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고제를 초문으로 삼는다’ 함은, 뒤의 글에서 *‘벽지불은 집제(集諦)를 초문으로 삼는다’ 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성문은 고제가 처음에 있어, 다시 처음에 사념처를 관하는 때문이요, 벽지불은 무명(無明)이 *인연의 머리에 있어, 처음에 *애(愛)․취(取)․유(有)를 깨기 때문이다.

言苦諦爲初門者. 後文以支佛集諦爲初門. 聲聞苦諦在初, 復初觀四念處故. 支佛無明居因緣首, 初破愛取有故.

12717벽지불은 집제를 초문으로 삼음. 원문은 ‘支佛集諦爲初門’. 성문에 비해 벽지불(연각)은 근기가 우수하다. 그러므로 성문이 생사의 고를 처음에 문제삼는 데 대해, 벽지불은 고의 원인인 집제를 처음에 문제삼는 것이다.
12718인연. 십이인연.
12719애․취․유. 무명․행이 과거이인(過去二因)인 데 비해, 이 셋은 현재삼인(現在三因)이다.
 
 [석첨] 셋째로 *총상념처(總相念處)라 함은, 앞에서 이미 벽상념처의 지혜로 사전도를 깬 바 있기에, 이제는 깊고 자세한 *관혜(觀慧)를 써서 전체적으로 사전도를 깨는 것이니, 혹은 *경총관총(境總觀總)․*경별관총(境別觀總)․*경총관별(境總觀別), *혹은 이음(二陰)․삼음(三陰)․사음(四陰)․오음(五陰)을 모두를 것도 다 *총상관(總相觀)이라 한다. 이 중에서도 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능히 사정근(四正勤)․사여의족(四如意足)․*칠각지(七覺支)․*팔정도(八正道)를 낳아 신속히 뒤의 법에 들게 하니, 그러므로 총상념처의 위계라 하는 것이다.

三總相念處者. 前已別相念慧, 破四顚倒. 今深細觀慧, 總破四到. 或境觀總, 境別觀總, 境總觀別, 或總二陰三陰四陰五陰, 皆名總相觀. 是中亦巧方便, 能生正勤如意七覺八道. 疾入後法, 故名總相念處位也.
 
12720총상념처. 2666의 주.
12721관혜. 10220의 주.
12722경총관총. 경(境)은 관상(觀想)의 대상인 신(身)․수(受)․심(心)․법(法). 관(觀)은 그 대상을 관조하는 일이니, 부정(不淨)․고(苦)․무상(無常)․무아(無我)가 그것이다. 그리하여 신․수․심․법을 가릴 것 없이 생존 전체가 고(苦)라고 함이 경총관총이다. 다만 이때의 고는 고제(苦諦)의 뜻이니, 부정․고․무상․무아는 고제의 별상(別相)인 것이 된다.
12723경별관총. ‘경’인 신․수․심․법 별로, 그것들 하나하나가 고제라 관하는 일. 곧 ‘신’도 고제요, ‘수’와 ‘심’과 ‘법’도 그렇다고 보는 것.
12724경총관별. 생존 전체가 부정이요, 고요, 무상이요, 무아라 관하는 일.
12725혹은 이음․삼음․사음․오음을 모둠. 원문은 ‘或總二陰三陰三陰四陰五陰’. 오음 중에서 둘을 합쳐서 관하거나, 셋이나 넷이나 다섯을 합쳐서 관하는 것.
12726총상관. 총상념처의 관.
12727칠각지. 원문은 ‘七覺’. 2782의 ‘七覺分’의 주.
12728팔정도. 원문은 ‘八道’. 2569의 ‘八正’의 주.

 [석첨] ‘경총관총’이란 네 가지 관(觀)으로 네 지 경(境)을 관하는 일이다. ‘경별관총’이란 하나하나의 경에 대해 네 가지 관으로 관하는 일이다. ‘경총관별’이란 하나하나의 관으로 네 가지 경을 전체적으로 관하는 일이니, *삼(三)․이(二)도 미루어 알만하다.

