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상하분결(上下分結)을 끊는다’고 한 것에 대해 생각건대, *오상분결(五上分結)이라 말함은 도(掉)․만(慢)․무명(無明)․색염(色染)․무색염(無色染)이요, 오하분결(五下分結)은 *신견(身見)․*계취견(戒取見)․의(疑)․탐(貪)․진(瞋)이다. 그러므로 구사론(俱舍論)에서 이르되,
 ‘둘 때문에 욕계를 초월하지 못한다.’고 하니, 둘이란 탐과 진이요, 또
 ‘셋 때문에 다시 *아래로 돌아온다.’
고 하니, 셋이란 신견과 계취견과 의(疑)다. 멸진정(滅盡定)은 “마하지관” 제九의 기술과 같다.
 석론(釋論) 二二에서 *사쌍팔배(四雙八輩)를 해석하는 중에서 *십칠종(十七種)으로 거두어들였는데, 지금 “현의”의 글에서는 다만 ‘아나함에 십일종(十一種)이 있으니, 다섯 종류는 바로 아나함이요, 여섯 종류는 아라한향에 포함된다’고 했다. 아나함의 다섯 종류란 아마도 *현발(現般)의 하나와, *중발(中般)의 셋인 *속(速)․*비속(非速)․*구주(久住)와, *생발(生般)의 하나요, 여섯 종류의 아라한향이란 *유행(有行)․*무행(無行)․*전초(全超)․*반초(半超)․*변몰(徧沒)․*무색(無色) 이는 나 개인이 배당한 것이다 인 것 같은데, 여기에 다시 *초과향(初果向)․초과(初果)․이과향(二果向)․이과(二果)․삼과향(三果向)․삼과(三果)를 추가하면 십칠(十七)이 된다.
 “비담”에서 一만 二천 九백 六십 종이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잡아비담심론”에서는 다음같이 말했다. ‘아나함에는 五종과 七종․八종이 있다. 五종이란 중발(中般)․생발(生般)․유행발(有行般)․무행발(無行般)․상류발(上流般)이다. *七종이란 앞의 五종의 중발(中般)을 다시 셋으로 나눈 것이니, *불의 신(神)이 흩어져 없어진 비유와 같다. 八종이란 오종 위에 현발(現般)․*무색발(無色般)과 *부정발(不定般)을 추가한 것을 이른다. 그런데 지금은 五종을 기준해 논해간다.
 색계(色界)의 五종은 근기를 따라 一五로 나눌 수 있으니, 상․중․하의 근기에 각각 이 五종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경지를 기준하면 二0이 이루어지니, *사선(四禪)에 각각 오지(五支)가 있기 때문이다. 또 *종성(種性)에서 볼 때 三0이 있다 할 수 있으니, *퇴법(退法)․사법(思法)․호법(護法)․주법(住法)․진법(進法)․부동법(不動法)의 六이 있어서, 그 종성마다 각각 五종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장소에  八0이 있으니, *범중천(梵衆天)에서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 이르는 십륙처(十六處)에 각각 五종이 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한 종류의 아나함마다 二천 五백 九십 二가 있음이 되니, 왜 그런가. 一六처를 기준으로 삼으면 一六의 사람이 있음이 되는데, 종성의 六에 입각해 六배하여 이를 늘이면 九六이 되고, 근기에 三이 있으므로 三배하여 이를 늘이면 二八八이 되고, 다시 九종의 이욕인(離欲人)이 있으므로 九배하여 이를 늘이면 二五九二 종의 사람이 된다. 한 사람도 이러커니, 五종의 아나함이 있는 사실에 입각해 다시 五배해 이를 늘이면 一二九六0 종이 되는 것이다. 잡아비담심론의 글을 보기 어려우므로, 지금은 간략히 나타냈다.
 九종의 이욕인이라 말함은, *욕계 구품(九品)의 혹(惑)을 떠난 것을 취해 아홉 사람으로 삼은 것이다.

