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의 대중에게 이르시되,
 “그만두어라. 선남자야. 너희들이 이 경을 받들어 가짐을 바라지 않노라. 어찌하여 그러한고. 나의 사바세계에는 육만 항하사 등의 보살마하살이 있으되 하나하나의 보살이 각각 육만 항하사의 권속이 있음이니, 이 모든 사람들이 능히 내가 멸도한 후 받들어 가져 읽고 외우며 널리 이 경을 설하리라.
이시불고제보살마하살중 지선남자 불수여등호지차경 소이자하 아사바세계
爾時佛告諸菩薩摩訶薩衆 止善男子 不須汝等護持此經 所以者何 我娑婆世界
자유육만항하사등 보살마하살 일일보살 각유육만항하사권속 시제인등 능
自有六萬恒河沙等 菩薩摩訶薩 一一菩薩 各有六萬恒河沙眷屬 是諸人等 能
어아멸후 호지독송 광설차경
於我滅後 護持讀誦 廣說此經

 [강의] 둘째로 부처님께서 타방보살들의 청을 듣고 허락지 않으신 것이다.
 “이 경을 받들어 가짐을 바라지 않노라”란 타방세계 보살들이 수호해 지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들의 홍포를 만류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타방보살들의 청에 제지하신 데에는 대략 세 가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첫째, 이들 권속들은 위에서 분신불을 따라온 타방의 보살들이다. 그들은 각각 자신이 맡고 있는 임무가 있을 것인데 이들이 스스로 이곳 사바세계에서 법화경을 펴겠다고 하여 이 땅에 머무른다면 저쪽에서 법화를 홍포해야하는 본연의 임무를 버리는 것이 되어 그곳 중생에게 법의 이익을 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를 제지하는 것이다. 둘째, 불보살은 피차의 구별이 없지만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인연 맺음으로 볼 때, 타방보살과 이 땅은 인연을 맺은 일이 얕다고 한다. 곧 차방은 차방보살과의 인연이 두텁고 타방보살은 타방의 중생과 인연이 깊어 각각 응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타방보살이 차토에는 결연이 얕기 때문에 비록 (법화경을) 베풀어 주고자 해도 반드시 큰 이익은 없을 것이라 여겨 부처님께서 제지하신 것이라 한다. 셋째, 만약 그들에게 베풀도록 허락하신다면 하방의 보살들을 부를 수 없게 되고, 하방에서 만약 보살들이 오지 않으면 수적(垂迹)의 일이 파해질 수 없고 구원(久遠)겁 전의 부처님 일이 드러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곧 옛 제자였던 보살들이 오지 않으면, 가까이서 불도를 이룬 수적(垂迹)의 부처님  만을 진불로 집착하는 것을 파할 수 없어서, 장차 본문의 핵심이 되는 수량품을 여는 뜻을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 가지 뜻으로 여래께서 타방보살들의 홍포의 청을 제지하셨다.
“멸도(滅道)”란 반열반(般涅槃). 입멸(入滅)을 뜻한다.

 [경] 부처님께서 이를 설하실 때 사바세계 삼천대천 국토의 땅이 다 진동하면서 열리고, 그 가운데로부터 한량없는 천만억의 보살마하살이 동시에 솟아남이라.
불설시시 사바세계삼천대천국토 지개진열 이어기중 유무량천만억보
佛說是時 娑婆世界三千大千國土 地皆震裂 而於其中 有無量千萬億菩
살마하살 동시용출
薩摩訶薩 同時涌出

