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5권 종지용출품 제15

 1. 종지용출품을 설한 인연
 이 품은 석존이 숙세에 교화한 6만 항하사보살과 사대보살이 땅밑에서 솟아나와 부처님 멸도하신 후 사바세계를 이 법화경으로 홍포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로써 뒤의 여래수량품에서 여래의 수명이 장원한 비밀을 밝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종지용출품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영축산 법회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하시어 이 경을 펴는 공덕이 수승함이 널리 알려지자 수많은 보살들이 경을 펴려고 설법장으로 왔다. 이에 석가여래는 시방세계에 불보살이 계시듯, 이곳 사바세계에도 나의 교화를 받은 무수한 보살들이 있어 장차 이 묘법을 펼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과연 '묘법연화경'을 수지하고 펼 무수한 천만억 보살들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와 허공에 계신 다보여래와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배하고 찬탄하였다. 이와 같이 불멸후 장차 사바세계에서 법화경을 수호할 사대보살들이 그의 권속들을 이끌고 땅에서 솟아나왔으므로 「종지용출품(從地踊出品)」이라 하는 것이다.
 천태대사는 이 품의 뜻을 사실단의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법화문구').
 부처님이 엄숙하고 그 도가 존귀하니 허리 굽혀 삼가 받드는 것이며, 여래께서 한번 명(命)하자 사방에서 바삐 솟아나오니 그런 까닭에 이 품을 종지용출품이라 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세계의실단의 취지에서 본 것이다.
 삼세를 통하여 교화하여 인도하신 일은 그 혜택과 이익이 끝없고, 하나의 달에 일 만의 그림자가 나타남을 누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는가. 과거의 사람을 불러와서 현재에 보여, 이 경을 널리 펴서 미래의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시니 그러므로 종지용출품이라 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이는 위인실단의 취지에서 본 것이다.
 허공은 고요하여 빠름도 늦음도 없다. 미혹한 자들이 수적(垂迹)에 집착하여 그 본지(本地)에 어두우니, 옛 제자를 불러다 지금 제자들에게 보여서 가까운 것을 파하고 먼 것을 밝혔으니 그러므로 종지용출품이라 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이는 대치실단의 취지에서 본 것이다.
 적멸도량(寂滅道場)의 젊은 아버지와 적광(寂光)의 늙은 아이가 그 약의 효력을 보여 모든 사람이 다 알 수 있게 하니 그러므로 종지용출품이라 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제일의실단의 취지에서 본 것이다.

2. 묘법연화경에서 종지용출품이 차지하는 위상
 경 전체로 볼 때, 이 품의 앞에서는 40여 년 전에 성불하신 것처럼 보이는 부처님이므로 자취를 나타내신[垂迹]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실상)이었으나, 이제 이 품을 시작으로 후반부는 자취를 나타내신 부처님의 본체로서 이미 영원한 옛적에 성불하신 부처님의 진실된 모습을 통하여 가르침을 펼치는 본문(本門)이다. 본문은 「종지용출품」부터 마지막 「보현권발품」까지의 14품으로 원래 부처님이 무수겁 이전에 성불(久遠實成)하셨고, 중생 구원을 위해 자취를 드러낸 것이 적문의 방편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은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본지(本地) 본원(本原) 본체(本體)를 밝혀 가는 법문이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 표와 같다.

<본문의 구성>
   ----적문
         
                 --서분------------------------------------------------------------------------------종지용출품 제15
                
                                ---약개근현원(略開近顯遠)-----
                --정종분----광개근현원(廣開近顯遠)----정개근현원(正開近顯遠)----여래수량품 제16
                                                                                ----총수법신기(總授法身記)----분별공덕품 제17
                                                                                 ----총신영해(總信領解)  
                
   본문                 공덕유통---------초품인공덕권(初品因功德勸)-----------수희공덕품 제18
                                                            --초품과공덕권(初品果功德勸) -----------법사공덕품 제19
                                                            --신훼죄복권(信毁罪福勸) -----------------상불경보살품 제20
                               
