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그 때 석가모니불께서 대인상(大人相)의 육계광명(肉髻光明)을 놓으시며 또 미간 백호상의 광명을 놓으사 동방 백팔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추심이라. 이 수를 지나서 세계가 있으되 이름이 정광장엄이라.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시되 이름이 정화숙왕지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라. 한량없고 가이없는 보살 대중이 공경하고 위요하며 이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심이니, 석가모니불의 백호 광명이 그 나라를 두루 비추심이라.
(금장본 묘음보살품 제24 p906)
이시석가모니불 방대인상 육계광명 급방미간백호상광 변조동방백팔만억나유
爾時釋迦牟尼佛 放大人相 肉髻光明 及放眉間白毫相光 遍照東方百八萬億那由
타항하사등제불세계 과시수이 유세계 명 정광장엄 기국 유불 호 정화숙왕지
他恒河沙等諸佛世界 過是數已 有世界 名 淨光莊嚴 其國 有佛 號 淨華宿王智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 위무
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間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世尊 爲無
량무변보살대중 공경위요 이위설법 석가모니불 백호광명 변조기국
量無邊菩薩大衆 恭敬圍繞 而爲說法 釋迦牟尼佛 白毫光明 遍照其國

 [강의] 석가모니불께서 광명을 놓으시어 묘음보살을 부르신 일이다. 경전수지의 오묘한 행이 원융해져 그 과보로 깨달음을 얻게 되자 광명으로 묘음보살을 불러 인과(因果)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육계광명을 놓으시며 또 미간 백호상의 광명을 놓으사”란 육계에서 광명을 놓으신 것은 대인상(大人相)이라 하니 그 공덕이 가장 수승하다. 위없는 진리의 과보로부터 지혜광명을 유출함이다. 미간백호에서 광명이 나옴은 중도(中道)의 오묘한 지혜로부터 광명이 흘러나옴이다. 그러므로 참된 인이 과보에 계합하고 시각이 본각에 합치하는 것을 상징하니 이제 행이 원융해져 두 광명을 나란히 나투어 인과일여(因果一如)를 나타내게 되었다. 백호는 절대의 중도인 일도청정(一道淸淨)에서 일어난다. 
“대인상”이란 부처님의 삼십이상호(三十二相毫)를 가리킨다. 부처님이나 전륜성왕에만 나타나는 신체적 특징이다. 
“육계(肉髻)”란 부처님의 두상에 상투모양으로 솟아 오른 것. 삼십이상호중의 하나.
“백호상”이란 부처님 미간에 있는 흰 털덩어리. 삼십이상호중의 하나.
“동방 백팔만억…세계를 두루 비추심이라” 부처님이 이와 같이 묘음보살처럼 동방제자를 부르고 다음 품(관세음보문품)에서와 같이 서방제자를 설한 것에는 다 뜻이 있다. 무릇 동쪽은 처음 빛이 생겨난 곳이요 서쪽은 그것이 끝나는 곳으로 처음이 있고 끝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성인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경을 이루지 못한 자를 구경에 이르게 하시는 시점에서 빛의 처음과 끝이 있게 된 것이다. 서인은 표현을 간략히 하여 하나를 들어 모두를 나타냈을 뿐이다.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춤”이란 빛을 놓아 본래의 제자를 부르시는 것은 중도의 경을 펴서 큰 근기의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정광장엄(vairocanaraśmipratimaṇditā)”이란 태양이 비추는 광명으로 장엄되었다는 뜻.
“정화숙왕지여래(淨華宿王智如來)”란 연꽃처럼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성수의 왕인 월천자와 같이 밝은 지혜를 성취한 분이라는 뜻이다.

