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이를 통교의 공위(共位)라 하고, 따로 보살을 위해 이 이름의 위계를 세운 것이다.
是爲通敎共位, 別爲菩薩立此名位也.
[석첨] 다음으로 *명별의통(名別義通)을 가린 것과 보살을 위해 인법(忍法)의 이름 따위를 세운 것은, 자세히는 “마하지관” 제六의 기술과 같다.
지금의 글에는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해석하고, 다음에서는 *요간(料簡)했다. 그리고 이 처음의 글에 다시 넷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내의(來意)를 말하고, 둘째에서는 *별교의 위계를 나열하고, 셋째에서는 *위계에 배당하고, 넷째로 ‘是則’ 아래에서는 맺었다.
次簡名別義通, 及爲菩薩立忍名等, 具如止觀第六記. 今文爲二. 初釋. 次料簡. 初文爲四. 初來意. 次列別位. 三對位. 四是則下, 結.
13225명별의통. 12421의 주.
13226요간. 2104의 주.
13227내의. 2728의 주.
13228별교의 위계. 원문은 ‘別位’.
13229위계에 배당함. 원문은 ‘對位’. 인법의 여러 가지를 위계에 배당해 고찰하는 일.
[석첨] 둘째로 별교(別敎)의 이름을 써서 이름붙인다 함은, 곧 별교의 이름을 취해 이를 *기준해서 통교의 보살의 위계를 바라본 것이다. 그리고 별교의 이름이란 곧 *십신(十信)․*삼십심(三十心)․*십지(十地)의 이름이다.
二用別名名者. 卽是取別敎之名, 準望通敎菩薩位也. 別名者. 卽是十信三十心十地之名也.
13230기준하여 ……를 바라봄. 원문은 ‘準望’. 어떤 입장에 서서 말하는 것.
13231십신. 보살의 수행을 오십이위(五十二位)로 나눈 것 중의 처음의 열 단계. 불법을 믿는 일. 열 단계의 이름은 생략한다.
13232삼십심.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廻向)의 三0 가지 단계. ‘십주’는 3145의 주. ‘십행’은 3148의 주. ‘십회향’은 3149의 주.
13233십지. 1487의 ‘初地乃至十地’의 주.
[석첨] 처음의 둘은 글 그대로다.
初二如文.
[석첨] *철륜(鐵輪)의 위계는 삼승공통(三乘共通)의 뜻에서는 간혜지(幹慧地)․*복인(伏忍)이다.
*삼십심(三十心)은 곧 성지(性地)․*유순인(柔順忍)에 해당한다.
팔인지(八人地)와 견지(見地)는 곧 *처음의 위계인 환희지(歡喜地)여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음이다. 그러므로 *대품(大品)에서는 이르되,
*‘수다원(須陀洹)은 *지(智)거나 단(斷)이거나 다 무생법인을 얻는다.’
라 하였다.
박지(薄地)의 *향(向)․과(果)에서, 향은 *이구지(離垢地)요 과(果)는 *명지(明地)다. 그러므로 대품에서는 이르되,
‘사다함(斯陀含)의 지단(智斷)은 보살의 무생법인이다.’
라 하였다.
이욕지(離欲地)의 향․과에 있어서, 향은 곧 *염지(燄地)요 과는 곧 *난승지(難勝地)다. 그러므로 대품에서는 이르되,
‘아나함(阿那含)의 지단은 보살의 무생법인이다.’
라 하였다.
이변지(已辨地)의 향․과에 있어서, 향은 *현전지(現前地)요 과(果)는 *원행지(遠行地)다. 그러므로 대품에서는 이르되,
‘아라한의 지단은 보살의 무생법인이다’라 하였다.
벽지불지는 곧 제八의 *부동지(不動地)여서 *습기를 제거한다. 그러므로 대품에서는 이르되,
‘벽지불지의 지단은 보살의 무생법인이다.’
라 하였다.
보살지는 곧 *선혜지(善慧地)다.
鐵輪位, 於通義卽是幹慧地伏忍也. 三十心, 卽望性地柔順忍也. 八人地見地, 卽是初歡喜地, 得無生法忍也. 故大品云. 須陀洹若智若斷, 皆是菩薩無生忍也. 薄地向果. 向卽是離垢地, 果卽是明地也. 故大品云. 斯陀含智斷, 是菩薩無生法忍也. 離欲地向果. 向卽燄地, 果卽難勝地. 故大品云. 阿那含智斷, 是菩薩無生法忍. 已辨地向果. 向是現前地, 果是遠行地. 大品云. 阿羅漢智斷, 是菩薩無生法忍. 辟支佛地, 卽是第八不動地, 侵習氣也. 大品云. 辟支佛智斷, 是菩薩無生法忍. 菩薩地, 卽是善慧地.
