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아직 생겨나지 않은 전도(顚倒)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전도가 생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전도에 빠진 자가 있겠는가.
*모든 전도가 아직 생기지 않았다면 이러한 뜻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는가. 전도가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전도된 자가 존재하겠는가.
20. 사물은 그 자체에서 발생하지 않고 결코 다른 것으로부터 발생하지도 않으며 자신과 他者에서도 아닌데 전도에 빠진 자가 어떻게 있겠는가.
*만일 영원함과 자아와 안락과 청정함 이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 영원함과 자아와 안락과 청정은 전도가 아니다.[若常我樂淨 而是實有者 是常我樂淨 則非是顚倒]
21. 만일 아트만(自我)과 청정과 항상함과 안락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自我와 淨과 常과 樂은 전도가 아니다.
*만일 常과 我와 樂과 淨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無常과 苦와 不淨, 이것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22. 만일 아트만과 청정 항상됨과 안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無我와 不淨과 無常과 苦도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顚倒가 멸하면 無明도 역시 소멸한다.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諸行 따위도 역시 소멸한다.
23. 이처럼 顚倒가 소멸되기 때문에 無明이 소멸된다. 무지(무명)가 소멸할 때에 형성력(行) 등이 소멸된다.
*만일 번뇌의 자성은 실재하고 그것(=번뇌)이 속한 자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그 번뇌를) 끊을 수 있겠으며 또 누가 능히 그 (번뇌의) 자성을 끊을 수 있겠는가.
24. yadi bh t svabh vena kle ke ciddhi kasya cit/
katha n ma prah yeran ka svabh va prah syati//
만일 자성으로서 존재하는 그 어떤 번뇌가 그 누군가에게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 번뇌를) 제거하겠는가? 누가 자성을 제거하겠는가?
25. 만일 실제로 자체로서 실재하지 않는 그 어떤 번뇌가 그 누군가에게 속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 번뇌를 끊어서 제거하겠는가. 누가 실재하지도 않는 자체의 존재를 제거하겠는가.
*만일 번뇌가 허망한 것이라 자체의 성품도 없고 소속된 자도 없다면 어떻게 끊을 수 있겠으며, 또 누가 능히 자체 성품도 없는 것을 끊을 수 있겠는가.
제24장 네 가지 성스런 진리에 대한 고찰[觀四諦品](40偈)
(반대자의 비난)
1. 만약 일체가 空하다면 생기는 것도 소멸함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함도 멸함도 없기 때문에 성스런 네 가지 진리도 없다는 것이 그대에게 부수적으로 일어난다.
*만일 일체가 모두 空하다면 生도 없고 滅도 없다. 그렇다면 四聖諦의 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류에 빠지고 만다.
2. 사성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하게 숙지하는 것[知]과 (번뇌를) 끊음[斷]과 도를 수습하는 것[修; 실천하는 수행]과 니르바나를 직접 체득하는 것[證; 깨달음의 증득]도 성립하지 않는다.
*四聖諦가 존재하지 않기에 고(苦)의 앎과 집(集)의 단절과 멸(滅)의 증득과 도(道)의 수행, 이런 것들이 모두 없다.
3. 그것(知·斷·修·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네 가지의 존귀한 과보[四聖果]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결과로서의 상태인 위(位) 오른 자도 없고, (그 果로) 向하여 나아가는 자[四向]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知·斷·修·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네 가지 道果는 존재하지 않는다. 四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向을 얻은 자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4. 만일 그런 여덟 가지 사람(사향사과의 성자: 수다원향 수다원과 사다함향 사다함과 아나함향 아나함과 아라한향 아라한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수행자의 집단[僧伽]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 사성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正法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여덟 가지 현성(賢聖)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僧寶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성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法寶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5. 법보(法寶)와 승보(僧寶)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불보(佛寶)가 있을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공(空)을 설한다면 그대는 삼보(三寶)를 파괴하는 것이 되리라.
*법보와 승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보도 역시 없다. 이처럼 공을 설하는 자는 삼보를 파괴한다.
6. 이처럼 공을 주장한다면 그대는 과보(果報)의 실재와 비법(非法)과 법(法)과 세간에서의 일체의 관용적인 법들을 파괴하게 된다.
