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사천왕(四天王)의 유(有)를 *부동삼매(不動三昧)로 깨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 *천(天)은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세계를 *유행(遊行)하는 터이므로, 과보의 움직임과 견사의 움직임⋅진사의 움직임⋅무명 따위의 움직임이 있게 마련이니, 그러기에 보살은 여러 행을 닦아 모든 움직임을 깨서 삼매를 이루며, 서원이 영향을 주고 기연이 받아들이매, 본래의 자비로 남들로 하여 *사동(四動)을 깨어 *삼부동을 이루게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부동삼매라 이르는 것이다. 자세함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四天王有用不動三昧破者. 此天守護國土, 遊行世界, 則有果報動, 見思塵沙無明等動. 菩薩隨諸行, 破諸動, 成三昧. 誓願熏, 機緣感, 以本慈悲, 令他破四動, 成三不動. 是故名不動三昧. 委悉如上說.

11752사천왕. 수미산 중턱에 있는 사왕천의 임금. 제석천을 섬기고 불법을 수호하는 천신. 동방의 지국천(持國天)과 남방의 증장천(增長天)과 서방의 광목천(廣目天)과 북방의 다문천(多聞天).
11753부동삼매. ‘동요하지 않는다’는 이름의 삼매.
11754천. 천신.
11755유행. 돌아다니는 것.
11756사동. 네 가지 움직임(동요). 과보⋅견사혹⋅진사혹⋅중도혹의 움직임.
11757삼부동. 동요함이 없는 세 가지. 진제(공제)⋅속제(가제)⋅중도제를 이루는 일.

 [석첨] ‘사동(四動)을 깬다’ 함은, 과보와 *삼혹(三惑)을 깬다는 말이다. 또 ‘삼부동(三不動)을 이룬다’ 함은, 움직임은 *업(業)을 겸하나 *제(諦)는 다만 셋일 뿐이어서, *업과 견사혹은 같이 속제에 의해 깨지는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모든 유(有)가 다 이렇다.

破四動者, 謂果報及三惑. 成三不動者. 動則兼 業, 諦但有三. 業及見思, 同入俗諦所破故也.
諸有皆是.

11758삼혹. 견사혹⋅진사혹⋅무명혹. 자세함은 457의 ‘障中道微細無明’의 주.
11759업을 겸함. 원문은 ‘兼業’. 본문에는 ‘과보’가 보일 뿐인데 여기서 ‘업’을 든 것은, 업은 인(因)이요 과보는 과(果)여서, 삼혹과 같이 인을 기준으로 할 때는 업 쪽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11760제. 진리.
11761업과 견사혹은 같이 속제에 의해 깨지는 범주에 들어감. 원문은 ‘業及見思, 同入俗諦所破’. 앞의 지옥⋅축생⋅아귀의 글에서는 한결같이, 견사혹을 깨어 진제의 삼매가 이루어지고, 악업과 진사혹을 깨어 속제의 삼매가 이루어진다고 해온 터이므로, 이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見思’는 ‘塵沙’의 잘못으로 보는 것이 옳다.

[석첨]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유(有)를 *난복삼매(難伏三昧)로 깨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는 *지거(地居)의 정상이매, 곧 과보는 억제하기 어려우며, 견사⋅진사⋅무명 따위도 억제하기 어려우나, 보살은 여러 행을 닦아 그 위에 나가서 모든 억제하기 어려움을 깨고 스스로 삼매를 이룬다. 그리고 서원이 남에게 영향을 끼쳐, 기연이 있을 때는 본행의 자비를 가지고 남들도 깨달음을 얻게 해 주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 삼매를 일러 난복이라 하는 것이다. 다른 점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三十三天有用難伏三昧破者. 此是地居之頂, 卽是果報難伏, 見思塵沙無明等難伏. 菩薩修諸行, 出其上破諸難伏, 自成三昧. 誓願熏他, 若有機緣, 以本慈悲, 令他得證, 是故三昧名爲難伏.
餘如上說.