斷上下分結者. 言五上分者. 謂掉慢無明色染無色染. 言五下分者. 謂身見戒取疑貪瞋. 故俱舍云. 由二不超欲. 謂貪瞋. 由三復還下. 謂身見戒取疑. 滅盡定如止觀第九記. 釋論二十二. 釋四雙八輩中攝十七. 但云那含有十一種. 五種定是阿那含. 六種阿羅漢向攝. 那含五種者. 恐是現般一. 中般三, 速非速久住. 生般一. 六種阿羅漢向者. 謂有行無行全超半超徧沒對此之私. 更加初果向初果二果向三果向三果, 爲十七. 毘曇一萬二千九百六十種者. 雜阿毘曇云. 阿那含者, 或五及七八. 五謂中生有行無行上流. 七謂於中般更分三, 如迸火星喩. 八者, 謂五上加現無色, 及不定. 且從五種說, 謂色五種. 從根分十五, 謂上中下各五故. 約地成二十, 四禪各五故. 約性有三十, 謂退思護住進不動. 謂種性各五故. 處有八十, 梵衆至尼吒, 十六處各五故. 每一種那含, 有二千五百九十二. 何者. 約十六處, 成十六人. 約種性六, 成六倍增之合九十六. 約根有三, 三倍增之, 成二百八十八. 更以九離欲人, 九倍增之, 成二千五百九十二人. 一人旣爾, 五種那含, 又五增之, 成一萬二千九百六十種 故今略出 論文難見. 言九離欲者, 謂離欲界九品惑, 以爲九人也.

12879오상분결. 원문은 ‘五上分’. 12182의 ‘五上分結’의 주. 색염은 색탐(色貪), 무색염은 무색탐(無色貪)으로도 표기된다.
12880신견. 자아를 실체인 듯 아는 미망. 아견(我見)과 같다.
12881계취견. 그릇된 계율을 열반에 이르는 계율인 듯 집착하는 일. 계금취견.
12882아래로 돌아옴. 원문은 ‘還下’. 색계나 무색계에 태어났던 사람이 다시 욕계에 나는 일. 아래란 하계(下界)니 욕계를 이른다.
12883사쌍팔배. 사쌍은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 팔배란 위의 것을 다시 수다원향․수다원과와, 사다함향․사다함과와, 아나함향․아나함과와, 아라한향․아라한과로 세분한 것을 이른다.
12884십칠종으로 거두어들임. 원문은 ‘攝十七’. 대지도론에서는 ‘학인(學人)은 一八, 무학인(無學人)은 九’라고 했을 뿐, ‘十七’이라는 말은 안 보인다. 또 학인과 무학인을 합해 이십칠성인(二十七聖人)이라고 일컬은 것이 있어, 이 十七은 二十七의 잘못이라 하는 설도 있으나, 이는 뒤의 해석과도 어긋난다.
12885현발. 욕계에서 그대로 발녈반에 드는 일. 색계․무색계에 태어나고야 열반하는 수속을 안 거치는 일.
12886중발. 아나함이 욕계에서 죽어 색계에 태어나려 하는 중유(中有)에서 발녈반에 드는 일.
12887속. 속발(速般). 속히 발녈반에 드는 일.
12888비속. 잠시 후에 발녈반에 드는 일.
12889구주. 꽤 오래 있다가 발녈반에 드는 일. 경구(經久)라고도 한다.
12890생발. 색계에 태어나고 나서 오래지 않아 발녈반에 드는 일.
12891유행. 색계에 태어나 거기서 수행한 끝에 발녈반에 드는 것.
12892무행. 색계에 태어나 거기서 수행함이 없이 오랜 시일이 지나서야 발녈반에 드는 일. 12893전초. 아나함이 색계의 최하인 범중천(梵衆天)에 나고 나서, 중간의 십사천(十四天)을 뛰어넘어 바로 색구경천(色究竟天)에 나는 일.
12894반초. 12204의 주.
12895변몰. 12205의 주.
12896무색. 색계에서 죽고 나서 무색계에 나는 일.
12897초과향. 이하는 수다원향․수다원과․사다함향․사다함과․아나함향․아나함과에 해당한다. 12898칠종이란 오종의 중발을 다시 셋으로 나눈 것임. 원문은 ‘七謂於中般更分三’. 五종발 중의 중발을 속발․비속․구주(경구)의 셋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七종발이 되었다는 뜻.
