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묘장엄왕이 곧 허공 중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여래는 심히 희유하심이라. 공덕과 지혜를 가지신 까닭에 머리 위의 육계의 광명이 밝게 비치시며, 그 눈은 길고 넓고 감청색이며, 미간의 백호상은 희기가 구슬이 모여 이룩된 달처럼 희고, 이는 희고 가지런하며 빽빽하여 항상 광명이 있으며, 입술빛은 빈바과처럼 붉고 아름다우심이라.
 그 때 묘장엄왕이 부처님의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공덕을 찬탄하고 여래 앞에서 일심으로 합장하고 다시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은 미증유시라. 여래의 법은 불가사의의 미묘한 공덕을 구족하여 성취하시어 계를 가르치시고 행하심이 안온하고 쾌락하옵니다.
 나는 오늘부터 다시 스스로의 마음을 따르지 않고 사견과 교만과 성내는 모든 악한 마음을 내지 아니 하오리다.
이 말씀을 마치고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느니라.
(금장본 묘장엄왕본사품 제27 p992~994)
묘장엄왕 즉종허공중하 이백불언 세존 여래 심희유 이공덕지혜고 정상육계 광명 현조 기
妙莊嚴王 卽從虛空中下 而白佛言 世尊 如來 甚希有 以功德智慧故 頂上肉髻 光明 顯照 其
안 장광 이감청색 미간호상 백여가월 치백제밀 상유광명 순색적호 여빈바과 이시묘장엄
眼 長廣 而紺靑色 眉間毫相 白如珂月 齒白齊密 常有光明 脣色赤好 如頻婆果 爾時妙莊嚴
왕 찬탄불여시등무량백천만억공덕이 어여래전 일심합장 부백불언 세존 미증유야 여래지
王 讚歎佛如是等無量百千萬億功德已 於如來前 一心合掌 復白佛言 世尊 未曾有也 如來之
법 구족성취불가사의미묘공덕 교계소행 안온쾌선 아종금일 불부자수심행 불생사견교만진
法 具足成就不可思議微妙功德 敎戒所行 安穩快善 我從今日 不復自隨心行 不生邪見憍慢瞋
에제악지심 설시어이 예불이출
恚諸惡之心 說是語已 禮佛而出

 [강의] 열째, 묘장엄왕이 부처님을 찬탄하고 스스로 맹세한 내용이다.
“여래는 심히 희유하심이라. 공덕과 지혜를 가지신 까닭에~빈바과처럼 붉고 아름다우심이라”란 보신(報身)의 상호를 찬탄하였다.
“세존은 미증유시라. 여래의 법은~모든 악한 마음을 내지 아니 하오리다”란 법신의 공덕을 찬탄했다. 묘장엄왕이 부처님을 찬탄해 법신에 묘하게 계합함을 보여 준다.
“육계(肉髻)”란 머리모양이 상투처럼 솟아나온 모습. 삽십이상(三十二相)에 속한다.
“눈은 길고 넓고[眼長廣]”란 이와 같은 눈의 생김새를 지혜로운 상(相)이라 한다.
“감청색(紺靑色)이며”란 눈이 감청색임은 자비로운 상(相)이다.
“미간의 백호상”이란 양미간의 백호상. 미간의 흰털덩어리. 32상 중 하나.
“희기가 구슬이 모여 이룩된 달처럼”이란 옥돌로 된 달과 같이 희다는 뜻. 가(珂)는 옥돌.
“가지런하며 빽빽함[齊密]”이란 이가 고르게 난 모양. 32상호 중의 하나.  
“빈바과(bimba)”란  싼스크릿트어 bimbara, bimba 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bimba를 일찍이 빈바(蘋婆), 빈바(頻婆), 빈바과(頻婆菓), 빈바과(頻婆果)로 음역하기도 하였다. 빈과(頻果)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였다. 이를 상사과(相思果)라고 부르는데, 색이 붉고 윤택 있는 과일이 열리는 나무를 말한다.
“계를 가르치시고 행하심[敎戒所行]”이란 가르침과 계율에 의한 소행, 보살이 수행하는 것을 가르치고 계도 함.  
“안온하고 쾌락함”이란 안온하게 즐거움을 받아 유익함을 얻게 했다는 것이다. 다시는 삿된 마음을 내지 않고 법신공덕을 얻음을 뜻한다. “비유하면 금광을 녹일 때 금광석을 녹이면 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는 본래의 금을 회복하는 것뿐이요, 금광석을 녹임으로써 하나의 금덩어리를 얻는 것이어서 다시는 흙 속에 숨겨지지 않게 된다.” 묘장엄왕은 지금부터 다시는 자기의 삿된 마음을 따르지 않고, 삿된 소견 교만심 성내는 마음 등 여러 가지 삿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은 묘장엄왕이 자기 마음을 꿰뚫어 다시는 의심을 하지 않게 된 것으로 오묘한 진리의 공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법력가지의 이익이라 한다.(감산대사 법화경해석)
“스스로의 마음을 따르지 않음[不復自隨心行]”이란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하지 않음. 심행(心行)은 마음의 움직임.
“사견과 교만과 성내는 모든 악한 마음을 내지 않음”이란 삿된 견해를 내지 않으면 정도(正道)에 들어가고, 교만함을 내지 않으면 공경할 수 있게 되고, 성내지 않으면 자비심이 생기고 부처님을 뵙고 맹세하면 나쁜 마음이 제거된다.

