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희공덕품이란
수희공덕품의 수희(隨喜)란 법화경의 진리를 듣고 감동을 입은 이가 이를 다른 사람에게 설하여 상대가 그와 똑같은 감동이 따라 일어나 기뻐함을 말한다. '법화문구'에는 수(隨)란 상대적인 삼승법이나 절대적인 일불승의 진리, 혹은 응신불의 적문의 진리나 구원불의 본문의 진리에 그 기뻐하는 마음이 다르지도 차별도 없고 이를 듣는 이도 그 기뻐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여래수량품에서 부처님 수량이 무량함을 듣고 미륵보살이 앞의 「분별공덕품」에서 이 경을 잘 수지하고 독송 해설 서사하는 공덕이 재보시보다 훌륭하다고 설하는 것을 듣고 여전히 이 경 전체의 가르침을 듣고 이해할 때에는 이익이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 이 제 한 마음으로 경전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는 공덕은 8천년 동안 일곱 가지 보배로 사백만억 아승지 세계 육도중생에게 널리 보시하는 공덕보다 뛰어나다. 이 진리의 수승함을 드러냄으로써 이승으로 하여금 일승법을 지향하는 마음을 보다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 이 품이 성립되었다. 이 경을 듣고 여기에 따라서 기뻐만 하게 되면 이러한 사람은 얼마만한 복을 얻게 되느냐고 물은 것이다.
2. 이 품의 구성
첫째, 앞의 「분별공덕품」에서 이 품을 듣고 따라 기뻐한다면 이 경을 깊이 믿어 이해한 것이 된다는 것을 설하셨는데, 이에 미륵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공덕이 얼마나 되는지를 여쭈어 장차 이 경을 기쁜 마음으로 수지하여 수행하도록 하였다.
둘째, 부처님께서는 이 경을 법회에서 처음 듣고 따라 기뻐하고 가르침이 전해져 50명째 사람에게 전해져 따라 기뻐한 공덕은, 사백만억 아승지 세계 온갖 중생에게 갖가지 보배로 보시한 지 80년이 지나, 다시 법을 펴 교화하여 보이고[示] 가르치고[敎] 이롭게 하고[利] 기쁘게 하여[喜] 일시에 다 사과(四果)를 얻고 깊은 선정을 얻도록 한 무량한 보시공덕보다도 훨씬 수승하여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더욱이 '묘법연화경'한 게송을 듣고 기뻐하기를 50번째 전해진 사람의 공덕이 이와 같거늘, 맨 처음 법회에서 '묘법연화경'을 듣고 따라 기뻐한 공덕은 한량할 수 가 없이 막대하다.(전전상교展轉相敎)
셋째, 경을 찾아가 잠깐 동안이라도 듣고서 지닌 다면 천궁에 오를 수 있고, 법을 강의하는 곳에서 같이 듣도록 권하기만 해도 전륜성왕의 자리에 나아가며, 또는 같이 가서 듣도록 청하면 육근이 바르고 단정해지는 공덕이 있는데, 만약 수행자가 일심으로 법을 듣고 설하고 독송하고 대중에게 분별해 설하며 아울러 말씀대로 수행한 사람의 공덕은 한량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뒤에 가면 이러한 공덕으로 육근청정을 얻음을 알 수 있다.
3. 수희공덕품의 위상
수희품은 앞의 「분별공덕품」중에서 언급한 초 수희품의 공덕을 자세히 설한 품이다. 앞에서 부처님께서 영원하시다는 것을 듣고 보살들이 깨달아 얻은 공덕을 설했는데, 이 품부터 「법사공덕품」 「상불경보살품」 까지의 세 품은 널리 법을 듣고 지니는 바른 공덕을 나타내므로 유통공덕(流通功德)이라 한다. 그 공덕을 따르는 것이 점점 깊어져 잠깐 지니고[暫持], 전체적으로 가지며[圓持], 정밀하게 지니는[精持] 차례가 있어서, 널리 지니는 것은 잠깐 지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따라 기뻐한다[隨喜]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들어 수지하게 된 것을 지극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가르침의 얼마만큼이라도 지니어 실천하는 것을 스스로의 기쁨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아직 마음으로 듣고 읽고 행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들어 기뻐하는 경지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하고 근기따라 가르쳐서 잠깐이라도 기쁨을 얻게 하면, 이것이 거룩한 복을 얻는 것이므로 이를 ‘잠시 지니는 공덕[暫持功德]’이라 한다.