12899불의 신이 흩어져 없어진 비유. 원문은 ‘迸火星喩’. 화성은 화성신(火星神)이니 불의 신. 자세히는 화덕성군(火德聖君)이라고도 한다. 중국 고대에 불의 신이 절을 태우려 했을 때, 산문 밖에 세워진 불의 신의 초상에 깃든 신령이 꿈에 나타나 이를 일러 주었다. 그래서 절에서는 불의 신을 초대해 극진히 대접하고 애원하니, 불의 신은 할 수 없어 절을 태우지 않았으나, 그 대신 천기를 누설했다 하여 산문 밖의 초상을 박살냈다는 것. 여기서는 속발 따위 셋으로 나누어지는 것에 의해 중발이 해체되고 만 것을 비유한다.
12900무색발. 12271의 ‘無色’과 같다.
12901부정발. 무색발이 될지 현발이 될지 일청치 않은 일.
12902사선에 각각 오지(五支)가 있음. 원문은 ‘四禪各五’. 사선 중에는 오지(五支)인 것도 있고 사지(四支)인 것도 있으나, 대강 다섯이라 말한 것.
12903종성. 원문은 ‘性’. 수행자의 자질․성질.
12904퇴법․사법․호법․주법․진법․부동법. 원문은 ‘退思護住進不動’. 육종(六種)의 아라한이니, 12192의 ‘退思護住進’의 주.
12905범중천에서 아가니타천에 이르는 십륙처. 원문은 ‘梵衆至尼吒十六處’.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 중의 일파에서 주장하는 색계에 십륙천(十六天)이 있다는 설. 초선(初禪)에는 범중천․범보천(梵輔天)․대범천(對梵天)의 셋이 있고, 제이선(第二禪)에는 소광천(少光天)․무량광천(無量光天)․극광정천(極光淨天)의 셋이 있고, 제삼선(第三禪)에는 소정천(少淨天)․무량정천(無量淨天)․변정천(遍淨天)의 셋이 있고, 제사선(第四禪)에는 무운천(無雲天)․복생천(福生天)․광과천(廣果天)․무번천(無煩天)․무열천(無熱天)․선현천(善現天)․선견천(善見天)․색구경천(色究竟天)이 있으니, 색구경천은 곧 아가니타천이다. 이리하여 색계에는 17의 천상계가 있음이 되나 유부의 카슈밀 학자들에 의하면, 범부천에는 높은 대각(臺閣)이 있어서 대범천은 거기에 살므로, 대범천을 따로 세울 필요는 없다 하여 16의 천상계를 주장한다.
12906욕계 九품의 혹. 혹이란 사혹(思惑)이니, 사혹은 미세하여 특질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견혹(見惑)처럼 이름을 붙여 구분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구지구품(九地九品)의 사혹을 세우는 것이다.

 [석첨] 여섯째로 *시해탈나한(時解脫羅漢)을 밝히건대 이는 *신행(信行)의 둔근(鈍根)의 경우다. 이런 사람은 시기와 여러 인연이 갖추어지기를 기다려 비로소 해탈을 얻으니, 그러므로 시해탈나한이라 한다. ‘아라한’은 이곳 중국말로는 번역이 없다. 이름에 세 뜻을 포함하니 *살적(殺賊)․*불생(不生)․*응공(應供)이요, *위계는 무학(無學)에 있다. *아라한에는 다섯 종류가 있으니, 퇴법(退法)․사법(思法)․호법(護法)․주법(住法)․승진법(升進法)이다. *진지(盡智)와 *무학등견(無學等見)을 얻는 것이니, *금강삼매(金剛三昧)를 써서 *비상비비상처의 구품(九品)의 사혹을 다 없애고, 다음의 일찰나(一刹那)에 비상비비상처의 제九의 해탈을 실현해서 진지를 이루고, 다음의 일찰나에 무학등견을 얻는다. 그런데 저 때에 퇴전하는 수도 있으므로, *무생지(無生智)를 얻는다고는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 五종의 아라한은 *수신행(隨信行)의 종성(種性)이어서 근기가 둔한지라, *인중(因中)의 도를 닦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의식(衣食)․*상구(牀具)․처소(處所)․설법과 남들의 *수순(隨順)을 빌어야만 *선근이 증진(增進)하는 것이어서, 온갖 시기에 뜻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五종아란마다 각각 두 종류가 있으니, *멸진정(滅盡定)을 얻지 못한 경우는 다만 *혜해탈(慧解脫)임에 그치고, 멸진정을 얻으면 곧 *구해탈(俱解脫)이니, 멸진정을 얻지 못하는 경우, 이 사람은 인중(因中)에서 편벽되이 *성념처(性念處)를 닦고, 멸진정을 얻었을 때, 이 사람은 인중에서*성공(性共)을 닦은 것이다. *증과(證果) 때에 *삼명(三明)․*팔해탈(八解脫)을 일시에 함께 얻으니, 그러므로 구해탈이라 하는 것이다.

