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무슨 인연으로 모였나이까.
큰 몸에다 큰 신통이 있고
지혜는 헤아리기 어렵고
그 뜻과 생각함이 견고하고 큰 인욕력이 있어,
중생이 보고 즐거워하니
이는 어느 곳에서 왔나이까.
이하인연집 거신대신통
以何因緣集 巨身大神通
지혜파사의 기지념견고
智慧叵思議 其志念堅固
유대인욕력 중생소락견
有大忍辱力 衆生所樂見
위종하소래
爲從何所來
[강의] 둘째, 무슨 인연으로 왔는지를 질문한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대중의 모습과 그 내막은 일반적인 예와 크게 달라서 어째서 모이게 되었는지 미륵보살로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큰 몸에 큰 신통력”이란 거대한 몸에 큰 신통력을 지니고 땅에서 솟아 나왔다는 것.
“지혜는 헤아리기 어렵고”란 지혜가 깊어서 불가사의 하다는 것(叵思議)이다.
“중생이 보고 즐거워하니”란 일체중생들이 보고 싶어함[所樂見]. 요(樂)는 바라다의 뜻이다.
[경] 하나하나 모든 보살이 거느린 모든 권속은
그 수가 한량없어 항하사와 같나이다.
어떤 큰 보살은 6만 항하사의
권속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 같은 모든 대중이 일심으로 불도를 구하여
이 모든 대사(大師) 등 육만 항하사가
함께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며
이 경을 받들어 가지나이다.
5만 항하사를 거느린 수는 이보다 많사오며,
4만 3만 2만 내지 1만에 이르고
1천 1백 등 내지 1항하사며
반(半) 내지 3 4분 억만분의 1,
천만 나유타와 만억의 모든 제자가
반억에 이르나니 그 수는 이보다 많음이라.
백만으로부터 1만에 이르며
1천 1백 5십 1십 내지 3, 2, 1에 이르며
단독으로서 권속이 없이
독처(獨處)를 즐기는 자가
함께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그 수는 위의 것보다 많사옵니다.
이 같은 모든 대중을 만일 어떤 사람이
산수로 헤아리되 항하사겁을 지난다 해도
오히려 능히 다 알지 못하오리다.
일일제보살 소장제권속
一一諸菩薩 所將諸眷屬
기수 무유량 여항하사등
其數 無有量 如恒河沙等
혹유대보살 장육만항사
或有大菩薩 將六萬恒沙
여시제대중 일심구불도
如是諸大衆 一心求佛道
시제대사등 육만항하사
是諸大師等 六萬恒河沙
구래공양불 급호지시경
俱來供養佛 及護持是經
장오만항사 기수과어시
將五萬恒沙 其數過於是
사만급삼만 이만지일만
四萬及三萬 二萬至一萬
일천일백등 내지일항사
一千一百等 乃至一恒沙
반급삼사분 억만분지일
半及三四分 億萬分之一
천만나유타 만억제제자
千萬那由他 萬億諸弟子
내지어반억 기수 부과상
乃至於半億 其數 復過上
백만지일만 일천급일백
百萬至一萬 一千及一百
오십여일십 내지삼이일
五十與一十 乃至三二一
단기무권속 락어독처자
單己無眷屬 樂於獨處者
구래지불소 기수 전과상
俱來至佛所 其數 轉過上
여시제대중 약인행주수
如是諸大衆 若人行籌數
과어항사겁 유불능진지
過於恒沙劫 猶不能盡知
[강의] 셋째, 땅에서 솟아난 보살의 수를 서술했다.
“거느린[所將] 권속”이란 각기 데리고 있는 무리를 말한다.
“대사(大師)”란 위대한 스승.
“받들어 가짐”이란 수호해 지님을 뜻한다. 원문은 호지(護持).
“독처를 즐기는 자”란 혼자 수행하는 이. 홀로 한적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
“산수로 헤아리되[行籌數]”란 셈으로 수효를 헤아림을 뜻한다.
[경] 이 모든 대위덕의 정진보살 대중은
누가 그들 위해 법을 설하여
교화 성취케 하였으며,
처음에 누구를 따라 발심하고
무슨 불법을 찬양했으며
누구의 경을 받아 가지고 행하였으며
어떤 불도를 닦아 익혔나이까.
시제대위덕 정진보살중
是諸大威德 精進菩薩衆
수위기설법 교화이성취
誰爲其說法 敎化而成就
종수초발심 칭양하불법
從誰初發心 稱揚何佛法
수지행수경 수습하불도
受持行誰經 修習何佛道
[강의] 넷째, 이 보살들의 스승은 누구이고 어떤 불도를 닦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대위덕의 정진보살”이란 위엄과 덕을 갖추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정진하는 보살.
“어떤 불도를 닦아 익혔나이까?”란 닦고 있는 것이 어느 부처님의 도행(道行)이냐고 물은 것이다.
