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마땅히 관세음보살을 공양하겠나이다.”
하고 곧 목에 걸었던 값이 백천냥금의 여러 가지 보주의 영락을 풀어 이를 바치며 이런 말을 하되,
“인자(仁者)시여, 이 법에 의하여 드리는 진귀한 보배 영락을 받아 주옵소서.”(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6)
무진의보살 백불언 세존 아금 당공양관세음보살 즉해경자 중보주영락 가치백천양금 이이
無盡意菩薩 白佛言 世尊 我今 當供養觀世音菩薩 卽解頸者 衆寶珠瓔珞 價直百千兩金 而以
여지 작시언 인자 수차법시진보영락
與之 作是言 仁者 受此法施珍寶瓔珞
[강의] 부처님 뜻을 받드는 내용이다. 여섯 부분이 있다. 첫째는 분부를 받드는 것[奉命], 둘째는 관세음보살이 받지 않는 것[不受], 셋째는 무진의보살이 거듭 바치는 것[重奉], 넷째는 부처님의 권고[佛勸], 다섯째는 관세음보살이 곧 받음[卽受], 여섯째는 맺는 말[結]이다.
이 구절은 첫째, 관세음보살께 공양하라는 부처님의 권유를 따라 무진의보살이 영락을 벗어 관세음보살께 바치는 것이다[奉命].
“목에 걸었던…여러 가지 보주의 영락”이란 많은 보배구슬의 영락으로 장엄된 목걸이[頸者衆寶珠瓔珞]. {영락경}에는 초주인 동보영락(銅寶瓔珞)에서부터 등각의 마니보영락(摩尼寶瓔珞) 등이 있는데, 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은 보처보살의 위(位)에 해당하여 값을 매길 수 없는 이와 같은 영락을 든 것이다.
“백천냥금(百千兩金)의 여러 가지 보주”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싼 보배를 가리킨다. 여기서 백천은 많은 수효를 간략하게 든 것으로, 1백 1만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많은 백성들을 말할 때 백성만민(百姓萬民)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인자(仁者)”란 상대방을 높여서 부르는 말. 여기서는 관세음보살.
“법에 의하여 드리는 진귀한 보배 영락”이란 법시의 진보영락. 법보시란 법을 설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영락의 목걸이가 법보시가 되는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진리의 표시로 공양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 이때 관세음보살이 즐겨 이를 받지 아니하거늘,
(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6)
시 관세음보살 불긍수지
時 觀世音菩薩 不肯受之
[강의] 둘째, 관세음보살이 받지 않는 것이다[不受].
“즐겨 받지 않음[不肯受之]”이란 법계의 성품 가운데에서는 본래 주거나 받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경] 무진의가 다시 관세음보살에게 말씀하되,
“인자시여,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이 영락을 받으소서.”
(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6)
무진의부백관세음보살언 인자 민아등고 수차영락
無盡意復白觀世音菩薩言 仁者 愍我等故 受此瓔珞
[강의] 셋째, 무진의보살이 거듭 관세음보살께 바치는 것[重奉]이다.
[경] 그 때, 부처님께서 관세음보살에게 이르시되,
“마땅히 이 무진의보살과 사중과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을 불쌍히 생각하고 이 영락을 받을지니라.”
(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6)
이시 불고관세음보살 당민차무진의보살 급사중 천 룡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爾時 佛告觀世音菩薩 當愍此無盡意菩薩 及四衆 天 龍 夜叉 乾闥婆 阿修羅 迦樓羅 緊那羅
마후라가 인비인 등고 수시영락
摩睺羅伽 人非人 等故 受是瓔珞
[강의] 넷째, 부처님께서 관세음보살에게 받으실 것을 권고하심이다[佛勸].
[경] 곧 이때 관세음보살이 모든 4중과 하늘 용 인비인 등을 불쌍히 생각하여 그 영락을 받아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석가모니불께 받들어 올리고 하나는 다보불탑에 받들어 올림이라.(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6~948)
즉시 관세음보살 민제사중 급어천 룡 인비인 등 수기영락 분작이분 일분 봉석가모니불
卽時 觀世音菩薩 愍諸四衆 及於天 龍 人非人 等 受其瓔珞 分作二分 一分 奉釋迦牟尼佛
일분 봉다보불탑
一分 奉多寶佛塔
[강의] 다섯째, 관세음보살이 곧 받아[卽受] 반은 석가모니부처님에게 나머지 반은 다보불탑에 바친 것이다. 관세음보살이 받지 않음은 진실된 법계의 성품에서는 본래 받거나 주는 일이 없음을 나타낸다. 둘로 나누어 두 부처님께 바침은 인에서 과로 나아가 불도를 이루는 뜻이 있다.
“석가불…다보불탑에 받들어 올리고”란 두 몫으로 나눈 것은 평등하게 바치어 치우침이 없는 것이다. 또는 한 법도 버리지 않음[不捨一法]을 뜻하기도 한다. 부처님께 바친 것은 최상의 보시가 인(因)에서 과(果)로 향하여 불도를 이룸을 표시하는 것이다.