                  유통분                                               ---소명부촉(受命付屬)---------여래신력품 제21
                                                         촉루유통-----마정부촉(摩頂付屬)----------촉루품 제22
                                                           (囑累流通)
                                                                              -----고행승승(苦行乘乘) ----약왕보살본사품 제23
                                 부속유통   화타권유통----삼매승승(三昧乘乘)-----묘음보살품 제24
                                                            (化他勸流通)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
                                                                               -----총지승승(總持乘乘)-----다라니품 제26
                                                                              ------서원승승(誓願乘乘)-----묘장엄왕본사품 제27
                                                        자행유통(自行流通)---신통승승(神通乘乘)--보현권발품 제28

 본문은 「여래수량품」 제16에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본래 무량겁전에 이미 성불하여 지금에 이르는 본불(本佛)이라는 본지(本地)를 밝히고 있고, 이 본불로부터 교화받은 보살들이 땅에서 솟아나오는[從地踊出] 것이 「종지용출품」 제15이기 때문에 본문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다. 불타관으로 보면 현상적인 석가불의 모습을 나타나게 한 본체로서 영원불멸의 법신불(法身佛)을 말한다. 그렇지만 본문 적문 모두 방편을 열어 진실을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 법문이기 때문에 이 둘 중 어느 것이 뛰어나고 열등한 가를 구별할 수는 없다. 적불이 있으므로 써 우리는 부처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실제로 볼 수 있었고, 그러므로 이 부처님이 본체인 영원불멸의 수명을 가진 본불이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본 적의 둘은 모두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응신불(應身佛)⋯자비(慈悲)------------적문(迹門)
  삼신불(三身佛)----  보신불(報身佛)⋯지혜(智慧)------
                                      법신불(法身佛)⋯본체(本體)------------본문(本門)

 법화경의 설법은 땅과 허공의 두 곳에서 설해진다(2처 3회설법). 「서품」부터 「법사품」까지는 영취산 설법단에서 사리불의 요청으로 석가모니불께서 설하시고, 「견보탑품」에 이르러 땅에서 솟아오른 보탑이 허공에 머무르면서 이곳에서 설법이 이루어져 「촉루품」까지 계속된 다음, 「약왕보살본사품」에 이르러 타방의 모든 불보살들이 본래의 자리에 돌아가고 다시 영취산의 법좌로부터 석가모니불의 부촉이 있게 된다.

 1) 본문의 서(序)가 됨 : 타방에서 온 무량한 보살들이 부처님께서 입멸에 드신 후 악세에서 이 경을 펴겠다고 청하자,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는 육만의 항하사 등 보살이 있어서 장차 이 경을 교화할 것이라고 밝히니 이러한 부처님의 뜻을 알고 사바세계의 하방으로부터 대보살들이 권속을 거느리고 솟아오름으로써, 본지(本地)의 문제를 제기하여 본문의 서(序)를 열었다.
  2) 사대 지용보살권속은 숙세에 법화로 교화한 대중: 하방에서 솟아오른 대보살은 상행보살 무변행보살 정행보살 안립행보살들로 법화수호의 보살[法華四菩薩]이 각각 육만 항하사 권속을 이끌고 와서 다보여래와 석가모니불께 법식대로 예배 공양 공경한 후 안부를 말씀을 드리자, 석존께서 신통 자재한 위신력으로  이 모든 중생을 피로함이 없이 쉽게 교화하신다고 밝히셨다. 중생들이 모든 부처님을 공경 존중하여 선근을 심었는데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총명한 자는 곧 바로 믿고 받아서 여래의 지혜에 들었고, 나머지는 부처님께서 방편을 써서 근기를 성숙시켜 법화를 듣고 마침내 불혜에 들도록 했다고 하셨다.   
  3) 본문의 본론을 엶 : 땅에서 솟아오른 지용보살(地踊菩薩)들에 대해서 미륵보살을 비롯한 타토(他土)와 차토(此土)의 대중들은 일찍이 보지 못하던 광경이라 이 보살들의 인연과 온 곳 등을 부처님께 청하므로 본문의 본론(정종분)을 열었다.
  4) 지용보살들은 사바세계 아래 허공에 주함 : 부처님께서 과거 사바세계에서 성불하여 많은 보살들을 교화하고 그 마음을 조복 받아서 도에 뜻을 일으켰다. 이 보살들은 모두 사바세계 아래 허공중에 주하고 항상 제불의 법을 즐겨 무상지혜를 구하였다고 답하셨다.
  5) 대중의 의혹을 미륵이 질문하여 여래수량품을 엶 : 미륵보살과 대중들은 지용보살대중이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지는 40여 년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그 제자들이 오랜 옛날 석존으로부터 교화를 받아 아뇩다라삼막삼보리에 향하게 했다고 하시니 어떻게 이 같은 큰 공덕을 지으셨는지 의혹이 일었다. 이에 미륵보살은 다시 비유를 들어 질문하니, 백세노인을 가리켜 나의 아들이라 하고 그 노인도 또한 젊은이를 가리켜 나의 아버지라고 함과 같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질문은 곧 부처님의 성불과 수명이 장구함을 밝히는 본지(本地)의 뜻을 제기하는 것으로, 다음 품에서 답하신다.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 제15第十五

