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넷째로 영아행(嬰兒行)에 대해 살피건대, 만약 *복혜(福慧)가 더욱 늘어나면 실상(實相)이 더욱 드러나리니, 비록 *의식해 중생에게 이익을 주려 하지 않는다 해도, *자연히 명현(冥顯)의 양익(兩益)이 있음이 된다.

四嬰兒行者. 若福慧轉增, 實相彌顯. 雖不作意利益衆生, 任運能有冥顯兩益.

11953복혜. 복덕장엄과 지혜장엄.
11954의식함. 원문은 ‘作意’. 의지를 작용시키는 것.
11955자연히. 원문은 ‘任運’.
11956명현의 양익. 원문은 ‘冥顯兩益’. 11511의 ‘冥顯’의 주. 

 [석첨] 처음의 글에 대해 살피건대, 복덕이란 범행(梵行)을 이르니 위계마다 자비가 있음이요, 지혜란 천행(天行)을 이름이니, 십지(十地)의 경지마다 관조(觀照)가 있는 일이다.

初文者. 福謂梵行, 位位慈悲. 慧謂天行, 地地觀照.

11957관조. 지혜로 관하여 실상을 명백히 아는 일.

 [석첨] 천행(天行)의 힘에는 *명익(冥益)이 있고, 범행(梵行)의 힘에는 *현익(顯益)이 있다.

天行力有冥益. 梵行力有顯益.

11958명익이 있음. 원문은 ‘有冥益’. 천행은 지혜장엄인 까닭에 중생을 구제해도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다.
11959현익이 있음. 원문은 ‘有顯益’. 범행은 복덕장엄에 속해서, 중생 구제는 의식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석첨] 중생 쪽에 비록 소선(小善)의 근기가 있다 해도, 보살의 개발함이 없다면 생장(生長)하지 못한다.

 衆生雖有小善之機, 無菩薩開發, 不得生長.

 [석첨] *자선근(慈善根)의 힘은 자석(磁石)이 쇠를 빨아들임과 같으니, *화광이행(和光利行)해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의 그 *시학(始學)에 동조함을 보게 한다.

 慈善根力, 與磁石吸鐵. 和光利行, 能令衆生, 得見菩薩, 同其始學.

11960자선근. 온갖 선을 낳는 근본이 되는 자비심.
11961화광이행. 중생의 세계에 들어가 이들을 구하는 일.
11962시학. 불도를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

 [석첨] 둘째․셋째․넷째의 글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二三四文, 可見.

 [석첨] 다섯째로 행(行)의 양상을 보인 것에 대해 살피건대, 저 경의 처음에서 원교의 취지를 진술한 글에서 이르되,
 ‘영아라 말함은, 일어나지도 머물지도 가지고 오지도 말하지도 아니함을 가리킨다.’ 하고, *장안대사는 해석해 이르되,
 ‘*일어나지 않음은 곧 상(常)이요, *머물지 않음은 곧 정(淨)이요, *오지 않음은 곧 아(我)요, *말하지 않음은 곧 낙(樂)이다.’
했으니, 곧 *맨 뒤의 글이 이것이다.
 다음으로 차제행을 밝혔는데, 자세함이 이 글의 점교를 먼저하고 돈교를 뒤에 함과 같다. 점교를 보인 것 중에는 둘이 있으니, 먼저 인용하고, 다음에서는 경을 인용해 *석성(釋成)했다. 그리고 처음의 글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해석하고, 다음에서는 맺었다. 다시 해석 중에서는, 먼저 인천(人天)을 보였다.

五行相者. 彼經初列圓敎文云. 言嬰兒者, 不能起住去來語言. 章安釋云. 不起卽常, 不住卽淨․不來卽我, 不語言卽樂. 卽最後文是. 次明次第. 具如此文善漸後頓. 漸中二. 善應列. 次經釋成. 初文二. 先釋. 次結. 釋中, 初人天.

11963장안대사. 원문은 ‘章安’. 4185의 주.
11964일어나지 않음은 곧 상임. 원문은 ‘不起卽常’.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멸하게 되어 있는데, 일어나고 멸하는 일이 없으므로 상인 것이다.
11965머물지 않음은 곧 정임. 원문은 ‘不住卽淨’. 머무른다는 것은 집착이어서 번뇌의 경지다. 그런데 지금은 번뇌에 머물지 않으므로 정인 것이 된다.
11966오지 않음은 곧 아님. 원문은 ‘不耒卽我’. 오고 감이 없는 까닭이다.
11967말하지 않음은 곧 낙임. 원문은 ‘不語言卽樂’. 말하지 않음은 분별없음을 뜻하는 까닭이다.
11968맨 뒤의 글. 원문은 ‘最後文’. 이 영아행에 관한 글 중의 마지막 것. 곧 아래의 ‘不能起住來去語言, 如經云云’의 글을 가리킨다.
11969석성. 2724의 주.

