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우유는 무명을 비유하고 피는 *사주혹(四住惑)을 비유하니, 범부는 이를 갖추고 있으므로 ‘젖에 피가 섞였다’ 말하고, *십주(十住)는 이미 사주의 피를 끊은 점에서 이승(二乘)과 동일하므로 ‘성문은 유(乳)와 같다’ 말하고, 십주의 *후심(後心)은 진리가 명백하고 지혜가 뛰어나기에 벽지불의 습기를 부분적으로 제거함과 비슷하므로 ‘낙(酪)과 같다’ 말하고, *십행(十行)은 *진사혹(塵沙惑)을 깸이 생소 같으며 *십회향(十廻向)은 *계외(界外)의 진사혹 마저 깸이 숙소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생소․숙소와 같다’ 말하고, *등지(登地)는 무명을 깨고 불성을 드러내 *일신무량신(一身無量身)을 얻어 백불세계(百佛世界)에서 *팔상작불(八相作佛)하므로 ‘불(佛)은 제호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

乳譬無明, 血譬四住. 凡夫具此, 故言雜血. 十住已斷四住之血, 與二乘齊, 故言聲聞如乳. 十住後心, 理明智利, 類支佛侵習, 故言如酪. 十行破塵沙, 如生蘇. 十廻向破界外塵沙, 如熟蘇. 故言菩薩如生熟蘇. 登地破無明, 顯佛性, 得一身無量身, 百佛世界, 八相作佛, 故言佛如醍醐.

15237사주혹. 원문은 ‘四住’. 3699의 주.
15238십주. 3145의 주.
15239후심. 1860의 주.
15240십행. 3148의 주.
15241진사혹. 원문은 ‘塵沙’. 삼혹(三惑)의 그것이니, 457의 ‘障中道微細無明’의 주 참조. 여기서는 계내(界內)의 진사혹을 이른다.
15242십회향. 3149의 주.
15243계외. 3723의 주.
15244등지. 953의 주.
15245일신무량신. 한 몸으로 무량한 몸을 나타내는 삼매.
15246팔상작불. 12572의 ‘八相成道’의 주.

 [석첨] 다음으로 원교와 관련된 것 중에 둘 있으니, 먼저 인용했다.

次圓敎中二. 先引.

 [석첨] 열반경 二五에서 이르셨다.
 ‘*설산(雪山)에 풀이 있어 이름해 *인욕이라 하니, 소가 만약 먹는다면 곧 제호를 얻는다.’

二十五云. 雪山有草, 名爲忍辱. 牛若食者, 卽得醍醐.

15247설산. 히말라야산.
15248인욕. 설산에 있다는 풀 이름.

 [석첨] 둘째로는 해석했다. 이 해석 중에 둘이 있으니, 먼저 해석했다.

次釋. 釋中二. 先釋.

 [석첨] 소는 범부를 비유하고 풀은 *팔정도(八正道)를 비유하니, 능히 팔정도를 닦는 것에 의해 곧 불성을 봄을 ‘제호를 얻는다’고 이른 것이다. 이는 원교에서 *대직도(大直道)를 행하매, *일체중생을 관하건대 곧 열반의 상(相)이 다시 멸(滅)할 수 없음을 비유한다.

牛喩凡夫, 草喩八正. 能修八正, 卽見佛性, 名得醍醐. 此譬圓敎, 行大直道, 觀一切衆生, 卽涅槃相, 不復可滅.

15249팔정도. 원문은 ‘八正’. 2569의 주.
15250대직도. 크게 곧은 길. 범부가 바로 부처님이 될 수 있는 길. 곧 원교의 수행.
15251일체중생을 관하건대 열반의 상이 다시 멸할 수 없음. 원문은 ‘觀一切衆生, 卽涅槃相, 不復可滅’. 중생 모두가 파괴될 수 없는 열반의 상을 지니고 있는 것. 곧 중생[迷]과 열반[悟]이 체(体)를 같이하여 중도상주(中道常住) 바로 그것인 일.

 [석첨] 다음으로 ‘圓信’ 아래서 다름을 가린 것 중에 셋이 있으니, *법(法)․비(譬)․합(合)이 그것이다.

次圓信下, 辨異中三. 法. 譬. 合.

15252법․비․합. 1137의 주.