 [강의] 하방에서 법화수호 사대보살들이 솟아오른 일이다. 여기에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그 솟아오르는 모습을 서술했고, ‘이 모든 보살이 땅에서 솟아나(금장본 법화경, p.666의6행)’이하에서는 둘째, 땅에서 솟아오른 보살들이 부처님께 안부 인사를 드리는 내용이다. 첫째의 보살들이 솟아오르는 모습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하방보살이 솟아오름  ---솟아오르는 모습   --땅에서 솟아오름
                                 ---부처님께 안부 인사를 드림     ---보살의 모습
                                                                              ---사는 곳
                                                                              ---부처님 분부를 들은 사실
                                                                              ---권속들  
 이 구절은 첫째 솟아오른 모습을 밝힌다.
“삼천대천세계”란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우주를 작은 세계[小世界]로 하고, 이 소세계 일천이 모여 소천세계 다시 중천세계 삼천세계를 이룬다. 우주 온 세계를 뜻한다.
“진동하면서 열림[震裂]”이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다른 지역까지 땅이 진동하여 갈라짐. 적문의 서품에서는 육종진동하였다.
“동시에 솟아남”이란 솟아 나옴. 이와 같이 땅으로부터 보살들이 솟아 올라오므로 품 이름을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이라 한다. 이들은 석가여래께서 오랜 옛날[久遠劫]에 교화한 무량한 대보살들로서 곧 본문 법화의 서분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하방보살들을 불러서 이들이 사바세계에 나타나게 하신 데에는 세 가지 도리가 있다고 한다.
첫째, 이들은 부처님께서 옛날에 제도한 자신의 제자이므로 응당 그 스승을 따라 제자가 그 법을 펼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 사바세계에 인연이 깊고 넓어서 두루 이익을 끼치고 두루 분신불 국토에 이익을 끼치며, 타방의 국토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셋째, 모습을 드러낸 지금까지의 부처님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시현하신 적불이었고, 부처님께서는 이미 오랜 옛날 부처를 이루셨음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개근현원(開近顯遠)이라고 한다.

 [경] 이 모든 보살은 몸이 다 금색이고 삼십이상이며, 한량없는 광명이 있음이라.
시제보살 신개금색 삼십이상 무량광명
是諸菩薩 身皆金色 三十二相 無量光明

 [강의] 둘째, 솟아오른 보살들의 몸의 모습을 서술했다.
 
 [경] 먼저부터 사바세계 아래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 있었음이니
선진재차사바세계지하 차계허공중 주
先盡在此娑婆世界之下 此界虛空中 住   

 [강의] 이 보살들이 거처하는 곳을 서술한 내용이다.
“사바세계 아래 허공 가운데”란 아래에 있으므로 이 땅[此土]에 속하지 않고, 공중에 있으므로 저 땅[彼土]에 속하지 않으니 차토도 아니고 피토도 아니어서 중도이다. 차토에서 나와 상계에 있지도 않고 하계에 있지도 않으며 공(空)속에 있으므로 또한 중도임을 나타낸다.
“머물러 있었음[住處]”이란 하방에서 올라오신 보살이 주하는 곳[本地]은 상적광토(常寂光土)이니 법신이 주하는 정토이다. 상은 상덕(常德), 적은 낙덕(樂德) 광은 정덕(淨德) 아덕(我德)이니 사덕의 비밀장이라 한다. 아래(하방)란 법성의 가장 깊은 곳이며, 깊은 뜻을 지닌 종지의 구경을 가리킨다.
[경] 이 모든 보살은 석가모니불께서 설하시는 음성을 듣고 아래로부터 떠나옴이라.
시제보살 문석가모니불 소설음성 종하발래
是諸菩薩 聞釋迦牟尼佛 所說音聲 從下發來

 [강의] 넷째, 석가모니불께서 설하시는 음성을 듣잡고 아래로부터 올라옴이다. 곧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을 알고 보살들이 분부를 따르는 것이다[문명聞命].
“아래로부터 떠나옴”이란 보살들이 본지인 하방 상적광토에서 솟아오른 이유를 말한다. 첫째 분부를 듣고 받들기 위해 온 것이고, 둘째 법화의 법을 펴고자하여 오며, 셋째 집착(부처님이 가까운 가야성에서 성불했다는 집착)을 깨고자 오며, 다섯째 본지(本地)를 드러내고자 오시는 것이다.

