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간략히 정법념경에 의거해 사왕(四王)의 머무는 곳을 밝힌 내용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 이르되, ‘*견수(堅守)와 지만(持鬘)․*항교(恒憍) 따위 대왕중(大王衆)이 다음같이 *사급(四級)에 거주하며, 또한 *다른 칠산(七山)에도 거주한다’고 함과 일치하니, *신량(身量)․수명은 고루 구사론의 *세품(世品)의 기술과 같다. 한편 사천왕(四天王)이란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이르되, ‘동방에는 *제두뢰타(提頭賴吒)가 있으니 중국어로는 지국천(持國天)이라 말한다. 남방에는 *비류리(毘留離)가 있으니 중국어로는 증장천(增長天)이라 말한다. 서방에는 *비류파차(毘留波叉)가 있으니 중국어로는 잡주(雜主)라 말한다. 북방에는 *비사문(毘沙門)이 있으니 중국어로는 다문천(多聞天)이라 말한다’고 한 그것이다. 이 넷이 임금이 되어 *사천하(四天下)를 지배하고, 수미산 사급(四級)에는 각각 열 가지 주거처가 있음이 되는데, 이 사십천(四十天)은 다 *인행(因行)을 따라 이름을 세운 데에 그 특징이 있다.
 삼귀의와 관련해서는, 희유경(希有經)을 따르건대 자세히 삼귀의의 공덕을 비교해 이르기를, ‘사천하와 육욕천(六欲天)의 중생으로 하여금 *사과(四果)를 얻게 한 대도, 삼귀의의 공덕의 많음만은 못하다.’하시고,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는 이르되, ‘*도리천자(忉利天子)가 있어서 *오쇠(五衰)의 상(相)이 나타나 마땅히 돼지 속에 태어나게끔 되나, 그 걱정하는 소리가 *천제(天帝)에까지 들렸다. 그래서 천제는 이를 듣자 그를 불러 말했다. <너는 삼귀의를 행하도록 하라.> 그래서 즉시에 가르치는 대로 했으므로 돼지 속에 나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했고, 그러기에 부처님이 게송을 설해 이르시되,
 ‘불보(佛寶)에 귀의하는 모든 사람은 끝내 *삼악취(三惡趣)에 안 떨어지고, 번뇌 다하여 *인천(人天)에 살다가 마땅히 열반에 이르리로다.’라 하셨으니, 삼귀의를 마치면 장자(長者)의 집에 났다가 다시 출가해 *무학(無學)을 이룸을 알 수 있다. 글에서 ‘열 번 박수치는 동안’이라 함은, 아마도 먼저 *성계(性戒)를 지켜 *그곳에 베풀었을 때, 삼귀의를 수지하면 곧 목숨이 끊어지자마자 이 보(報)를 받게 된다는 것이어서, 마음의 뒤섞이지 않음에 의지해 나는 곳이므로 ‘*백마니’라는 이름을 얻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천중(天衆)의 보가 전륜왕보다 수승함은 *도리에서 보아 당연할 뿐이니, ‘십륙배’라 함은 수승함에 귀의했기 때문이요, 생활필수품이 ‘산하에서 흘러나온다’ 함은, 경 중에서 온통 다 ‘유하(流河)가 있고, *내지는 또한 주하(酒河) 등이 있다’고 한 그것이다. 이 사십천은 모두 자세히 그 인행(因行)을 살핌으로써 과(果)의 이름을 해석해야 할 것이다……. 곧 준애(峻崖)라 함은 항하의 나루터가 건너기 어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과명(果命)이라 함은 청정한 계가 과일 같음을 이름이며, 또 과수를 심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백공덕(白功德)이란, 불탑에 공양하면 그 복이 가장 많으니, 백(白)은 색의 근본임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일체희(一切喜)란 꽃을 본 자는 다 환희심을 낳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행도(行道)란 물로 불을 꺼서 자비의 도를 행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애욕(愛欲)이란 다툼을 화해시켰으므로 애욕이라 한 것이다. 애경계(愛境界)란 설법의 집회는 선한 경계를 낳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의동(意動)이란 청정한 복전(福田)을 보았기에 신심의 뜻이 움직였음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유희림(遊戱林)이란 타인을 환희케 함이 유희를 즐기는 것 같음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이것들은 인행(因行)으로 이름을 해석함이니, 이에 준하면 다른 것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略依正法念, 明四王住處. 持鬘天者. 俱舍云. 堅守及持鬘, 恒憍大王衆. 如次居四級, 亦住餘七山. 身量壽命, 具如俱舍世品. 四天王者. 大論云. 東方提頭賴吒, 秦言持國主. 南方毘留離, 秦言增長主. 西方毘留波叉, 秦言雜主. 北方毘沙門, 秦言多聞主. 此四爲王, 主四天下. 四級各有十住處. 此四十天名, 皆從因行而立. 三歸者. 準希有經中, 廣校量三歸功德云. 敎四天下級六欲天得四果. 不如三歸依功德多. 又如增一中, 有忉利天子, 五衰相現, 當生猪中. 愁憂之聲, 聞於天帝. 天帝聞之, 喚來告曰. 汝可三歸. 卽時如敎, 便免生猪. 佛說偈云. 諸佛歸依佛, 不墮三惡趣. 盡漏處人天, 便當至涅槃. 三自歸已, 生長者家, 還得出家, 成於無學. 文云十拍手者. 恐是生持性戒, 加爾所時, 受三歸依, 尋卽命終, 故得此報. 依心不雜, 故得白名. 天勝輪王, 理數然耳. 言十六倍者, 從勝歸故. 山河流出者. 經中一切皆云流河, 乃至亦有酒河等. 此四十天, 竝須委悉以其因行而消果名云云. 峻崖者, 河濟難度故. 果命者, 淨戒如果, 又種果樹. 塔福最多, 白爲色本. 如華見者皆生歡喜. 以水滅火, 行慈悲道. 和瞋諍故愛欲. 說法會, 生善境故. 見淨田故, 動信心意. 令他歡喜, 如樂遊戱. 此因釋名, 準此可知. 