 [석첨] *원만히 믿고 원만히 행하여 *역별(歷別)에 말미암지 않으면, 일생(一生) 중에서 곧 *초주(初住)에 들어 불성을 볼 수 있으니, 소가 *인초(忍草)를 먹는 것 같아, *사미(四味)를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제호(醍醐)를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교의 취지임을 알게 된다. 인초는 경묘(境妙)를 비유하고, 소는 지묘(智妙)를 비유하고, 먹음은 행묘(行妙)를 비유하고, 제호를 냄은 위묘(位妙)를 비유하니, 이는 원교의 취지요, 소가 다른 풀을 먹으면 피와 젖이 바뀌어가다가 사미(四味)를 거치고 나서야 바야흐로 제호가 되는 터이므로, 다른 방편의 가르침의 경(境)․지(智)․행(行)․위(位)는 다 추(麤)의 취지다.

圓信圓行, 不由歷別, 於一生中, 卽入初住, 得見佛性. 如牛食忍草, 不歷四味, 草出醍醐, 故知圓敎意也. 忍草譬境妙. 牛譬智妙. 食者譬行妙. 出醍醐譬位妙. 此圓意也. 牛食餘草, 血乳轉變. 歷四味已, 方成醍醐. 餘方便敎, 境智行位, 皆麤意也.

15253원만히 믿고 원만히 행함. 원문은 ‘圓信圓行’. 원교의 신심과 원교의 수행.
15254역별에 말미암지 않음. 원문은 ‘不由歷別’. 삼제(三諦)를 차별적인 것으로 보아 사미(四味)의 방편의 위계를 거쳐야 한다는 견해에 매이지 않는 것.
15255초주. 원교의 초주는 별교의 초지에 해당해서, 중도를 보는 위계다.
15256인초. 설산에 있다는 ‘인욕’이라는 이름의 풀.
15257사미. 유미․낙미․생소미․숙소미니, 곧 화엄시․녹원시․방등시․반야시의 가르침.

 [석첨]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可見.

 [석첨] 다음으로 경을 인용하는 취지를 밝히는 중에서 먼저 *삼교(三敎)의 글을 인용한 것은, 뜻이 가르침마다 다 *제호(醍醐)가 있음을 밝히고자 함이거니와, 제호가 동일치 않으므로 그 까닭을 밝혔다.
 이 중에 또 셋이 있으니, 먼저 설하는 취지를 말하고, 둘째로는 사교(四敎)의 *제호위(醍醐位)의 차별을 보이고, 셋째로 ‘前兩’ 아래서는 판별(判別)했다.

次明引經意中, 前引三敎者, 意明敎敎皆有醍醐. 醍醐不同, 故明所以. 於中又三. 先說意. 次示四敎醍醐位別. 三前兩下, 判.

15258삼교. 삼장교․통교․별교.
15259제호. 오미(五味) 중의 최고의 것. 우유를 정제한 것 중의 최고의 것. 우유를 정제한 것 중의 최고의 품질. 가장 맛이 좋다 하여, 이것으로 불법 중의 최고의 것을 비유한다. 15260제호위. 최고의 위계. 부처님의 위계.

 [석첨] 앞의 네 비유는 곧 네 곳에서 제호를 밝힘이 있는 것이 되는데, 사교(四敎)에서 불지(佛智)를 밝힘이 각각 다르면서도, 함께 이미 부처님이라 일컬어 한가지로 불지를 가리켜 제호라 했다.

前四譬, 卽有四處明醍醐. 四敎明佛智各異, 俱旣稱佛, 同指佛智以爲醍醐.

 [석첨] 처음의 것은 글 그대로다.

初如文.

 [석첨] 다음의 글에 둘이 있으니, 먼저 사교(四敎)를 보였다.

次文二. 先示四敎.

 [석첨] *장통(藏通)의 두 부처님은 중도(中道)를 밝히지 않고, 다만 *과두(果頭)의 부처님의 *이제(二諦)의 지(智)를 취해 제호라 하고, 별교는 *등지(登地)에서 무명을 깨어 곧 능히 성불하니, 중도의 *이지(理智)를 제호라 하고, 원교는 초주(初住)에서 중도지(中道智)를 얻으니, 또한 이를 일컬어 제호라 했다.

藏通二佛, 不明中道. 但取果頭佛二諦智爲醍醐. 別敎登地破無明, 卽能作佛, 以中道理智爲醍醐. 圓敎初住, 得中道智, 亦稱爲醍醐.

15261장통의 두 부처님. 원문은 ‘藏通二佛’. 삼장교의 부처님과 통교의 부처님.
15262과두의 부처님. 원문은 ‘果頭佛’. 교리로서 깨달음의 위계에 설정된 부처님. 삼장교․통교․별교도 일단 불위(佛位)를 설정하고는 있으나 실제로 거기에 이르는 사람은 없으니, 이를 과두무인(果頭無人)이라 한다. 방편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15263이제. 3051의 주.
15264등지. 953의 주.
15265이지. 무루지(無漏智).

