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그 때, 자재신통력과 위덕명문이신 보현보살이 한량없고 가이없어 헤아리지 못할 수의 큰보살들과 함께 동방에서 오시니, 지나온 모든 나라는 널리 다 진동하고 보배의 연꽃이 비 오듯이 내리며,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가지가지 기악이 울림이라.(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
이시보현보살 이자재신통력 위덕명문 여대보살무량무변불가칭수 종동방래 소경제국 보개
爾時普賢菩薩 以自在神通力 威德名聞 與大菩薩無量無邊不可稱數 從東方來 所經諸國 普皆
진동 우보련화 작무량백천만억종종기악
震動 雨寶蓮華 作無量百千萬億種種伎樂
[강의] 첫째, 보현보살이 떠나옴이다. 보현보살이 자신의 국토(동방 보위덕불 정묘국)에서 떠나 이 사바세계로 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처님께 공양드림, 대중의 이익, 경의를 표하는 세 부분이 있다. 먼저, 공양드림을 경가가 서술하였다.
첫째, 보현보살이 떠나올 때 갖가지 기악이 울려 퍼졌다는 것은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공양함이다.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이 세계로 오는 참뜻은 『법화경』의 오묘한 행이 참된 법계에 합해져 이제 부처님 지혜에 들어가 법계의 성품 전체가 드러나고, 이제 이 법회가 끝나기에 이르자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와서 비로소 광명이 동방을 비추었다. 이는 바로 지혜와 행이 원만하게 하나로 합해짐을 뜻한다. 보현보살은 만행의 근본이므로 헤아릴 수 없는 대보살들과 함께 오는 것이다.
“보현보살(普賢菩薩)”은 이 보살은 본래 동방 보위덕불(寶威德佛)의 정묘국(淨妙國)에 태어났는데(관보현보살행법경),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신다는 말을 듣고 여러 대중과 함께 여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듣고 도심(道心)을 내도록 권하기 위한 것이다.
“자재신통력”이란 선한 일을 발휘하는 자재함과 막힘없는 신통력을 말한다.
“위덕명문(威德名聞)”이란 위신력이 있기 때문에 마귀를 항복시킬 수 있고, 선덕이 있기 때문에 일체를 교화시키는 것이며, 그 명성이 멀리까지 퍼져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지나온 모든 나라는 널리 다 진동하고 보배의 연꽃이 비 오듯이 내리며~기악이 울림”이란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들로, 모두 보현보살의 자행(自行)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오는 것은 무명이 타파되어 오묘한 행이 성립됨을 가리키고, 국토마다 진동함은 법락이 늘어나므로 국토마다 진동한다고 하였으며, 보배 연꽃이 비처럼 내리며 백천만억의 기악이 울린 것이다.
보현보살과 그 권속들이 보살의 몸으로 사덕의 힘에 의하여 이 영축산 도량에 와서 사일(四一)의 진실을 권발하는 뜻이 있다. 사일의 진실이란 자재는 이일의 이치가 있고, 신통은 행일의 이치가, 위덕은 인일의 이치가, 명문은 교일의 이치가 있다. 부처님의 진심은 불지견의 진리 하나뿐이니 이일(理一)을 뜻하는데 보현보살이 이를 체득하였으므로 자재하다고 하였다. 먼저 사일의 위가 있다는 것은 부처님은 오직 불지견을 깨닫게 하는 행에 있으니 행일(行一)이요, 보현보살이 발휘한 신통력도 이런 일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오직 보살만을 교화한다는 인일(人一)의 취지가 있는데, 보현의 위덕은 이러한 본래의 자신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직 일불승에 있다는 교일(敎一)의 취지인데, 보현보살이 이런 일불승의 가르침을 설했으므로 명성이 생겼다는 취지이다.
다음으로 사덕의 힘이란 자재는 상(常)을, 신통은 락(樂)을, 위덕은 아(我)를, 명문은 정(淨)을 뜻한다.