[경] “무진의야, 관세음보살은 이와 같이 자재 신력을 가져 사바세계에 노니느니라.”(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8)
무진의 관세음보살 유여시자재신력 유어사바세계
無盡意 觀世音菩薩 有如是自在神力 遊於娑婆世界
[강의] 여섯째, 맺는 말이다. 앞에서 밝힌 것은 모두 관세음보살의 막힘없는 자재로운 신통력이다.
[경] 그때 무진의보살이 게송으로 물어 말씀하되,
세존께서는 묘한 상을 갖추셨으니,
나는 지금 거듭 그를 묻겠나이다.
불자는 무슨 인연으로
이름을 관세음이라 하나이까.(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8)
이시 무진의보살 이게 문왈
爾時 無盡意菩薩 以偈 問曰
세존묘상구 아금중문피
世尊妙相具 我今重問彼
불자하인연 명위관세음
佛子何因緣 名爲觀世音
[강의] 관세음보살의 공덕과 오묘한 행을 게송으로 밝힌 것이다.
이 구절은 무진의보살의 질문을 게송하였다. 어떤 인연으로 관세음보살이라 하는 지를 질문 드린 것이다.
“묘한 상”이란 미묘한 모습[妙相]. 곧 부처님의 삽십이상호(三十二相好)를 가리킨다.
“무슨 인연으로[何因緣]”이란 관세음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어진 것이냐는 질문.
[경] 묘한 상이 구족하신 세존께서 게송으로 무진의에게 대답하시되,
너는 관음행이 여러 곳에 잘 응함을 들으라.
큰 서원이 바다와 같이 깊어
생각할 수도 없는 겁을 지나도록
많은 천억의 부처님을 모시고
크게 청정한 원을 일으켰느니라.
내가 너를 위하여 간략히 설하리니
이름을 듣고 몸을 보고
마음으로 생각하면 헛되지 아니하여
능히 모든 고뇌를 멸하리라.(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48)
구족묘상존 게답무진의
具足妙相尊 偈答無盡意
여청관음행 선응제방소
汝聽觀音行 善應諸方所
홍서심여해 역겁부사의
弘誓深如海 歷劫不思議
시다천억불 발대청정원
侍多千億佛 發大淸淨願
아위여약설 문명급견신
我爲汝略說 聞名及見身
심념불공과 능멸제유고
心念不空過 能滅諸有苦
[강의] 관세음보살의 공덕을 총괄적으로 답했다. 관세음보살이 깊은 서원을 세웠기 때문이며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켜 주니 명호를 얻게 되었다.
“여러 곳에 잘 응함”이란 관음의 응현으로,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갖가지 몸을 나투신 일.
“겁을 지나도록[歷劫]”이란 여러 겁을 거침을 뜻한다.
“이름을 듣고 몸을 보고[聞名及見身]”란 명호를 듣고 몸을 친견함이니, 천억불의 이름을 듣고 모시고, 천억불의 몸을 뵈온 것이다.
“헛되지 아니하여[不空過]”란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각해서 헛되지 않음을 뜻한다.
[경] 가령 해치려는 뜻을 일으키어
큰 불구덩이에 밀어 떨어뜨릴지라도
저 관음력을 염(念)하면
불구덩이는 변하여 못이 되며,
혹은 큰 바다에 표류하여
용이나 고기나 모든 귀신의 환난을 당할지라도
저 관음력을 염하면,
물결에도 빠지지 아니하며,(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50)
가사흥해의 추락대화갱
假使興害意 推落大火坑
염피관음력 화갱변성지
念彼觀音力 火坑變成池
혹표류거해 용어제귀난
或漂流巨海 龍魚諸鬼難
염피관음력 파랑불능몰
念彼觀音力 波浪不能沒
[강의] 이하에서는 관세음보살이 7난에 응하는 것을 게송하였다. 이 구절은 가령~물결에도 빠지지 않으리라:불의 난과 수난에서 응하심을 노래했다.
“가령 해치려는 뜻[假使興害意]”이란 설사 해치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관음력을 염하면”이란 항상 관음의 위신력을 믿고 생각함을 말한다.
[경] 혹은 수미산 봉우리에서
사람에게 밀려 떨어질지라도
저 관음력을 염하면,
해와 같이 허공에 머무르며,
혹은 악한 사람에게 쫓기어
금강산에 떨어질지라도
저 관음력을 염하면,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아니하며,(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50)
혹재수미봉 위인소추타
或在須彌峯 爲人所推墮
염피관음력 여일허공주
念彼觀音力 如日虛空住
혹피악인축 타락금강산
或被惡人逐 墮落金剛山
염피관음력 불능손일모
念彼觀音力 不能損一毛
[강의] 험난한 곳에서의 위험에 처한 경우 관음의 응하심을 들었다.
“금강산”이란 철위산(鐵圍山)을 말한다. 이 산은 구산 팔해주 가장 바깥쪽에 있다.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음[不能損一毛]”이란 관음을 생각하는 힘 때문에 조금도 다치지 않음.
[경] 혹은 원적이 에워싸고
각각 칼을 들고 해치려 할지라도
저 관음력을 염하면
모두가 곧 자비심을 일으키며,(금장본 관세음보살보문품 제25 p950)
혹치원적요 각집도가해
或値怨賊遶 各執刀加害
염피관음력 함즉기자심
念彼觀音力 咸卽起慈心
[강의] 원수나 적을 만난 재난의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