11762삼십삼천. 1929의 주.
11763난복삼매. 억제하기 어려운 것을 깨는 삼매. 항복받기 어려운 것을 깨는 삼매.
11764지거. 지거천(地居天). 땅에 사는 신. 육욕천(六欲天)에서 사천왕과 삼십삼천이 지거천이다. 그 중에서도 삼십삼천은 수미산의 정상에 살므로 ‘지거의 정상’이라 한 것. 이에 비해 같은 욕계의 야마천⋅도솔천⋅화락천⋅타화자재천과 색계의 제천(諸天)은, 공중에서 살므로 공거천(空居天)이라 한다.

[석첨] *염마천(燄摩天)의 유(有)를 *열의삼매(悅意三昧)로 깨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 천신은 허공에 살면서 무기로 싸우는 일이 없어 이것으로 기쁨을 삼는 바, 이는 어디까지나 과보 중의 기쁨일 뿐이어서, 아직 *부동업(不動業)의 기쁨이 있는 것은 아니고, 또한 *무루⋅도종지⋅중도지 따위의 기쁨도 없는 터이므로, 보살은 이 여러 기쁘지 않음을 깨기 위해, 여러 행을 닦아 스스로 삼제(三諦)의 열의 삼매를 이루며, 서원이 법계에 영향을 끼쳐서 기연이 있을 때에는, 본행의 자비로 남으로 하여금 마음이 기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삼매를 일러 열의라 한다. 그리고 다른 것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燄摩天有用悅意三昧破者. 此天處空, 無刀杖戰鬪, 以之爲悅. 此是果報中悅, 而未有不動業悅, 亦無無漏道種智中洲等悅. 菩薩爲破諸不悅, 而修諸行, 自成三諦悅意三昧. 誓熏法界, 有機緣者, 以本慈悲, 令他意悅. 是故三昧, 名爲悅意. 餘如上說.

11765염마천. 야마천(夜摩天) 쪽이 정확하니, ‘야마’는 yamah의 음사. 육욕천의 제三.
11766열의삼매. 마음이 기쁘게 되는 삼매.
11767이 천신은 허공에 산다. 원문은 ‘此天處空’. 야마천에서 색계에 이른 천신은 허공에 사니, 11324의 ‘他居’의 주 참조.
11768부동업. 앞의 사천왕의 글의 삼부동(三不動)을 참조.
11769무루⋅도종지⋅중도지. 무루는 공제의 지혜여서 이승(二乘)의 그것이니, 삼지(三智)에서는 일체지라 일컫는다. 도종지는 가제의 지혜니 보살이 얻는 지혜다. 중도지는 부처님의 지혜니, 삼지에서는 일체지지(一切智智)⋅일체종지(一切種智)라 한다.

 [석첨] *도솔타천(兜率陀天)의 유(有)를 *청색삼매(靑色三昧)로 깨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진제삼제(眞諦三藏)는 이르되,
 ‘이 천신의 과보는 청색(靑色)을 바라게 되어 있어서, 궁전⋅*복완(服玩) 따위 모두가 다 청색이다.’
하였으니, 보살은 이 여러 청색을 깨기 위해 *제일의(第一義)를 닦아, 청(靑)⋅황(黃)⋅적(赤)⋅백(白)이 아니라 아는 처지에서 청⋅황⋅적⋅백을 보게 된다. 그리고 제일의에서는 계⋅정⋅혜가 아니면서 계⋅정⋅혜인 터라, 계로 과보의 청색을 깨며, 생⋅무생의 지혜로 견사의 청색을 깨는 것이니, 진제가 아니로되 진제를 보며, 가제가 아니로되 가제를 보며, 중도제가 아니로되 중도제를 봄도 또한 이와 같다. 이리하여 *삼청(三靑)의 장애가 깨지기에 스스로 삼제의 세 청색삼매가 이루어지고, 내지는 감응으로 인해 타인의 삼매도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위의 글을 따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兜率陀天有用靑色三昧破者. 眞諦三藏云. 此天果報樂靑. 宮殿服玩等, 一切皆靑. 菩薩爲破諸靑, 修第一義, 非靑黃赤白, 而見靑黃亦白. 第一義非戒定慧, 而戒定慧. 以戒破果報靑. 以生無生慧, 破見思靑. 非眞見眞, 非假見假, 非中見中, 亦復如是. 三靑障破, 自成三諦三靑三昧. 乃至感應, 成他三昧. 例上可解.