 [경]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이르시되
너의 생각이 어떠하뇨. 묘장엄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이 화덕보살이요, 정덕부인은 지금 부처님 앞에서 광명을 비추고 있는 장엄상보살이니라. 묘장엄왕과 모든 권속을 불쌍히 생각하는 연고로 그 가운데 태어났던 두 아들은 지금의 이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이니라.
(금장본 묘장엄왕본사품 제27 p994)
불고대중 어의운하 묘장엄왕 기이인호 금화덕보살 시 기정덕부인 금불 전
佛告大衆 於意云何 妙莊嚴王 豈異人乎 今華德菩薩 是 其淨德夫人 今佛 前
광조장엄상보살 시 애민묘장엄왕 급제권속고 어피중생 기이자자 금약왕보살
光照莊嚴相菩薩 是 哀愍妙莊嚴王 及諸眷屬故 於彼中生 其二子者 今藥王菩薩
약상보살 시
藥上菩薩 是    

 [강의] 옛과 지금을 맺음이다. 부처님께서 정장과 정안의 지금의 인연을 밝힌다. 묘장엄왕이 지금의 화덕보살이고, 정덕부인이 광조장엄상보살이며, 두 아들은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이다.

 [경] 이 약왕 약상보살은 이와 같이 큰 공덕을 성취하고 이미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덕본을 심고 불가사의의 모든 착한 공덕을 성취하였느니라. 만일 사람이 이 두 보살의 이름을 아는 자는 일체 세간의 모든 하늘과 인민이 응당 예배할지니라.
(금장본 묘장엄왕본사품 제27 p994)
시약왕약상보살 성취여차제대공덕 이어무량백천만억제불소 식중덕본 성취불가사의제선공
是藥王藥上菩薩 成就如此諸大功德 已於無量百千萬億諸佛所 植衆德本 成就不可思議諸善功
덕 약유인 식시이보살명자자 일체세간제천인민 역응예배
德 若有人 識是二菩薩名字者 一切世間諸天人民 亦應禮拜

 [강의] 두 보살의 공덕을 찬탄하셨다.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이 과거에 이와 같은 무량한 공덕을 쌓았고 아울러 제불을 친근하여 덕의 근본을 심었으므로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두 보살은 관심(觀心)의 수행으로 경전 수지의 미묘한 공덕을 성취하여 법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보살의 명호만 알고 있어도 불법의 문에 들어갈 수 있고 공경히 지니고 예배를 하면 이는 도에 들어가는 최초의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모든 덕본을 심음[植衆德本]”이란 선근을 심음이다. 곧 보리심 사홍서원 육바라밀을 닦음이니 이것이 보살이 심는 덕의 근본이다.
“불가사의의 모든 착한 공덕”이란 약왕 약상보살이 제불 처소에서 온갖 덕본을 심었으므로 성취한 것, 이것은 곧 법화경을 수지의 수행으로 법력가지의 공덕이 드러난 것이다.  
“두 보살의 이름을 아는 자”란 이 두 보살(약상 약왕보살)의 이름을 기억하여 잊지 않으면 불법의 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경] 부처님께서 이 묘장엄왕본사품을 설하실 때 팔만사천 인이 티끌을 멀리하고 더러움을 여의고 모든 법 가운데서 법안정(法眼淨)을 얻었느니라.
(금장본 묘장엄왕본사품 제27 p994~996)
불설시묘장엄왕본사품시 팔만사천인 원진이구 어제법중 득법안정     
佛說是妙莊嚴王本事品時 八萬四千人 遠塵離垢 於諸法中 得法眼淨

 [강의] 이 품을 듣고 도를 깨달은 일이다. 팔만사천 인이 이 품을 듣고 법안의 청정[法眼淨]을 증득했다.
“티끌을 멀리하고 더러움을 여의고[遠塵離垢]”란 티끌[塵]이나 때[垢]는 다 번뇌를 가리킨다. 팔만사천 가지 우리를 괴롭히는 번뇌[塵勞煩惱]가 모두 제거 되어 모든 더러움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법안정(法眼淨)”이란 진리를 보는 눈이 청정해지는 것. 상상이 티끌[塵]의 번뇌가 되고, 시정이 더러움[垢]이 되는 데 이 둘을 다 멀리 벗어나 법안이 곧 청정해진 것이라 한다.



