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삶과 죽음이 세 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처음과 중간과 나중의 전변함이 없으니,
마치 선화륜(旋火輪)이 돌아가듯이 서로 연유하여 일어난다.

生死輪三節  無初中後轉  譬如旋火輪  生起互相由

*우리가 생사를 유전하는 것은 처음과 중간과 나중으로 정해져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업의 원인으로 과가 초래하는 것이 화륜이 돌아가듯이 서로 연관되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악업을 지으면 그 원인에 따라 정보와 의보의 과보가 정해지는데 마치 화륜이 이어져 돌아가듯이 이루어진다.   

36. 스스로나 남으로부터 혹은 둘로부터도 삼세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아견(我見)의 멸함을 증득하니 다음에 업과 보받음 또한 그러하네.
 
 從自他及二  三世不有故  證此我見滅  次業報亦然 

*우리의 생사는 자기 스스로 혹은 남으로부터 혹은 이 둘로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나, 인연따라 일어나 생이 있고 사가 있어서 이와 같이 연기하므로 과거 현재 미래도 실재하지 않는다. 이를 깨달으면 내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일체법이 있다고 하는 견해를 여의게 되고, 업과 보받음도 인연따라 생겨서 인연따라 없어지는 무상하고 무아이고, 무자성 공이며 현사에 존재하는 것은 인연따라 생기하는 임시적인 존재 가假 일 뿐임을 알게 된다. 

 37. 이와 같이 생기(生起)하고 멸진(滅盡)하는 인과를 보므로,
세간의 있음과 없음을 진실로 존재한다고[實有] 집착하지 않네.
 
 如此見因果  生起及滅盡  故不執實有  世間有及無 
 
*세상의 일체법은 인연따라 일어나서 인연따라 변하여 멸해 버리는 인과의 도리를 따르므로, 이를 잘 알면 오온 십이처 십팔계의 우리의 삶과 죽음에 이르는 부귀영화가 실체가 없고 진실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님을 알게 된다.

38.  어리석은 사람은 이 법이 모든 괴로움을 다 없앤다는 것을 듣고
무지로 인하여 두려움 없는 곳에서 두려움을 냅니다.
 
 愚人聞此法  能盡一切苦  由無智生怖  於無怖畏處 
  
*일체법이 공하다는 것을 깨달은 공덕을 밝힌 내용이다. 우리의 생사 일체고가 고의 원인에 의해서 그 결과가 일어남을 통달하면 생사고해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은 이러한 생사가 일어나고 멸하는 이치를 듣고도 지혜가 없기 때문에 생사고해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39. 열반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두려움이 없는데 그대는 어째서 두려움을 내는가.
설한 바와 같이 진실로 공(空)한데 무엇이 그대로 하여금 두려움을 내게 하는가.
 
 涅槃處無此  汝云何生怖  如所說實空  云何令汝怖

*열반에 들어가면 생사의 모든 번뇌를 끊어서 고요하고 평안하므로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곧 오온이 공하고 일체법이 공함을 알기 때문에 생사를 초래하는 일체악업에서 벗어나므로 생사의 두려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40. 해탈에서는 나라는 실체도 없고 오음(五陰)도 없으니 그대가 만약 이 법을 받아들여
나라는 것을 버리고 모든 음(陰)을 버린다면 그대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解脫無我陰  汝若受此法  捨我及諸陰  汝云何不樂  
*생사고해를 초래하는 번뇌의 실체를 알면 오온이 공하고 십이처 실팔계가 공하므로, 온처계가 연기하여 발생하는 생사의 일체법 모두 실체가 없고 공하다. 나라는 것도 공하고 오온도 공하니 나로 인해 일어나는 일체의 생사의 고도 공하다. 이와 같이 생사를 초래하는 오온 속에  나라는 것도 없고, 십이처 실팔계가 실체가 없음을 알면 안락을 얻는다.   

41. 없다는 것[無]도 오히려 열반이 아닌데 하물며 있다는 것이[有]이겠는가.
있음과 없음의 집착이 청정해져서 다하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열반입니다.
 
 無尚非涅槃  何況當是有  有無執淨盡  佛說名涅槃 

*일체법이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나 실체가 없다고 하는 것은 무지의 세계이고, 열반에서는 유무의 집착에서 벗어나 안락에 안주한다.
42. 간략히 삿된 견해를 말하면 인과가 없다고 배척함이니,
이것은 이제 복덕이 아닌 것을 채우는 악도의 원인으로 가장 무거운 것이네.
 
 若略說邪見  謂撥無因果  此今非福滿  惡道因最重 

*삿된 견해란 진리를 알지 못하고 진리를 곡해하는 경우이다. 곧 일체가 공하다고 하므로 인과도 공하므로 인과를 부정하여 선근을 짓지 않게 된다. 세상의 도리는 좋은 업을 지어야 좋은 결과가 일어나 지혜가 나오고 해탈을 이룰 수 있다.
오탁악세의 중생들은 삿된 견해가 난무하여 인과의 도리도 부정하고 진리가 아닌 설에 현혹되어 선업의 복덕을 짓지 않는다. 혹은 나도 없고 오온도 없고 십이처 십팔계도 없어서 모두 공하다고 한다. 또한 일체법이 공하여 실체가 없으므로 내세도 없고 열반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와 같이 생각하면 막행막식 하다보면 보편적인 인과의 도리가 깨지고 혼란에 빠진다. 이런 사견에 빠진 사람은 일체가 공하지만 인연따라 현상이 펼쳐지므로 이를 이해햐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