 [경] 그 때 일체 정광장엄국 가운데에 한 보살이 있으되 이름이 묘음(妙音)이라. 오래 모든 덕본을 심어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 친근하여 심히 깊은 모든 지혜를 성취하고 묘당상삼매, 법화삼매, 정덕삼매, 숙왕희삼매, 무연삼매, 지인삼매, 해일체중생어언삼매, 집일체공덕삼매, 청정삼매, 신통유희삼매, 혜거삼매, 장엄왕삼매, 정광명삼매, 정장삼매, 불공삼매, 일선삼매를 얻음이라. 이와 같은 등의 백천만억 항하사 등의 모든 큰삼매를 얻었음이라.(금장본 묘음보살품 제24 p906~908)
이시일체정광장엄국중 유일보살 명왈묘음 구이식중덕본 공양친근무량백천만
爾時一切淨光莊嚴國中 有一菩薩 名曰妙音 久已植衆德本 供養親近無量百千萬
억제불 이실성취심심지혜 득묘당상삼매 법화삼매 정덕삼매 숙왕희삼매 무연
億諸佛 而悉成就甚深智慧 得妙幢相三昧 法華三昧 淨德三昧 宿王戲三昧 無緣
삼매 지인삼매 해일체중생어언삼매 집일체공덕삼매 청정삼매 신통유희삼매
三昧 智印三昧 解一切衆生語言三昧 集一切功德三昧 淸淨三昧 神通遊戲三昧
혜거삼매 장엄왕삼매 정광명삼매 정장삼매 불공삼매 일선삼매 득여시등백천
慧炬三昧 莊嚴王三昧 淨光明三昧 淨藏三昧 不共三昧 日旋三昧 得如是等百千
만억항하사등제대삼매
萬億恒河沙等諸大三昧

 [강의] 묘음보살이 사바세계로 옴이다. 여기에는 첫째는 떠나오게 된 인연과 둘째는 바로 떠나옴을 서술한다. 먼저 떠나온 인연에는 첫째 묘음보살의 국토의 복과 지혜를 서술하고, 둘째 광명에 비추어진 모습을 서술하며, 셋째 떠나기 위해 그 국토에서 하직함이고, 넷째 그 국토 부처님의 경계의 말씀이며, 다섯째는 분부를 받잡는 일이고, 여섯째는 나타내어 오시는 모습이다.
이 단락은 첫째, 묘음보살이 이 사바세계로 떠나오게 된 인연이다. 그 첫째로 묘음보살 국토의 복과 지혜의 장엄을 나타낸다. 묘음보살의 복덕과 지혜를 나타낸다. 묘음보살이 깊은 지혜와 16삼매를 얻은 것은 과거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근했기 때문이다. 깊은 지혜는 지혜장엄이고, 십육삼매는 복덕장엄이다. 묘음보살은 옛날에는 일체중생어언다라니(모든 중생의 언어를 이해하는 다라니)를 얻고 지금은 십육삼매를 얻어서, 보현색신삼매(普現色身三昧: 두루 몸을 나툴 수 있는 삼매)와 묘한 음성[妙音聲]으로 두루 시방세계에 법화경을 설해 이 가르침을 널리 펴므로 이 품의 주인공이며 품 이름을 「묘음보살품」이라 했다. 이 품에서 묘음보살은 부사의한 힘으로 중생의 종류에 따라 자재하게 몸을 나타내 경을 펼 수 있으니, 타방에서 이 사바세계에 와 법을 편다. 묘음보살의 16삼매는 이러한 능력을 나타내는 삼매로서 제도할 중생에 맞게 모습을 드러내고 묘음성으로 설법하여 제도하니 이는 다름 아닌 법화경 수지의 공덕으로 생긴 지혜와 신통력에 의한 것이다. 묘음보살 삼매의 힘은 이와 같이 수승하므로 세존과 다보불 그리고 상수보살 문수보살을 뵈러 사바세계에 온다고 하는 것이다.
“묘음(Gadgadasvara gadgada)”이란 우뢰가 치는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 숙세에 음악으로 운뢰음을 공양하였기 때문에 이같이 부른다는 것이다.
“덕본”이란 깨달음을 가져올 착한 덕. 선근.

