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사제(四諦) 육도(六道) 십이연을
중생의 심업(心業)에 따라서 설하심이라.
만일 들으면 마음이 열리지 않을 수 없으니
한량없는 생사의 모임을 끊으리라.(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6)
사제육도십이연 수순중생심업전 약유문막불의개 무량생사중결단
四諦六度十二緣 隨順衆生心業轉 若有聞莫不意開 無量生死衆結斷
[강의] 일승법륜에 이어 다음으로 삼승법륜을 찬탄한다.
“사제(四諦)”라고 한 것은 첫째 고제(苦諦)요, 둘째는 집제이며, 셋째는 멸제이며, 넷째는 도제이다. 이는 곧 생멸사제(生滅四諦)로 성문승(聲聞乘)에게 설해진 법문이다.
“육도”란 첫째 보시바라밀, 둘째 지계바라밀, 셋째 인욕바라밀, 넷째 정진바라밀, 다섯째 선정바라밀, 여섯째 지혜바라밀이다. “십이인연”이란 과거 2인(因: 무명 행), 현재 5과(果: 식 명색 육입 촉 수), 현재 3인(因: 애 취 유), 미래 양과(果: 생 노사) 이다.
“중생의 심업(心業)에 따라서 설하심이라”는 수타의설(隨他意說)이기 때문에 수순(隨順)이라 한다. 중생심이란 락욕심이요, 업이란 짓는 업을 말한다. 굴린다[轉]란 윤전(輪轉)이다.
“만약 들음이 있다면 마음이 열리지 않음이 없어”란 법륜을 굴리는 지(智)의 작용을 찬탄했다. 들음이 있다란 듣는 근기를 말한다. 마음[心意]이란 미혹한 심(心) 의(意)이다. 듣는다란 개발(開發)이다. 삼승의 근기가 삼승의 가르침을 듣고 자승의 지혜가 개발되었음을 말한다.
“무량한 생사의 갖가지 결루[結]가 끊어지리라”란 법륜을 굴려 번뇌를 끊는 작용을 찬탄했다. 무량한이란 수효의 이름이다. 생사란 7종생사이다. 갖가지 결루란 5상(上) 5하(下) 9결(結) 등이니, 단(斷)이란 끊어 제거함이다.
[경] 듣는 일이 있으면 혹은 수다원
사다 아나 아라한과
무루무위의 연각처(緣覺處)
무생무멸(無生無滅)의 보살지(菩薩地)를 얻으며,
혹은 한량없는 다라니와
걸림이 없는 요설대변재를 얻어
심히 깊고 미묘한 게송을 연설하고
유희(遊戱)해서 법의 청정한 못에 목욕하며,
혹은 뛰고 날아서 신족(神足)을 나타내고
물과 불에 들어가고 나오되 몸이 자유라.(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6)
유문혹득수다원 사다아나아라한 무루무위연각처 무생무멸보살지
有聞或得須陀洹 斯陀阿那阿羅漢 無漏無爲緣覺處 無生無滅菩薩地
혹득무량다라니 무애요설대변재 연설심심미묘게 유희조욕법청거
或得無量陀羅尼 無礙樂說大辯才 演說甚深微妙偈 遊戱澡浴法淸渠
혹약비등현신족 출몰수화신자유
或躍飛騰現神足 出沒水火身自由
[강의] 셋째, 법륜(法輪)굴리는 모습을 찬탄함이다.
“듣는 일이 있으면 혹은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란 이 2구는 4사문(沙門)의 과이다. 듣는 자란 교화 받는 사람이다. 첫째, 수다원(須陀洹)이란 이곳에서 예류(預流)라 하니, 예는 입의(入義)이고, 유는 유류(流類)이다. 삼계의 견도에서 끊어야할 번뇌를 영원히 끊어서 성인의 부류에 들어가므로 예류라 한다. 둘째, 사다함(斯陀含)이란 이곳말로는 왕래이니 욕계 중에 하품의 수도에서 끊어야할 혹을 끊어서 제2과를 얻어, 한 번 가고 한 번 와 반열반에 들어가니 일왕래(一往來)라 한다. 셋째, 아나함(阿那含)이란 이곳에서는 불환(不還)이라 하니 욕계의 나머지 3품 혹을 영원히 끊고 다시는 욕계의 생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불환이라 한다. 넷째는 아라한이니 여기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살적(殺賊) 삼계의 번뇌의 도적을 영원히 끊기 때문이다. 둘째는 응공(應供)이니 공양을 받을 수 있는 복전(福田)을 짓기 때문이다. 셋째는 불생(不生)이니 삼계의 생을 영원히 다시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과(四果)는 소리를 듣고 도를 깨달으므로 성문(聲聞)이라 한다.
“무루무위의 연각처”란 이 1구는 연기의 가르침의 작용을 찬탄했다. 세 가지 루(漏)가 없으므로 무루(無漏)라고 하고, 네 가지 상(相)을 여의었으므로 무위(無爲)라고 한다. 인연의 가르침을 들어 연기의 도를 깨달았으니 이런 까닭에 연기라고 한다. 처(處)란 처한 계위(處位)이다. 지금 불교를 들으니 이런 까닭에 독각(獨覺)이라고 할 수 없다.
