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불지파사의
佛智叵思議
[강의] 용출한 보살에 대한 대중들의 의혹에 대해 대답할 것을 허락하는 내용이다(3항 1구). 먼저 부처님 지혜의 과(果)를 게송하였다.
[경] 너희는 지금 믿음의 힘을 내어
인욕으로 선(善) 가운데에 머물면
옛적에 듣지 못하였던 법을
지금 다 얻어 들으리라.
내가 지금 너희를 안위하리니
의심과 두려움을 품지 말라.
부처님은 실답지 않은 말씀이 없으며
지혜는 가히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얻은 바 제일의 법은 심히 깊어서
분별하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음을 지금 설하리니
너희들은 일심으로 들을지니라.
여금출신력 주어인선중
汝今出信力 住於忍善中
석소미문법 금개당득문
昔所未聞法 今皆當得聞
아금안위여 물득회의구
我今安慰汝 勿得懷疑懼
불무부실어 지혜불가량
佛無不實語 智慧不可量
소득제일법 심심파분별
所得第一法 甚深叵分別
여시금당설 여등일심청
如是今當說 汝等一心聽
[강의] 삼세에 걸쳐 믿음의 힘을 더하게 하고 일심으로 듣도록 이끌기 위한 내용이다. “옛적에 듣지 못하였던 법”이란 과거세를 말하고, “지금 다[今皆]”는 현재세이며, “얻어들으리라[當得聞]”는 미래세의 내용이다.
“의심과 두려움”이란 원문은 의구(疑懼). 미묘법을 듣고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미륵보살에게 이르시되,
“나는 이제 이 대중 앞에서 너희들에게 널리 이르노라. 아일다야, 이 한량없고 수가 없는 아승지의 모든 큰 보살마하살이 땅에서 솟아나옴은 너희들이 옛적에 보지 못한 것이니라. 내가 이 사바세계에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고 이 모든 보살을 교화하여 보이고 이끌어서,
그 마음을 조복(調伏)하여 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였노라.
이 모든 보살은 다 이 사바세계 아래의 이곳 허공중에 머물고
이시세존 설차게이 고미륵보살 아금어차대중 선고여등 아일다 시제대보살마
爾時世尊 說此偈已 告彌勒菩薩 我今於此大衆 宣告汝等 阿逸多 是諸大菩薩摩
하살 무량무수아승지 종지용출 여등 석소미견자 아어시사바세계 득아뇩다라
訶薩 無量無數阿僧祗 從地涌出 汝等 昔所未見者 我於是娑婆世界 得阿耨多羅
삼막삼보리이 교화시도시제보살 조복기심 영발도의 차제보살 개어시사바세
三藐三菩提已 敎化示導是諸菩薩 調伏其心 令發道意 此諸菩薩 皆於是娑婆世
계지하 차계허공중주
界之下 此界虛空中住
[강의] 여기부터는 경 전체에서 보면, 본문(本門)의 정설(正說)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정설이란 본문의 주요한 가르침이 설해지는 부분이다. 정설단은 크게 셋으로 나눈다. 첫째, 이 부분부터 「여래수량품」까지는 가까운 석가세존의 일을 열어 먼 구원겁 전의 여래성불의 일을 드러내고(開近顯遠), 둘째 「분별품」 처음에서는 전체적으로 법신에 기(記)를 주시고, 셋째 다음에서는 미륵보살이 전체적으로 깨달은 바를 말씀드린다. 처음 부분은 다시 간략히 가까운 것을 열어 먼 일을 드러내고 다음에는 자세히 드러낸다.
이 구절은 간략히 열어서 앞의 물음에 답한 것이다. 땅에서 솟아오른 대중은 세존께서 사바세계에서 성불한 이래 교화한 이라 하셨으니, 누가 설법해 교화했고 성취하게 했는가, 누구를 따라 발심했는가에 대한 답이다. 허공중에 머물렀다는 것은 이 국토를 떠나지 않았다는 말이므로 어느 국토로부터 왔느냐는 물음에 답한 것이다.
“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였다[發道意]”란 계 정 혜로 마음을 안정되도록 조복시켜 무상도 구할 뜻을 내게 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이 사바세계 아래 허공중에 머물러”란 보살들이 유저산삼매(有底散三昧)에 머물러 있었음을 뜻한다고 한다. 이 삼매는 장교의 입장에서는 유(有)는 삼유(三有)이고 저(底)는 비상비비상처의 깊고 뛰어남을 뜻한다. 통교에서는 유는 명상이요, 저는 공(空)의 공적함을 가리킨다. 별교에서는 유는 이변(二邊)의 속(俗)을, 저는 변제지(邊際智)가 충만함을 가리킨다. 한편 이 경에서는 하방이라 하므로 상계도 아니고 하계도 아닌 중도를 나타내므로 저라 한다.
[경] 모든 경전을 읽어 외워 통리하고, 사유하고 분별해서 바르게 기억함이니라.