11770도솔타천. 도솔타는 Tusita의 음사. 보통 도솔천이라 한다. 욕계의 제사천(第四天). 이곳의 내원(內院)은 장차 부처가 되실 보살(부처보살)의 주거처라 인식되어, 석가여래도 여기에 계셨고, 지금은 미륵보살이 역기서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시다고 일컬어져 왔다. 11771청색삼매. 청색에 대한 집착을 깨는 삼매.
11772진제삼장. 7280의 ‘眞諦’의 주.
11773복완. 복장과 완구.
11774제일의. 2027의 주.
11775삼청. 삼제의 청색삼매.

 [석첨] 황색삼매(黃色三昧)는 *화락천(化樂天)의 유(有)를 깬다.

 黃色三昧, 破化樂天有.

 11776화락천. 스스로 절묘한 경지를 만들어 즐기는 천신. 육욕천의 제五.

 [석첨] 적색삼매(赤色三昧)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유(有)를 깬다.

 赤色三昧, 破他化自在天.

 11777타화자재천. 육욕천의 제六. 다른 천신이 만들어낸 욕경(욕망의 대상)을 자재히 제 것으로 하여 수용(受用)할 수 있다 하여 이리 부른다.

 [석첨] 백색삼매(白色三昧)는 *초선(初禪)의 유(有)를 깨니, *다 과보의 백색 따위거니와, 이는 청색삼매에 예(例)하여 대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백색삼매는 초선에서 *오욕(五欲)을 떠남을 백색이라 여기는 데서 생긴 이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각(覺)⋅관(觀)을 떠나지 못한 까닭에 흑색(黑色)인 것이어서, 견사⋅진사⋅무명 따위의 흑색이 있음이 되니, 그러기에 이 모든 흑색을 깨기 위해 여러 행의 백색을 닦아 스스로 삼매를 이루고, 또 타인의 삼매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자세함을 위해서 설한 바와 같다.

白色三昧, 破初禪有. 皆是果報自等, 例靑色三昧, 大意可解. 白色三昧者. 初禪離五欲爲白, 未離覺關故是黑. 見思塵沙無明等黑. 破此諸黑, 修諸行白, 自成三昧. 又成他三昧. 如上說.

11778초선. 1383의 ‘四禪’의 주 참조.
11779다 과보의 백색 따위임. 원문은 ‘皆是果報白等’. 의보(依報)⋅정보(正報)가 다 백색이라는 뜻.
11780오욕. 8352의 주.
11781아직 각⋅관을 떠나지 못함. 원문은 ‘未離覺觀’. 초선은 각⋅관⋅희(喜)⋅낙(樂)⋅일심(一心)의 오지(五支)로 이루어진다. 2282의 ‘覺觀’의 주.

 [석첨] 청⋅황⋅적⋅백의 색채를 표방하는 삼매가 나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욕계는 욕망의 세계이므로 거기서 닦는 수행의 대상도 욕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솔천서부터는 욕망이 거의 다해가는 단계요 초선서부터는 색계의 차원이니, 그러므로 욕망은 떨어져 나가고 색채가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청⋅황⋅적⋅백⋅흑은 오정색(五正色)이라 하여 옷의 염색으로 기피하고, 반드시 간색(間色)을 쓰도록 규정했던 것도, 이런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석첨] *종종삼매(種種三昧)로 *범왕(梵王)의 유(有)를 깨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범왕은 *대천계(大千界)를 관리하여 *종류가 이미 많으니, 곧 과보가 종종(種種) 임이 되나, 아직 종종의 공(空)⋅종종의 *가(假)⋅종종의 *중(中)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기에 이 종종을 깨기 위해 종종의 행을 닦아, 스스로 종종을 이루고 또한 타인들의 종종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자세함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種種三昧, 破梵王有者. 梵王主領大千界, 種種旣多. 卽是果報種種. 未見種種空․種種假․種種中. 破此種種, 修種種行, 自成種種, 亦成他種種. 如上說.