 [경] 그때 다른 국토에서 온 보살마하살이 8항하사 수보다도 많음이라. 대중 가운데서 일어나 합장 예배하고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만약 우리들에게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이 사바세계에서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고 이 경전을 받들어 가져 읽고 외우고 옮겨 쓰고 공양할 것을 허락하신다면 마땅히 이 국토에서 이를 널리 설하오리다.”
이시타방국토제래 보살마하살 과팔항하사수 어대중중기 합장작례 이백불언
爾時他方國土諸來 菩薩摩訶薩 過八恒河沙數 於大衆中起 合掌作禮 而白佛言
세존 약청아등 어불멸후 재차사바세계 근가정진 호지 독송 서사 공양 시경
世尊 若聽我等 於佛滅後 在此娑婆世界 勤加精進 護持 讀誦 書寫 供養 是經
전자 당어차토 이광설지
典者 當於此土 而廣說之

 [강의] 이 품은 법화경 전체 2문 6단에서 볼 때 본문의 서분에 해당한다. 그 내용으로는 사문(師門)의 가까운 적문[近迹]을 열어 불지(佛地)의 먼 본문[遠本]을 드러낸다.
 본문의 3단은 다음과 같이 나누어진다.

  적문   서단  종지용출품  서론  보살들이 땅에서 솟아남    경을 펴겠다고 청함
                                                                        대중들이 의혹을 품음     부처님께서 허락
                                                                                                    지 않음
                                                                                                            보살들이 하방에서 솟아남
  본문   정설단  종지용출품-  본론  본문을 엶(p.682)~분별공덕품
              유통단  분별공덕품~보현보살권발품

 첫째 여기서부터 “너희들도 마땅히 이로 인하여 얻어 들으리라.”(금장본 법화경, p.680) 라는 구절까지는 서단(序段)이다. 둘째 “그때 석가모니불께서 미륵보살에게 이르시되,” 이하부터 「분별공덕품」 미륵이 설한 19행 게송까지는 정설단(正說段)이다.(금장본 법화경, p.741) 셋째 이 게송 후반부부터 이하의 11품 반은 유통단(流通段)이다. 이 품은 묘법의 지혜로 교화를 하셨던 자취를 보여주신 것을 나타내신 것이다. 전반부는 이런 본문 법화의 서설이고, 후반부는 「여래수량품」과 함께 본문 법화의 본론을 열고 있다.
 서단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먼저 보살들이 땅으로부터 나오심[踊出]을 설하고, 다음에는 대중들이 이 광경을 보고 의혹을 품은 내용이다. 보살들이 권속과 함께 솟아나오는 것에는 다시 셋이 있다. 첫째, 이곳에서 경을 펴겠다고 청한 일이고, 둘째는 여래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일이며, 셋째는 하방세계로부터 보살들이 솟아오른 일을 설한다.

○ 이 단락은 본문의 서(序)로서, 먼저 보살들이 땅에서 솟아오른 일을 설한 것이다. 먼저 타방국토에서 온 보살들이 경을 펴는 공덕이 무량함을 듣고 사바세계에서 두루 펴고자 하는 뜻을 부처님께 청하는 것이다.
 “부지런히 정진을 더함[勤加精進]”이란 힘을 다해 공부를 더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수행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받들어 가짐[護持]”이란 『법화경』을 수호해 지니는 것. 지켜서 보존함을 뜻한다.
 “허락하신다면”이란 견보탑품 이래로 타방에서 온 보살들이 사바세계에서 이 법화경을 홍포하도록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