12561견수. 구사론에는 ‘堅守’가 아닌 ‘堅手’로 되어 있다. 야차의 이름.
12562항교. 이것도 수미산에 있는 야차의 이름.
12563대왕중. 사천왕에 속한 무리. 사천왕의 부하.
12564사급. 네 단계. 11882의 ‘*四埵’의 주 참조.
12565다른 칠산. 원문은 ‘餘七山’. 수미산을 칠산팔해(七山八海)가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12566신량. 몸의 크기.
12567세품. 구사론의 분별세간품(分別世間品).
12568대지도론. 원문은 ‘大論’. 1478의 주.
12569제두루타. Dhṛtāraṣṭra의 음사. 사천왕 중 동방에 거주하는 신. 지국천.
12570비류리. 중장천. 사천왕 중 남방에 거주하는 신. 원어는 Virūpakṣa.
12571비류파차. Virūpakṣa의 음사. 사천왕 중 서방의 신. 대지도론에서는 ‘잡주’라 번역되었으나, 흔히 광목천(廣目天)이라 한다.
12572비사문. Vaiśravaṇa의 음사. 사천왕 중 북방에 사는 신. 다문천.
12573사천하를 지배함. 원문은 ‘主四天下’. 각각 한 방위씩 맡아 사바세계의 불법을 수호하는 일.
12574인행. 인(因)으로서의 행. 과보에서 볼 때는 행위나 수행은 원인인 것이 된다.
12575사과. 소승의 ‘사과’는 1974의 주. 대승에서 말하는 그것은 1417의 주.
12576도리천자. 도리천의 저위(低位)의 천인. 도리천은 929의 ‘三十三天’의 주.
12577오쇠. 천인(天人)이 죽기 전에 그 신체 따위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쇠망(衰亡)의 상(相). (1)머리 위의 꽃이 시든다. (2)겨드랑이에서 땀이 흐른다. (3)옷이 더러워진다. (4)몸의 광명을 잃는다. (5)제자리에 있으면서 즐겁지 않다.
12578천제. 제석천.
12579삼악취. 삼악도라고도 한다. 지옥․아귀․축생의 세계.
12580인천. 인간계와 천상계.
12581무학. 1971의 주.
12582성계. 9908의 ‘性重戒’의 주.
12583그곳에 베풀다. 원문은 ‘加爾所’. 그곳(천상계)에 나고자 원하는 것.
12584백마니라는 이름. 원문은 ‘白名’. 백마니의 ‘백’은 순결(다른 생각이 뒤섞이지 않은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12585도리에서 보아 당연할 뿐임. 원문은 ‘理數然耳’. 수(數)도 도리의 뜻.
12586내지는 또한 주하 등이 있음. 원문은 ‘乃至亦有酒河’. 지만천의 경문은 ‘물(河)로부터 아름다운 음료가 나온다’고 했을 뿐, 이런 말은 안 보인다. 이는 공후천의 부분에서 ‘여러 강물의 흐름이 있으니, 보류하(寶流河)․금류하(金流河)․주류하(酒流河)․미류하(美流河)다’라 함을 혼동한 것이다.