 [석첨] 다음으로 ‘瓔珞’ 아래서는 인용해 원교를 증명했다.

次瓔珞下, 引證圓敎.

 [석첨] *영락경에서는 이르되,

 ‘*돈오(頓悟)의 세존’
이라 하시니, 곧 이 초주(初住)의 지(智)를 제호라 한 것이다.

瓔珞云. 頓悟世尊. 卽此初住智, 爲醍醐也.

15266영락경에서 이르되. 원문은 ‘瓔珞云’. 본업영락경(本業瓔珞經) 하(下)에서의 인용이다. 15267돈오. 바로 깨닫는 것. 일시에 깨닫는 것.

 [석첨] 셋째로 판별하는 중에 둘이 있으니, 먼저 판별했다.

三判二. 先判.

 [석첨] *앞의 두 제호는 *방편이어서 진실이 아니므로 *교(敎)는 있되 사람은 없고, 별교의 제호는 *이름은 방편이로되 도리는 진실하고, 원교의 제호는 이름과 도리가 함께 진실하다.

前兩醍醐, 是權非實, 故有敎無人. 別敎醍醐, 名權理實. 圓敎醍醐, 名理俱實.

15268앞의 두 제호. 원문은 ‘前兩醍醐’. 삼장교․통교의 제호.
15269방편이어서 진실이 아님. 원문은 ‘是權非實’. 이제(二諦)만이어서 중도가 설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5270교는 있되 사람은 없음. 원문은 ‘有敎無人’. 앞의 14281의 ‘果頭佛’의 주 참조.
15271이름은 방편이로되 도리는 진실함. 원문은 ‘名權理實’. 별교는 원교의 십주(十住)를 십지(十地)라 하는 터이므로 이름은 방편임이 되고, 그러면서도 깨달은 중도는 원교의 그것과 같으므로 도리는 진실임이 된다.

 [석첨] 다음으로 ‘以是’ 아래서는 결론지어 판별했다.

次以是下, 結判.

 [석첨] 이렇기 때문에 앞의 삼위(三位)는 *오미(五味)가 다 추하고, *원교의 일미(一味)는 다 묘하다.

以是義故, 前三位五味皆麤. 圓敎一味皆妙.

15272오미가 다 추함. 원문은 ‘五味皆麤’. 모두가 방편을 띠고 있는 까닭이다.
15273원교의 일미는 다 묘함. 원문은 ‘圓敎一味皆妙’. 원교에서는 바로 제호를 냄을 일미라 한 것. 그러면서 ‘다 묘하다’ 한 것은 원교에서도 위계가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석첨] 다음으로 부정비밀(不定秘密)이라 함은, *이 두 가르침의 도리가 서로 혼란을 빚기 때문이다. *만약 오시(五時)를 따라 차례를 삼으면 부정교(不定敎)의 취지라 이르고, 만약 *현로교(顯露敎) 중에서 차례를 삼음을 감당하지 못하면 비밀의 설법을 쓰게 되는 것이다. 만약 따로 밝힌다면 이미 앞글의 제일권(第一卷) 중에서 설한 바와 같겠으나, 지금은 글을 번거롭지 않게 하기 위하는 까닭에 합쳐서 설한다.
 이 중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오미(五味)를 나열했다.

次不定秘密者. 以此兩敎, 義理相濫. 若順五時爲次第者, 名不定意. 若堪顯露敎中爲次第者, 須秘密說. 若別明者, 已如前文第一卷中. 今文煩文, 故相兼說. 於中又二. 初先列五味.

15274이 두 가르침의 도리가 서로 혼란을 빚기 때문임. 원문은 ‘以此兩敎 義理相濫’. 부정비밀(不定秘密)이란 부정교와 비밀교를 합친 이름인데, 원교를 만났을 때 부정교가 되느냐 비밀교가 되느냐 하는 것은 명확치 않다는 뜻. 부정교․비밀교는 화의사교(化義四敎)의 그것이니, 248의 ‘五時八敎’의 주 참조.
15275만약 오시를 따라 차례를 삼으면. 원문은 ‘若順五時爲次第者’. 삼교(三敎)의 보살이 오시를 따라 원교에 들어가는 차례를 이루는 것이 부정교라는 뜻. 부정교는 현로(顯露)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오시’는 248의 ‘五時八敎’의 주 참조.
15276현로교. 공개적으로 설해지는 가르침. 비밀교의 대(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