[경] 또 수없는 모든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 비인 등 대중이 위요하여 각각 위덕과 신통력을 나타내어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
우여무수제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 대중 위요 각현
又與無數諸天 龍 夜叉 乾闥婆 阿修羅 迦樓羅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 等 大衆 圍繞 各現
위덕신통지력
威德神通之力
[강의] 두 번째 대중을 교화하는 이익을 나타낸다. 팔부 중생을 교화함이다. 감당할 능력을 따름은 위덕과 신통의 힘을 따름이다. 보현보살을 따라온 천용팔부가 모두 오묘한 행으로 정법을 외호하므로 각각 위엄있는 덕과 신통력을 나타냈다.
“대중이 위요하여[與⋯大衆圍繞]"란 에워싼 무리와 함께, 대중이 둘러쌈과 함께한 것을 말한다.
[경] 사바세계 기사굴산 중에 이르러 석가모니불께 두면으로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일곱 번 돌고(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
도사바세계기사굴산중 두면례석가모니불 우요칠잡
到娑婆世界耆闍崛山中 頭面禮釋迦牟尼佛 右繞七帀
[강의] 셋째, 부처님께 경의를 표함이다. 먼저 부처님 주위를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右遶七帀], 부처님 발에 예배한다.
“오른편으로 일곱 번 돌고[右遶七匝]"란 상대를 오른쪽 어깨방향으로 하고 도는 것으로, 이와 같이 도는 것은 최대의 경의를 표하는 예배법이다.
[경]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바세계에서 법화경 설하심을 듣고 멀리 보위덕상왕불의 국토에서 한량없고 가이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보살 대중과 함께 듣고 받고자 왔나이다.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마땅히 설해 주시옵소서.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여래께서 멸도하신 후, 어떻게 하여야 이 법화경을 얻겠나이까.”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1000)
백불언 세존 아어보위덕상왕불국 요문차사바세계 설법화경 여무량무변백천만억제보살중
白佛言 世尊 我於寶威德上王佛國 遙聞此娑婆世界 說法華經 與無量無邊百千萬億諸菩薩衆
공래청수 유원세존 당위설지 약선남자 선여인 어여래멸후 운하능득시법화경
共來聽受 惟願世尊 當爲說之 若善男子 善女人 於如來滅後 云何能得是法華經
[강의] 둘째, 경을 수행하고 펴도록 권발(勸發)하는 내용이다. 보살이 원융하게 수행하여 등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보의 깨달음을 빌어 와야 그 오묘함을 증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장은 깨달아 들어감을 그 궁극으로 삼는다. 보현보살은 원력으로 이 경전을 기필코 수호하고자 했다. 따라서 보현보살로 인해 깨달아 들어 갈 수 있기에 권발이라 했다.
여기에는 첫째 부처님께 질문함으로써 권발하는 것[請問勸發], 둘째 서원을 일으켜 권발하는 것[誓願勸發]의 둘이 있다. 질문으로 권발함에는 질문과 대답이 있다.
<보현보살의 권발 내용>
질문 총체적답변 밖의 난을 물리침 난을 물리침
질문으로 권발 대답 구체적 답변 열두 가지 난
맺음 안으로 수호하는 법 육아백상으로 위로
서원으로 권발 사람을 수호함 육아백상으로 삼매얻음
법을 수호함 3.7일 정진과 주(呪)
신력(神力)으로 수호
수승한 인행(因行)
가까운 과보(果報)
총결
첫째, 부처님께 질문함으로써 권발함[請問勸發]이란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멀리서 찾아온 뜻을 밝혀서 질문한 내용이다. 자기의 수행[自行]과 부처님 멸도하신 후 유통에 관한 청(化他)의 두 가지 질문이다. 보현보살의 오묘한 행은 법신 전체로 커다란 위신력을 갖추었으므로 보위덕상불의 불국토에 머물렀다고 했다.
“보위덕상왕불국(寶威德上王佛國)”은 글자풀이 하면 보배와 같이 존귀하고 위엄과 덕이 훌륭한 왕의 부처님 국토. 보위덕상왕이란 이타행이 자재하다는 이름이다. 보현보살이 자재한 위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한 보위덕상왕불국에서 왔다는 것은 대개 그 본체가 제불의 자재이타행으로, 이를 시현함을 밝힌 것이다.
“멀리서⋯듣고[遙聞]”란 보현보살이 마음으로 시방의 세계를 능히 통괄하여 들었다는 것이다.
