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내용은 앞의 것과 같다.
如前.
[석첨] 다음으로 명별의통(名別義通)을 보이니, 글은 스스로 둘이 되었다. *처음의 둘째 것 중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위계를 세운 취지를 밝히고, 다음으로 ‘幹慧’ 아래서는 바로 해석했다.
처음의 글에 또 두 부분이 있으니, 먼저 글을 가리켜 보였다.
次義者. 文自爲二. 初二中二. 初明立位意. 次幹慧下, 正釋. 初文又二. 先指文.
13115처음의 둘째 것에 둘이 있음. 원문은 ‘初二中二’. 처음의 둘째란 ‘二簡名別義通’을 가리킨다. 혹은 ‘初二下二’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니, 그러면 ‘처음의 二 밑에는 두 부분이 있다’는 뜻이 된다. 일본(一本)에서는 ‘初二’를 ‘初義’로 한 것이 있다.
[석첨] 둘째로 *명별의통(名別義通)을 가리건대 다시 둘이 된다. 처음에서는 *삼승공위(三乘共位) 중에 나아가 *보살에 따로 인(忍)의 이름을 세웠으나 뜻이 통함이요, 둘째는 별교(別敎)라는 이름을 세우매 이름은 달라도 뜻이 통함이 그것이다. 공통하는 뜻은 이미 앞에서 설한 바와 같다.
二簡名別義通更爲二. 初就三乘共位中, 菩薩別立忍名而義通. 二用別義通. 通義已如前說.
13116명별의통. 12421의 주.
13117삼승공위. 12415의 주.
13118보살에 따로 인의 이름을 세움. 원문은 ‘菩薩別立忍名’. 삼승이 공통인 중에서도 보살에 한해 복인(伏忍) 따위가 있다고 한 일.
[석첨] 두 번째로 인(忍)의 이름을 세운 취지다.
次立意.
[석첨] 따로 세운다 함은, 따로 보살을 위해 *복인(伏忍)․*유순인(柔順忍)․*무생인(無生忍)의 이름을 세운 것이다.
別立者. 別爲菩薩, 立伏忍柔順忍無生忍之名也.
13119복인. 인(忍)은 법지(法智)를 얻기에 앞서 진리를 확연히 인식하는 일이어서 지혜에 가까우니, 인욕의 그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복혹(伏惑)이 번뇌를 눌러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일인 것과는 달리, 사홍서원도 일으킴이 복인이라 함이 천태대사의 해석이다.
13120유순인. 진리에 수순(隨順)하는 지혜(법인)라 해서 붙은 이름이나, 천태대사에 의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 화타를 위해 널리 육바라밀을 닦는 것까지도 의미한다.
13121무생인. 1205의 주. 여기서는 천태대사의 해석은 통상적인 것을 벗어나, 번뇌를 끊어 깨달음에 대한 매임마저 벗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석첨] 다음으로는 바로 해석했다. 글의 모습은 약간 *“마하지관” 중에서 기술한 것보다 자세하니, 저 글을 읽는다면 이 글의 취지를 알 것이다.
이 중에 둘이 있으니, 먼저 해석하고, 다음에서는 맺으면서 구별했다.
해석 중에서는 *저절로 열 부분이 있게 되었고, 처음의 간혜지를 다룬 글은 네 부분으로 갈리니, 처음에서는 전체적으로 공통하는 뜻을 세우고, 다음으로 ‘而菩薩’ 아래서는 다른 취지를 세우고, 셋째로는 사홍서원의 특질을 해석하고, 넷째로 ‘是爲’ 이하에서는 다름을 구별했다.
次正釋者. 文相稍廣於止觀中. 若讀彼文, 須知此意. 於中二. 先釋. 此結判. 釋中自爲十. 初幹慧地爲四. 初通立共義. 次而菩薩下, 立別意. 三釋四弘相. 四從是爲下, 辨異.
13122마하지관. 그 권륙(卷六)을 가리킨다.
13123저절로 열 부분이 있게 됨. 원문은 ‘自爲十’. 삼승공십지(三乘共十地)에 따라 검토한 까닭이다.