13234철륜의 위계. 원문은 ‘鐵輪位’. 그 윤보(輪寶)를 따라 전륜왕을 금륜왕(金輪王)․은륜왕(銀輪王)․동륜왕(銅輪王)․철륜왕(鐵輪王)의 넷으로 나눔이 통례이나, 천태대사는 “영락본업경”에 의거해 다시 유리윤왕(瑠璃輪王)․마니윤왕(摩尼輪王)을 추가해 여섯으로 한 다음, 이를 보살의 위계의 비유로 썼다. 곧 천륜왕은 십신(十信), 동륜왕은 십주(十住)․은륜왕은 십행(十行), 금륜왕은 십회향(十廻向)․유리윤왕은 십지(十地), 마니윤왕은 등각(等覺)에 해당한다는 것.
13235복인. 12490의 주.
13236삼십심. 십주․십행․십회향.
13237유순인. 12491의 주.
13238처음의 위계인 환희지. 원문은 ‘初歡喜地’. 십지(十地)의 초지(初地)인 환희지. 대승의 진리를 처음으로 체득한 경지. 이때에는 범부로서의 인격이 전환하여 ‘부처님의 집에 태어난다’고 비유되듯 진리 속에서 새삶이 시작되는 터이므로, 그 기쁨이 더할 수 없다 하여 환희지라 한다.
13239무생법인. 1205의 ‘無生忍’의 주.
13240대품. 대반야경의 변학품(徧學品). 대지도론으로는 八六에 해당한다.
13241수다원. 1974의 ‘四果’의 주 참조.
13242지거나 단이거나. 원문은 ‘若智若斷’. 4784의 ‘智斷’의 주.
13243향․과. 원문은 ‘向果’. 소승에서는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에 각각 향과 과를 세워, 수다원향․수다원과 내지는 아라한향․아라한과라 하니, 어떤 경지를 향해 수행하고 있는 단계가 향이요, 그리하여 도달된 경지가 과다.
13244이구지. 환희지가 미증유의 진리를 발견한 경지라 해도 기쁨은 흥분된 상태다. 그러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계(持戒) 따위 기초훈련을 쌓음이 이구지다. 지계는 불교에 입문할 때 닦았던 일이지만, 진리를 얻고 난 뒤에는 새삼스레 그 중요성에 눈뜨기 때문이다. 13245명지. 십지에 셋째인 발광지(發光地)의 이역(二譯). 지혜의 빛이 나타나는 경지. 선정․지혜 따위를 닦는 것에 의해 해탈의 지혜가 생겨난 것이다.
13246염지. 염혜지(燄慧地)니, 십지의 넷째. 발광지에서 얻은 지혜로 정진해 사혹을 끊어 지혜를 더욱 왕성하게 키우는 단계. 깨달음을 완성함에 도움이 되는 지혜의 불꽃이 일어난다 하여 염혜지라 일컫는다.
13247난승지. 십지의 다섯째. 더욱 인격을 연마한 보살이 중생들의 교화에 착수하는 단계. 일단 여기에 이르면 좌절되는 일이 없다는 뜻에서 난승지라 한다.
13248현전지. 십지의 여섯째. 이타행에 착수했던 보살 앞에 공의 도리가 나타나는 경지. 모든 것이 마음임을 알아 삼삼매(三三昧)를 닦는 단계.
13249원행지. 십지의 일곱째.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으로 자리․이타를 아울러 실천하는 단계. 미혹을 넘어 먼 여기까지 왔음을 뜻한다.
13250부동지. 십지의 여덟째. 의식적인 노력 없이 저절로 수행이 이루어지는 경지.
13251습기를 제거함. 원문은 ‘侵習氣’. 12377의 ‘侵習’과 같다.
13252선혜지. 십지 중의 아홉째. 四무애변을 얻어 일체중생에게 법을 설하는 위계.
[석첨] 셋째로 위계에 배당하는 중에서, 앞의 구지(九地)는 글과 같다.
三對位中, 前九地如文.
[석첨] 불지(佛地) 중에 이르러서는 먼저 앞의 글을 가리켜 보였다.
至佛地中, 先指前文.
[석첨] 십지(十地)는 마땅히 알지니 불지(佛地)와 같다. 그리고 불지는 앞에서 설한 바와 같다.
十地當知如佛地. 佛地如前說.
[석첨] 통교의 십지(十地)는, 별교에서는 다만 보살지라고 이르는 경지일 뿐이다.
通敎十地, 於別但名菩薩地也.
[석첨] 다음으로 ‘此佛’ 아래서는 삼장교의 부처님과 같고 다름을 가렸다.
次此佛下, 與三藏辨同異.
[석첨] *이 부처님과 삼장교의 부처님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같다 함은 똑같이 八십 년을 사신 끝에 똑같이 *진정한 회단(灰斷)에 드신 일이다. 다르다 함은 삼장교의 부처님은 *인위(因位)에서는 억제하고 과위(果位)에서는 끊으시나, 통교의 부처님은 *인위․과위에서 함께 끊으신다. 또 삼장교의 부처님은 *하루 삼시(三時)에 중생을 비추시나, 통교의 부처님은 *속제(俗諦) 그대로가 진제(眞諦)이시므로 *비추심에 드실 필요가 없으시다.