[경] 이 같은 모든 보살이 신통과 큰 지혜력이 있어
여시제보살 신통대지력
如是諸菩薩 神通大智力
[강의] 다섯째, 미륵보살이 말을 맺어서 대답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① 보살들을 맞아서 찬탄한 내용이다.
“신통과 큰 지혜력”이란 보살들의 신통력과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
[경] 4방의 땅이 진동하며 갈라져
그 속에서 솟아나왔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예전에 일찍이
이런 일을 본적이 없나이다.
원하오니 그들이 있던
국토의 이름을 설해 주시옵소서.
제가 항상 모든 나라를 다녔으되
아직 이런 일들은 보지 못했으며
사방지진열 개종중용출
四方地震裂 皆從中涌出
세존아석래 미증견시사
世尊我昔來 未曾見是事
원설기소종 국토지명호
願說其所從 國土之名號
아상유제국 미증견시중
我常遊諸國 未曾見是衆
[강의] ② 보살들이 온 곳에 대하여 대답해 주시도록 청하는 것이다.
“모든 나라를 다녔으되”란 보살이 등각(等覺)에 머물러 항상 시방 세계 여러 국토를 다녀보았다는 것이다.
[경] 저는 이 대중 가운데서
한 사람도 알지 못하나이다.
홀연히 땅에서 나왔으니,
원컨대 그 인연을 설하시옵소서.
아어차중중 내불식일인
我於此衆中 乃不識一人
홀연종지출 원설기인연
忽然從地出 願說其因緣
[강의] ③하방에서 이 보살들이 오게 된 인연에 관해 대답해 주시기를 청한다.
“그 인연을 설하시옵소서.”란 홀연히 땅속에서 솟아올라 왔으니 그들이 온 것은 무슨 인연 때문인지 밝혀달라는 것.
[경] 지금 이 대회의 한량없는 백천억의
이 모든 보살들이 다 이 일을 알고자 하옵니다.
이 모든 보살 대중의 인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금차지대승 무량백천억
今此之大會 無量百千億
시제보살등 개욕지차사
是諸菩薩等 皆欲知此事
시제보살중 본말지인연
是諸菩薩衆 本末之因緣
[강의] ④ 이 법회에 참가한 많은 보살들이 한 마음으로 이 보살들의 본지와 출현인연을 알고자 청한다는 것이다.
“보살대중의 인연을 처음부터 끝까지”란 이 보살의 자초지종. 본지(本地)와 수적(垂迹)의 인연을 말한다.
[경] 무량덕의 세존께서 설하시어
오직 원컨대 대중의 의심을 풀게 하시옵소서.
무량덕세존 유원결중의
無量德世尊 唯願決衆疑
[강의] ⑤ 대중들의 의혹은 이 지용보살(地踊菩薩)들의 스승이(師主) 누구인지를 밝혀달라는 것이다.
“대중의 의심[衆疑]”이란 여러 사람의 의혹. 혹은 여러 가지 의혹이라고도 해석한다.
[경] 그때 석가모니불의 모든 분신불이 한량없는 천만억의 타방 국토에서 오시어 8방의 모든 보배나무 아래의 사자자리에 가부좌를 맺고 앉아 계시니, 그 부처님의 시자들도 이 보살 대중이 3천대천세계 4방 땅에서 솟아나
허공에 머무름을 보고 각각 그의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이 모든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지의 보살 대중은 어느 곳에서 왔나이까.”
그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시자에게 이르시되,
“모든 선남자야, 잠시 기다리라. 보살마하살이 있으되 이름이 미륵이니 석가모니불의 수기를 받은 바로 바로 차후에 성불하리라. 이미 이 일을 물어 부처님께서 지금 이에 답하시리니. 너희들도 마땅히 이로 인하여 듣게 되리라.”
이시석가모니분신제불 종무량천만억타방국토래자 재어팔방 제보수하 사자좌
爾時釋迦牟尼分身諸佛 從無量千萬億他方國土來者 在於八方 諸寶樹下 師子座
상 결가부좌 기불시자 각각견시보살대중 어삼천대천세계 사방 종지용출 주
上 結跏趺坐 其佛侍者 各各見是菩薩大衆 於三千大千世界 四方 從地湧出 住
어허공 각백기불언 세존 차제무량무변아승지보살대중 종하소래 이시제불 각
於虛空 各白其不言 世尊 此諸無量無邊阿僧祗菩薩大衆 從何所來 爾時諸佛 各
고시자 제선남자 차대수유 유보살마하살 명왈미륵 석가모니불지소수기 차후
告侍者 諸善男子 且待須臾 有菩薩摩訶薩 名曰彌勒 釋迦牟尼佛之所受記 次後
작불 이문사사 불금답지 여등 자당인시 득문
作佛 已問斯事 佛今答之 汝等 自當因是 得聞
[강의] 의혹해 물은 것에 둘이 있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첫째는 차방보살의 의혹이었고, 이번에는 타방보살에 대한 의혹이다. 타방에서 오신 석가모니불의 분신들이 시자들이 앞에서 의문을 품은 영산법회의 대중과 똑같은 의혹을 일으켰다. 두 국토의 보살들이 함께 본지에 대해 알지 못하니 성도하신 지가 오래 된 뜻을 드러내시고자 부처님께서 그들로 하여금 의문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분신불께서 시자들을 제지하여 미륵보살의 질문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을 기다리면 자연히 알게 될 것임을 밝히셨다.