 ※묘음보살품의 16삼매
① 묘당상삼매(dhvajāgra-keyūra-samādhi 妙幢相三昧): 가장 훌륭한 삼매. 가장 깊고 오묘한 선정을 얻은 삼매(이하 일선삼매까지를 묘음품의 16삼매라고 한다).
② 법화삼매(ṣaddharma-puṇḍarīka-samādhi 法華三昧): 제법실상에 통하는 삼매. 15三昧를 포괄하는 三昧라고 할 수 있다.
③ 정덕삼매(vimala-datta-samādhi 淨德三昧): 청정한 덕을 갖추어 물들지 않는 삼매.  ④ 숙왕희삼매(nakṣatra-rāja-vikrīḍita-samādhi 宿王戱三昧): 지혜가 자재하여 집착함이 없이 노니는 삼매.
⑤ 무연삼매(anilambha-samādhi 無緣三昧): 인연이 없는 사람까지도 구원하는 三昧.
⑥ 지인삼매(jnāna-mudrā-samādhi 智印三昧): 깊이 지혜를 갖추어 주위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三昧.
⑦) 해일체중생어언삼매(candra-pradīpa-samādhi): 모든 중생들의 말을 잘 이해하고 가르침을 설하는 삼매.
 sarva-ruta-kauśalya-samādhi 解一切衆生語言三昧): 여러 중생의 語言을 이해하는 삼매. 행일체중생어언다라니(解一切衆生語言陀羅尼)와 같은 것.
⑧ 집일체공덕삼매(sarvapuṇya-samuccya-samādhi 集一切功德三昧): 모든 福德 또는 공덕을 갖춘 삼매.
⑨ 청정삼매(prasādavati-samādhi 淸淨三昧): 번뇌를 버리고 청정하게 해주는 삼매. 
⑩ 신통유희삼매(ṛiddhi-vikriḍita-samādhi 神通遊戱三昧): 신통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해서 유희하는 삼매.
⑪ 혜거삼매(jñānolkā-samādhi 慧炬三昧): 자신의 지혜의 빛에 의하여 주변 사람들을 밝게 비쳐주는 삼매
⑫ 장엄왕삼매(vyūha-rāja-samādhi 莊嚴王三昧): 훌륭한 덕을 몸에 갖추어 저절로 사람들을 교화하는 삼매.
⑬ 정광명삼매(vimala-prabhāsa-samādhi 淨光明三昧): 자신의 몸으로 청정한 광명을 내어 세상을 정화해 가는 삼매.
⑭ 정장삼매(vimala-garbha-samādhi 淨藏三昧): 물들지 않은 청정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삼매.
⑮ 불공삼매(不共三昧): 불승의 경계에 이르려고 집중하는 삼매. 
⑯ 일선삼매(sūryāvarta-samādhi 日旋三昧): 태양이 돌면서 비춘다는 뜻의 삼매.

 [경] 석가모니불의 광명이 그 몸을 비추시니 곧 정화숙왕지불께서 말씀하시되,
세존이시여, 내가 마땅히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불께 예배 친근 공양하고 문수사리법왕자보살과 약왕보살 용시보살 수왕화보살 상행의보살 장엄왕보살 약상보살을 친견할까하나이다.(금장본 묘음보살품 제24 p908~910)
석가모니불 광조기신 즉백정화숙왕지불언 세존 아 당왕예사바세계 예배 친
釋迦牟尼佛 光照其身 卽白淨華宿王智佛言 世尊 我 當往詣娑婆世界 禮拜 親
근 공양 석가모니불 급견문수사리법왕자보살 약왕보살 용시보살 수왕화보살
近 供養 釋迦牟尼佛 及見文殊師利法王子菩薩 藥王菩薩 勇施菩薩 宿王華菩薩
상행의보살 장엄왕보살 약상보살
上行意菩薩 莊嚴王菩薩 藥上菩薩

 [강의] 묘음보살이 떠나온 인연 중에 둘째, 광명에 비추어진 모습을 서술하며, 셋째 떠나기 위해 그 국토에서 하직함이다.
“정화숙왕지불”은 「묘음품」이 펼쳐지는 정광장엄 불국토의 교주이다.
“문수사리법왕자보살”은 문수사리라는 부처님의 아들. 문수보살은 법왕의 아들 중 가장 상수이므로 높여 부르는 호칭.
“약왕보살(藥王菩薩)”은 약의 왕이라는 뜻. 「서품」에 거명되었고 「약왕보살본사품」에 그 본사(本事)의 일이 설해져 있다.
“용시보살(勇施菩薩, Pradānaśūra)”은 용맹스럽게 보시행을 잘하여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보살. 「서품」에 거명되고 「다라니품」에 등장한다.
“수왕화보살(宿王華菩薩)”은 별자리의 왕으로 신통력이 있는 자라는 뜻의 보살.
“상행의보살(上行意菩薩)”은 「종지용출품」에서 땅으로부터 솟아나온 상행보살이 아닌가 여겨진다. 큰 도심에 마음을 내어 무상행(無上行)을 닦는 보살.
“장엄왕보살(莊嚴王菩薩 Vyūharajā)”은 부처님의 공덕과 여러 왕의 삼매로 스스로 장엄한 보살. 「묘장엄왕본사품」에서 등장한다.
“약상보살(藥上菩薩)”은 가장 묘한 약으로 일체의 사람들에게 베풀어 여래께서도 약상보살이라고 인정해 주셨다. 「묘장엄왕본사품」에도 등장.