 [석첨] 점차 *오계(五戒)․십선(十善)과 *인천(人天)의 과보․*양엽(楊葉)의 행을 닦는다.
 
漸修五戒十善, 人天果報, 楊葉之行.

11970오계․십선. 9932의 ‘五八十’의 주 참조.
11971인천의 과보. 원문은 ‘人天果報’. 오계․십선을 지키면 인천의 과보를 받는다.
11972양엽의 행. 원문은 ‘楊葉之行’. 열반경 一八에 보이는 비유. 우는 애에게 금이라 하면서 회양나무의 노란 잎을 주면 울음은 그치듯, 방편의 법을 설해 중생을 유도하시는 일.

 [석첨] 다음은 삼장교(三藏敎)다.

次藏.

 [석첨]또*이백오십계(二百五十戒)․*관련훈수(觀練熏修)․사제(四諦)․십이인연(十二因緣)․삽십칠도품(三十七道品)을 보여, 이승(二乘)의 영아행에 동조한다. 또 *육도(六度)를 익힘이 *삼아승지겁(三阿僧秖劫)을 지난 뒤에 *백겁(百劫) 동안 상호(相好)를 심어, 번뇌를 *유복(柔伏)하는 *육도보살(六度菩薩)의 소선(小善)의 행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又示二百五十戒, 觀練熏修․四諦․十二因緣․三十七品, 同二勝嬰兒行. 又示同習六度三阿僧祇, 百劫種相好, 柔伏煩惱, 六度菩薩小善之行.

11973이백오십계. 소승에서 비구가 지켜야 되는 계. 구족계(具足戒).
11974관련훈수. 10285의 주.
11975삽십칠도품. 원문은 ‘三十七品’. 4922의 주.
11976육도. 육바라밀.
11977삼아승지겁. 3684의 ‘三僧秖’의 주.
11978백겁 동안 상호를 심음. 원문은 ‘百劫種相好’. 보살은 삼대아승지겁 동안 육도(六度)를 닦아 등각(等覺)에 이르고 나면, 다시 백겁 동안 삼십이상(三十二相)을 갖추기 위해 여러 복덕을 닦는다는 것. 이것은 소승에서 본 수행이다.
11979유복. 번뇌를 부드럽게 제압하여 발생하지 못하게 하는 것. 단호히 끊지 못하고, 겨우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데 그치는 일.
11980육도보살. 소승의 보살. 자세한 것은 4611의 주.

 [석첨] 다음은 통교(通敎)의 경우다.

次通.

 [석첨] 또 *색(色) 그대로가 공(空)인 *무생무멸(無生無滅)의, 통교의 소선(小善)의 행에 동조함을 나타내 보인다.

又示同卽色是空, 無生無滅, 通敎小善之行.

11981색 그대로가 공임. 원문은 ‘卽色是空’. 8985의 ‘卽色’의 주.
11982무색무멸. 생멸함이 없는 것. 곧 공한 것. 곧 무생사제라 할 때의 무생.
 
 [석첨] 뒤에서는 별교의 모습을 해석했다.

後別.

 [석첨] 또 별교의 *역별차제(歷別次第)의 *상사중도(相似中道)의 소선(小善)의 행에 동조함을 나타내 보인다.
 다 자심(慈心)의 힘으로 굽어서는 *군소(群小)에 동조하여 *제인성취(提引成就)함이니, 자심의 여락(與樂)을 따라 영아행을 일으키는 것이다.

又是同別敎歷別次第, 相似中道小善之行.
皆是慈心之力, 俯同群小, 提引成就. 從慈心與樂, 起嬰兒行.

11983역별차제. 따로따로여서 단계적으로 되어 있는 것. 이를테면 공제․가제․중도가 따로따로여서 공제는 가제․중도제와 다르고, 가제도 공제․중도제와 다르고, 중도제 또한 공제․가제와 다른 것이 ‘역별’이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공제보다 가제가 높고, 가제보다 중도제가 높아, 삼제 사이에 가치의 순서가 있음이 ‘차제’다.
11984상사중도. 중도와 비슷하나 구경(究竟)의 중도는 아닌 것. 진실한 중도는 공․가와 원융의 관계에 있어야 하는데, 공․가와 다른 것을 중도로 알기 때문이다.
11985군소. 중생의 뜻.
11986제인성취. 이끌어서 성취시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