六明時解脫羅漢者. 是信行鈍根, 待時及衆緣具, 方得解脫, 故名時解脫羅漢. 羅漢, 此無翻, 名含三義, 殺賊不生應供也. 位居無學. 羅漢有五種. 隨信行生退法思法護法住法升進法也. 得盡智無學等見也. 若用金剛三昧, 於非想九品惑盡. 次一刹那, 證非想第九解脫成盡智. 次一刹那, 得無學等見也. 或彼時退, 故不說得無生智. 此五種阿羅漢, 是信種性根鈍, 因中修道, 必假衣食牀具處所說法及人隨順, 善根增進. 不能一切時所欲進也. 是五種各有二種. 不得滅盡定, 但是慧解脫. 得滅盡定, 卽是俱解脫. 若不得滅盡定, 是人因中, 偏修性念處. 若得滅盡定, 是人因中, 修性共也. 證果時, 三明八解, 一時俱得, 故名俱解脫也.

12907시해탈.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려 비로소 해탈하는 것.
12908신행. 12032의 주.
12909살적. 아라한은 번뇌를 모두 없앤 성자이기 때문이다. ‘적’은 번뇌의 비유.
12910불생. 윤회를 끊었으므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뜻에서 아라한을 이리 부른다. 12911응공. 아라한은 남의 공양을 받을만 한 성자인 점에서 이리 부른다. 이 응공은 부처님의 십호(十號)에도 쓰인다.
12912위계는 무악위에 있다. 원문은 ‘位在無學’. 수행의 위계를 다섯으로 분류한 오위(五位)에서, 아라한은 무학위(無學位)라 규정된다.
12913아라한에는 다섯 종류가 있음. 원문은 ‘羅漢有五種’. 시해탈의 아라한에는 퇴법․사법․호법․주법․승진법의 다섯 가지 아란이 있다는 뜻. 곧 육종아라한(六種阿羅漢)에서 앞의 다섯은 다 시해탈나한이라는 취지다.
12914진지. 4551의 주.
12915무학등견. 무학(아라한)의 정견. 등견은 정견(正見).
12916금강삼매. 수행자가 마지막으로 온갖 번뇌를 끊어 최고의 깨달음을 달성하는 삼매. 12917비상비비상처. 원문은 ‘非想’. 7918의 주.
12918무생지. 4552의 주.
12919수신행. 12032의 ‘信行’과 같다.
12920인중. 수행 중. 수행의 과정.
12921상구. 침대. 상석(牀席)과 같다.
12922수순. 따라 주는 뜻.
12923선근이 증진함. 원문은 ‘善根增進’. 선이 늘어남. 수행이 진전되는 일.
12924멸진정. 4914의 주.
12925혜해탈. 12079의 주.
12926구해탈. 12083의 주.
12927성념처. 무생(無生)의 공의 도리를 연으로 하여 번뇌를 끊는 경지. 아비담론에서 주장한 삼종념처(三種念處)의 첫째. 이 성념처로 혜해탈에 도달한다.
12928성공. 성념처와 공념처(共念處). 공념처는 삼종념처의 둘째. 성념처에 의해 삼명․팔해탈을 얻는 경지. 그러므로 공념처에는 성념처가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이 공념처에 의해 구해탈이 실현된다.
12929증과. 수행이 인(因)이 되어 그 과(果)로서의 깨달음을 얻는 일. 깨달음의 결과. 12930삼명. 3054의 주.
12931팔해탈. 원문은 ‘八解’. 8228의 ‘解脫’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