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또한 만일 니르바나(열반)가 존재[有 존재하는 것]라면 그런 열반이 어떻게 [다른 것, 오온에] 의하지 않고 존재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니르바나는 다른 것에] 의하지 않고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열반이 존재라면 어째서 (五陰인) 취取가 없다고 하겠는가. (五陰인) 取로부터 기인하지 않으면서 존재(=有)라고 부르는 법法은 없다.[若涅槃是有 云何名無受 無有不從受 而名爲有法] 여기서 受는 범본에는 amanupādāyafh 의지하여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므로, 수受(vedāna)와는 차이가 있다.
만일 열반이 존재하는 법이라고 한다면 오온을 취함이 없는 법이 열반이라고 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법은 취함에 의하여 존재하니 열반은 취함이 없으므로 존재하는 법이 아닌 것이 된다.
7. 만일 니르바나가 존재[有 존재하는 것]가 아니라면 어떠한 비존재[無]가 니르바나일 것인가. 유有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비유非有(비존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가 오히려 열반이 아닌데 하물며 비존재는 어떠하겠는가. 열반은 존재가 없는데 어느 곳에 無(비존재)가 있겠는가.[有尙非涅槃 何況於無耶 涅槃無有有 何處當有無] 존재가 있기 때문에 비존재도 있는데, 존재가 없는데 어떻게 비존재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존재가 열반이 아니라면 비존재가 어떻게 열반이겠느냐는 것이다.
8. 만일 니르바나가 비존재라고 한다면 어떻게 그 니르바나는 다른 것에 의존(=取) 없이 존재하겠는가. 왜냐하면 다른 것에 의존(=取)함이 없는 비존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비존재가 열반이라면 어떻게 취하지 않음이라고 부르겠는가. 취하지도 않고 비존재라고 하는 것은 없다.[若無是涅槃 云何名不受 未曾有不受 而名爲無法]
만일 비존재가 열반이라면 취하지 않음을 열반이라고 하는 것을 설하지 않았다. 취하지 않았는데 비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열반은 비존재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9. 만약 오온(개인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에 의존[取]하거나, 혹은 인연에 의해서 생사를 왕래하는 상태가, 그것(존재)이 의존[取]하지 않고 연緣하지 않을 때 이것은 니르바나라고 설한다.
*여러 인연을 취해 생사를 윤회하는 중에 그 모든 인연을 취하지 않는 것, 그것을 열반이라고 부른다.[受諸因緣故 輪轉生死中 不受諸因緣 是名爲涅槃]
인연으로 인하여 생사를 야기하여 윤회하게 되는데, 오온에서 이러한 인연을 취하지 않으면 생사의 번뇌를 야기하지 않아서 오취온으로 빠지지 않는다.
10. 또 스승(붓다)께서는 생존과 비생존을 버릴 것을 설하셨다. 그러므로 니르바나(열반)는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 바르다.
*불경에서 설하듯이 생존도 끊고 비생존도 끊는다. 그러므로 열반은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如佛經中說 斷有斷非有 是故知涅槃 非有亦非無]
열반은 생존도 비생존도 버림이고,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것이다.
11. 만일 비존재와 존재의 양자兩者가 니르바나라면 해탈은 비존재와 존재(라고 하는 것이 된다)이리라. 그러나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
* 만일 존재와 비존재가 합한 것이 열반이라고 말한다면 존재와 비존재가 바로 해탈이리니 이것은 옳지 못하다.[若謂於有無 合爲涅槃者 有無卽解脫 是事則不然]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 하는 것이 열반이라고 하고,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 하는 것이 해탈이라고 하면 이것은 옳지 않다는 것. 왜냐하면 존재와 비존재란 서로 상존할 수 없는 것이므로 동시에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 만일 니르바나가 비존재와 존재의 양자라면 니르바나는 다른 것에 의존[取]함이 없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그 양자 모두 다른 것에 의존[取]하여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존재와 비존재가 합한 것이 열반이라고 말한다면 열반은 取함이 없는 것이 아니리라. 그 양자는 取함에서 생한다.[若謂於有無 合爲涅槃者 涅槃非無受 是二從受生]
13. 어떻게 니르바나가 비존재와 존재의 양자가 되겠는가. 열반은 작위作爲되지 않은 것[무위법無爲法]이며 존재와 비존재는 작위된 것[유위법有爲法]이다.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 합하여 이루어진 것을 어떻게 열반이라 하겠는가. 열반은 無爲이고 존재와 비존재는 有爲이다.[有無共合成 云何名涅槃 涅槃名無爲 有無是有爲]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 이루어진 것이 열반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열반은 작위 되지 않는 무위법이고, 존재와 비존재는 작위된 것 곧 유위법이므로 존재와 비존재는 열반이 아니다.