“함께 듣고 받고자 왔나이다[共來聽受]”란 함께 들으러 옴이다. 보현보살이 보위덕상왕불국에서 경을 듣고 마침내 법을 연모했으므로 멀리서 온 것이다. 여기에는 자행과 화타의 뜻이 있다.
“마땅히 설해 주시옵소서”란 정설의 설법을 청하여 자행(自行)을 권하려는데 그 뜻이 있다.
“여래가 멸도하신 후 어떻게 하여야…”의 내용은 유통에 대한 질문으로, 화타(化他)를 권하려는 데 그 뜻이 있다.
[경]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에게 이르시되,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여래가 멸도한 후에 마땅히 이 법화경을 얻으리라.(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1000)
불고보현보살 약선남자 선여인 성취사법 어여래멸후 당득시법화경
佛告普賢菩薩 若善男子 善女人 成就四法 於如來滅後 當得是法華經
[강의] 둘째, 물음에 답하여 권발함이다. 대답은 먼저 총체적으로 대답하시고, 이어 구체적으로 하시며, 결론을 맺어서 답한다. 이 구절은 총체적인 대답이다.
[경] 첫째는, 모든 부처님의 호념(護念)하시는 바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모든 덕본(德本)을 심고,
셋째는 정정취(正定聚)에 들고,
넷째는 일체 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1000)
일자 위제불호념 이자 식중덕본 삼자 입정정취 사자 발구일체중생지심
一者 爲諸佛護念 二者 植衆德本 三者 入正定聚 四者 發救一切衆生之心
[강의] 구체적으로 답하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 경의 진리를 얻느냐는 질문에 네 가지를 성취해야만 진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의 오묘한 행을 바로 나타내어 깨달아 들어가도록 하셨다. 미혹을 버리고 정도에 돌아와 방편의 지견을 열어 불지견을 드러냄은 부처님 마음에 들어맞으니 ‘제불이 호념하심’이다. 부처님의 지견이 열리면 반야가 나타나니 ‘온갖 덕본을 심는다’고 했다. 또한 ‘정정취에 든다’고 했다. 어지럽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취하지 않으며 버리지 않으니 ‘일체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이다. 이 넷은 개권현실(開權顯實)과 그 본체를 같이 하고, 신해행증(信解行證)과 다름없다. 믿음은 반드시 행을 빌려 성취하는 것이기에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먼저 등장했고, 이어서 보현보살의 보현행 권발로 이어져 신해행증의 네 가지에 의해 경전의 가르침을 얻게 되는 것이다.
■ 부처님이 설한 사법은 법화경 적문과 본문의 통틀어 어떻게 경을 설하고 유통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답이라고 할 수 있다. 법화문구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보현보살이 이미 정설과 유통의 두 가지 질문을 아울러 청하였지만 여래께서는 교묘한 답으로 대략 4법을 들어 그 질문들을 모두 포괄하여 답하였다. 이 4법(四法)의 종지는 정설과 유통을 통괄하고 있다.
1. 4법은 법화경 정설단 법문
1) 사법은 개권현실을 나타냄: 부처님이 비록 편벽됨이 없으시지만, 만약 악(惡)을 멀리하고 선(善)을 따르며 미혹을 돌려 정도(正道)에 돌아와서 방편의 지견을 열어 불지견을 드러낸다면, 곧 성심(聖心)에 맞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불이 호념[諸佛護念]하심’이 된다. 만약 불지견이 열리면 반야지혜가 밝게 비치니, 이것은 ‘온갖 덕의 근본[植衆德本]을 심음’이요, 또한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감’이 된다. 산란하지 않고 맛을 탐하지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니 또한 ‘중생을 구하려는 뜻을 내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이상의 사법은 개권현실(開權顯實)과 더불어 이름만 다르고 그 본체는 같으니,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
2) 사법은 본문·적문의 정설법문: 부처님께서 호념하신다는 것은 불지견(佛知見)을 여는 것을 말하고[開佛知見], 갖가지 덕의 근본을 심음은 불지견을 보임이며[示佛知見 ], 중생을 구제하려는 발심은 불지견을 깨달음이고[悟佛知見],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감은 불지견에 들어감이니[入佛知見] 적문의 요지는 이 네 가지에 들어 있다.