“석가모니불의 모든 분신”이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신통력으로 이루어진 부처님의 몸. 화신(化身)의 부처님.
“팔방(八方)”이란 사방과 사유(四維). 곧 동서남북과 북동․남동․북서․남서.
“사자자리에”란 사자좌 곧 부처님의 법좌.
“그 부처님의 시자들”이란 제불의 시자. 곧 분신불께서 거느린 시자들이다.
“이로 인하여 듣게 되리라”란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하는 대답을 통해 지니고 있는 의문도 자연 풀리리라는 것이다.
[경] 그 때, 석가모니불께서 미륵보살에게 이르시되,
“착하고 착하다, 아일다여. 어찌 능히 부처님에게 이와 같이 큰일을 물었느뇨.”
이시석가모니불 고미륵보살 선재선재 아일다 내능문불여시대사
爾時釋迦牟尼佛 告彌勒菩薩 善哉善哉 阿逸多 乃能問佛如是大事
[강의] 본문 정설단이다. 여기에는 장항과 게송이 있다.
여기부터는 부처님께서 경계하여 물은 뜻을 대답하시는 것이다. 먼저 부처님의 지혜 신통 힘 위신력, 지용보살의 일 등을 질문한 미륵보살을 칭찬하시는 것이다.
[경]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일심으로 정진의 갑옷을 입고
견고한 뜻을 일으키라.
여등 당공일심 피정진개 발견고의
汝等 當共一心 被精進鎧 發堅固意
[강의] 둘째, 너희는 마땅히 한 마음으로∼견고한 뜻을 일으키라: 질문한 큰일은 믿기 어렵기 때문에 부디 어지러운 마음이 되지 말고 해태하거나 퇴전하지 말라는 뜻에서 정진의 갑옷을 입으라고 하셨다. 곧 마음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경] 여래는 지금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여래금욕현발선시제불지혜
如來今欲顯發宣示諸佛智慧
[강의] 셋째, 여래는 지금 모든 부처님의 지혜: 설할 것을 허락하시는 취지를 펴시는 것이다. 부처님의 지견은 훌륭한 수행으로 얻어진 과지(果智)로서 묘과(妙果)이다.
[경] 모든 부처님의 자재 신통력과
모든 부처님의 사자분신(獅子奮迅)의 힘과
모든 부처님의 위맹대세(威猛大勢)의 힘을 나타내어
일으켜서 펴 보이고자 하노라.
제불자재신통지력 제불사자분신지력 제불위맹대세지력
諸佛自在神通之力 諸佛師子奮迅之力 諸佛威猛大勢之力
[강의] 넷째, 부처님께서 갖추신 능력과 일을 술회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가르침을 설해 나타냄을 설하신 것이다. 사덕(四德)의 뜻으로 보면, ‘자재’는 아(我), ‘신통력’은 낙(樂), ‘사자분신’은 분신하여 더러움을 제거하니 정(淨), ‘위맹 대세’란 미래의 중생교화이니 상(常)이다.
“자재 신통력”이란 과거 삼세 부처님께서 중생을 교화해서 이익되게 한 일을 나타낸다.
“사자분신의 힘”이란 현재 시방의 분신불에 의해 교화되는 장소이다. 또는 장차 나아가려는 모습이니 미래 상주하시어 중생을 이롭게 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위맹 대세의 힘”이란 미래 중생을 이익되게 함. 혹은 현재 시방세계에서 제도하심을 가리킨다.
[경]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마땅히 정진하여 일심이 되라.
내가 이 일을 설하고자 하니,
의심과 후회됨이 없게 할지니
이시세존 욕중선차의 이설게언
爾時世尊 欲重宣此義 而說偈言
당정진일심 아욕설차사
當精進一心 我欲說此事
물득유의회
勿得有疑悔
[강의] 게송에서는 한 마음으로 잘 들을 것을 설하셨다.
“정진하여 의심과 후회를 두지 마라”란 ‘정진하여’란 게으르지 말라(勿怠)는 취지이고, ‘일심이 되어라’는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勿亂)는 뜻이고, ‘의혹을 두지 마라’는 퇴전하지 말라(勿退)는 취지이니 앞의 ‘일심으로 정진의 갑옷을 입고 견고한 뜻을 일으키라’는 말씀을 게송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