14. 니르바나 가운데 어떻게 비존재와 존재의 양자가 있을 수 있겠는가. 이 양자는 같은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광명과 암흑이 동일한 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하는 것이 어떻게 열반이겠는가. 그 양자는 밝음과 어둠이 같이 있지 못하듯이 한 곳에 있지 못한다.[有無二事共 云何是涅槃 是二不同處 如明暗不俱]
15. 만일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열반이 존재한다는 상정은 비존재도 아니고 존재도 아니라는 그것이 무엇에 의해 표시되겠느냐.
*만일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것)이 열반이라면 이런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것)을 무엇으로 분별하겠느냐.[若非有非無 名之爲涅槃 此非有非無 以何而分別]
16. 니르바나가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 성립하려면, 그것은 존재와 비존재가 없다고 하는 것이 무엇에 의해서 표시되는가.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니라고 분별하여 그것을 열반이라고 하는데 만일 존재와 비존재가 성립한다면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닌 것이 성립한다.[分別非有無 如是名涅槃 若有無成者 非有非無成]
17. 존귀한 스승(붓다)이 입멸入滅한 후에도 존재한다고는 결코 생각되지 않는다. 존귀한 스승은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또한 양자兩者라고, 양자가 아니라고(존재한다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如來가 滅度한 후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또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도 말하지 말라.[如來滅度後 不言有與無 亦不言有無 非有及非無]
18. (지금 머물러 있는 중인) 존귀한 스승도 역시 결코 존재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존귀한 스승은 지금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든가, 존귀한 스승이 지금 현재에 존재해 있다고도 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양자도, 兩者가 아니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여래가 지금 존재할 때 있다거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또 있으면서 없다거나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고 말하지 말라.[如來現在時 不言有與無 亦不言有無 非有及非無]
19. 윤회가 니르바나에 대해서 구별되는 점은 그 어떤 것도 없다. 니르바나가 윤회에 대해서 구별되는 점은 그 어떤 것도 없다.
*니르바나는 세간과 조금도 구별되지 않는다. 세간도 니르바나와 조금도 구별되지 않는다.[涅槃與世間 無有少分別 世間與涅槃 亦無少分別]
오온이 인연하여 오취온으로 상속하는 것을 윤회한다고 하고 이러한 유위의 존재를 세간이라 한다. 이러한 오취온은 인연에 의해서 생멸하고, 그 실체를 보면 생멸함이 없어서 무소득이고 취함이 없으니 공하다. 이러한 세간은 존재한다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니르바나도 마찬가지이다.
20. 열반에 있어서 구극究極인 것은 윤회에 있어서도 구극이 된다. 그 양자의 사이에는 가장 미세한 어떤 구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열반의 참된 限界와 세간의 한계, 이 양자의 한계는 털끝만큼의 차이도 없다.[涅槃之實際 及與世間際 如是二際者 無毫釐差別]
21. 여래(붓다) 입멸入滅 후에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세계는 유한 한가 그렇지 않은가, 세계는 상주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등의 견해들은 열반과 後의 한계와 前의 한계에 의거한 것들이다.
*입멸 후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유변有邊 등, 상주常住 등의 견해들은 열반과 내세와 과거세에 의존해 있다.[滅後有無等 有邊等常等 諸見依涅槃 未來過去世]
여래가 입멸한 후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구극이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상주하는 가 그렇지 않은가 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가득에 속한다. 마찬가지로 열반도 앞에서 고찰 한 것처럼 불가득이기 때문이다.
22. 일체의 것은(모든 존재) 空하다고 한다면 무엇이 無限하다고 하고, 무엇이 有限하다고 하며, 무엇이 무한하면서 유한하고, 무엇이 무한하지도 않고 유한하지도 않는 것이겠는가.
*모든 존재가 공空하므로 무엇이 유변有邊이고 무변無邊이며 유변이면서 무변이기도 하고 유변도 아니고 무변도 아니겠는가.[一切法空故 何有邊無邊 亦邊亦無邊 非有非無邊]
23. 무엇이 바로 그것(=같은 것)이고 무엇이 다른 것[別異]이며, 무엇이 영원한 것이고 무엇이 영원하지 않은 것이며 무엇이 영원하면서 영원하지 않은 것이고 거기서 또 무엇이 그 양자兩者도 아닌 것이겠는가.
*무엇이 같거나 다른 것이겠으며 무엇이 상주하거나, 무상하거나, 상주하면서 무상하거나, 상주하지도 않고 무상하지도 않은 것이겠는가.[何者爲一異 何有常無常 亦常亦無常 非常非無常]
24. 니르바나는 일체의 인지하는 것[知覺], 유소득有所得이 멸하고(적멸寂滅)하고, 희론戱論이 적멸한 경지에 있다. 어떠한 가르침도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그 어떤 法도 부처님은 설하지 않았다.
*일체법은 얻을 수 없다. 모든 희론이 사라졌으며, 사람도 없고 또한 장소도 없으며, 부처님께서도 또한 말씀하신 것이 없다.[諸法不可得 滅一切戱論 無人亦無處 佛亦無所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