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이제 이십오삼매(二十五三昧)의 이름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사실단(四悉檀)의 취지에 의거했다. 첫째는 *때에 따라 바로 이름을 세운 것이니, 사람이 많은 아들을 두었을 때 각각 하나의 이름을 세워, 형제들로 하여금 *혼동되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이십오삼매도 마찬가지다. 각각 하나의 이름을 들어 *세제(世諦)로 하여금 혼란하지 않게 하는 것뿐이니, 어찌 그것에 *결정적으로 집착함이야 있겠는가. 둘째는 *그 도리의 편의를 따름이니, 각각 *그 까닭을 따라 하나의 이름을 세운 것이다. 셋째는 구체적인 상황을 따라 *상대함이니, *각각 주로 다스리는 성분이 있으므로 해당함을 따라 이름을 얻는 것이다. 넷째는 *진리는 실인즉 이름이 없건만 진리에 의거해 *이름을 세운 것이다.

今釋二十五三昧名, 依四悉檀意. 一隨時趣立. 如人多子, 各立一名, 使兄弟不濫. 二十五三昧, 亦復如是. 各擧一名, 令世諦不亂, 豈可定執也. 二隨具義便, 各從所以, 而立一名也. 三隨事對當, 各有主治, 從對得名也. 四理實無名, 而依理立字.

11524사실단. 2360의 주.
11525때에 바로 이름을 세움. 원문은 ‘隨時趣立’. 범부의 소망에 따라 바로 이름을 세움이 이십오삼매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중생의 이해를 기대하지 못한다. 취(趣)는 ‘빨리’의 뜻. 이는 세계실단에 해당한다.
11526혼동함. 원문은 ‘濫’.
11527세제. 6542의 주.
11528결정적으로 집착함. 원문은 ‘定執’. 꼭 그것에 집착만 하는 일.
11529그 도리의 편의를 따름. 원문은 ‘隨其義便’. 중생의 근기를 따르는 일. 곧 각각 위인 실단에 해당한다.
11530그 까닭을 따라 하나의 이름을 세움. 원문은 ‘各從所以, 而立一名’. 각각 까닭이 있어서 세운 것이 이십오삼매라는 것. 까닭이란 중생에 각기 다른 근기가 있는 점.
11531상대함. 원문은 ‘對當’.
11532각각 주로 다스리는 성분이 있음. 원문은 ‘各有主治’. 탐욕이 많은 자에게는 자비를 설하고, 어리석음이 많은 자에게는 인연관을 설하는 따위의 일. 그런 점에서 이십오삼매가 생겼다 함이니, 이는 대치실단이다.
11533진리는 실인즉 이름이 없건만. 원문은 ‘理實無名’. 절대적 진리는 이름을 초월하는 터이나 부득이 이름 붙여서 이십오유를 세웠다 함이니, 제일의실단이다.
11534이름. 원문은 ‘字’.

 [석첨] 처음의 글의 네 가지 뜻은 곧 사실단의 도리니, 차례로 사실단의 취지에 해당함이 글 그대로다. ‘때에 따라 세운다.’는 따위의 네 가지 이름에 대해 살피건대, 이 이십오삼매의 이름은 다 때에 따라 *바로 세운 것이라 함은 곧 *공통적인 취지니, 그러므로 세계실단(世界悉檀)의 뜻은 아래의 세 가지 실단에 통한다. 그리고 이하의 세 이름은 곧 차별적인 취지니, 도리의 편의를 따른다고 말함은 *월광(月光) ․ *일광(日光)이나 *청(靑) ․ *황(黃) ․ *백(白) 따위와 같고, *대치(對治)한다고 말함은 *열염(熱燄) ․ *불퇴(不退) ․ *환희(歡喜) 따위와 같고, 진리에 의거한다고 말함은 *상(常) ․ 낙(樂) ․ 아(我) 따위와 같다. 그러므로 아노니 이 네 가지 이름의 뜻은 곧 사실단의 취지인 것이다.