수희를 사교의 입장에서 보면, 외도(外道)중에서 오신통(五神通)을 얻은 자는 능히 산을 옮기고 바다를 마르게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견혹과 사혹의 생사번뇌를 조복하지 못하니 이는 소승의 사선근위 난법(煖法) 보다도 못한 것이다. 장교의 이승(二乘)을 보면, 무학(無學)의 지위에 오른 사람은 육도윤회를 함께 벗어나기는 했으나, 아직도 열반에 대한 집착과 속박을 받고 있어서 그의 인과(因果)가 모두 방편인 것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통교의 사람들은 인(因)을 닦음에 비록 교묘하나 발심에서 오백유순을 모르고 있어, 과보를 얻는 것은 사주지혹(四住地惑: 삼계의 견혹인 견일처주지혹見一處住地惑, 욕계의 사혹인 욕애주지혹欲愛住地惑, 색계의 사혹인 색애주지혹色愛住地惑, 무색계의 사혹인 유애주지혹有愛住地惑)을 제거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 별교(別敎)의 사람들은 비록 이승(二乘) 보다는 뛰어 났으나 인(因)을 닦는 것이 치우쳐 있어 그의 들어가는 법문 또한 치우침이 있어서 부처님이 칭찬하시는 바는 아니다. 따라서 이 모든 사람들은 모두 초수희(初隨喜)인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부처님은 지금 첫 글자인 아(阿)자의 법문을 들어 마지막 글자인 다(茶)의 법문을 설하시니 이 모두가 다른 모든 교(敎)보다 뛰어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수희공덕품이라 한다.
[경]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법화경을 듣고 따라 기뻐하는 자는 얼마만한 복을 얻나이까”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되,
“세존께서 멸도하신 후에
이 경을 듣고 만일 능히
따라 기뻐하는 자는 얼마만한
복을 얻게 되나이까”(금장본 수희공덕품 제18 p766)
이시 미륵보살마하살 백불언 세존 약유선남자 선여인 문시법화경
爾時 彌勒菩薩摩訶薩 白佛言 世尊 若有善男子 善女人 聞是法華經
수희자 득기소복 이설게언
隨喜者 得幾所福 而說偈言
세존멸도후 기유문시경
世尊滅度後 其有聞是經
약능수희자 위득기소복
若能隨喜者 爲得幾所福
[강의] 앞의 분별공덕품에서 초수희품을 총체적으로 설한 것에 이어, 먼저 미륵보살의 질문을 드리고, 여래께서 수희하는 사람과 법을 청하는 사람[聽法人]의 공덕을 설한다.
이 문단은 미륵보살의 질문이다. 세존의 말씀을 잘 수지한 미륵보살은 만일 어떤 사람이 미래에 이 경전을 듣고 따라 기뻐한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따라 기뻐 함(隨喜, anuodana)”이란 마음으로부터 기뻐서 공감하고 귀의한다는 의미.
“얼마만한 복을 얻게 되나이까[得幾所福]”란 앞 품에서 '법화경'을 독송 내지 베껴 쓰는 공덕이 탑을 조성하고 승려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수승하고, 여기에다 육바라밀 및 바른 수행을 했을 때 그 공덕을 더욱 수승하다고 했는데, 이제 인연 있는 중생이 만약 이 경을 듣고 법에 믿음을 내어 따라서 기뻐만 했을 경우 그 공덕을 물은 것이다.
[경] 그 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되,
“아일다야, 여래가 멸도한 후에 만일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그 밖의 지혜 있는 자 혹은 어른이나 혹은 어린이가 이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하며 법회에서 나와 다른 곳에 이르되, 혹은 승방이나 혹은 한적한 곳이나, 혹은 성읍이나 혹은 항간 촌락 동리에서, 그 들은 바와 같이 부모 종친과 친구와 지식인을 위하여 힘에 따라 연설하면 이 모든 사람들이 다 듣고 또한 따라 기뻐하며 전교하되, 이와 같이 전전(展轉)해서 제50에 이름이라.