 [석첨] 다음으로 *일행천(一行天)은 수미산을 휘돌아 궁전에 머무른다. *외도(外道)는 설하되 이를 *일요(日曜)라 하고, 또 *성수(星宿)는 대략 삼십 육억이라 하나, 옛날에 *칠계(七戒)를 지켰기에 이제 *증상과(增上果)를 얻은 것이니, *풍륜(風輪)에 의해 지탱된다. 이 일행천 등의 *대천(大天)은 두 대천과 행동을 함께하게 마련이니, *제두뢰타(提頭賴吒)와 *비사문(毘沙門)이 그것이다. 이들은 *사천하(四天下)에 놀고 공중에서 노닐면서, *오욕(五欲)의 낙(樂)을 받아 뜻대로 스스로 즐기는 천신이다. 그런데 일행천은 수미산 주위를 도는 터이므로, 따라서 어느 방위(方位)에나 있음이 된다. 그리고 산에 그림자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설하되 밤이라 한다. 그런데 풍륜이 *북방의 별을 지탱해 주기에 휘돌면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외도는 별이 없어지지 않음을 보고 온갖 세간의 국토를 지탱하는 줄 여기나, 이는 풍륜의 힘이 그렇게 함을 모르는 견해다.

 次日行天, 遶須彌山, 住於宮殿. 外道說爲日曜. 及星宿, 略說三十六億. 皆持七戒, 令得增上果. 風輪所持. 此日行等大天, 與二大天, 謂提頭留吒, 毘沙門. 遊四天下, 遊戱空中, 受五欲樂, 如意自娛. 日行遶須彌山, 隨在何方. 山有彰現, 人說爲夜. 風輪持北方星, 輪轉不沒. 外道見辰星不沒, 謂其能持一切世間國土, 不知風力所爲也.

12587일행천. 태양을 신으로 본 이름.
12588외도. 823의 주.
12589일요. 해의 빛남.
12590성수. 별자리. ‘宿’는 음이 ‘수’다.
12591칠계. 신삼구사(身三口四)의 계. 곧 십계 중, 신업에 관계되는 불상생․불투도․불사음의 계와, 구업에 관계되는 불망어․불기어․불악구․불양설의 계.
12592증상과. 주인(主因)을 돕는 조인(助因)을 증상연이라 하고, 이것에 의한 결과를 증상과라 한다. 또 과를 돕는 부수적 힘(증상력)에 의해 나타난 과. 칠계를 지킴은 일행천이 되는 정확한 인(因)은 아니나, 거기에 따라 일행천이 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므로 증상과라 한 것이다.
12593풍륜. 대지 밑에 있는 공기의 층. 수미산의 맨 밑에 있어서, 온 세계를 지탱하는 사륜(四輪)의 하나. 수미산의 맨 밑이 허공륜(虛空輪)이요, 그 위에 풍륜, 그 위에 수륜(水輪), 그 위에 금륜(金輪)이 있다는 것.
12594대천. 큰 위력을 지닌 천신.
12595제두뢰타. 11946의 주.
12596비사문. 11949의 주.
12597사천하. 사주(四洲)를 이르니, 사바세계를 동방의 승신주, 서방의 우화주․남방의 섬부주, 북방의 구로 주를 나눈 말. 그러므로 ‘이 세상’․‘사바세계’의 뜻이 된다.
12598오욕. 8352의 주.
12599북방의 별. 원문은 ‘北方星’. 북극성.
12600없어지지 않음. 원문은 ‘不沒’. 북극성의 위치가 바뀌지 않음을 이른다.