또 수적(垂迹)하는 것은 본불이 있다. 본불의 개시오입(開示悟入)을 따르기 때문에 수적에서도 개시오입이 있는 것이다. 지금 적문을 연 것이 곧 본문을 드러낸 것이 되어 본문과 적문은 둘이 아니고 다름이 없으니, 이 사법으로 그 정설을 청한 것에 답하신 것이 그 뜻에서 볼 때 분명하다.
2. 사법은 법화경 유통 법문: 사법(四法)이 유통을 설하시기를 청한 질문의 답이 된다는 것은 유통의 방법은 오직 삼법이며, 이 삼법은 또한 사안락행에 해당된다.
즉 중생을 구하려는 마음을 낸다는 것은 여래의 방에 들어감[入如來室]에 해당되며, 정정취에 들어감과 부처님께서 호념하심은 여래의 옷을 입는 일[著如來衣]에 해당하며, 모든 덕의 근본을 심음은”이라 한 것은 여래의 자리에 앉는 일[坐如來座]에 해당된다. 이것이 홍경을 베푸는 요지이며 사법에 즉하면서 삼법인 것이 된다.
또 “중생을 구하려는 발심”은 서원안락행(誓願安樂行)이며, “정정취에 들어감”은 의안락행(意安樂行)이며, “갖가지 덕의 근본을 심는 일”은 구안락행(口安樂行)이며, “부처님이 호념하심”은 신안락행(身安樂行)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뒤의 넷은 곧 앞의 넷이 된다.
이와 같이 한 번의 대답으로 두 가지 청에 답하시면서 네 가지 법을 들어 한 경 전체를 덮어 버린 것이니, 법화경을 거듭 연설한 것, 보현보살이 요청하여 이 경을 다시 베푸신 것, 보현보살이 멀리서 와 권발한 것은 그 뜻이 모두 여기에 있다.
“모든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란 마음이 부처님께 돌아가면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해 주시게 됨을 말한다.
“모든 덕본을 심고”란 수행자는 덕을 근본으로 삼는데, 선행을 통하여 선근 심는 것을 덕의 근본을 심는다고 한다.
“정정취에 들고”란 정정취는 반드시 성불할 것이 결정되어 있는 성자에 들어감.
“일체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이란 이타행(利他行)을 말한다.
이시보현보살 이자재신통력 위덕명문 여대보살무량무변불가칭수 종동방래 소경제국 보개
爾時普賢菩薩 以自在神通力 威德名聞 與大菩薩無量無邊不可稱數 從東方來 所經諸國 普皆
진동 우보련화 작무량백천만억종종기악
震動 雨寶蓮華 作無量百千萬億種種伎樂
[강의] 첫째, 보현보살이 떠나옴이다. 보현보살이 자신의 국토(동방 보위덕불 정묘국)에서 떠나 이 사바세계로 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처님께 공양드림, 대중의 이익, 경의를 표하는 세 부분이 있다. 먼저, 공양드림을 경가가 서술하였다.
첫째, 보현보살이 떠나올 때 갖가지 기악이 울려 퍼졌다는 것은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공양함이다.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이 세계로 오는 참뜻은 『법화경』의 오묘한 행이 참된 법계에 합해져 이제 부처님 지혜에 들어가 법계의 성품 전체가 드러나고, 이제 이 법회가 끝나기에 이르자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와서 비로소 광명이 동방을 비추었다. 이는 바로 지혜와 행이 원만하게 하나로 합해짐을 뜻한다. 보현보살은 만행의 근본이므로 헤아릴 수 없는 대보살들과 함께 오는 것이다.
“보현보살(普賢菩薩)”은 이 보살은 본래 동방 보위덕불(寶威德佛)의 정묘국(淨妙國)에 태어났는데(관보현보살행법경),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신다는 말을 듣고 여러 대중과 함께 여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듣고 도심(道心)을 내도록 권하기 위한 것이다.
“자재신통력”이란 선한 일을 발휘하는 자재함과 막힘없는 신통력을 말한다.
