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색(色)은 *정(淨)도 아니며 부정(不淨)도 아니어서 *즉공즉가즉중(卽空卽假卽中)이라 닦음이니, *고(枯)도 아니며 영(榮)도 아닌 중간에서 멸도를 논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처지에는 *온갖 도품(道品)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게 된다.

修色非淨非不淨, 卽空卽假卽中. 非枯非榮, 中間論滅. 一切道品, 無不具足.

11330색. 색신(色身)의 뜻이니, 곧 신체다. 이는 사념처의 신념처(身念處)에 대한 언급이다. 11331정도 아니며 부정도 아님. 원문은 ‘非淨非不淨’ 몸은 뼈와 살과 피 따위 여러 인․연의 결합에 지나지 않는데도 이를 청정한 듯 여김이 범부의 전도된 생각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승(二乘)의 성자들은 이를 부정하다 보는 점에서 범부의 전도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부정하다는 생각이 정(淨)과의 대립에 떨어진 점에서는 이것 또한 전도된 견해다. 그러므로 정과 부정을 아울러 부정하여 중도에 선다는 것이니, 사덕(四德) 중의 ‘정’은 이렇게 ‘정도 아니며 부정도 아님’을 가리킨다.
11332즉공즉가즉중. 3983의 주.
11333고도 아니며 영도 아닌 중간에서 멸도를 논하심. 원문은 ‘非枯非榮, 中間論滅’ 고(枯)와 영(榮)은 사고사영(四枯四榮)을 이르니, 10697의 ‘四枯念處’의 주 참조. 부처님은 사고․사영의 어느 한쪽이 아닌 그 중간에서 입멸하셨다는 것이니, 고(枯)는 부정․고․무상․무아라는 변견(邊見)을 이르고, 영(榮)은 정․낙․상․아의 변견을 이르고, 중간이라 함은 그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중도를 뜻한다.
11334온갖 도품. 원문은 ‘一切道品’. 4922의 ‘三十七品’의 주.

 [석첨] 두 번째의 이 글에서 ‘온갖 도품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다만 *부사의(不思議)의 념처(念處)를 갖춘 것뿐이나, 모든 법이 념처 중에 고루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는 결과가 된다는 취지다. 그리고 지금은 사념처 중에서 다만 신념처(身念處)를 들었을 뿐, *다른 삼념처(三念處)와 *육과(六科)는 다 생략했으나 그것들 또한 이와 동일할 것은 말할 나위 없다. 고영(枯榮)의 자세한 내용은 마하지관 제七의 기술과 같다.

次文云一切道品無不具足者. 但具不思議念處, 一切諸法, 於念處中, 無不具足. 今此四念處中, 但擧身念, 餘三念處及六科皆略. 枯榮如止觀第七記.

11335부사의의 념처. 원문은 ‘不思議念處’. 사념처는 삼십칠도품의 첫째여서 수행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으나, 원교의 처지에서는 사념처에서 불도의 수행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기에 불가사의한 사념처라 한 것이다.
11336다른 사념처. 원문은 ‘餘三念處’. 수념처(受念處).
11337육과. 여섯 종류. 삼십칠도품은 사념처․사정근․사여의족․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의 칠과(七科)의 내용인데, 사념처를 제외한 여섯 가지를 가리킨 말이다.

 [석첨] 두루 *십법계(十法界)의 의정(依正)을 버림을 *단(檀)이라 이르고, 중도의 *도공(道共)이 *시(尸)의 *피안(彼岸)에 이름을 *계(戒)라 이르고, *적멸인(寂滅忍)에 머물러 *이변(二邊)에 동요하지 않음을 *인(忍)이라 이르고, 이변의 *뒤섞이지 않음을 *노강(牢强)의 *정진(精進)이라 이르고, *왕삼매(王三昧)에 들어가 *수릉엄(首楞嚴)에 머무름을 *선(禪)이라 이르고, 실상의 반야를 *지혜라 이르고, *무모(無謀)의 공용(功用)을 *방편이라 이르고, *팔자재(八自在)의 아(我)를 *역(力)이라 이르고, *무기화화선(無記化化禪)을 *원(願)이라 이르고, *삼지(三智)를 일심(一心) 중에 얻음을 *지(智)라 이른다. 하나의 바라밀이 열의 바라밀을 갖추며, 또한 온갖 불법을 갖추어서, 일행(一行)이 무량행(無量行)이며, 무량행이 일행이니, 이것이 여래행(如來行)이다. 이를 무작사제의 혜(慧)라 이른다. 

徧捨十法界依正, 名檀. 中道道共, 到尸彼岸, 名戒. 住寂滅忍, 二邊不動, 名忍. 二邊不間, 名牢强精進. 入王三昧, 住首楞嚴, 名禪. 實相般若, 名知慧. 無謀巧用, 名方便. 八自在我, 名力. 無記化化禪, 名願. 三智一心中得, 名智. 一波羅蜜具十, 亦具一切佛法. 一行無量行, 無量行一行, 是如來行. 是名無作四諦慧.

11338십법계의 의정. 원문은 ‘十法界依正’. 십법계의 세계와 사람. ‘십법계’는 1119의 주. ‘의정’은 10625의 주.
11339단. 1009의 주. 곧 보시바라밀.
11340도공. 9935의 ‘道定’의 주 참조.
11341시. 10011의 주. 곧 지계.
11342피안. 5179의 주.
11343계. 지계바라밀.
11344적멸인. 절대적 안정에 도달한 인욕. 인욕의 극치는 인욕의 상(相)이 없어진 절대적 안정이다.
11345이변. 1016의 주.
11346인. 인욕바라밀.
11347뒤섞이지 않음. 원문은 ‘不間’.
11348노강. 견고한 것.
11349정진. 정진바라밀.
11350왕삼매. 최고의 삼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