공에 따라 상을 주되, 혹은 전택(田宅), 촌락, 성읍을 주며 혹은 의복과 몸의 장엄구를 주며, 혹은 가지가지의 진귀한 보배 금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코끼리 말 타는 수레 노비 사람을 주되,
수공상사 혹여전택 취락 성읍 혹여의복 엄신지구 혹여종종진보 금은 유리
隨功賞賜 或與田宅 聚落 城邑 或與衣服 嚴身之具 或與種種珍寶 金銀 瑠璃
자거 마노 산호 호박 상 마 거승 노비 인민
硨磲 瑪瑙 珊瑚 琥珀 象 馬 車乘 奴婢 人民
[강의] 다섯째, 공을 따라 상을 내린 부분이다.
“전택”이란 전(田)은 삼매(三昧), 택(宅)은 곧 지혜이다.
“촌락”이란 초과(初果 수다원과 곧 예류과) 이과(二果, 사다함과 곧 일래과) 이다.
“성읍”이란 성은 4과의 열반이요, 읍은 삼과(三果: 아나함과 곧 불환과)이다.
“의복”이란 참괴하고 과오가 생기지 않게 하는 선법(善法)이다.
“장엄구”란 조도의 선법이다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란 칠각지를 가리킨다.
“코끼리 말 타는 수레”란 이승의 진무생지(盡無生智)이다.
“노비”란 신통력을 가리킨다.
“사람”이란 유루의 선법 얻음을 가리킨다.
[경]오직 상투 가운데 있는 밝은 구슬만은 주지 않느니라.
어찌하여 그러한고. 왕의 정수리에는 오직 하나의 구슬이 있을 뿐이라. 만일 이것을 주면 왕의 모든 권속은 반드시 크게 놀라고 괴상히 생각하리라.
유계중명주 불이여지 소이자하 독왕정상 유차일주 약이여지 왕제권속 필대
唯髻中明珠 不以與之 所以者何 獨王頂上 有此一珠 若以與之 王諸眷屬 必大
경괴
驚怪
[강의] 여섯째 보배구슬만은 주지 않음을 말한다.
“상투 가운데 있는 밝은 구슬”이란 상투는 방편으로 공관 가관이라 할 수 있다면 구슬은 진실로 중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실이 방편에 진실 속에 숨어 있음을 말한다.
“왕의 정수리에 있다”란 진실은 극과 불과에서 으뜸인 것을 비유한 것이다.
“왕의 정수리에는 오직 하나의 구슬”이란 오직 왕만이 가졌다는 것은 지극히 귀중한 것을 말한다. 곧 일승법(一乘法)은 오직 부처님만이 아시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크게 놀라고 괴상히 생각함”이란 큰 공을 세우지 않았는데 상투의 구슬을 하사하여 모든 신하들이 의심하게 됨을 말한다. 곧 중생들의 큰 근기가 생기지 않았는데 이 경을 설하면 이승은 의심하여 의혹하고 보살은 놀라 괴상하게 여김을 말한다.
[경] 문수사리야, 여래도 또한 이와 같아 선정과 지혜력으로써 법의 국토를 얻었으니 삼계의 왕이니라. 그러나 모든 마왕이 아직도 순종치 않고 항복을 아니하니, 여래의 현성(賢聖)의 모든 장수가 이들과 함께 싸움에, 그 공이 있는 자를 마음에 기뻐하여 사중 가운데서 위하여 모든 경을 설하여 그 마음을 기쁘게 해주시며, 선정 해탈 무루 근력(根力)의 모든 법의 재보를 주며 또 다시 열반의 성을 주고 멸도하였다 말하여 그의 마음을 인도하여 다 환희케 하되 이 법화경은 설하지 아니하노라.
문수사리 여래역부여시 이선정지혜력 득법국토 왕어삼계 이제마왕 불긍순
文殊師利 如來亦復如是 以禪定智慧力 得法國土 王於三界 而諸魔王 不肯順
복 여래현성제장 여지공전 기유공자 심역환희 어사중중 위설제경 영기심열
伏 如來賢聖諸將 與之共戰 其有功者 心亦歡喜 於四衆中 爲說諸經 令其心悅
사이선정 해탈 무루근력 제빕지재 우부사여열반지성 언득멸도 인도기심 영
賜以禪定 解脫 無漏根力 諸法之財 又復賜與涅槃之城 言得滅度 引導其心 令
개환희 이불위설시법화경
皆歡喜 以不爲說是法華經.
[강의] 위의 상투속의 구슬을 주지 않은 여섯 비유를 합하여 해석한 내용이다. 여섯 비유는 ①위엄으로 여러 나라를 항복받음→“문수사리여 여래도 법의 국토를 얻었으니∼삼계의 왕이니라.” ②소국의 왕이 순종치 않음→“그러나 모든 마왕이 아직도 순종치 않고 항복을 아니하니.” ③군사를 일으켜 정벌함→“여래의 현성의 모든 장수가 이들과 함께 싸움에.” ④공이 있음을 기뻐함→“공이 있는 자를 마음에 기뻐하시어.” ⑤공을 따라 상을 내림→“사중 가운데서 위하여 모든 경을 설하여∼또 다시 열반의 성을 주고 멸도하였다 말하여∼다 환희케 하되.” ⑥상투속의 구슬은 주지 않음이다→“이 법화경은 설하지 않음이라.”