“무생무멸의 보살지”란 이 1구는 육바라밀 가르침의 작용을 찬탄했다. 계내(界內)의 이치는 본래 불생(不生)이므로 무생(無生)이며, 지금 또한 불멸(佛滅)이므로 무멸(無滅)이라 한다. 보살지란 통교 별교 등의 지위이다.
“혹은 무량한 다라니를 얻는다”란 이 1구는 3다라니를 찬탄했다. 무량이란 수효의 이름이다. 첫째는 무량선다라니 이고, 둘째는 백천만억선다라니 이며, 셋째는 법음방편다라니 이다.
“걸림이 없는 요설대변재”란 이 1구는 4변재(辯才)를 찬탄했다. 4무애 중에 요설무애변재 만을 들었다. 소승의 변재가 아니므로 대(大)라 했다.
“심히 깊고 미묘한 게송을 연설하고”란 이 1구는 교화할 지덕(智德)을 찬탄했다. “유희해서 법의 청정한 못에 목욕하며”란 이 1구는 교화할 정덕(定德)을 찬탄했다. 선(禪)의 못에 떠다니므로 유희라 한다. 선정의 물이 때를 없애므로 목욕한다고 했다.
“혹은 뛰고 날아서 신족을 나타내고, 물과 불에 들어가고 나오되 몸이 자유”란 이 2구는 교화할 신통의 덕을 찬탄했다. 뛴다란 발을 드는 것이요, 뛰어오르다란 공중에 오름이며, 신족을 나타낸다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을 보임이다. 물과 불에 나가고 들어감이란 18변을 말한다. 신(身)이란 몸의 양쪽 상과 몸의 양쪽 하와 몸의 대와 몸의 소 등이다. 자유롭다란 대당(大唐) 속어이니 문어로는 자재(自在)하다라 한다.
[경] 여래의 법륜상은 이와 같이
청정하고 가이없으며 생각하기도 어려움이라.(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8)
여래법륜상여시 청정무변난사의
如來法輪相如是 淸淨無邊難思議
[강의] 넷째, 이 1행 게송은 법륜상을 결론지어 찬탄했다. “여래의 법륜상은 이와 같이”라고 말한 것은 이 1구가 교화할 법륜상을 결론지어 찬탄했다.
“청정하고 가이없으며 생각하기도 어렵다”라고 말한 것은 이 1구가 법륜상의 덕을 결론지어 찬탄했다. 법륜이 때가 없음을 청정이라 하고 법륜을 굴려 무궁함을 끝이 없다[無邊]라고 했으며, 법륜의 작용이 측량하기 어려워 생각하기 어렵다[難思議]라고 했다.
[경] 우리들이 함께 다 머리를 조아려서
법륜 전하실 때에 귀명하나이다.
머리를 조아려서 맑은 음성에 귀의하나이다.
머리를 조아려서 십이인연법 사제법 육도법문에 귀의하나이다.
(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8)
아등함부공계수 귀명법륜전이시 계수귀의범음성 계수귀의연제도
我等咸復共稽首 歸命法輪轉以時 稽首歸依梵音聲 稽首歸依緣諦度
[강의] 다섯째, 이 2행 게송은 설하시는 분과 설하신 (법에) 귀의하여 찬탄함이다. “우리들이 함께 다 머리를 조아려서”란 이 1구는 공경하는 사람을 든 것이다. 우리[我]란 대장엄보살을 우리라 했다. 들[等]이란 같은 팔만 사람들이다. 다[咸]란 모두[皆]이다. 다시[復]란 거듭[重]이다. 함께[共]란 함께 할 때[俱時]의 뜻이다. 머리 조아린다[稽首]란 경례드림[致敬]이다.
“법륜 전하실 때 귀명합니다”란 1구는 교화에 응할 때의 덕을 귀의 찬탄함이다.
“머리 조아려 범음성에 귀의합니다”란 1구는 능설 능전(能詮)의 언어의 교묘함과 쉬운 이해의 덕에 귀의 찬탄함이다.
“머리 조아려 연 제 도에 귀의합니다”란 이 1구는 능화 소전(所詮)의 이치를 쉽게 깨닫는 덕을 귀의 찬탄함이다. 연이란 십이연기의 가르침이고, 제란 사성제의 가르침이며, 도란 육바라밀의 가르침이다.
[경] 세존께서 지나간 옛적 한량없는 겁에
고(苦)를 참으시고 부지런히 여러 가지의 덕행을 닦고 익히시어
우리들 사람과 하늘 용 신왕(神王)을 위하여
널리 모든 중생에게 미치도록 하심이라.(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8)
세존왕석무량겁 근고수습중덕행 위아인천용신왕 보급일체제중생
世尊往昔無量劫 勤苦修習衆德行 爲我人天龍神王 普及一切諸衆生
[강의] 세 번째, 부처님 덕을 찬탄한다.