어제경전 독송통리 사유분별정억념
於諸經典 讀誦通利 思惟分別正憶念
[강의] 이하부터 “위없는 지혜를 구함이니라.”는 물음에 답하시고 나서 설명하신 것이다. 스승인 부처님께서 제자들이 지덕과 단덕을 갖추고 있음을 아신 것으로, 제자들이 이를 닦는 모습을 설하셨다.
이 구절은 어느 경전을 수지했느냐는 물음에 답한 것으로, 모든 경전에 통달했다고 했으니 한 경전에 그치지 않음을 말한다. 곧 일체법이 모두 부처님의 교법 아님이 없음을 가리킨다. 경전을 사유하고 분별함은 지덕(智德)을 닦음이고, 바르게 기억함은 단덕(斷德)을 닦음이다.
“읽고 외워 통리함[讀誦通利]”이란 모든 경전을 읽고 통달했다는 것이다.
“사유하고 분별함”이란 정관(正觀)에서 모든 법상(法相)을 잘 분별해서 제일의(第一義)에 움직임이 없는 것.
“바르게 기억함”이란 기억해 잊지 않는 것. 바른 선정으로 제법이 공한 줄을 알고 항상 정토를 닦아 능히 마음을 바르게 하여 생각이 어긋나지 않게 함을 말한다.
[경] 아일다야, 이 모든 선남자들은 대중 가운데서 많이 설하기를 즐겨하지 않고 항상 조용한 곳을 즐기며 부지런히 행해서 정진하되 일찍이 휴식하지 아니하며,
아일다 시제선남자등 불락재중 다유소설 상락정처 근행정진 미증휴식
阿逸多 是諸善男子等 不樂在衆 多有所說 常樂靜處 勤行精進 未曾休息
[강의] 지덕과 단덕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어떤 불도를 닦았는가에 대한 답이다. 대중 가운데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마음의 동요와 갖가지 불필요한 인연을 파하고자 함이므로 단덕을 실현함이다. 또한 부지런히 정진한다는 것은 지혜를 닦고자 함이니 지덕을 실현하는 일이다.
[경] 또 인천(人天)에 의지하여 머물지 않고 항상 깊은 지혜를 즐겨 장애됨이 없느니라.
또한 항상 모든 부처님의 법을 즐겨 일심으로 정진하여 위없는 지혜를 구함이니라.”
역불의지인천이주 상락심지 무유장애 역상락어제불지법 일심정진 구무상혜
亦不依止人天而住 常樂深智 無有障礙 亦常樂於諸佛之法 一心精進 求無上慧
[강의] 보살들이 머무는 곳을 해석한 것이다. “인 천”은 유(有)와 공(空)의 두 변을 가리키고, 이에 “머무르지 않음”은 그것에 집착하지 않음이다. 또한 “깊은 지혜를 즐겨 장애됨이 없음”이란 불가사의한 지혜에 의지한다는 뜻이다. “항상 부처님 법을 즐겨함”이란 불가사의한 경계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지혜 경계는 수행이 얕은 보살이 아님을 가리킨다.
“지혜를 즐겨 장애됨이 없음”이란 깊은 지혜를 닦으므로 법의 공적함을 보아 장애가 없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의 법”이란 삼승법을 제외한 오직 부처님께서 얻은 법인 일승법(一乘法)이다.
“위없는 지혜”란 최고의 지혜, 곧 부처님의 지혜이다.
[경]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아일다야, 너는 마땅히 알라.
이 모든 큰 보살은 수없는 겁으로부터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 익혔느니라.
이는 다 내가 교화한 바로서
큰 도심을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이들은 나의 아들이라,
이 세계에 의지하여 항상
두타(頭陀)를 행하고
고요한 곳에서 뜻함을 즐겨
대중의 시끄러움을 버리고
많이 설하기를 즐겨하지 않느니라.
이 같은 모든 아들은 나의 도법을 배워 익히되
주야로 항상 정진하여 불도를 구하는 까닭으로
사바세계 아래 공중에 머물러 있음이라.
뜻과 생각하는 힘이 견고해서
항상 지혜를 부지런히 구하며
가지가지 묘법을 설하되
그 마음에 두려운 바가 없느니라.
이시세존 욕중선차의 이설게언
爾時世尊 欲重宣此義 而說偈言
아일여당지 시제대보살
阿逸汝當知 是諸大菩薩
종무수겁래 수습불지혜
從無數劫來 修習佛智慧
실시아소화 영발대도심
悉是我所化 令發大道心
차등시아자 의지시세계
此等是我子 依止是世界
상행두타사 지락어정처
常行頭陀事 志樂於靜處
사대중궤뇨 불락다소설
捨大衆憒鬧 不樂多所說
여시제자등 학습아도법
如是諸子等 學習我道法
주야상정진 위구불도고
晝夜常精進 爲求佛道故
재사바세계 하방공중주
在娑婆世界 下方空中住
지념력견고 상근구지혜
志念力堅固 常勤求智慧
설종종묘법 기심무소외
說種種妙法 其心無所畏
[강의] 앞에서 미륵보살은 하방에서 솟아온 보살들이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모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그 스승은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중 무슨 인연으로 모였는지는 생략하고 두 물음에 대답하신 내용을 노래했다(8항 반). 여기에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먼저, “아일다여 알지어다∼불도를 구하는 까닭으로”는 스승이 누구냐는 질문에 답한 것이다. “사바세계 아래∼그 마음에 두려운 바가 없느니라”의 내용은 어디로부터 왔느냐는 질문에 답한 말씀이다. 불도를 구하는 까닭에 허공 중에 머물렀고, 지혜를 구하므로 오묘한 법을 설하고 부처님 지혜에 들어가니 마음에 두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두타(頭他)를 행하고”란 의식주에 얽힌 탐심을 제거하기 위해 걸식하며 청정하게 불도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대중의 시끄러움을 버리고”란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시끄러운 곳을 피한다는 것이다.