 [경] 그 때 정화숙왕지불이 묘음보살에게 이르시되,
너는 저 나라를 가벼이 하여 하열하다고 생각지 말라. 선남자야, 저 사바세계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어 평탄치 못하며, 흙과 돌로 된 모든 산에 더러움과 나쁜 것이 가득차고, 부처님 몸은 작으며 모든 보살들도 그 모양이 또한 작으니라.
너의 몸은 사만 이천 유순이고 나의 몸은 육백팔십만 유순이라, 너의 몸이 제일 단정하여 백천만복이 있고 광명은 극히 묘함이라. 이런 고로 너는 가서 저 나라를 가벼이 하여 부처님과 보살과 국토를 하열하다고 생각지 말라.(금장본 묘음보살품 제24 p910)
이시정화숙왕지불 고묘음보살 여막경피국 생하열상 선남자 피사바세계 고하
爾時淨華宿王智佛 告妙音菩薩 汝莫輕彼國 生下劣想 善男子 彼娑婆世界 高下
불평 토석제산 예악 충만 불신 비소 제보살중 기형 역소 이여신 사만이천유
不平 土石諸山 穢惡 充滿 佛身 卑小 諸菩薩衆 其形 亦小 而汝身 四萬二千由
순 아신 육백팔십만유순 여신 제일단정 백천만복 광명 수묘 시고 여왕 막경
旬 我身 六百八十萬由旬 汝身 第一端正 百千萬福 光明 殊妙 是故 汝往 莫輕
피국 약불보살 급국토 생하열상
彼國 若佛菩薩 及國土 生下劣想

 [강의] 넷째, 묘음보살이 떠나오는 국토의 부처님 경계의 말씀이다. 묘음보살이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부처님을 친견하고자 하는 청원으로 평등의 오묘한 행을 제시했다. ‘하열하다는 생각을 내지 마라’는 것은 오묘한 보살이라면 반드시 주관과 객관에 있어서 청정과 오염을 벗어나 그 흔적을 없애버려야 비로소 평등법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계의 말씀에는 세 가지 취지가 있다. 사바세계의 영축산 부처님은 비록 작지만 불신은 절대적 진리를 얻으신 터라 정예(淨穢)와 대소의 차별이 없으시니 뵙고 존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뜻이 있으니 여래좌(如來座)의 취지이다. 곧 차별 없는 공의 도리를 가리킨다. 또한 영축산 법화회상의 석가여래와 그 제자들은 지덕과 단덕을 고루 갖추어 부처님은 방편의 가르침을 베푸시고 제자들은 중생제도를 위하여 그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뿐이어서 경계하신 것이니 여래의(如來衣)의 취지이다. 곧 인욕의 도리를 가리킨다. 무릇 의보(依報)의 국토세간은 그 정보(正報)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지만, 여래가 대천세계에 현현하실 때에는 자비로 임하시어 높고 낮은 세계 크고 작은 부처의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다. 사바세계 영축산 부처님의 경우도 그러하므로 의보만 보고 정보를 얕보아서는 안된다고 경계하신 것이니 여래실(如來室)의 취지이다. 이는 곧 대자비의 도리를 가리킨다. 따라서 정화숙왕지불이나 석가불이나 모든 부처님의 도는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열하다는 생각[下劣想]” 열등하다는 생각. 사바세계는 결코 열등하지 만은 않다는 것. 묘음보살과 같은 법신대사에게는 사실 경계하지 않아도 성취되어 말씀이 필요치 않으나, 그 권속 중에는 그런 경계에 이르지 못한 자가 있을 것이므로 이들에게 경계하신 것이라고 한다.
“제일 단정”이란 단정한 것은 계(戒)와 정(定)을 닦은 복덕이라 한다.
“광명은 극히 묘함”이란 지혜(慧)를 닦은 복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