먼저, 인행(因行)을 찬탄하고 다음에는 과덕(果德)을 찬탄하였다. 첫째 인행을 찬탄함에는 총괄적으로 찬탄하고 다음에는 개별적으로 찬탄하였다.
먼저 총괄적으로 부처님 인행(因行)의 덕을 찬탄했다.
“세존”이란 설하는 주체를 든 것이요, “옛적”이라 말한 것은 인을 행하는 세월이며, “한량없는 겁”이란 인행할 때를 밝혔다.
“고를 참으시고”란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여 부지런히 고를 행한다[勤苦]고 이름하고, 지관을 구하여 배우는 것을 닦아 익힌다[修習]고 한다. 십법으로 승(乘)이 이루어짐을 갖가지 행이라 한다. 덕이란 지단 등의 덕이다.
“우리들 사람과 하늘 용 신왕을 위해 널리 모든 중생에게 미치도록 하셨다”란 이 1구는 교화할 중생을 들었다. 우리들이란 대장엄보살의 나이고, 사람이란 4주의 사람이다. 용이란 사생의 용신(龍神)이고 왕이란 명도(冥道) 신왕이다. 널리[普]란 널리 두루함[遍普]이다. 미치다란 펴서 미치는 것이요, 일체란 모든 수요의 뜻이다. 모든 중생이란 총체적으로 육도를 들었다.
[경] 능히 버리기 어려운 일체의
재보와 처자 국성을 버리시고,
법에 있어 안으로도 밖으로도 아끼신 바가 없으며
두목 수뇌(頭目髓腦)를 다 사람에게 보시 하심이라.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계를 받들어 가지되
비록 목숨을 잃을지라도 헐고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만일 사람이 칼과 막대기를 가지고 와서 해를 입히고,
악한 입으로 꾸짖고 욕할지라도 끝까지 성내지 아니하며,
겁이 지나도록 몸이 부스러질지라도 게으름을 내지 아니하고
주야로 마음을 가다듬어 항상 선정에 있으며,
두루 일체의 여러 도법을 배워서
지혜는 깊이 중생의 근기에 들어감이라.(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8)
능사일체제난사 재보처자급국성 어법내외무소린 두목수뇌실시인
能捨一切諸難捨 財寶妻子及國城 於法內外無所悋 頭目髓腦悉施人
봉지제불청정계 내지실명불훼상 약인도장내가해 악구매욕종불진
奉持諸佛淸淨戒 乃至失命不毁傷 若人刀杖來加害 惡口罵辱終不瞋
역겁좌신불권타 주야섭심상재선 변학일체중도법 지혜심입중생근
歷劫挫身不倦惰 晝夜攝心常在禪 遍學一切衆道法 智慧深入衆生根
[강의] 둘째 인행을 개별적으로 찬탄하였다. 이 6행의 게송은 부처님 스스로 수행인 육바라밀을 찬탄했다.
처음 2행 게송은 보시바라밀을 밝혔다.
“능히 버리기 어려운 일체의 재보와 처자 국성을 버리시고”란 이 2구는 밖으로 보시함이요, “법에 있어 안으로도 밖으로도 아끼신 바가 없으시며, 두목 수뇌를 다 사람에게 보시함이라”는 이 2구는 안으로 보시함을 찬탄했다.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계를 받들어 가지되 비록 목숨을 잃을지라도 헐고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란 이 2구는 지계바라밀을 찬탄했다.
“만일 사람이 칼과 막대기를 가지고 와서 해를 입히고, 악한 입으로 꾸짖고 욕할지라도 끝까지 성내지 아니하며”란 이 2구는 인욕바라밀을 찬탄했다.
“겁이 지나도록 몸이 부스러질지라도 게으름을 내지 않고”란 이 1구는 정진바라밀을 찬탄했다.
“주야로 마음을 가다듬어 항상 선정에 있으며”란 이 1구는 선정바라밀을 찬탄했다.
“두루 일체의 여러 도법을 배워서 지혜는 깊이 중생의 근기에 들어감이라”란 이 2구는 반야바라밀을 찬탄함이다.
[경] 이런고로 지금 자재한 힘을 얻어서
법에 자재하여 법왕이 되셨음이라.
우리는 다 함께 머리를 조아려서
능히 모든 행하기 어려움을 행하심에 귀의하나이다.
(금장본 무량의경 덕행품 제1 p1038~1040)
시고금득자재력 어법자재위법왕 아부함공구계수 귀의능근제난근
是故今得自在力 於法自在爲法王 我復咸供俱稽首 歸依能勤諸難懃
[강의] 둘째, 과덕을 찬탄하여 맺었다. 이 2행 게송은 과덕이 만족되었음을 들어 귀의를 맺었다.
“이런고로 지금 자재한 힘을 얻어서 법에 자재하여 법왕이 되셨음이라”란 이 1행은 과(果)가 만족되었음을 찬탄했다.
“우리는 다 함께 머리를 조아려서 능히 모든 행하기 어려움을 행하심에 귀의하나이다”란 이 1행은 귀의를 맺은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