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스스로 생각하니 “외로워라 다시는 믿고 모실 수가 없도다” 하며, 항상 슬픈 회포를 품다가 마음이 마침내 깨어나서 이 약의 빛과 향기와 맛이 좋음을 알고 곧 가져다 먹으니 독한 병이 다 나음이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6)
자유고로 무부시호 상회비감 심수성오 내지차약 색향미미 즉취복지 독병 개유
自惟孤露 無復恃怙 常懷悲感 心遂醒悟 乃知此藥 色香味美 卽取服之 毒病 皆愈

 [강의] 미래에 중생이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들임을 비유한 것이다. 결국 이 경전을 수지하면 부처님 지혜가 열려 깨닫게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마침내 깨어나…독한 병이 다 나음이라”란 부처님이 멸도하신 후 중생이 정신이 들어 약을 먹고 수행하여 인연을 짓는 까닭에 미래의 응화를 받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깨어남[心隧覺醒]은 중생들이 본심을 찾아 다시 깨달은 것을 말한다.
 “독한 병[毒病]이란 번뇌의 업을 비유한 것이다.

 [경] 그 아버지는 모든 아들이 이미 차도를 얻었음을 듣고 다시 찾아 돌아와서 아들에게 보임과 같음이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6)
기부 문자 실이득차 심변래귀 함사견지 
 其父 聞子 悉已得差 尋便來歸 咸使見之

 [강의] 미래에 중생을 이롭게 하시는 큰 힘을 가지신 위엄이다.
 “돌아와 보임[咸使見之]”이란 돌아와 아들들을 만남. 곧 응화(應化)하여 다시 세간에 나타내시어 인연이 있는 자로 하여금 보게 하신 것이다.

 [경] 모든 선남자야, “생각에 어떠하뇨. 어떤 사람이 능히 이 의원에게 허망한 죄가 있다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6)
제선남자 어의운하 파유인 능설차양의 허망죄 부 불야 세존
諸善男子 於意云何 頗有人 能說此良醫 虛妄罪 不 不也 世尊.

 [강의] 거짓이 아님을 거듭 들어 삼세에 끼치는 이익이 진실임을 밝힌 것이다.
 “허망한 죄”란 거짓말 했다는 허물. 곧 양의(良醫)가 방편으로, ‘늙고 쇠약해 죽을 때가 되었다’라고 한 것이나, ‘너희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라고 거짓 알린 것을 말한다.
 
 [경]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나도 또한 이와 같음이라. 성불해 옴으로 부터 한량없고 가이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의 겁이나, 중생을 위하는 까닭으로 방편력으로써 마땅히 멸도하리라 말함이니, 또한 법과 같이 설한 나를 능히 허망의 허물이 있다고 말할 자는 없으리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6)
불언 아역여시 성불이래 무량무변백천만억나유타아승지겁 위중생고 이방편력 언당멸
佛言 我亦如是 成佛已來 無量無邊百千萬億那由他阿僧祗劫 爲衆生故 以方便力 言當滅
도 역무유능여법 설아 허망과자
度 亦無有能如法 說我 虛妄過者

 [강의] 의사의 비유와 그 뜻을 합하여 밝힌 내용이다. 이를 합비(合譬)라 한다.
 “성불해 옴으로 부터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겁”이란 나유타란 지극히 많은 수를 의미하고, 아승지겁은 헤아릴 수 없는 무수겁을 말하니, 성불하신 지가 한량없는 세월[久遠劫]이 지났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허망의 허물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란 중생의 이익을 위해 방편을 펴 교화했으므로 허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성불하고부터 지내 온 모든 겁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승지라.
항상 법을 설하여 수없는 억만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함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옴이 한량없는 겁이니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고로
방편으로 열반을 나타냄이나,
그러나 실은 멸도하지 않고
항상 이에 머물러 법을 설함이니라.
내가 항상 이에 머물러 있어,
모든 신통력으로 전도된 중생으로 하여금
비록 가깝게 있으나 보이지 않게 하노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8)
이시세존   욕중선차의     이설게언
爾時世尊   欲重宣此義     而說偈言
자아득불래          소경제겁수
自我得佛來          所經諸劫數
무량백천만          억재아승지
無量百千萬          億載阿僧祗
상설법교화          무수억중생
常說法敎化          無數億衆生
영입어불도          이래무량겁
令入於佛道          爾來無量劫
위도중생고          방편 현열반
爲度衆生故          方便 現涅槃
이실 불멸도         상주차설법
而實 不滅度         常住此說法
아상주어차          이제신통력
我常住於此          以諸神通力
영전도중생          수근이불견
令顚倒衆生          雖近而不見