境總觀總者, 以四觀通觀四境. 境別觀總者, 於一一境, 四觀觀之. 境總觀別者, 以一一觀, 總觀四境. 三二類之.
 
12729삼․이도 미루어 알만 하다. 원문은 ‘三二類知’. 하나하나의 관으로 세 가지 경을 관하거나 두 가지 경을 관함도 ‘경총관별’이라는 뜻.

 [석첨] 넷째로 *난법(煖法)의 위계란, *별총념처(別總念處)의 관 때문에 능히 *사해(似解)의 *십륙제관(十六諦觀)을 일으켜 *불법(佛法)의 기분(氣分)을 얻게 된 것이다. 비유컨대 *불을 얻기 위해 나무를 마찰시키매 연기가 일어남과 같고, 또 봄의 햇빛에 따뜻한 기운이 일어남과 같다. 곧 지혜를 가지고 경(境)을 뚫으매 상사(相似)의 이해를 일으킴이니, 이해는 곧 난(煖)을 비유함이다. 또 봄․여름에 화초를 쌓아두면 스스로 따뜻한 기운의 생겨남이 있는 것과 같다. 사제의 지혜를 가지고 여러 *선법(善法)을 모으면, 선법의 불기운이 쌓여서 *혜해(慧解)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난(煖)이라 부르는 것이다. 곧 *내범(內凡)의 첫 위계여서 불제자에게는 있되 외도에게는 없는 경지다. 이를 난법의 위계라 한다.

四煖法位者. 以別總念處觀故, 能發似解十六諦觀, 得佛法氣分. 譬如鑽火煙氣, 亦如春陽煖發. 以慧鑽境, 發相似解. 解旣喩煖. 又如春夏積集華草, 自有煖生. 以四諦慧, 集衆善法, 善法熏積, 慧解得起, 故名煖也. 卽是內凡初位, 佛弟子有, 外道則無. 是名煖法位.
 
12730난법의 위계. 원문은 ‘煖法位’. 2663의 ‘四善根’의 주 참조.
12731별총념처. 별상념처의 총상념처.
12732사해. 비슷한 이해. 접근한 이해.
12733십륙제관. 십륙행상(十六行想)을 이름이니, ‘如苦集是世諦……’의 주.
12734불법의 기분. 원문은 ‘佛法氣分’. 불법다운 이해. 불법 비슷한 이해.
12735불을 얻기 위해 나무를 마찰시킴. 원문은 ‘鑽火’. 옛사람들이 나무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다른 나무를 넣어 마찰함으로써 불을 일으켰던 일.
12736선법. 2640의 주.
12737혜해. 지혜에 의한 이해. 깨달음.
12738내범. 2609의 ‘內外凡’의 주 참조.

 [석첨] 다섯째로 *정법(頂法)이란, 사해(似解)가 더욱 늘어나 *사여의정(四如意定)을 얻으매 십륙제관이 더욱 다시 분명해짐을 이른다. 이는 난법의 위에 있어 산의 정상에 올라 거기서 사방을 둘어보건대 모두를 분명히 알 수 있는 것과 같으니, 그러므로 정법이라 함이다.

五頂法者. 似解轉增, 得四如意定, 十六諦觀, 轉更分明. 在煖之上, 如登山頂, 觀矚四方, 悉皆明了. 故名頂法.
 
12739정법. 2663의 ‘四善根’의 주 참조.
12740사여의정. 사여의족을 이른 말. 3564의 ‘如意’의 주.

 [석첨] 여섯째로 *인법(忍法)의 위계란, 역시 사해(似解)가 자라는 것에 의해 *오종선법(五種善法)이 늘어서 근(根)을 이루는 일이다. 사제(四諦)의 도리 중에서 *요욕(樂欲)을 참아내므로 인법의 위계라 이르며, *하(下)․중(中)의 두 인(忍)도 다 인법의 위계라 이른다.
 
