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만약 굶주린 아귀로 태어나 한 가지로 배고픔의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애착하고 아끼는 허물 때문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네.
若生飢鬼中,遭斯一味苦,非賢澀者愛,佛說由慳垢。

*아귀들은 많은 고통 중에서 한결같이 극심한 배고픔의 고통에 시달리게 되니 그 원인은 재산이 있어서 공양하고 보시할 여건이 되었을 때 아끼고 애착하여 베푸는데 인색한 때문이라고 한다. 아귀도는 윤회전생하면서 배고픔에 시달리는 한결같은 고통을 겪으니 이런 굶주림을 대치할 법이 없다. 현명한 사람, 일반인이라면 아무도 이런 곳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생에서 특별히 빈궁한 자라 해도 이 아귀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무거운 인업을 지으면서 복업이 박약하니 재산이라고는 전무하고 이 조그마한 복업은 금방 다하고, 일생 중에 빈궁의 고통이 끊이지 않는다. 아귀와 빈궁한 사람의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석가모니불은  적집경 에서 말씀하시기를, 중생들이 전세에서 아끼고 인색하여 공양을 올리고 불쌍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이러한 과보는 재산이 있을 때에 복전(스님)에 공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이러한 빈궁한 아귀도를 원하지 않는 자라면 자신이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응당 공양을 올리고 보시를 베풀어 이러한 아귀도에 들어가는 원인을 끊어 제거해야 한다.

 99. 하늘에 태어나 비록 안락함을 받아도 복이 다하면 고난을 생각해야 하네.
마침내 돌아와 지옥에 떨어지면 안락하지 않음을 알아야 하네.
生天雖受樂,福盡苦難思,終歸會墜墮,勿樂可應知。

*천계란 욕계천 색계천 무색계천으로 모두 누리는 안락이 다르다. 이 천계는 똑같이 이 쾌락이 다하면 생사고가 다시 초래하므로 순수한 안락이라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무상한 천계의 세간의 안락이 있을 뿐인데 이를 선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천계라 할지라도 선업을 쌓지 않으면 안락이 끝나며 윤회의 고통이 그치지 않으니 그러므로 성현들이 천상의 복락을 애탐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100. 앉는 것을 싫어하고 옷이 때가 묻으며, 몸의 빛이 퇴색하며,
겨드랑이에 새로이 땀이 흐르고 머리 위에 오래된 꽃이 시드네.
厭坐衣沾垢,身光有變衰,液下新流汗,頭上故花萎。

*천신들이 공덕이 다하면 몸의 색깔이 변하여 아름답지 않게 되고, 수행하며 앉아있기를 싫어하며, 천상의 오래된 꽃 화환이 시들고, 옷에는 더러운 때가 묻어나고 몸에는 전에 없던 땀이 나온다고 한다.

 101.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모습이 나타나면 하늘의 무리들이 죽음 의심할 바 없네.
지상에 거주하는 사람이 죽는 것과 같으니 번민과 산란심이 항상 의례이듯이.
如斯五相現,天眾死無疑,地居人若卒,悶亂改常儀。

*천계의 천인들이 죽어 하계에 환생할 때에는 이상의 다섯 가지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땅위의 기거하는 중생들이 죽을 때 생기는 근심, 괴로움의 징표와 같다는 것이다.
 
 102. 만약 하늘에서 떨어지면 갖가지 선공덕이 다하고 남음이 없으면
임의대로 축생․아귀나 지옥의 한 곳에 떨어지네.
若從天處墮,眾善盡無餘,任落旁生鬼,泥犁隨一居。

*천상의 대중이 다른 세계로 떨어질 때 만약 선공덕이 하나도 남음이 없으면 그 때문에 힘도 쓰지 못하고 축생 아귀 지옥에 떨어져 그 세계 중생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103. 아수라는 본성이 온전히 각혜(覺慧)를 쫓는다 해도
하늘에 대해 분노하여 괴로운 마음이 일어나는 까닭에 아귀의 세계에서는 진리를 막아버리네.
阿蘇羅本性,縱令全覺慧,忿天生苦心,趣遮於見諦。

*아수라는 하품의 10선법을 지으면 이곳에 난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위덕과 수용 등이 천인에 가깝다. 그 본성이 질투심 시기심이 있고 싸움을 좋아한다. 천인을 보면 수용하는 것이 원만하고 일체 요구가 원만히 이루어지는데, 이를 보고 크게 화가 나고 분노하여 내심 이를 참지 못하고 곧 천인들과 싸움을 벌여서 몸이 찢어지는 갖가지 고통을 받는다. 비록 이러하지만 아수라는 일정한 지혜가 있다. 항상 질투심 이기심이 있어서 내심에 평정을 찾을 수 없으니 그러므로 진제를 볼 수 없고 증오에 도달 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중생들은 질투심 시기심을 쉬어서 아수라 중에 태어나지 않기를 발원하고 응당 남섬부주에 태어나 이곳에서 광명 대원만한 가르침을 수학하여 즉신 해탈하기를 발원해야 한다. 아수라들은 본성이 천신들의 빼어난 것을 보고 질투하여 마음의 고통이 크다. 이 때문에 비록 지혜를 갖추었어도 세간의 장애로 진리를 볼 수 없다고 한다.