“법의 국토[法國土]”란 진리의 국토. 부처님께서 얻으신 진리를 국토에 비유한 것. 출세간법의 무생국토(無生國土)를 말한다.
“삼계의 왕”이란 욕계 색계 무색계를 뛰어넘으신 분. 삼천대천세계를 통솔하는 왕.
“모든 마왕”이란 마왕이 안으로는 심마(心魔) 오음마(五陰魔) 번뇌마(煩惱魔) 사마(死魔)가 있고, 밖으로는 천마(天魔)가 욕계의 정상에 있다. 도업(道業)을 이루어지려 하면 마왕의 궁전이 진동하여 이들이 복종하려 하지 않는다.
“현성의 모든 장수[賢聖諸將]”란 부처님의 제자, 현인 성인을 장수에 비유한 것이다.
“공이 있는 자”란 분단생사의 근기에서 벗어남이 있으면 적은 공이 되고, 변역생사의 공이 있으면 큰 공이 된다. 공에 따라 상을 줌은 부처님께서 제자들이 부지런히 바른 수행을 닦는 것을 보고 그 노력에 따라 방편의 과(果)를 주는 것을 말하며, 큰 공이 있으면 대승의 근기로 성숙하였음이니 법화경을 설함을 뜻한다.
“무루의 근력”이란 무루지혜. 오근(五根) 오력(五力). 오근은 깨달음을 이루게 하는 다섯 가지 미덕. 신근(信根, 신앙) 정진근(精進根, 노력) 염근(念根, 억념) 정근(定根, 선정) 혜근(慧根, 지혜). 오력은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작용으로 신력 정진력 염력 정력 혜력이다.
“법의 재보(法財)”란 부처님의 가르침. 여기서는 삼십칠조도법(三十七助道法)을 가리킨다.
“열반의 성”이란 큰 성이 적을 막을 수 있듯이 열반을 얻은 이는 생사를 벗어날 수 있음을 나타낸다.
[경] 문수사리야, 전륜왕이 모든 군병 중에서 큰 공이 있는 자를 보고 마음이 심히 환희해서
문수사리 여전륜왕 견제병중 유대공자 심심환희
文殊師利 如轉輪王 見諸兵衆 有大功者 心甚歡喜
[강의] 구슬을 내주는 비유를 들어 오랫동안 이 경을 설하지 않다가 이제야 법화경을 설하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큰 공이 있음을 말한 부분이고, 둘째는 구슬을 주는 부분이다.
이 구절은 큰 공이 있음을 말한 부분이다.
[경] 이 믿기 어려운 구슬을 오랫동안 상투 속에 두고 함부로 사람에게 주지 않다가 지금 이를 줌이니
이차난신지주 구재계중 불망여인 이금여지
以此難信之珠 久在髻中 不妄與人 而今與之
[강의] 둘째, 구슬을 주는 내용이다.
“오랫동안 상투 속에 둠”이란 진실이 방편 속에 덮여 있음을 뜻한다. 상투를 푸는 것은 곧 방편을 여는 것이고, 구슬을 주는 것은 진실을 드러냄이다.
구슬을 사용함은 법화의 방편을 열어 진실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구슬을 사용하지 않음은 40여 년간 비밀로 두고 말하지 않음을 뜻한다.
[경] 여래도 또한 이와 같이 삼계 중의 대법왕이 되어 법으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함이라.
현성(賢聖)의 군(軍)이 오음마(五陰魔) 번뇌마(煩惱魔) 사마(死魔)와 같이 싸워서 큰 공훈이 있어 삼독(三毒)을 멸하고 삼계에서 나와 마군(魔軍)의 그물을 파함을 보고, 그때 여래도 또한 크게 환희하시어
여래역부여시 어삼계중위대법왕 이법교화일체중생 견현성군 여오음마 번
如來亦復如是 於三界中爲大法王 以法敎化一切衆生 見賢聖軍 與五陰魔 煩
뇌마 사마 공전 유대공훈 멸삼독 출삼계 파마망 이시여래 역대환희
惱魔 死魔 共戰 有大功勳 滅三毒 出三界 破魔網 爾時如來 亦大歡喜
[강의] 비유의 뜻을 해석한 내용이다. 먼저 큰 공이 있음을 해석한 내용이다.
“큰 공이 있는 자”란 여래가 소승의 현인 성인을 보니 삼계내 고와 집을 제거하므로 오음의 전쟁이라 하는데 이는 적은 공이 있는 자이다. 반야시 이후에 이르면 무명을 깨뜨려 변역생사를 벗어남을 큰 공훈이 있다고 한다.
“믿기 어려운 구슬[難信之珠]”이란 상투 속의 밝은 구슬의 비유(髻珠喩). 법화칠유중 여섯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