[경] 하나하나의 보살이 다 대중을 창도(唱導)하는 큰 보살이라 각각 육만 항하사 등의 권속을 거느리고 있었으니 하물며 또 오만 사만 삼만 이만 일만 항하사 등의 권속자이랴. 하물며 또 일항하사 반항하사 사분지일로부터  천만억 나유타분의 일이랴. 하물며 또 천만억 나유타 권속이며 또는 억만 권속이랴. 하물며 또 천만 백만에서 일억만이랴. 하물며 또 일천 일백에서 일십이며, 또는 오 사 삼 이 일의 제자(弟子)를 가졌음이랴.
하물며 또 번거로움을 멀리 떠나 홀로 행(行)을 즐기니 그 수는 비하건대 한량이 없고 가없어서 산수(算數)의 비유로도 능히 알지 못하리라.
일일보살 개시대중 창도지수 각장육만항하사권속 황장오만 사만 삼만 이
一一菩薩 皆是大衆 唱導之首 各將六萬恒河沙眷屬 況將五萬 四萬 三萬 二
만 일만 항하사등권속자 황부내지 일항하사 반항하사 사분지일 내지천만
萬 一萬 恒河沙等眷屬者 況復乃至 一恒河沙 半恒河沙 四分之一 乃至千萬
억나유타분지일 황부천만억나유타권속 황부억만권속 황부천만 백만 내지
億那由他分之一 況復千萬億那由他眷屬 況復億萬眷屬 況復千萬 百萬 乃至
일억만 황부일천 일백 내지일십 황부장오 사 삼 이 일 제자자 황부단기락
一億萬 況復一千 一百 乃至一十 況復將五 四 三 二 一 弟子者 況復單己樂
원리행 여시등비 무량무변 산수비유 소불능지
遠離行 如是等比 無量無邊 算數譬喩 所不能知

 [강의] 다섯째, 지용보살의 권속들을 밝힌다. 이들 보살권속들은 다 도사(導師)의 덕을 갖춘 이들이어서 모든 사람들을 불도로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는 홀로가 아니며, 육만이라고 많은 것이 아니다. 숫자가 지닌 법문의 의미는 ‘1’은 일도청정(一道淸淨)이니 유일의 진실의 중도가 방편을 떠나 있으므로 청정이라 한다. ‘2’는 곧 선정(定)과 지혜(慧)를 말한다. ‘3’은 계(戒), 선정(定) 혜(慧)의 삼학을 가리킨다. ‘4’는 사성제이다. ‘5’는 오안(五眼)이다. ‘육’은 육바라밀이다. 하나하나의 바라밀에 십법계가 갖추어지고 그 각각의 법계마다 열이 있어 백이 되니, 서로 갖추어[互具] 천이 된다. 여기에 십선(十善)을 더하면 만이 되는데 하나의 바라밀에 만이 갖추어지므로 육만의 법문이 된다. 여기서 ‘육만’이 많은 것이 아니고 ‘1’이 적은 것이 아니니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나, 그러면서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창도하는 지도자(唱導之首)”란 법을 설해 인도하는 상수(上首)의 대보살이라는 뜻.
“육만(六萬) 항하사 등의 권속”이란 육만의 의미는 육바라밀을 나타낸 것. 각각의 바라밀에 이와 같이 많은 권속의 수행이 있는 것이다.
“멀리 떠나 행을 즐김[樂遠離行]”이란 고요한 곳에 머물기를 좋아함을 뜻한다.
“산수(算數)의 비유로도”란 숫자로 계산으로도 알 수 없다는 뜻.

 [경] 이 모든 보살이 땅에서 솟아나 각각 허공에 칠보묘탑 다보여래와 석가모니불의 처소에 가서 두 세존을 향하여 두면으로 발에 예배하고2), 또 모든 보리수 아래 사자자리에 앉으신 부처님 처소에도 또한 다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는 합장하고 공경함이라. 모든 보살이 가지가지의 찬탄하는 법으로써 찬탄하고, 한쪽에 머물러 즐거운 마음으로 두 세존을 우러러 봄이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땅에서 솟아나 모든 보살의 가지가지의 찬탄하는 법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함이니, 이와 같이 하는 데 오십 소겁이나 걸렸음이라.  
이 때, 석가모니불께서 묵연히 앉아 계시니 아울러 모든 사중도 다 묵연함이 오십 소겁이로되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모든 대중은 반일(半日)과 같이 생각되게 하심이라. 이때에 사중은 또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보살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국토 허공에 두루 가득 참을 봄이라.
시제보살 종지출이 각예허공칠보묘탑 다보여래 석가모니불소도이 향이세
是諸菩薩 從地出已 各詣虛空七寶妙塔 多寶如來 釋迦牟尼佛所到已 向二世
존두면예족 급지제보수하사자좌상불소 역개작례 우요삼잡 합장공경 이제
尊頭面禮足 及至諸寶樹下師子座上佛所 亦皆作禮 右繞三匝 合掌恭敬 以諸
보살 종종찬법 이이찬탄 주재일면 흔락첨앙어이세존 시제보살마하살 종초
菩薩 種種讚法 而以讚歎 住在一面 欣樂瞻仰於二世尊 是諸菩薩摩訶薩 從初
용출 이제보살 종종찬법 이찬어불 여시시간 경오십소겁 시시 석가모니불  
涌出 以諸菩薩 種種讚法 而讚於佛 如是時間 經五十小劫 是時 釋迦牟尼佛
묵연이좌 급제사중 역개묵연 오십소겁 불신력고 영제대중 위여반일 이시
黙然而坐 及諸四衆 亦皆黙然 五十小劫 佛神力故 令諸大衆 謂如半日 爾時
사중 역이불신력고 견제보살 변만무량백천만억국토허공
四衆 亦以佛神力故 見諸菩薩 遍滿無量百千萬億國土虛空.