(금장본 수희공덕품 제18 p766~768)
이시불고미륵보살마하살 아일다 여래멸후 약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급
爾時佛告彌勒菩薩摩訶薩 阿逸多 如來滅後 若比丘 比丘尼 優婆塞 優婆夷 及
여지자 약장 약유 문시경 수희이 종법회출 지어여처 약재승방 약공한지 약
餘智者 若長 若幼 聞是經 隨喜已 從法會出 至於餘處 若在僧坊 若空閑地 若
성읍 항맥 취락 전리 여기소문 위부모 종친 선우 지식 수력연설 시제인등
城邑 巷陌 聚落 田里 如其所聞 爲父母 宗親 善友 知識 隨力演說 是諸人等
문이 수희 부행전교 여인 문이 역수희전교 여시전전 지제오십
聞已 隨喜 復行轉敎 餘人 聞已 亦隨喜轉敎 如是展轉 至第五十
[강의] 이 문단부터는 미륵보살의 질문에 부처님께서 대답하시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사람에 대해 답하시고, 다음에는 밖에서 있다가 찾아가 법을 듣는 사람에 대해 설하신다. 처음에는 다시 다섯으로 나눈다. 첫째는 차례로 가르침이고, 둘째는 공덕의 기준을 보이며, 셋째는 질문하고, 넷째는 대답하며, 다섯째는 바로 공덕을 헤아린 것이다.
<부처님의 수희공덕에 대한 대답>
차례로 가르쳐 전함
마음속으로 따라 기뻐함 공덕의 기준
부처님께서 보시공덕에 대해 질문
미륵 보살이 대답
경을 찾아 따라 가 듣는 공덕 바로 공덕을 헤아림
첫째, 그 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는 부분으로부터 전교해서 제50에 이르는 내용은 차례로 가르쳐 전함을 나타낸다. 여러 번 가르쳐[轉敎] 마지막으로 전해 들은 사람은 법회에서 처음 들은 사람과 비교해 그 공덕의 수승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 들은 바와 같이 부모, 친척과 좋은 친구와 지식인을 위하여” 이하는 사부대중과 남녀노소 친척 친구를 들어 법을 전해 듣는 것은 이 법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법회참석 대중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성읍 촌락 등을 가리지 않음은 법회에서 뿐만 아니라 어떠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법을 전한다는 의미이다.
“그 밖의 지혜 있는 자[餘智者]”란 출가해서 계를 받지 않았지만 뛰어난 판단력을 가진 자를 말한다.
“힘에 따라 연설하면”이란 아직 경전의 뜻을 통달하지는 못했으나 진리의 말씀을 전해 듣고 이를 받들어 기뻐할 뿐임을 나타낸다.
“전교하되 이와 같이 전전해서 제50에 이름”이란 전법하여 오십 번째 전해지면 사실상 법회자리로부터 멀어지지만, 최초로 법회에서 청법한 공덕을 오십 번째로 전해 들은 사람과 비교하면 비록 멀어졌다 하더라도 최초의 수승한 공덕이 그대로 전해져 수승한 공덕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법회에서 이 경을 듣고 받들어 기뻐하여 오십 번째에 이르고, 이 사람도 이를 듣고 처음 발심한 것이므로, 그 공덕이 수승하니 이와 같이 초발심 공덕이 수승하고 지극함을 밝힌 것이다.
“항간[巷陌]”이란 (길)거리를 가리킨다.
“취락이나 동리[聚落田里]”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촌락이나 농촌을 말한다.
“종친(宗親)이란 친척들, 육촌 구족의 친족을 말한다.
“친구와 지식”이란 좋은 벗[善友], 선지식(善知識) 곧 스승을 뜻한다.
“힘에 따라 연설함[隨力演說]”이란 능력에 따라 설해줌. 자신의 능력에 따라 최선을 다해 연설하는 것.
“전교(轉敎)”란 전하여 가르침. 설법을 들은 이가 다시 능력껏 차례로 다른 이에게 가르쳐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