 [강의] 교학상으로 게송은 앞의 법설과 비유설(醫子喩)을 게송했다(25항 반). 처음은 법설을 노래하고(20항 반), 이어 비유설을 노래한 것이다(5항).
  이 게송은 25항 반, 총 102구로 되어 있는데 법화경 게송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송이다. 그 내용은 “내가 성불한 때부터(自我得佛來)⋯’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무상도에 들어 속히 불신을 이룩하게 할까 하노라(以何令衆生 得入無上慧 速成就佛身)로 끝난다. 그 내용이 불신(佛身)이 영원하시고 국토가 영원함을 거듭 노래하였으며,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어떻게 속히 불도에 들어 불신(佛身)을 이루게 할 수 있을까하는 대자비의 서원을 말씀하시고 있어, 이를 일명 ‘자아게(自我偈’라고 하고, 혹은 여래가지문(如來加持文), 또는 지옥을 파하는 게송(破地獄文)이라고도 하여 널리 암송되는 게송이다.
 위 구절은 과거세 교화를 펴서 중생을 이익되게 함을 노래했다. 법신은 항상 상주하시지만, 근기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다.
“백천만억 아승지[百千萬億載]"란 숫자의 단위. 보통 백천만억이라 하는데, 여기에 재를 추가 한 것. 재(載)는 억 조(兆) 경(京) 자(枾) 해(垓) 양(壤) 구(溝) 간(*澗) 정(正) 재(載)에 해당한다.
“실은 멸도하지 않고”란 여래의 법신과 보신(報身)에 의해 본다면 사실 멸도한 때가 없고 항상 세간에 머물러 항상 법을 설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항상 이에 머물러”란 항상 세간에 머물러 계시는데 마음이 전도된 중생은 뵙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 중생이 나의 멸도함을 보고
널리 사리에 공양하며 다 연모의 마음을 품어
갈앙하는 마음을 냄이라.
중생이 이미 신복(信伏)하여
질직(質直)해서 뜻이 부드러워
일심으로 부처님을 친견하고자
스스로 신명을 아끼지 아니함이라.
이때 나와 여러 중승(衆僧)이
함께 영취산에 나와 내가 중생에게 말하되
항상 여기에 있어 멸하지 아니하건만,
방편력을 쓰는 고로
멸(滅)과 불멸(不滅)이 있음을 나타내노라.
다른 나라 중생이 공경하고
믿고 즐거워 하는자가 있으면,
나는 다시 그들 가운데서 위없는 법을 설하건만,
너희들은 이를 듣지 못하므로
다만 내가 멸도했다 생각하느니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18~720)
중 견아 멸도         광공양사리
衆 見我 滅度         廣供養舍利
함개회연모           이생갈앙심
咸皆懷戀慕           而生渴仰心
중생 기신복          질직의유연
衆生 旣信伏          質直意柔軟
일심 욕견불          부자석신명
一心 欲見佛          不自惜身命
시아 급중승          구출영축산
時我 及衆僧          俱出靈鷲山
아시 어중생          상재차불멸
我時 語衆生          常在此不滅
이방편력고           현유멸불멸
以方便力故           現有滅不滅
여국 유중생          공경신락자
餘國 有衆生          恭敬信樂者
아부어파중           위설무상법
我復於彼中           爲說無上法
여등불문차           단위아멸도
汝等不聞此           但謂我滅度

 [강의] 현재 교화로 인하여 대중들이 얻는 이익을 노래했다.
“연모(戀慕)의 마음을 품어”란 사모하는 마음을 냄이다.
“신복(信伏)하여” 마음으로부터 깊이 믿음을 말한다.
“중승”이란 승가(僧伽, saṃgha) 곧 화합(和合) 중(衆)의 뜻. 곧 화합하는 것을 승(僧)이라 한다는 뜻. 불교의 교단을 뜻한다.
“멸과 불멸이 있음”이란 방편지혜의 힘으로 중생을 위하여 멸도 하기도 하고 멸도 하지 않으시는 것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들 가운데서 위없는 법을 설하건만”이란 교화할 인연이 생기면 나타내 설하시니 정해진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경] 내가 모든 중생을 보니
고해(苦海)에 빠져 있음이라,
이런 고로 몸을 나타내지 않고 그들로 하여금
갈앙하는 마음이 나게 하여,
그 마음이 인(因)이 되어 연모(戀慕)케 하고
나와서 법을 설하느니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20)
아견제중생       몰재어고뇌
我見諸衆生       沒在於苦惱
고불위현신       영기생갈앙
故不爲現身       令其生渴仰
인기심연모       내출위설법
因其心戀慕       乃出爲說法

 [강의] 여기부터는 미래에 교화를 펴 중생이 이익 얻음을 노래했다(10항 반). 위 구절은 부처님이 근기에 응함을 밝혔다. 멸도와 불멸의 뜻을 설한 내용이다. 여래의 법신은 항상 상주하시지만 여래의 신통력으로 미혹에 쌓인 중생이 가깝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니, 이에 여래께서 입멸한다고 선언했을 뿐이다. 여래께서 방편으로 입멸과 불멸을 보일 뿐 멸도가 진실된 멸도는 아니라는 취지이다.
“그 마음이 인이 되어”란 마음속으로부터 갈망하여 사모의 정이 일어남에 따라 부처님께서 출현해 설법하신다는 것이다.