*이러한 공(空)이란 법은 인과도 파괴하고 죄와 복도 파괴하고 일체의 세속적인 존재를 모두 훼손하고 파괴한다.[空法壞因果 亦壞於罪福 亦復悉毁壞 一切世俗法]
7. 여기서 우리들은 답해야 한다. "그대는 空性에서 (그) 효용(동기)과 공성과 또 공성의 의의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대는 이와 같이 논재를 하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 참으로 공(空)과 공의 인연과 공의 의의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스스로 고뇌를 생기게 한다.[汝今實不能 知空空因緣 及知於空義 是故自生惱]
8. 두 가지의 진리[二諦]에 의거하여 여러 가지 부처님의 교법은 설해진다. 그 두 가지 진리는 세간에서 행해지는 진리(속제)의 입장과 구극의 입장에서 알 수 있는 진리[勝義]이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二諦에 의거하여 중생을 위해 설법하신다. 첫째는 세속제(世俗諦)이고 둘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로써 설하신다.
9. 이 두 가지 진리의 구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있는 심원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만일 사람이 이제(二諦)를 분별하여 알 수 없다면 깊은 佛法에서 진실한 뜻을 알지 못한다.
10. 세속의 언어 표현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구극의 진리를 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구극의 진리에 도달하지 않고서 니르바나를 체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일 속제(俗諦)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얻을 수 없다. 제일의제를 얻지 못하면 열반을 얻을 수 없다.
11. 완전하게 알지 못하는 공은 지혜가 둔한 자에게 해를 입힌다. 마치 잘못 잡은 독사와 같고 잘못된 주술(呪術)과 같다.
*공을 올바로 관할 수 없다면 둔근기는 스스로를 해친다. 이는 마치 잘못된 呪術이나 잘못 잡은 독사와 같은 것이다.
12. 그래서 이 법이 둔근기의 사람들에게는 이해되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셔서 석가(釋迦)牟尼(=聖者)가 가르침을 설해보이고자 했던 마음은 그만두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이 법이 아주 깊고 미묘한 相임을 아시고 둔근기가 미칠 바 아니라고 하셨다. 이런 까닭으로 설하려고 하지 않으셨다.
13. 또한 그대가 공을 비난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은 결점에 부수해서 일어나는 것이 없다. 공에 있어서는 결점이 성립되지 않는다.
*다시 그대가 空에 집착하여 비난하더라도 오류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다. 그것(집착)은 공성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대는 내가 空에 집착하여 내가 허물을 내었다고 말하지만 그대가 지금 말하는 (그런) 허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14. 空이 적합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에서는 모든 것이 타당하다. 공이 적합하지 않은 것, 그것에서는 모든 것이 타당하지 않다.
*空의 이치가 있기 때문에 모든 존재가 성립할 수 있다. 만일 공의 이치가 없다면 어떤 존재도 성립하지 않는다.
15. 그러므로 그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결점들을 우리들에게 내던지고 있다. 마치 그대가 말을 타고 있으면서 그 말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 것이다.
*그대는 지금 스스로 결점이 있는데 (그것을) 나에게 돌린다. 마치 말을 탄 사람이 스스로 탄 것을 잊고 있는 것과 같다.
16. 만일 그러한 존재들이 자체(자성)로서 여러 가지 사물로 실재한다고 생각한다면, 그와 같다면 그대는 여러 가지 사물들을 인연(因緣)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만일 그대가 모든 존재들이 분명히 自性이 있다고 본다면 그것은 모든 존재들이 因도 없고 緣도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17. 그대는 곧 결과와 원인과 행동의 주체와 수단과 작용과 발생과 소멸과 과보를 파괴한다.
*그것은 곧 인과와 행위와 행위자와 행위 되는 것을 파괴하는 것이며 일체 만물의 生滅을 다시 파괴하는 것이기도 하다.
18. 어떤 연기(緣起)라도 그것을 우리들은 공(空)이라고 설한다. 그것은 임시로 시설되어 있는 것이며, 그것은 곧 중도이다.
인연에 의해서 생긴 모든 것들은 실체적 자성이 없으므로 공하고, 공한 존재들은 가명으로 시설된 것(임시로 존재한다고 이름 붙여진 것이요, 그 실상은 중도)이다.
*여러 가지 인연으로 生한 존재를 나는 無라고 말한다. 또 假名이라고도 하고, 또 中道의 이치라고도 한다.[衆因緣生法 我說卽是無 亦爲是假名 亦是中道義]
19. 연(緣)하여 生起(연기)하지 않은 존재(=法)는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空하지 않은 존재는 그 무엇도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인연으로부터 발생하지 않는 존재는 단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일체의 존재는 공 아닌 것이 없다.[未曾有一法 不從因緣生 是故一切法 無不是空者]
20. 만일 이 일체의 것이 공하지 않다면 (어떠한) 생기(生起)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고 소멸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류에 빠진다.
*만일 일체의 것이 공하지 않다면 生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四聖諦의 진리도 존재하지 않는다.[若一切不空 則無有生滅 如是則無有 四聖諦之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