보현보살권발품 제28(普賢菩薩勸發品 第二十八)

1. 보현보살권발품의 대의(大意)

1) 보현보살권발품이 설해진 인연

 앞의 「묘장엄왕본사품」에서는 선지식의 인도로 삿됨에서 벗어나 참된 믿음과 이해를 내어 오묘한 행이 이어져서 수행을 통해 과보를 성취함으로써, 깨달아 들어가는데 있어서 법력의 가지(加持)를 보여 주었다.
 이 품에서 보현보살은 스스로 말세에 『법화경』을 호지 수행하는 자를 옹호할 것을 서원하고, 몸을 나투어 말씀을 통해 가지함으로써 보리를 이루고 유통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앉아서 『묘법연화경』을 생각한다면 육아백상의 코끼리를 타고 나타나 잊어버린 구절을 가르쳐 주고, 또한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을 지니고 내지 수행하고 베껴 쓰고 일심으로 삼칠일간 정진하면 육아백상을 타고 나타나서 설법해 보이고[示], 가르치고[敎], 이익 주고[利], 환희하게[喜] 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비로소 영취산에서 부처님께서 법으로 열고 비유로써 설하여 제호의 참맛을 보이시어 성문 보살이 다 기별 받고, 보는 이나 듣는 이는 모두 수희하여 법의 이익을 얻었으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 내려온 참뜻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을 지니고 펴는 사람은 문수보살의 근본 지혜를 본체로 하고 보현보살의 미묘한 행을 타고서 지혜와 행이 원만해져야 여래의 비밀장을 열어서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유통을 이루어 마침내 부처님의 막중한 은혜를 갚을 수 있으리라.

2) 이 품의 대의

①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대보살과 함께 사바세계로 오니 본래 『법화경』을 듣기 위함이고, 『법화경』을 수호하기 위함이며, 『법화경』을 유통시키기 위함이다.
② 보현보살이 여래께서 멸한 후에 어떻게 해야 『법화경』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 드리자, 사법(四法)을 성취해야 이 경의 진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첫째, 제불께서 항상 마음 깊이 생각하시는[護念] 바를 성취해야 되고,
둘째, 온갖 덕의 근본을 심어야 하며,
셋째, 정정취(正定聚)에 들어야 하고,
넷째, 일체 중생을 구할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③ 보현보살이 서원해 경을 권한다.
첫째, 미래 후오백세에 『법화경』을 받아 지니는 자가 있다면 환란을 제거하고 이를 수호하겠다.
둘째, 항상 『법화경』을 독송하면 육아백상을 타고 대보살과 함께 나타나 위로하고 설사 경의 한 구절을 잊어버리면 가르쳐 통달하게 하여 행자로 하여금 삼매와 다라니를 얻게 한다.
셋째, 미래 후오백세에 독송하고 베껴 쓰는 이가 『법화경』을 익히려고 삼칠일간 일심정진하면 육아백상을 타고 나타나 그를 위해 설법해 보이고[示], 가르치고[敎], 이익 주고[利], 기쁘게[喜] 하며, 또한 다라니주를 주어 수호한다.
넷째, 이 경을 지니고 독송해 설한 대로 바르게 수행하면 제불께 깊이 선근을 심었음이요, 제불께서 어루만져 주실 것이며, 베껴 쓰기만 해도 명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나며, 독송해 그 뜻을 이해하면 도솔천에 태어난다.
다섯째, 신통력으로 이 경을 수호해 사바세계에 유포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겠다.
④ 부처님께서 이 경을 지니는 공덕을 밝히신다.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내지 베껴 쓰는 이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경전을 듣는 것과 같고, 칭탄 받음과 같으며, 어루만지시는 것과 같고, 부처님으로 덮어 주심이니 보현행을 닦으라고 하신다.
⑤ 이 경을 지니는 이는 미래에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사자법좌에 오를 것이며, 현세에서 복의 과를 받으며, 반대로 이 경전을 지니는 이를 훼방하면 세세생생에 악한 과보를 받을 것이니 이 경전을 받아 지니는 이는 부처님 공경하듯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이 품의 구성

보현(Samantabhadra)은 변길(匯吉)이란 뜻이다. 『비화경』에 의하면, 나는 맹세코 혼탁한 사바세계에서 보살행을 실천하여 그 세계를 청정하게 하리라. 나의 행은 반드시 온갖 보살보다 뛰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