 [석첨] 일행천(日行天)을 헤아려 외도는 말하되 일요(日曜)라 하고, *외도는 또 헤아려 북방의 별은 없어지지 않는다 하기도 했다는 취지다.
 이밖에 또 *입세아비담(立世阿毘曇)에 의하면, 외도 중에는
 ‘대지는 항상 어디론가 감을 쉬지 않는다’고 헤아리는 자도 있었는데, 부처님은 이를 *반박하사 ‘그렇게 대지가 항상 가고 있다면, 어떤 물건을 앞을 향해 던졌을 때, 그 물건은 응당 뒤를 향해 떨어져야 하지 않느냐’고 하시고, 또 헤아려 이르기를
 ‘땅은 항상 추락하고 있다’고 하는 자도 있었는데, 부처님은 말씀하시되,
 ‘그렇다하면 물건을 위를 향해 던진대도, 물건은 응당 땅에 떨어지지는 못할 것 아니냐’하시고, 또 외도 중에는 헤아리되,
 ‘별이 이동함이 아니라 땅이 스스로 회전한다’고 주장하는 자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부처님은 말씀하시되, ‘그렇다면 활을 쏜대도 *살받이터에는 이르지 못할 것 아니냐.’
고 하셨다 한다.

日行天外道說爲日曜等者. 外人又計北方星不沒者. 又立世阿毘曇有外道計大地恒去不息. 佛破云. 擲物向前, 物應向後. 又有計云, 地恒墜下. 佛言. 擲物向上, 應不至地. 有計星不移, 地自動轉. 佛言. 射應不至堋.

12601외도. 원문은 ‘外人’.
12602입세아비담. 아비담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가리키는지 알지 못하겠다.
12603반박함. 원문은 ‘破’. 깸. 논파(論破)함.
12604살받이터. 원문은 ‘堋’. 땅을 돋우어 과녁을 세워놓은 곳.

 [석첨] 불살계(不殺戒)를 지킨 사람은 *사천처(四天處)에 난다. 불살계․불투도계(不偸盜戒)를 지킨 사람은 *삼십삼천(三十三天)에 난다. *이것에 불사음계(不邪婬戒)를 추가하면 *염마천(燄摩天)에 난다. *불구사과(不口四過)를 추가하면 *도솔천(兜率天)에 난다. 또 *세간계(世間戒)를 추가하고, 다시 부처님의 *칠계(七戒)를 신봉(信奉)하면 *화락(化樂)․타화(他化)의 두 천계(天界)에 난다. 요컨대 수지되는 계가 더욱 뛰어날수록 천신(天身)의 복덕․수명이 더 뛰어나게 되는 것이며, 또 마음의 지계(持戒)와 *사심(思心)이 뛰어남을 따라 그 복도 더욱 뛰어나게 되는 것이다.
 삼십삼천은 일명(一名)을 주선법당천(住善法堂天)이라고도 한다. 옛날에 칠계를 수지함이 견고하여 싫증냄이 없었고, *사과(四果)․병자․부모․*입멸정(入滅定)의 사람에게 보시하며, *자비희사(慈悲喜捨)로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자에게 수명을 주었기에 *선법당천에 나서*석가제바(釋迦提婆)가 된 것이니, 성은 *교시가(憍尸迦)요, 이름은 능천주(能天主)다. *구십구나유타(九十九那由他)의 천녀(天女)가 권속이 되나 그녀들의 마음에는 질투가 없다. 그리고 *선법당(善法堂)의 넓이는 *오백유순(五百由旬)이다.
 셋째를 *청정천(淸淨天)․염마천이라 한다. 그 왕을 *모수루타(牟修樓陀)라 이르니, 몸의 길이는 오백유순이나 되어, 백천(百千)의 제색천을 결합한대도 미치지는 못한다.
 넷째는 도솔타(兜率陀)니, 이곳 중국어로는 분별의궁(分別意宮)이라 이른다. 그 왕을 *산투솔타(刪鬪率陀)라 한다.
 다섯째는 *열마지(涅摩地)니, 이곳 중국어로는 자재(自在)라 이르고, 또한 불교락(不憍樂)이라고도 이른다.
 여섯째는 *바라니밀(婆羅尼蜜)이라 하니, 이곳 중국어로는 타화자재(他化自在)라 이른다. 그리고 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천상계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이상으로 소약초(小藥草)의 해석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