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지의 수미산[迷盧] 바다라도 칠일 동안 타면 불덩이가 되는데
하물며 이 극미의 몸덩어리 어떻게 재가 되지 않겠는가.
大地迷盧海,七日出燒然,況此極微軀,那不成煨燼。
*진리에 의지하여 무상을 관하는 것이다. 중생의 복덕으로 이루어진 사대주는 굳고 강하기가 금강대지와 같고 묘고의 수미산이 있는 주위에는 칠산팔해가 있는데, 괴겁이 되면 화재 수재 풍재가 일어나 모두 태우고 씻기고 바람 불어 없어져 공겁에 이르게 된다. 화재가 일어날 때는 7개의 태양이 나와서 초선천 이하를 태워버린다고 한다. 이어 수재(水災)가 일어나 이선(二禪)까지 파괴하고 이어 풍재에는 삼선까지 파괴한다. 하물며 미물에 불과한 우리 몸덩어리가 어떻게 남겠는가. 세간의 인간은 일백 년이 지나면 모두 죽어 없어지니 이 세상에는 무상하여 영원한 것이 없다.
60. 이와 같이 무상하고 또 오래가지 못하며, 돌아갈 곳도 구제할 자도 가족도 없네.
훌륭한 사람은 생사를 반드시 싫어하니 마치 파초의 몸체에 알맹이가 없는 것과 같네.
如是無常亦非久,無歸無救無家室,生死勝人須厭背,併若芭蕉體無實。
*삼계의 모든 법들은 찰나에 생겨서 찰나에 무너져 없어지니 무상한 법이라 오랫동안 지탱하기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견고한 것처럼 보여도 그 본체로 보면 또한 무상한 본성을 떠날 수 없다. 경에서는 삼계가 무상하기가 가을 하늘의 구름과 같고, 유정의 중생들은 무상하여 물속에 달과 같다고 하였다. 맑은 강물속의 달은 똑똑히 비추지만, 바람이 불어 파도가 일어나면 달은 없어지고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생사를 싫어하여 여의는 것을 파초에 비유한 것은 파초는 겉으로 보기에는 잘 장엄되어 있지만 그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어 최후에 도달하면 아무 알맹이도 없는 것과 같다. 생사윤회의 제법도 겉으로는 훌륭한 것처럼 보여서 유혹하지만 지혜로 관찰하면 터럭만큼도 진실한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61. 거북이가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한 번 만나기가 비록 어렵다지만,
축생의 몸을 버리고 인간의 몸이 되기는 더 어려우니 악행의 과보로 다시 축생을 초래하네.
海龜投木孔,一會甚難遭,棄畜成人體,惡行果還招。
*축생도에서 해탈하여 인간의 몸 얻기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이 진귀한 보배 같은 인간의 몸을 받고서 선근은 지극히 얕고 깊은 악업을 지어 끊이지 않고 사견을 일으키면 오래지 않아서 축생 등의 악취에 떨어진다. 세간에 있는 사람들이 부처님의 법을 많이 듣고 실천하지 않으면 선근을 쌓을 수 없으니 돌아갈 곳이 어디이겠는가. 그러므로 부처님 법을 만났을 때 부지런히 익히고 닦아야 장차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62. 금 은 보배로 만든 소반으로 똥을 치우듯이 이와 같이 하면 크게 어리석은 짓이니,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 죄를 지으면 완전히 벌레 같은 아이가 된다네.
金寶盤除糞,斯為是大痴,若生人作罪,全成極蠢兒。
*금으로 된 소반은 인간의 몸을 비유하고, 악취에 유전하면서 죄업을 짓는 것은 어리석은 벌레와 같다고 한다. 과거에 쌓아둔 무량한 선업과 복덕으로 지금의 천상이나 인간의 몸을 얻은 것인데, 만약 선업을 더욱 쌓고 부지런히 법을 닦으면 후세에는 순간순간에서부터 구경에 이르기까지 안락을 얻을 것이다. 만약 이 보배 같은 인간의 몸을 받아 하품의 악업을 지으면 후세에는 무량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63. 생중에 착한 벗을 의지하고, 바른 서원을 일으키며,
선세에 몸으로 복업을 지었으니 네 가지 큰 바퀴가 완전히 갖추어지네.
生中依善友,及發於正願,先身為福業,四大輪全獲。
*사륜을 갖춘다는 것을 설명하면, 우리가 불법을 잘 닦아 지니고 수승한 인연을 갖추면 인연 따라 해탈과 열반의 근본을 성취한다. 세간에서 인연 따라 성취하는 가장 중요한 네 가지가 있으니 이를 사륜이라 한다. 제일 첫째의 바퀴는 생중의 땅이다. 땅에는 지계중의 땅과 불법중의 땅이 있다. 현겁 천불이 성도하신 곳으로 남염부주의 중심인 인도금강좌이다. 금강좌 주위 인도 제 성중에서 지계의 땅이다. 무릇 불교 정법이 안주하는 곳, 곧 불법 가운데의 땅으로 이곳 가운데 있는 땅을 가리켜 불법중의 땅이라고 한다. 우리는 붓다의 교법 중에 태어나서 법을 증득하고 성행시키는 지방이다. 법을 듣고 붓다의 사중제자가 되는 것을 첫째 연에 따른다고 한다. 둘째 바퀴는 선우에 의지함이다. 이 선우는 선지식을 포괄하는 선우와 선도의 선우의 두 가지이다. 경에서는 항상 법상을 구족한 선지식을 의지하고 바르게 알고 바른 생각을 가진 도반으로서의 벗에 의지하라고 한다. 나의 수행과 견해에 상대해주는 선우는 모두 크게 이익이 된다. 금강상사의 법왕이 가진 여의보(如意寶)와 여러 가지 많은 공덕을 구족한 도반의 벗에 의지해야 한다. 세 번째 바퀴는 바른 원을 내는 것이다. 일체제법에는 발원이 선도한다. 원력을 잘 요달한 후 다시 진실한 행에 나가면 반드시 과를 얻을 수 있다. 바른 원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네 번째 바퀴는 선세에 지은 복업이다. 전세에 큰 복덕을 닦은 것이 없다면 금생에 근본은 있으나 불법의 진리에 이르지 못한다. 내가 현재 이와 같은 훌륭한 대원만도를 만나는 것은 일정하게 전세에 큰 복업을 지어 밀어준 까닭이다. 이상 네 가지는 기차의 네 바퀴와 같아서 그 하나가 모자라도 안 되듯이 한 가지의 인연에 따르는 바퀴가 부족하다면 닦아서 불도를 이루기 어렵다.