初文四義, 卽四悉意. 次第對四意如文. 言隨時等四名者. 此二十五名, 皆是隨時趣爾而立, 卽是通意. 故世界義, 通下三悉. 已下三名, 卽是別意. 言隨義便者. 如月光日光, 靑黃白等. 言對治者, 如熱燄不退歡喜等. 言依理者, 如常樂我等. 故知四義, 卽是四悉意也.

11535바로. 원문은 ‘趣爾’. 이(爾)는 형용사를 만드는 조자(助字). 빠른 모양.
11536공통적인 취지. 원문은 ‘通意’. 상황에 따라 이름을 세움은 세계실단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세 실단에도 통한다는 뜻.
11537월광. 이십오삼매의 하나인 월광삼매. 뒤에 나오므로 설명은 생략한다.
11538일광. 일광삼매. 이십오삼매의 하나.
11539청. 청색삼매.
11540황. 황색삼매.
11541백. 백색삼매.
11542대치한다고 말함은. 원문은 ‘言對治者’. 곧 본문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따라 상대한다.’고 한 그것. ‘대치’는 2546의 주.
11543열염. 열염삼매.
11544불퇴. 불퇴삼매.
11545환희. 환희삼매.
11546상 ․ 낙 ․ 아 따위. 원문은 ‘常樂我等’. 상삼매와 낙삼매와 아삼매를 가리킨다.

 [석첨] 비록 사실단의 취지가 있기는 해도 다분히 대치실단을 쓰는 바, 이(理)에 입각해 이십오삼매를 세우는 것이다.

雖有四意, 多用對治, 約理以二十五三昧.

 [석첨] 두 번째로 구별해 보이는 중에서 ‘다분히 대치실단을 썼다’고 말함은, 앞의 네 이름의 도리에는 대치실단의 취지가 많이 들어 있음을 가리킨다. 곧 도리의 편의를 따라서 세운 이름과 이(理)에 의지해 세운 이름도 오히려 대치실단을 겸하고 있는 것이어서, 일광삼매에서라면 해가 처음으로 뜸은 곧 편의를 따름이요, 해가 능히 어둠을 깸은 곧 대치니, 월광삼매 ․ 청색삼매 따위는 이에 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중에서 오직 *주우삼매(注雨三昧)만이 전적으로 순수한 *생선(生善)의 취지다. 그리고 *상 ․ 낙 ․ 아 따위는, 이름은 비록 절대적 이(理)라 해도 이를 구함이 이 삼매들이다. 그리하여 그 같은 과정에서 이미 *삼제(三諦)의 상(常)이 있는지라 *삼유(三有)의 상을 깨며, 삼제의 낙(樂)으로 *삼고(三苦)를 깨며, 삼제의 아(我)로 *부자재(不自在)를 깨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 셋도 대치를 *겸용(兼用)함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다분히’라 말한 것이다.

次簡示中, 言多用對治者. 於前四義, 對治意多. 如隨便及理, 猶兼對治. 如日光三昧, 初出於東, 卽是隨便. 日能破暗, 卽是對治. 月光靑等, 準此可知. 唯有注雨, 一向純是生善意也. 常樂我等, 名雖似理, 義而求之. 旣三諦常, 破於三常. 以三諦樂, 破於二苦. 以三諦我, 破不自在. 故知此三, 亦兼用對治, 是故云多.

11547주우삼매. 원문은 ‘注雨三昧’. 제사선(第四禪)에서 닦는 삼매. 뒤에 나온다.
11548생선. 각각위인 실단을 이른다. 2370의 주.
11549상 ․ 낙 ․ 아 따위. 원문은 ‘常樂我等’. 상삼매 ․ 낙삼매 ․ 아삼매 뒤에 나온다.
11550삼제의 상. 원문은 ‘三諦常’. 삼제에서 보아 이십오유에 생사가 없다고 이해하는 일. 11551삼유의 상. 원문은 ‘三常’. 욕계 ․ 색계 ․ 무색계의 생존을 영원한 것인 듯 아는 사견.
11552삼고. 10659의 주.
11553부자재. 자유롭지 못한 것. 구속.
11554겸용. 겸해서 씀.