[석첨] 간혜지(幹慧地)에서는 *삼인(三人)이 한가지로 *견혹(見惑)을 *억제한다.
幹慧地, 三人同伏見惑.
13124삼인. 성문․연각․보살.
13125견혹. 1098의 ‘見思’의 주 참조.
13126억제함. 원문은 ‘伏’. 3730의 ‘伏斷’의 주 참조.
[석첨] 그런데도 보살에게 다시 복인(伏忍)이라는 이름을 가(加)하는 것은, 보살은 *인연이 그대로 공이라 믿고, *무생사제(無生四諦)의 도리에서 *그 마음을 항복받아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而菩薩更加伏忍之名者. 菩薩信因緣卽空, 而於無生四諦, 降伏其心, 起四弘誓願.
13127인연이 그대로 공임. 원문은 ‘因緣卽空’. 인과 연으로 이루어진 온갖 현상이 바로 공 자체인 것. 제법을 인연으로 분석하여 공임을 아는 것이 아니라, 제법이 바로 공이라고 이해하는 일. 체법(体法)의 공.
13128무생사제. 2759의 ‘四種四諦’의 주.
13129그 마음을 항복받음. 원문은 ‘降伏其心’. 이것은 견혹의 억제[伏見惑]의 뜻으로도 보여지나, 그렇다면 이승(二乘)과 다를 것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보살은 복인의 단계에서 자기만의 구제를 원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을 뜻한다는 해석이 있다.
13130사홍서원. 4711의 주.
[석첨] 사홍서원을 해석하는 중에서 처음의 서원은 자세히 하고, 다음의 세 서원은 간략히 언급하는 데 그쳤다.
처음의 서원에 또 둘이 있다. 그 처음의 것은 해석이다.
釋四弘中. 初誓廣. 次三誓略. 初誓又二. 初釋.
[석첨] 비록 *중생은 허공 같은 줄 알고 있기는 해도 *발심(發心)하여 일체중생을 구제함이니, *이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려 함은 허공을 구제하려 함과 같다.
雖知衆生如虛空, 而發心度一切衆生. 是菩薩欲度衆生, 如欲度虛空.
13131중생은 허공 같음. 원문은 ‘衆生如虛空’. 중생 또한 실체가 없는 점에서 그대로 공할 뿐이라는 것.
13132발심. 4666의 주.
13133이 보살이……. 원문은 ‘是菩薩欲度衆生, 如欲度虛空’. 대반야경 도공품(度空品)의 글. 다만 ‘是菩薩’이 경에서는 ‘是人’으로 되어 있다. “대지도론” 七八에 나온다.
[석첨] 다음에서는 경을 인용해 증명했다.
次引證.
[석첨] 그러므로 *금강반야경에서 이르시되,
‘보살은 이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을지니, 이르는바 무량한 중생을 멸도하게 한다 해도, 실은 중생으로 멸도를 얻는 자는 없느니라.’
고 하신 것이다.
故金剛般若云. 菩薩如是降伏其心. 所謂滅度無量衆生, 實無衆生得滅度者.
13134금강반야경. 원문은 ‘金剛般若’. 금강경을 가리키니, 그 구명(具名)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이다. 인용된 것은 그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의 글인데, 생략이 있는데다가 글자에 약간 다른 데가 있다.
[석첨] 다음으로 세 서원으로 그 마음을 항복받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次三誓願降伏其心, 亦如是.
[석첨] 이를 보살이 간혜지에 있으면서 *오정심(五停心)과 *별상(別相)․총상(總相)의 사념처(四念處)의 관상(觀想)을 닦을 때, 이승(二乘)과 다른 점이라고 하니, 그러므로 따로 복인(伏忍)이라 일컫는 것이다.
是爲菩薩在幹慧地, 修停心別相總相念處觀時, 異於二乘. 故別稱伏忍.
13135오정심. 6587의 ‘停心’의 주.
13136별상․총상의 사념처. 원문은 ‘別相總相念處’. 2666의 ‘總相念處’의 주.