11782종종삼매. 갖가지 차별의 도리를 관하는 삼매.
11783범왕. 색계의 초선천(初禪天)에 범중천(梵衆天)⋅범보천(梵輔天)⋅대범천(大梵天)이 있는 중, 대범천왕을 이른다.
11784대천계를 관리함. 원문은 ‘主領大千界’. 범천은 삼천대천세계의 지배자라고 여겨졌다. 주령(主領)은 관리하고 지배하는 뜻.
11785종류가 이미 많음. 원문은 ‘種類旣多’. 대천세계에는 만억의 범왕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으나, 여러 국토가 있음을 가리킨다고 봄이 좋겠다.
11786가. 가제의 그것. 공한 중에도 차별이 있는 면.
11787중. 중도.

 [석첨] *이선(二禪)에서는 *쌍삼매(雙三昧)를 쓰게 되는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선에는 유독 내정(內淨)과 희(喜)의 양지(兩支)가 있고, *다른 지(支)는 기타의 선정과 공통하니, 이는 곧 과보의 *쌍(雙)이다. 그러나 아직 *쌍공(雙空)⋅쌍중(雙中)을 보지는 못했기에 쌍삼매로 깨는 것이다. 다른 것은 예하여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二禪用雙三昧者. 二禪獨有內淨喜兩支, 餘支餘衆禪共, 此卽果報雙. 而未見雙共雙假雙中. 例如上說.

11788이선. 1383의 ‘四禪’의 주 참조.
11789쌍삼매. 대립하는 둘을 관조하는 삼매.
11790이선에는 유독 내정과 희의 양지가 있음. 원문은 ‘二禪獨有內淨喜兩支’. 내정은 二선에만 있으나 희는 초선에도 있는데, 왜 희까지도 二선 특유의 것인 듯 말했느냐 하면, 초선의 희가 각⋅관에서 생긴 데 비해 二선의 그것은 내정에서 생겼기 때문이다. 내정은 마음에 더러움이 없는 일이요, 그래서 기뻐함이 희다. 지(支)는 부분의 뜻이니, 양지(兩支)는 두 부분.
11791다른 지. 원문은 ‘餘支’. 이선사지(二禪四支)중의 낙(樂)과 일심(一心)을 이른다.
11792쌍. 대립하는 둘을 쌍이라 일컫는다.
11793쌍공. 대립하는 두 가지의 공. 그 내용에 대하여는 ‘쌍가’⋅‘쌍중’과 함께 『석첨』의 해석을 참조할 것.

 [석첨] 二선에서 쌍삼매를 쓴다 함은, 이 양지(兩支)에 기탁해 ‘쌍’이라는 이름을 세운 것이니, 쌍공(雙空)이란 *견혹․사혹이 함께 공함을 이르며, 쌍가(雙假)란 견혹의 *가(假), 사혹의 가에 들어감을 이르며, *쌍중(雙中)이란 견혹․사혹이 동일하게 *법계(法界)에 들어감이고, 또한 중도는 *쌍조쌍망(雙照雙亡)하는 까닭에 쌍중이라 한다고도 할 수 있다.

二禪用雙三昧者. 寄此兩支, 以立雙名. 雙空, 謂見思俱空. 雙假, 謂入見假思假. 雙中, 謂於見思同入法界. 又以中道雙照雙亡, 故名雙中.

11794견혹․사혹. 원문은 ‘見思’. 1098의 주.
11795가. 가제(假諦)의 그것.
11796쌍중. 대립하는 두 중도.
11797법계. 588의 주.
11798쌍조쌍망. 쌍조는 공(空)과 가(假)를 아울러 쓰는 일. 쌍망은 쌍차(雙遮)라고도 하니, 공과 가를 아울러 부정하는 일. 이 쌍조쌍망은 중도의 특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