六忍法位者. 亦是似解增長, 五種善法, 增進成根. 於四諦中, 堪忍樂欲, 故名忍法位. 下中二忍, 皆名忍位.
 
12741인법의 위계. 원문은 ‘忍法位’. 2663의 ‘四善根’의 주 참조.
12742오종선법이 늘어서 근이 됨. 원문은 ‘五種善法, 增進成根’. 오종선법이란 신(信)․정진(精進)․염(念)․정(定)․혜(慧)의 다섯 미덕을 이르니, 이것이 자라나 불법 속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신근(信根)․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이 됨이 ‘근이 되는’ 일이다.
12743요욕. 욕망. 탐욕.
12744하․중의 두 인. 원문은 ‘下中二忍’. 인법은 유루의 지혜로 사제의 도리를 분명히 승인해 이해하는 위계인데, 이것에 하인(下忍)․중인(中忍)․상인(上忍)의 세 종류가 있다. 하인은 팔제(八諦)의 삼십이상(三十二相)을 두루 관하는 점이 정법위와 같으나, 중인에서는 감연감행(減緣減行)하여 욕계의 고제(苦諦)의 한 행상에 대해 이찰나(二刹那) 관하는 것만으로 상인으로 나아가고, 상인에서는 이를 一찰나 관하는 것만으로 세제일법으로 나아간다. ‘팔제의 삼십이행상’은 8126의 ‘三十二心’의 주. ‘감연감행’은 8166의 주.

 [석첨] 일곱째로 *세제일법(世第一法)이란 곧 *상인(上忍)의 일찰나(一刹那)여서, *범부의 소득으로는 가장 뛰어난 선근이므로, 이름하여 ‘세간에서 제일가는 법’이라 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위의 지묘(智妙) 중에서 이미 간략히 설해 마친 바 있다.

七世第一法位者. 卽是上忍一刹那, 於凡夫所得, 最勝善根, 名爲世間第一法也. 上智妙中, 已略說竟.
 
12745세제일법. 2663의 ‘四善根’의 주 참조.
12746상인의 일찰나. 원문은 ‘上忍一刹那’. 12120의 ‘下中二忍’의 주 참조.
12747범부의 소득으로는 가장 뛰어난 선근임. 원문은 ‘於凡夫所得, 最勝善根’. 유루(有漏)의 지혜로 이를 수 있는 극치가 세제일법이라는 뜻.

 [석첨] ‘난법’ 따위 여러 글은 지묘(智妙)의 부분에서 이미 가린 바 있다. 그런데 지금은 순서에 따른 위계를 밝히면 거의 깊고 얕음을 알 수 있으므로, 그래서 저 글을 간략히 반복하는 데 그쳤으니,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여러 논서(論書)를 찾아보면 될 것이다.

煖等諸文, 智中已辨. 今明次位, 略知深淺, 仍略於彼. 若欲廣知, 應尋諸論.

 [석첨] 칠성(七聖)을 다룬 것에 또 세 부분이 있다. *열위(列位)․*석명(釋名)․*정석(正釋)이니, 널리 부연하면 자세함이 바사론․구사론같이 될 것이다. 지금의 글은 매우 간략하나, 이것으로도 얕고 깊음을 구별하기에는 충분할 터이다.

七聖者又三. 列位, 釋名, 正釋. 廣開具如婆沙俱舍. 今文極略, 足判淺深.
 
12748열위. 칠성의 위계를 나열함.
12749석명. 이름은 해석하는 것.
12750정석. 바로 해석한 부분.

 [석첨] 칠성(七聖)의 위계란 첫째는 수신행, 둘째는 수법행, 셋째는 산해, 넷째는 견득, 다섯째는 신증, 여섯째는 시해탈나한, 일곱째는 불시해탈나한이다.

七聖位者. 一隨信行. 二隨法行. 三信解. 四見得. 五身證. 六時解脫羅漢. 七不時解脫羅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