 [강의] 땅에서 솟아오른 보살들이 부처님께 안부 인사를 드리는 내용[問訊]이다. 여기에도 다섯으로 나눈다. 첫째는 삼업공양이고, 둘째 안부 여쭙는 내용을 진술함이며, 셋째 부처님께서 안락하다고 대답하시는 내용이며, 넷째 게송을 설해서 수희함이며, 다섯째 여래의 찬탄을 서술함이다.
                                               ---삼업공양
                                    ---안부의 말씀을 여쭙는 일
  안부의 말씀을 드림  ---부처님께서 안락하다고 대답하시 일
                                    ---게송을 설해 따라 기뻐함(隨喜)
                                               ---여래께서 찬탄하심   

이 단락은 첫째 삼업공양을 말한다.
“이 모든 보살”이란 보살들이 솟아 올라오는데, 혹은 많은 보살 권속들이 오기도 하고, 혹은 적은 수의 권속이 오기도 하고, 혹은 혼자 수행하는 이들이 오는 등 다양한 부류 권속이 왔다는 것.
“칠보묘탑”이란 칠보된 미묘한 탑. 「견보탑품」에서 솟아오른 다보불탑. 이제 허공에 머물러 있는데 땅에서 솟은 보살들이 다보여래를 뵈러 이곳으로 온 것이다.
“두면으로 발에 예배함”이란 머리 조아려 발에 예경하는 것[頭面禮足]을 말한다. 지극한 경의를 표하는 예법. 꿇어 앉아 두 손으로 상대의 발을 머리에 대는 것.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右繞三匝]” 오른쪽 어깨를 부처님 쪽으로 하고 세 번 도는 것. 경의를 표하는 예법. 삼업공양 중에서 신업의 공양이다.
“찬탄하는 법으로써 찬탄함”이란 보살들의 찬탄하는 법식에 따라 부처님 법을 찬탄한 일을 가리킨다. 이는 삼업공양 중 구업공양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러러봄[欣樂瞻仰]”이란 흐뭇하고 기쁜 마음으로 우러러봄을 가리킨다. 삼업공양 중 의업공양이다.
“묵연히 앉아 계심[黙然而坐]”이란 침묵한 채 단정히 앉아 있음.
“부처님의 신력[佛神力]”이란 부처님께서 증득한 부사의한 신통력. 사무소외 육신통 십력 등.
“대중이 반일과 같이 여김[如半日]” 오십 소겁을 반나절처럼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십 소겁과 반나절의 기간은 시절의 불가사의함을 나타낸 것이다. 부처님의 본뜻을 깨달은 사람들은 짧음 그대로가 긴 오십 소겁이라고 생각한다. 반나절의 짧은 시간이 그대로 오십 소겁으로 보는 것이니, 지금의 부처님(近成身: 40여 년 전 부처가 되신 분)이 곧 구원겁전의 부처님(久遠身)이심을 이해한다는 취지이다. 아직 미혹한 사람들은 긴 것 그대로를 짧다고 생각하므로 반나절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십 소겁을 반나절같이 보니, 이는 부처님의 구원신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의 부처님(近成身)을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