 [석첨] 다음으로 바로 해석한 것 중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공통된 취지를 해석하고, 다음에서는 각각 차별해서 해석했다. 이렇게 공통되는 취지를 차별적인 취지 앞에 놓는 것에 의해, 차별적인 것으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게 했다.

次正釋中又二. 先釋通意. 次各各別釋. 以通冠別, 令別可解.

 [석첨] 공통적인 처지에서 이십오삼매를 해석함에 각각 네 가지 취지가 있다. 첫째로는 *제유(諸有)의 *과환(過患)을 내보이고, 둘째로는 *본법(本法)의 공덕을 밝히고, 셋째로는 *행(行)을 맺어 삼매를 이루고, 넷째로는 자비로 *유(有)를 깸이 그것이니, 하나하나가 다 그런 것이다.

通釋二十五, 各爲四意. 一出諸有過患. 二明本法功德. 三結行成三昧. 四慈悲破有. 一一皆爾.

11555제유. 온갖 생존. 이십오유를 이른다.
11556과환. 잘못과 근심. 혹(惑) ․ 업(業) 따위를 이른다.
11557본법. 근본이 되는 법. 여기서는 초발심에서 범행을 닦아 사홍서원을 일으키는 일. 이것으로부터 수행이 전개되므로 본법이라 한 것.
11558행을 맺음. 원문은 ‘結行’. 자행(自行)이 완성되는 일.

 [석첨] 처음에서 ‘이십오삼매의 이름에는 각각 네 가지 취지가 들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 네 취지는 *오행(五行)을 벗어나지 않는 점에서 처음과 끝까지 일관하고 있다. 첫째의 취지인즉 보살의 *발심(發心)은 본디 자타(自他)의 제유(諸有)의 과환(過患)을 깨는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함이니, 과한이란 무엇이냐 하면, 하나하나의 생존(有)마다 각각 *삼혹(三惑)과 *업상(業相)이 있는 일이다. 둘째 것의 취지인즉 보살은 자타의 과환을 깨기 위해 최초로 발심할 때 *범행(梵行)을 닦아 사홍서원을 일으키는 일이다. 셋째 것의 취지인즉 사홍서원을 발하고 나서 성행(聖行)을 닦아 *큰 서원을 메울 뿐 아니라, 초지(初地)에 이르렀을 때는 *성범양행(聖梵兩行)의 *일분(一分)을 성취하여 *제일의천(第一義天)을 증득(證得)하는 일이니, 이 이후의 수행이라야 바야흐로 천행(天行)이라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넷째의 취지인즉 *자행(自行)의 이미 이루어진 까닭에 *본래의 범행으로 타인에게 이익을 줄 수 있게 되는 일이니, 곧 *병아양행(病兒兩行)이다. 다음으로 이십오삼매의 특성을 나타내 보인 것은, 따로따로 이름을 해석하는 것에 의해 그 특성을 나타내 보이고자 하기에, 거듭 자세히 해석한 것뿐이다. 그리고 ‘하나하나가 다 그렇다’고 말함은, 잠시 *교도(敎道)의 처지에서 생존(有) 별로 각기 다른 특성을 나타내 보인 것이나, 보살은 맨 먼저 자세히 온갖 생존의 모든 과환을 알고 나서 드디어는 *사덕(四德)의 묘리(妙理)에 통달하며, 온통 사홍서원을 일으켜 오행을 닦으며, 스스로 *삼제(三諦)를 관(觀)하여 수행이 이루어져서 *중생을 교화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취지를 이해한다면, 공통적 해석을 개별적인 해석 위에 놓는 것에 의해 *문의(文義)가 *분명해진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