“위덕명문(威德名聞)”이란 위신력이 있기 때문에 마귀를 항복시킬 수 있고, 선덕이 있기 때문에 일체를 교화시키는 것이며, 그 명성이 멀리까지 퍼져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지나온 모든 나라는 널리 다 진동하고 보배의 연꽃이 비 오듯이 내리며~기악이 울림”이란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들로, 모두 보현보살의 자행(自行)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보현보살이 동방에서 오는 것은 무명이 타파되어 오묘한 행이 성립됨을 가리키고, 국토마다 진동함은 법락이 늘어나므로 국토마다 진동한다고 하였으며, 보배 연꽃이 비처럼 내리며 백천만억의 기악이 울린 것이다.
보현보살과 그 권속들이 보살의 몸으로 사덕의 힘에 의하여 이 영축산 도량에 와서 사일(四一)의 진실을 권발하는 뜻이 있다. 사일의 진실이란 자재는 이일의 이치가 있고, 신통은 행일의 이치가, 위덕은 인일의 이치가, 명문은 교일의 이치가 있다. 부처님의 진심은 불지견의 진리 하나뿐이니 이일(理一)을 뜻하는데 보현보살이 이를 체득하였으므로 자재하다고 하였다. 먼저 사일의 위가 있다는 것은 부처님은 오직 불지견을 깨닫게 하는 행에 있으니 행일(行一)이요, 보현보살이 발휘한 신통력도 이런 일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오직 보살만을 교화한다는 인일(人一)의 취지가 있는데, 보현의 위덕은 이러한 본래의 자신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직 일불승에 있다는 교일(敎一)의 취지인데, 보현보살이 이런 일불승의 가르침을 설했으므로 명성이 생겼다는 취지이다.
다음으로 사덕의 힘이란 자재는 상(常)을, 신통은 락(樂)을, 위덕은 아(我)를, 명문은 정(淨)을 뜻한다.
[경] 또 수없는 모든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 비인 등 대중이 위요하여 각각 위덕과 신통력을 나타내어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
우여무수제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 대중 위요 각현
又與無數諸天 龍 夜叉 乾闥婆 阿修羅 迦樓羅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 等 大衆 圍繞 各現
위덕신통지력
威德神通之力
[강의] 두 번째 대중을 교화하는 이익을 나타낸다. 팔부 중생을 교화함이다. 감당할 능력을 따름은 위덕과 신통의 힘을 따름이다. 보현보살을 따라온 천용팔부가 모두 오묘한 행으로 정법을 외호하므로 각각 위엄있는 덕과 신통력을 나타냈다.
“대중이 위요하여[與⋯大衆圍繞]"란 에워싼 무리와 함께, 대중이 둘러쌈과 함께한 것을 말한다.
[경] 사바세계 기사굴산 중에 이르러 석가모니불께 두면으로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일곱 번 돌고(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
도사바세계기사굴산중 두면례석가모니불 우요칠잡
到娑婆世界耆闍崛山中 頭面禮釋迦牟尼佛 右繞七帀
[강의] 셋째, 부처님께 경의를 표함이다. 먼저 부처님 주위를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右遶七帀], 부처님 발에 예배한다.
“오른편으로 일곱 번 돌고[右遶七匝]"란 상대를 오른쪽 어깨방향으로 하고 도는 것으로, 이와 같이 도는 것은 최대의 경의를 표하는 예배법이다.
[경]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제가 이 사바세계에서 법화경 설하심을 듣고 멀리 보위덕상왕불의 국토에서 한량없고 가이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보살 대중과 함께 듣고 받고자 왔나이다.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마땅히 설해 주시옵소서.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여래께서 멸도하신 후, 어떻게 하여야 이 법화경을 얻겠나이까.”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998~1000)
백불언 세존 아어보위덕상왕불국 요문차사바세계 설법화경 여무량무변백천만억제보살중
白佛言 世尊 我於寶威德上王佛國 遙聞此娑婆世界 說法華經 與無量無邊百千萬億諸菩薩衆
공래청수 유원세존 당위설지 약선남자 선여인 어여래멸후 운하능득시법화경
共來聽受 惟願世尊 當爲說之 若善男子 善女人 於如來滅後 云何能得是法華經
[강의] 둘째, 경을 수행하고 펴도록 권발(勸發)하는 내용이다. 보살이 원융하게 수행하여 등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보의 깨달음을 빌어 와야 그 오묘함을 증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장은 깨달아 들어감을 그 궁극으로 삼는다. 보현보살은 원력으로 이 경전을 기필코 수호하고자 했다. 따라서 보현보살로 인해 깨달아 들어 갈 수 있기에 권발이라 했다.