“뜻과 생각하는 힘이 견고함”이란 뜻을 세우고 생각을 가다듬어 원력이 견고하므로, 항상 부지런히 부처님 지혜를 수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두려운 바가 없다”란 갖가지 미묘한 법을 잘 연설하여 그 마음이 안온하므로 두려울 것이 없어짐을 말한다.
[경] 내가 가야성 보리수나무 아래에 앉아
최정각을 이룩하고 무상법륜을 전하여
이들을 교화해서 처음으로
도심을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지금은 다 불퇴에 머물러 모두 성불하리라.
나는 지금 진실을 말하노니
너희들은 일심으로 믿으라.
내가 구원(久遠) 전부터
이 대중을 교화하였느니라.
아어가야성 보리수하좌
我於伽耶城 菩提樹下坐
득성최정각 전무상법륜
得成最正覺 轉無上法輪
이내교화지 영초발도심
爾乃敎化之 令初發道心
금개주불퇴 실당득성불
今皆住不退 悉當得成佛
아금설실어 여등일심신
我今說實語 汝等一心信
아종구원래 교화시등중
我從久遠來 敎化是等衆
[강의] 보살들이 온 곳과 그들이 교화한 스승에 대한 두 가지 설명을 노래한 것인데, 여기서는 주로 스승에 대해 설했다. 가야성에서 성도하신 것은 가까운 자취를 말하고(近迹), 옛적 대중을 교화하고 성도시킨 일은 먼 원인(遠因)이 된다. 이와 같이 현재 영축산에 계신 부처님은 가까운 40여 년 전에 성도하셨는데, 오히려 부처님의 제자인 지용보살들이 먼 옛날 교화한 불자라고 하시므로, 미륵보살을 비롯한 대중들이 다시 의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가야성(伽耶城, Gaya)”이란 마갈다국의 도성. 지금의 바트나서 남쪽 60마일 정도에 위치한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곳(붓다가야)은 가야성에서 떨어져 있다.
“최정각(最正覺)을 이룩하고”란 바른 깨달음을 이룸. 곧 부처님께서 스스로 증득한 깨달음을 최정각이라 한다.
“무상법륜(無上法輪)”이란 삼승의 법륜으로 나누어 교화하시어 마침내 일승으로 돌아가는데, 일승의 법륜은 무상법륜이라 한다.
“구원 전부터(久遠來)”란 오랜 옛적부터. 곧 광대한겁 이래로 이들 대보살들을 교화하였다는 것을 밝히는 취지이다.
[경]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과 수없는 모든 보살들이
마음에 의혹이 나되 괴상함이 미증유라, 이런 생각을 하였으니,
“어떻게 세존께서 이 짧은 시간에 이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지의 모든 보살을 교화해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에 머무르게 하셨을까”
이시미륵보살마하살 급무수제보살등 심생의혹 괴미증유 이작시념 운하세존
爾時彌勒菩薩摩訶薩 及無數諸菩薩等 心生疑惑 怪未曾有 而作是念 云何世尊
어소시간 교화여시무량무변아승지제대보살 영주아뇩다라삼막삼보리
於少時間 敎化如是無量無邊阿僧祗諸大菩薩 令住阿耨多羅三藐三菩提
[강의]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과∼의심내지 않게 하시옵소서.(금장본 『법화삼부경』, p.688:6) 의혹이 일어 다시 설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 먼저 의혹을 말하고, 다음에는 의혹에 대한 답을 청한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부처님께서 「여래수량품」에서 하신다.
위 구절은 의혹이 일어남이다. 가야성 보리수나무 밑에서 교화하여 불퇴전 위에 머물게 되었다는 말씀과 구원겁에 이들을 교화했다는 말씀을 듣고 성도하신지 오래지 않았거늘 어떻게 하여 이와 같이 많은 대중을 교화시켜 보리에 들게 했는지 의심한 것이다.
“마음에 의혹이 나되”란 미륵과 무수한 대중보살들이 미혹한 것. 석가불께서 성도하신 지가 오래지 않다고 의심하였고, 보살의 지혜와 신통력을 의심하였다.
“아승지 수효”란 무수겁(無數劫)의 뜻. 셀 수 없이 많은 수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