64. 부처님께서는 착한 벗을 가까이하고 일체 범행(梵行)에 친근하라고 말씀하셨네.
착한 사람은 부처님께 의지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원적(圓寂)을 증득하네.
佛言近善友,全梵行是親,善士依佛故,眾多證圓寂。
*선지식에 의지함을 밝혔다. 선지식과 착한 벗에 의지하여 수행자를 상대하는 것이 항상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기의 과실은 선지식과 착한 벗에 의지하여 점차 없애 버리고, 선지식과 착한 벗에 의지하는 힘으로 능히 자기의 공덕이 점차 늘어나게 하여 원만함에 이르게 된다.
65. 삿된 견해에 의해 아귀 · 축생에 태어나 지옥의 법[泥黎法]을 듣지 못하는 곳,
변두리와 미개지[蔑戾車]에 태어나 다시 어리석은 벙어리 된다네.
邪見生鬼畜,泥黎法不聞,邊地蔑戾車,生便痴啞性。
*연을 어겨서 8가지 법을 닦을 틈이 없음을 여의는 것이다. 8가지 연을 어긴다는 것은 법을 닦을 시간이 없게 한다는 것이다. 곧 사견에 태어나고, 아귀, 지옥, 어두운 겁, 변두리, 벙어리, 장수천의 8곳에서는 정법을 닦아 지닐 틈이 없다.
66. 혹은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서 여덟 가지 닦을 틈이 없는 과실을 제거하고
틈이 없음을 쉬고 나면 내생으로 향할 수 있네.
或生長壽天,除八無暇過,閒暇既已得,爾可務當生。
*윤회에서 벗어남을 설하였다.
67.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늙어 병들고 죽음, 이와 같은 갖가지 고통이 있는 곳,
지혜로운 사람은 응당 이곳에 태어남을 싫어하고, 조그만 과실을 말해도 응당 들어야 하네.
愛別老病死,斯等眾苦處,智者應生厭,說少過應聽。
*친하고 원한 맺음이 일정하지 않음이다. 중생들은 무시이래로 삼계에 윤회하면서 오랫동안 흘러다녀 각기 스스로 서로 다른 업력과 인연으로 전전하고 표류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친하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하여 결정할 수 없다. 금생에 자기의 친구이지만 전세와 내세를 다각도로 관찰하면 혹은 장차 자기의 원수와 도적이 될 수 있다. 또한 전세의 원적이라고 하더라도 이 세상에서는 자기의 친구가 될 수 있다.
68. 어머니가 혹은 바뀌어 부인이 되고 아버지가 전환하여 아이가 되며
원수진 집이 바뀌어 친구가 되니 바뀌어 흐르는 데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네.
母或改為婦,父乃轉成兒,怨家翻作友,遷流無定規。
*전세의 어머니가 금세에는 자기의 처자가 되고, 전세의 부친이 금세에는 바뀌어 자기의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한 있는 적이 자기의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69. 하나하나 마신 어머니 젖은 사해의 바닷물보다 더 많고,
전전하면서 다른 몸 받음은 그보다 더 많이 마시네.
一一飲母乳,過於四海水,轉受異生身,更飲多於彼。
*탐욕은 만족할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중생들이 삼계 고해 중에서 연속적으로 끊이지 않고 전생하니 표류하고 떠다니는 것이 일정하지 않게 고를 받는다.
70. 과거 하나하나의 생신마다 생긴 뼈 전전하면서 나온 것을 쌓아 묘고산(妙高山) 같고
땅바닥의 구슬을 세는데 멧대추의 씨[核]를 세듯이 자기 몸덩어리 세는데 어찌 다 하리오.
過去一一生身骨,展轉積若妙高山,地土丸為酸棗核,數己形軀豈盡邊。
71. 범천의 주인에게 세간에서 모두 공양하여도 업력에 의해 끝내 지상에 떨어지며
전륜성왕으로 태어났다가도 몸을 바꿔 노비가 되네.
梵主世皆供,業力終淪地,縱紹轉輪王,迴身化奴使。
*세간의 묘한 욕망은 믿기 어렵다. 인간과 천상 중에서 범천이 가장 존귀하여 삼계의 주인이라고 하며, 위덕의 수용이 모두 자재하여 숭상하고 존경받는다고 한다. 다만 그 복덕을 사용하여 업력이 다할 때 한 번에 천길 밑으로 떨어져 다른 사람의 노비가 된다. 일반에서는 국왕이 되어 주의하지 않고 악업을 지으면 보통 사람들보다 쉽게 많이 짓게 되니 이로 인하여 후세에 고의 보 받음이 극심하여 참기 어렵게 된다. 삼악취의 고통을 받고 다시 또한 변하여 노비가 되어 다른 사람들의 부림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