여기에는 첫째 부처님께 질문함으로써 권발하는 것[請問勸發], 둘째 서원을 일으켜 권발하는 것[誓願勸發]의 둘이 있다. 질문으로 권발함에는 질문과 대답이 있다.
<보현보살의 권발 내용>
질문 총체적답변 밖의 난을 물리침 난을 물리침
질문으로 권발 대답 구체적 답변 열두 가지 난
맺음 안으로 수호하는 법 육아백상으로 위로
서원으로 권발 사람을 수호함 육아백상으로 삼매얻음
법을 수호함 3.7일 정진과 주(呪)
신력(神力)으로 수호
수승한 인행(因行)
가까운 과보(果報)
총결
첫째, 부처님께 질문함으로써 권발함[請問勸發]이란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멀리서 찾아온 뜻을 밝혀서 질문한 내용이다. 자기의 수행[自行]과 부처님 멸도하신 후 유통에 관한 청(化他)의 두 가지 질문이다. 보현보살의 오묘한 행은 법신 전체로 커다란 위신력을 갖추었으므로 보위덕상불의 불국토에 머물렀다고 했다.
“보위덕상왕불국(寶威德上王佛國)”은 글자풀이 하면 보배와 같이 존귀하고 위엄과 덕이 훌륭한 왕의 부처님 국토. 보위덕상왕이란 이타행이 자재하다는 이름이다. 보현보살이 자재한 위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한 보위덕상왕불국에서 왔다는 것은 대개 그 본체가 제불의 자재이타행으로, 이를 시현함을 밝힌 것이다.
“멀리서⋯듣고[遙聞]”란 보현보살이 마음으로 시방의 세계를 능히 통괄하여 들었다는 것이다.
“함께 듣고 받고자 왔나이다[共來聽受]”란 함께 들으러 옴이다. 보현보살이 보위덕상왕불국에서 경을 듣고 마침내 법을 연모했으므로 멀리서 온 것이다. 여기에는 자행과 화타의 뜻이 있다.
“마땅히 설해 주시옵소서”란 정설의 설법을 청하여 자행(自行)을 권하려는데 그 뜻이 있다.
“여래가 멸도하신 후 어떻게 하여야…”의 내용은 유통에 대한 질문으로, 화타(化他)를 권하려는 데 그 뜻이 있다.
[경]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에게 이르시되,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여래가 멸도한 후에 마땅히 이 법화경을 얻으리라.(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1000)
불고보현보살 약선남자 선여인 성취사법 어여래멸후 당득시법화경
佛告普賢菩薩 若善男子 善女人 成就四法 於如來滅後 當得是法華經
[강의] 둘째, 물음에 답하여 권발함이다. 대답은 먼저 총체적으로 대답하시고, 이어 구체적으로 하시며, 결론을 맺어서 답한다. 이 구절은 총체적인 대답이다.
[경] 첫째는, 모든 부처님의 호념(護念)하시는 바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모든 덕본(德本)을 심고,
셋째는 정정취(正定聚)에 들고,
넷째는 일체 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1000)
일자 위제불호념 이자 식중덕본 삼자 입정정취 사자 발구일체중생지심
一者 爲諸佛護念 二者 植衆德本 三者 入正定聚 四者 發救一切衆生之心
[강의] 구체적으로 답하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 경의 진리를 얻느냐는 질문에 네 가지를 성취해야만 진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의 오묘한 행을 바로 나타내어 깨달아 들어가도록 하셨다. 미혹을 버리고 정도에 돌아와 방편의 지견을 열어 불지견을 드러냄은 부처님 마음에 들어맞으니 ‘제불이 호념하심’이다. 부처님의 지견이 열리면 반야가 나타나니 ‘온갖 덕본을 심는다’고 했다. 또한 ‘정정취에 든다’고 했다. 어지럽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취하지 않으며 버리지 않으니 ‘일체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이다. 이 넷은 개권현실(開權顯實)과 그 본체를 같이 하고, 신해행증(信解行證)과 다름없다. 믿음은 반드시 행을 빌려 성취하는 것이기에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먼저 등장했고, 이어서 보현보살의 보현행 권발로 이어져 신해행증의 네 가지에 의해 경전의 가르침을 얻게 되는 것이다.
