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여러 사람에게 말하되, 너희들은 겁내지 말고 물러가지 말라.
지금 이 큰 성중에 머물러서 뜻에 따라 할지니 만일 이 성에 들어가면
쾌락한 안온을 얻으리라. 만일 능히 앞에 있는 보배 처소에 가려하면
또한 가히 갈 수 있으리라. (금장본 화성유품 제7 426, 428p)
고중인언 여등물포 막득퇴환 금차대성
告衆人言 汝等勿怖 莫得退還 今此大城
가어중지 수의소작 약입시성 쾌득안온
可於中止 隨意所作 若入是城 快得安隱
약능전지보소 역가득거
若能前至寶所 亦可得去
[강의] 화성에 대해 설한 내용이다. 내용으로 보면 세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겁내지 말고 물러가지 말라”고 하여, 성중에 머물라고 권하므로
권전(勸轉)의 뜻이다.
둘째는 “이 큰 성중에 머물러서 뜻에 따라 한다”는 것은 삼승을 열어 보이신
뜻으로 시전(示轉)의 뜻이다.
셋째는 “성에 들어가면 쾌락한 안온을 얻는다”고 하여 방편을 증득한 증전(證轉)의 뜻이다.
“성에 머물러서 뜻에 따라 할지니”란 소승 근기가 자신의 뜻대로 고통을 알고
집(集)을 끊으며, 과(果)를 사모해 인(因)을 닦는 것을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다. “
뜻에 따라 한다[隨意所作]”란 뜻하는 대로 따름.
“쾌락한 안온을 얻으리라”란 열반의 성에서는 소승과를 얻어 생사고에서 벗어났으므로
그 마음을 쾌락하다고 했고, 분단생사(分段生死: 범부의 생사)를 벗어났으므로
안온하다고 했다.
“보배 처소에 가려하면”이란 만약 더 가게 되면 앞에 있는 여래의 상적광토인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른다는 것이다.
[경] 이때 피곤이 극한 사람들이 마음에 크게 환희해서 미증유라 찬탄하고,
우리들은 지금 이 악도를 모면하고 쾌락한 안온을 얻었도다.
이 모든 사람들이 앞에 있는 화성(化城)에 들어가서 이미 제도되었다는 생각을
내고 안온한 생각을 일으킴이라. (금장본 화성유품 제7 428p)
시시피극지중 심대환희 탄미증유
是時疲極之衆 心大歡喜 歎未曾有
아등금자 면사악도 쾌득안온 어시중인
我等今者 免斯惡道 快得安隱 於是衆人
전입화성 생이도상 생안온상
前入化城 生已度想 生安隱想
[강의] 성에 들어가는 비유로 삼승의 오입(悟入)을 뜻한다.
“피곤이 극한 사람 크게 환희함”이란 이승들의 좁은 애착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들은 대승법에 극도로 피곤함을 느끼던 차에 소승법을 들은 것이 마음에 맞으므로
크게 기뻐한다는 것이다.
“쾌락한 안온을 얻었다”함은 소승이 열반에 탐착해 더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쾌히 안온함을 얻음. (소승)열반을 얻어 안온한 곳에 이른 것.
“마음에 크게 환희함”이란 문혜(聞慧: 들음으로 생기는 지혜)이니 가르침을 들었기에
기뻐함이다.
“미증유”란 난위(煖位: 견도, 무루혜에 접근해 유루 선근이 생기는 위계).
“악도를 모면함”이란 정위(頂位: 유루 선근중 최상위). 악도란 구체적으로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를 가리킨다.
“화성에 들어감”이란 견제위(見諦位: 처음 사제를 깨달아 성자에 오르는 예류과).
“이미 제도되었다는 생각”이란 무학위(모든 번뇌를 끊은 아라한위). 이미 구제되었다는 생각. 이미 안전한 곳에 왔다는 생각.
“안온한 생각[安隱想]이란 열반의 편안함을 얻었다는 생각.
[경] 그때 도사는 이 사람들이 이미 휴식을 얻어 다시 피곤함이 없음을 알고
(금장본 화성유품 제7 428p)
이시도사 지차인중 기득지식 무부피권
爾時導師 知此人衆 旣得止息 無復疲倦
[강의] 화성을 없애고 보배성에 이르는 비유이다.
방편을 폐하고 진실을 밝히는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의 도사는 진실지를 밝히는 도사이다.
“이미 휴식을 얻어 피곤함이 없음”이란 악도의 고난에서 벗어나 대승의 구도심이 생겨난
것이다. 화성에 들어갔으므로 환란을 면했고, 휴식을 취해 다시 피로하지 않으므로 대승의
근기가 일어나는 것이다.
“휴식을 얻음[止息]”이란 멈추어 쉼. 생사의 고에서 벗어나 이승의 열반에 안주함을 가리킨다.
“다시 피곤함이 없음[無復疲倦]”이란 화성에 이르고 나니, 전에 피곤하고 싫증났던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생사고에 떨어지게 하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아 대승의 근기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취지이다.
[경] 곧 화성을 없애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되, 너희들은 떠나오라. 보배의 처소가
가까이 있느니라. 앞서 있던 큰 성은 내가 지어서 휴식시키고자 한 것 뿐이니라.
(금장본 화성유품 제7 4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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卽滅化城 語衆人言 汝等去來 寶處在近
향자대성 아소화작 위지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