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대품(大品)에서 이르되,
 ‘일체종지(一切種智)는 곧 *적멸(寂滅)의 상(相)이나, 갖가지 *행류(行類)의 *상모(相貌)를 다 앎을 일체종지라 이른다.’고 하시니. 

大品云. 一切種智, 卽寂滅相. 種種行類相貌皆知, 名一切種智.

11294대품. 대품반야경 삼혜품(三慧品)을 가리킨다.
11295적멸의 상. 원문은 ‘寂滅相’ 열반의 모습.
11296행류. 행(行)은 온갖 현상. 행류는 온갖 현상․존재의 구별․종류.
11297상모. 모양. 모습.
※부처님의 지혜인 일체종지에는 두 가지 면이 있느니, 하나는 열반의 상 바로 그것이어서 온갖 분별을 초월해 절대 자체인 점이요, 또 하나는 온갖 구체적인 사상(事象)의 특수한 모습을 남김없이 이해하는 점이라는 취지다. 결국 제법의 평등한 면을 아심에 있어서도 구경(究竟)에 이르시며, 그 차별상을 아심에 있어서도 구경에 이르신 지혜인 것이 된다.

 [석첨] 처음의 글은 *곧 삼지(三智)임을 말씀한 것이니, 앞의 *망조(亡照)를 나타냄이라 할 수 있다. 경문(經文)의 처음에서는 전체적으로 일체종지가 곧 절멸의 상임을 표시하고, *‘갖가지’ 이하는 논문(論文)의 해석이요, ‘일체종지라 이른다.’ 함은 맺은 말이다.

初文者, 卽是三智, 顯前亡照. 竟文初總標一切種智, 卽寂滅相. 從種種下, 論文釋也. 名一切種智者, 結.

11298곧 삼지임. 원문은 ‘卽是三智’ 삼지란 일체지․도종지․일체종지. 글에 나타난 것은 일체종지뿐이나, 이 삼지의 원융상즉(圓融相卽)함이 일체종지인 까닭이다.
11299망조. ‘망’은 쌍망(雙亡)이니 공(空)․가(假)를 아울러 부정한 일. ‘조’는 쌍조(雙照)니 공․가를 아울러 쓰는 일. 중도에서 공․가를 부정함은 이것들은 배격하여 제외한 것과는 다르니, 공․가의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처지에서, 공이 필요하면 공을 쓰고 가가 필요하면 가를 쓰는 것을 뜻한다.
11300‘갖가지’ 이하는 논문의 해석임. 원문은 ‘從種種下, 論文釋’. 대품 삼혜품에는 ‘一相故, 名一切種智. 所謂一切法寂滅相. 復次諸行類相貌名字顯示說, 佛與實知, 故名一切種智’.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대지도록의 해석의 글로 본 것은 잘못이다.

 [석첨] ‘적멸상’은 곧 *쌍차쌍망(雙遮雙亡)이요, ‘행류의 상모를 다 안다’ 함은 곧 *쌍류쌍조(雙流雙照)다. 이것들은 무심한 중에 *망조(亡照)하며 *임운(任運)한 가운데 *적지(寂知)하는지라, 그러므로 불가사의하다 이르니, 곧 무작사제의 혜(慧)다.

寂滅相, 卽是雙遮雙亡. 行類相貌皆知, 卽是雙流雙照. 無心亡照, 任運寂知, 故名不可思議, 卽無作四諦慧.

11301쌍차쌍망. 쌍차와 쌍망은 ‘아울러 부정함’을 이르는 점에서 같은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차’와 ‘망’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보아, 쌍차는 공․가를 아울러 부정함이요, 쌍망은 부정하는 그 작용마저 사라진 경지를 이르는 것 같다.
11302쌍류쌍조. 공․가를 쓰는 것이 쌍류요, 열반의 적멸이면서 공․가를 비추어봄을 쌍조라 한 듯하다.
11303망조. 모든 것이 부정돼 없어진 중에서 공․가를 보는 일.
11304임운. 6239의 주.
11305적지. 적멸(열반)한 중에서 아는 것.

 [석첨] 다음으로 ‘적멸의 상’ 아래는, *금문(今文)에서 경의 취지를 해석한 부분이다. *쌍차․쌍류는 지(智)의 용(用)에 대한 해석이요, *쌍망․쌍조는 지의 체(体)에 대한 해석이다. 그리고 ‘무심’ 이하에서는 지의 체에 대해 *다시 해석을 시도했는데, 지의 체가 성취하고 보면 *의식적으로 쌍망․쌍조할 필요가 없어서, 항상 임운(任運)한 중에 *고요하되 안다 함이니, 고요하다 함은 곧 망(亡)이요, 안다 함은 곧 조(照)다. *차제(次第)의 뜻에 의지할 때는 곧 초지(初地)에 있음이 되나, *불차제(不次第)의 처지에서는 응당 *육즉(六卽)을 밝혀야 할 것이다.

次從寂滅相下, 今文釋經意也. 遮流約智用, 亡照約智體. 從無心下, 轉釋智體. 智體成就, 不須作意亡照, 而常任運而寂而知. 寂卽是亡, 知卽是照. 依次第義, 卽在初地. 不次第義, 應明六卽.

11306금문. 지금의 글. “법화현의”의 글을 이른 말.
11307쌍차․쌍류는 지의 용에 대한 해석임. 원문은 ‘遮流約智用’. 쌍차는 공․가를 부정하는 작용이요, 쌍류는 공․가를 쓰는 작용이기 때문이다.
11308쌍망․쌍조는 지의 체에 대한 해석임. 원문은 ‘亡照約智體’. 쌍망은 지혜로 비추되 늘 고요해 열반에 있음을 이르고, 쌍조는 열반의 고요한 경지에 있으면서도 늘 비추는 지혜가 갖추어져 있음을 이르는 까닭이다.
11309다시 해석함. 원문은 ‘轉釋’ 앞에서 해석한 바 있으나, 다시 해석하는 일.
11310의식적으로 쌍망․쌍조할 필요가 없음. 원문은 ‘不須作意亡照’ 그런 작용은 체(体)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