■ 부처님이 설한 사법은 법화경 적문과 본문의 통틀어 어떻게 경을 설하고 유통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답이라고 할 수 있다. 법화문구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보현보살이 이미 정설과 유통의 두 가지 질문을 아울러 청하였지만 여래께서는 교묘한 답으로 대략 4법을 들어 그 질문들을 모두 포괄하여 답하였다. 이 4법(四法)의 종지는 정설과 유통을 통괄하고 있다.
1. 4법은 법화경 정설단 법문
1) 사법은 개권현실을 나타냄: 부처님이 비록 편벽됨이 없으시지만, 만약 악(惡)을 멀리하고 선(善)을 따르며 미혹을 돌려 정도(正道)에 돌아와서 방편의 지견을 열어 불지견을 드러낸다면, 곧 성심(聖心)에 맞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불이 호념[諸佛護念]하심’이 된다. 만약 불지견이 열리면 반야지혜가 밝게 비치니, 이것은 ‘온갖 덕의 근본[植衆德本]을 심음’이요, 또한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감’이 된다. 산란하지 않고 맛을 탐하지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니 또한 ‘중생을 구하려는 뜻을 내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이상의 사법은 개권현실(開權顯實)과 더불어 이름만 다르고 그 본체는 같으니,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
2) 사법은 본문·적문의 정설법문: 부처님께서 호념하신다는 것은 불지견(佛知見)을 여는 것을 말하고[開佛知見], 갖가지 덕의 근본을 심음은 불지견을 보임이며[示佛知見 ], 중생을 구제하려는 발심은 불지견을 깨달음이고[悟佛知見],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감은 불지견에 들어감이니[入佛知見] 적문의 요지는 이 네 가지에 들어 있다.
또 수적(垂迹)하는 것은 본불이 있다. 본불의 개시오입(開示悟入)을 따르기 때문에 수적에서도 개시오입이 있는 것이다. 지금 적문을 연 것이 곧 본문을 드러낸 것이 되어 본문과 적문은 둘이 아니고 다름이 없으니, 이 사법으로 그 정설을 청한 것에 답하신 것이 그 뜻에서 볼 때 분명하다.
2. 사법은 법화경 유통 법문: 사법(四法)이 유통을 설하시기를 청한 질문의 답이 된다는 것은 유통의 방법은 오직 삼법이며, 이 삼법은 또한 사안락행에 해당된다.
즉 중생을 구하려는 마음을 낸다는 것은 여래의 방에 들어감[入如來室]에 해당되며, 정정취에 들어감과 부처님께서 호념하심은 여래의 옷을 입는 일[著如來衣]에 해당하며, 모든 덕의 근본을 심음은”이라 한 것은 여래의 자리에 앉는 일[坐如來座]에 해당된다. 이것이 홍경을 베푸는 요지이며 사법에 즉하면서 삼법인 것이 된다.
또 “중생을 구하려는 발심”은 서원안락행(誓願安樂行)이며, “정정취에 들어감”은 의안락행(意安樂行)이며, “갖가지 덕의 근본을 심는 일”은 구안락행(口安樂行)이며, “부처님이 호념하심”은 신안락행(身安樂行)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뒤의 넷은 곧 앞의 넷이 된다.
이와 같이 한 번의 대답으로 두 가지 청에 답하시면서 네 가지 법을 들어 한 경 전체를 덮어 버린 것이니, 법화경을 거듭 연설한 것, 보현보살이 요청하여 이 경을 다시 베푸신 것, 보현보살이 멀리서 와 권발한 것은 그 뜻이 모두 여기에 있다.
“모든 부처님의 호념하시는 바”란 마음이 부처님께 돌아가면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해 주시게 됨을 말한다.
“모든 덕본을 심고”란 수행자는 덕을 근본으로 삼는데, 선행을 통하여 선근 심는 것을 덕의 근본을 심는다고 한다.
“정정취에 들고”란 정정취는 반드시 성불할 것이 결정되어 있는 성자에 들어감.
“일체중생을 구원하려는 마음”이란 이타행(利他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