 104. 이와 같이 생사 있는 곳을 표류하니 천 인 축생 아수라에서
하찮은 업으로 갖가지 고의 몸을 받을 때에는 아귀와 지옥에 떨어진다.
如是漂流生死處,天人畜及阿蘇羅,下賤業生眾苦器,鬼趣兼投捺落迦。

*윤회전생하는 세간은 천 · 인 · 아수라 · 지옥 · 아귀 · 축생들로 태어나는 좋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 태어나는 것은 하찮은 업의 그릇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105. 맹렬한 불길이 머리 위에서 타고 몸과 옷을 모조리 태워버리니
이 괴로움을 곧 바로 잘 제거하고 태어남이나 머묾이 없는 열반을 생각해야 하네.
縱使烈火然頭上,遍身衣服焰皆通,此苦無暇能除拂,無生住想涅槃中。

*우리의 머리나 옷에 불이 붙으면 재빨리 이를 제거하듯이 윤회하는 생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이외에 다른 급한 용무가 있을 수 없다. 법화경에서도 삼계는 화택과 같다고 하였다. 이곳은 평안한 곳이 아니니 육도 윤회하는 것이 불구덩이에 덜어진 것과 같아서 고통이 항상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생들은 이러한 고통을 초래하는 탐·진·치의 번뇌를 끊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경에서는 사면에서 불이 번져와 자신을 태우는 것에 비유하였다.     보성론    에서는 “성자는 멀리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멀리 여의고 생이 없고 죽음이 없는 무상(無想)의 열반에 안주 한다”고 하였다. 이런 까닭에 마땅히 정진하여 윤회를 끊어 없애야한다는 것이다.

 106. 그대는 계율과 선정 지혜를 구하여 적정하고 유연하여 허물과 재앙을 여의고
열반의 다함이 없고 늙어 죽는 것이 없는 사대(四大)와 해와 달 모두 다 없네.
爾求尸羅及定慧,寂靜調柔離垢殃,涅槃無盡無老死,四大日月悉皆亡。

*계를 잘 지키고 선정과 지혜를 닦아서 열반적정에 들어 모든 번뇌를 다 조복하고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한없는 상태, 지 · 수 · 화 · 풍의 사대와 해와 달의 일상에서 벗어남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연하다는 것은 탐 진 치로 물들은 번뇌의 굳은 마음이 지혜와 선정에 물들어 번뇌가 끊기 쉽도록 유연한 마음이 된 것을 말한다. 사선근위(四善根位)에서는 난위(煖位) 정위(頂位) 인위(忍位) 세제일위(世第一位)로 진행하면서 유연한 마음이 이루어진다.

 107. 사념(思念) · 택법(澤法) · 정진과 선정 · 지혜 · 희열 · 경안(經眼) 등
이 일곱 가지 보리분(菩提分)은 미묘한 열반을 일어나게 하네.
念擇法勇進,定慧喜輕安,此七菩提分,能招妙涅槃。

*열반적정을 얻는 일곱 가지를 칠각지(七覺分) 칠보리분(七菩提分), 칠각의(七覺意) 라고 한다.
사념은 염각지를 말하고, 택법은 택법각지, 용진은 정진각지, 선정은 정각지, 지혜는 사각지, 희열은 희각지, 경안은 경안각지라고 할 수 있다. 보리분이란 보리의 도를 잘 도와가는 부분이란 뜻이다. 첫째, 염각지(念覺支)란 정과 혜가 평등하여 일심이 늘 명료한 경지를 말한다. 둘째, 택법각지(澤法覺支)란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의 선악(善惡) 정사(正邪)를 잘 가려내어 선과 정은 취하고 악과 사는 버리는 것을 말한다. 셋째, 정진각지(精進覺支)란 쓸데없는 것을 버리고 수행의 바른 길을 따라 일심으로 정진하여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넷째, 정각지(定覺支)란 고요히 정에 들어 있어서 번뇌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사각지(捨覺支)란 마음이 모든 경계에 평등하여 즐겁고 기쁜 모든 감수(感受) 작용(作用)이 없고 지내는 일을 추억하는 일이 없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 희각지(喜覺支)란 일심으로 끊임없이 정진하므로 그 결과 참된 도의 기쁨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 경안각지(經安覺支)란 희열을 느끼는 이는 몸도 편안하고 마음도 편안하다. 수행자가 희열을 느껴 몸도 편안하고 마음도 편안하면, 그에게 경안각지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 수행자는 경안각지를 닦게 되고, 그에 따라 수행자에게 경안각지 수행이 원만하게 성취되어 간다. 이 밖에 제각지(除覺支)란 참된 도의 기쁨을 얻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그릇된 소견이나 번뇌를 끊어버리고[除] 능히 참되고 거짓됨을 알아서 바른 선법을 계속 길러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상의 것 중에서 만일 마음이 혼침하면 택법각지 정진각지 희각지로써 마음을 일깨우고, 만일 마음이 들뜨면 제각지 사각지 정각지로 그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대념처경    에는 염각지 · 택법각지 · 정진각지 · 희각지 · 경안각지 · 정각지 · 사각지의 일곱을 들고 있다.

 108. 지혜가 없는 선정은 있지 않고 선정이 없는 지혜는 다시 약해지네.
가령 이것을 짝지어 운행하는 자라면 바다에 소의 발자국 있는 것과 같네.
無慧定非有,缺定慧便溺,若其雙運者,有海如牛跡。

*지혜가 없는 선정이 없고, 선정이 없는 지혜가 있을 수 없다. 지혜와 선정은 한 쌍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생들이 수행하여 이 두 가지를 갖추면 윤회의 바다를 소 발자국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와 같이 선정과 지혜는 나눌 수 없고 이를 잘 성취한 사람은 정도를 해탈하여 삼계 윤회의 바다를 능히 건널 수 있으니 마치 소가 바다를 지나가면 모든 발자국이 한 모양인 것과 같다. 어떠한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