此佛與三藏佛, 亦同亦異. 同八十年, 同入眞灰斷也. 異者. 三藏因伏果斷, 通佛因果俱斷. 三藏一日三時照機, 通佛卽俗而眞, 照不須入也.
13253이 부처님. 원문은 ‘此佛’. 통교의 부처님.
13254진정한 회단. 원문은 ‘眞灰斷’. 진정한 회신멸지. 진정한 무여녈반. ‘회단’은 4621의 주. 13255인위에서는 억제하고 과위에서는 끊으심. 원문은 ‘因伏果斷’. 삼장교의 부처님의 경우, 수행 시절에는 번뇌를 억눌러 작용만 못하게 하시다가 성불하는 마지막 순간에 끊으신다는 것. 인(因)은 수행 기간을 이르니 인위요, 과(果)는 수행인 인(因)이 충족되어 깨달음이 나타나는 것을 이르니 과위다.
13256인위․과위에서 함께 끊으심. 원문은 ‘因果俱斷’. 통교의 부처님은 인위․과위에서 함께 번뇌를 끊으신다는 것.
13257하루 삼시에 중생을 비추심. 원문은 ‘一日三時照機’. 대지론 五五에서는 ‘一日一夜六時, 以佛眼觀衆生’이라 했는데, 밤을 제외한 까닭에 ‘三時’라 한듯하다. 조기(照機)는 중생을 살펴보시는 일.
13258속제 그대로가 진제임. 원문은 ‘卽俗而眞’. 세속적 현실들이 그대로 진실임이 되는 것. 13259비추심에 드실 필요가 없음. 원문은 ‘照不須入’. 비추시는 (관찰하는) 작용을 하실 필요가 없으시다는 뜻.
[석첨] ‘삼장교의 부처님은 하루 삼시에 중생을 비추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제부(諸部)의 아함경과 대지도론에 다 이런 말씀이 있다. 부처님이 하루 삼시에 선정에 드사 제도할 중생을 구하셨음을 이르니, *교문(敎門)의 처지에서 말할 때는 항상 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마야경(摩耶經)에 나타난 것과 같으니, 아난이 가까이 바로 뒤에 있는데도 물으시기를,
‘아난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하셨다 하고, *또 다른 데서는 물으시기를,
‘*기원정사에는 어찌해 까마귀가 이리나 많으냐.’
고 하셨다 함이 그것이다. 이렇게 아주 가까운 것도 스스로 알지 못하셨다면 어찌 능히 *임운상조(任運常照)하실 수 있었겠는가.
言三藏佛一日三時照機者. 諸部阿含及大論, 皆有此說. 言佛一日三時入定, 求可度機. 以幻敎門, 不能常見故也. 亦如摩耶經. 阿難近在於後, 而便問言, 阿難今者, 爲在何許. 又問祇洹何故多烏. 小近尙自不知, 豈能任運常照.
13260제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간적인 순서로 정리한 것을 부(部)라고 한다.
13261교문의 처지에서 말할 때는 항상 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임. 원문은 ‘以幻敎門, 不能常見故也’. 삼장교의 교리에 입각할 경우에는, 차별적 현상[事]과 절대적 진리는 다르고 실지(實智)와 권지(權智)도 대립한다. 그러므로 그런 교리의 취지에 서서 생각한다면, 권지를 쓰실 때는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실 수 있어도 실지를 쓰실 때는 관찰이 불가능함이 된다. ‘교문’은 화법사교(化法四敎)를 이르니, 여기서는 삼장교를 가리킨다.
13262또 다른 데서는 물으시기를. 원문은 ‘又問’. 이는 사분률(四分律) 一二의 인용이다. 13263기원정사. 원문은 ‘祇洹’. 3757의 주.
13264임운상조. 의식하심 없이 저절로 항상 중생을 비추어 살펴보시는 것.
[석첨] 이는 별교의 이름을 써서 위계를 가린 것이나 *이름은 다르면서도 뜻은 같으니, 여전히 통교의 위계에 속한다.
是則用別名辨位, 名異義同, 猶屬通敎位也.
13265이름은 다르면서도 뜻은 같음. 원문은 ‘名異義同’. 이름은 통교의 위계와 다르지만, 뜻에 있어서는 통교의 단증(斷證)과 동일하다는 것.
[석첨] 다음으로 요간(料簡)하는 중에서는, 먼저 질문했다.
次料簡中, 初聞.
[석첨] 질문. ‘*초지(初地)에서 칠지(七地)에 이르기까지를 과(果)에 배당한 해석은 어느 경(經)․논(論)에서 나왔는가.’
問. 初地至七地對果, 出何經論.
13266초지에서 칠지에 이르기까지를 과에 배당함. 원문은 ‘初地至七地對果’. 십지(十地)의 제七지까지의 위계를 소승의 사향사과(四向四果)에 해당한다고 해석한 일.
[석첨] 특별한 설명 없이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可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