 [경] 신통력이 이와 같아서 아승지겁에
항상 영취산과 다른 모든 곳에 있노라.
중생이 겁이 다하여 큰 불에 타려 할 때에도
나의 이 땅은 안온하고
천인(天人)이 항상 가득 참이라.
원림과 모든 당각은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되고
보배나무에는 꽃과 열매가 많아
중생이 즐거이 놀 곳이니라.
모든 하늘이 하늘북을 치고
항상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며
만다라의 꽃을 내려
부처님과 대중에게 흩음이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20~722)
신통력 여시     어아증지겁
神通力 如是     於阿僧祗劫
상재영축산      급여제주처
常在靈鷲山      及餘諸住處
중생 견겁진     대화소소시
衆生 見劫盡     大火所燒時
아차토 안온     천인 상충만
我此土 安穩     天人 常充滿
원림제당각      종종보 장엄
園林諸堂閣      種種寶 莊嚴
보수 다화과     중생소유락
寶樹 多華果     衆生所遊樂
제천 격천고     상작중기악
諸天 擊天鼓     常作衆伎樂
우만다라화      산불급대중
雨曼陀羅華      散佛及大衆

[강의] 여래 법신의 상주불멸을 노래했다.
①“항상 영취산에 있음”이란 실보토(實報土, 실보무장애토: 중도 실상을 깨달은 보살의 정토)를 이른다.
②“다른 모든 곳에 있음”이란 다른 온갖 머무는 곳. 방편유여토(方便有餘土: 견혹 사혹을 끊어 생사를 초월한 사람의 땅)를 이른다. 위에서 설한 다른 곳(타방 세계)를 가리킨다.
③“천인이 항상 가득 참”이란 삼십심(三十心: 십주 십행 십회향)은 인(人) 십지는 천(天)이다.
④“모든 하늘이 하늘북을 치고”란 하늘북은 누가 치지 않아도 스스로 울리니, 법을 묻는 자가 없어도 스스로 설하시는 것을 가르킨다.
⑤“만다라꽃 내려” 현인과 성인의 위계에 대해 설하시는 것이다. 십주 십행 십회향의 보살은 현인이라 하고 십지보살을 성인이라 한다. 만다라화가 뿌려진 것은 이러한 위계에 대해 설하시는 것을 나타낸다. 꽃은 인이고 과는 불과이니 이 꽃의 인으로 불과(佛果)에 이르는 것을 비유했다. 
“겁이 다하여[劫盡]”란 한 세계가 이루어지고 파괴되는 기간을 성겁(成劫: 성립기) 주겁(住劫: 존속기) 괴겁(壞劫:파괴기) 공겁(空劫: 남음이 없는 기)으로 나누는데 세계가 파괴되는 기간을 가르킨다.
“큰 불에 타려할 때[大火所燒時]"란 겁이 멸할 때[壞劫]에 일어나는 큰 불. 이때 초선천까지 탄다고 한다.
“원림(園林)”이란 숲. 사원의 부지. 칠보(七寶)의 숲을 가리킨다.
“당각(堂閣)”이란 누각. 도품(道品)을 가리킨다.
“만다라꽃”이란 네 가지 하늘꽃(天華)중 하나. 적색과 비슷한데, 이 꽃은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고 한다. 온갖 선한 일을 보배 꽃비로 비유한 것.
   
 [경] 나의 정토(淨土)는 헐리지 않건마는,
중생은 불에 다 타니
근심과 두려움과 모든 괴로움이
이같이 가득 참을 봄이라.
이 모든 죄의 중생은 악업의 인연으로
아승지겁이 지나도록
삼보(寶)의 이름조차 듣지 못함이라.(금장본 여래수량품 제16 p722)
아정토 불훼      이중 견소진
我淨土 不毁      而衆 見燒盡
우포제고뇌       여시실충만
憂怖諸苦惱       如是悉充滿
시제죄중생       이악업인연
是諸罪衆生       以惡業因緣
과아승지겁       불문사보명
過阿僧祗劫       不聞三寶名

 [강의] 법신을 보지 못하는 인연을 밝혔다.
“헐리지 않음[不毁]"이란 파괴되지 않음을 말한다.
“악업의 인연으로(以惡業因緣)”란 악행의 인연으로 인해서의 뜻. 악행을 일삼은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