[석첨] 다음으로 성지(性地)를 해석한 것 중에 셋이 있다. 처음에서는 공통하는 취지를 세웠다.
次性地中三. 初立共意.
[석첨] 다음으로 삼승인(三乘人)은 한가지로 *선유루(善有漏)의 *오음(五陰)의 작용을 일으켜 *상사(相似)의 이해를 낳고, 다 견혹을 억제해 *제일의(第一義)를 따른다.
復次三乘人, 同發善有漏五陰, 生相似解, 皆伏見惑, 順第一義.
13137선유루. 선하기는 하나 번뇌에 오염되어 있는 것. 번뇌가 남은 상대적인 선. 유루선. 13138오음. 2497의 ‘五象’의 주.
13139상사의 이해. 원문은 ‘相似解’. 비슷한 이해(깨달음). 충분치는 못하나 진리에 접근해 있는 상태.
13140제일의. 최고의 진리.
[석첨] 다음으로 ‘而菩薩’ 밑에서는 *행상(行相)을 해석하여 다른 취지를 세웠다.
次而菩薩下, 釋行相立別意.
13141행상. 5741의 주.
[석첨] 그런데도 보살 혼자 유순인(柔順忍)의 이름을 얻게 됨은, 보살은 비단 번뇌를 억제하고 진리에 수순(隨順)하는 것만이 아니라, 또 능히 일체중생을 위해 마음을 억제해 두루 *육바라밀을 행해서, 온갖 현실 중에서 *복덕과 지혜를 다 *달성시키기 때문이다.
而菩薩獨受柔順忍名者. 菩薩非但伏結順理. 又能爲一切衆生伏心, 徧行六度. 一切事中, 福慧皆令究竟.
13142육바라밀. 원문은 ‘六度’.
13143복덕과 지혜. 원문은 ‘福慧’. 六바라밀에서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의 바라밀을 복덕이라 하고, 지혜바라밀을 지혜라 한다.
13144달성함. 원문은 ‘究竟’.
[석첨] 셋째로 ‘如三藏’ 아래서는 위계를 판별(判別)하여 다름을 가렸다.
三如三藏下, 判位辨異.
[석첨] 삼장교의 보살이 *중인(中忍) 중에서 삼아승지겁(三阿僧祇劫) 동안 육바라밀을 닦되 목숨을 아끼지 않음과 같다. 이제 보살 또한 이 같아서,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매로 *제근(諸根)을 조복(調伏)하여, 중생을 위해 육바라밀을 *성취함이니, 그러므로 *순인(順忍)이라 하는 것이다.
如三藏菩薩, 於中忍中, 三僧祇行六度, 不惜身命. 今菩薩亦如是. 以空無相願, 調伏諸根. 爲衆生故, 滿足六度, 故名順忍也.
13145중인 중에서. 원문은 ‘於中忍中’. 중인은 사선근의 인위(忍位)를 하인(下忍)․중인(中忍)․상인(上忍)으로 나눈 것 중의 하나. 이것은 착란을 일으킨 것이어서, 사교의(四敎義)에서 ‘삼장교의 보살이 삼아승지 동안 육바라밀을 닦아, 내지는 목숨도 아끼지 아니하다가 중인에 이르러 성취함과 같으니, 이제 이 보살 또한 이와 같다’고 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 ‘於中忍中’은 ‘至中忍滿’의 잘못이어서 ‘不惜身命’의 아래로 옮겨야 한다는 설이 타당하다.
13146공․무상․무원. 원문은 ‘空無相願’. 2476의 ‘三三昧門’의 주.
13147제근을 조복함. 원문은 ‘調伏諸根’. 오근(五根)을 제어하는 뜻.
13148성취함. 원문은 ‘滿足’. 완성하는 것.
13149순인. 유순인.
[석첨] 다음으로 팔인지(八人地)․견지(見地)를 해석함에 셋이 있다. 처음에서는 공통하는 취지를 세웠다.
次八人見地爲三. 初立共意.
[석첨] 다음으로는 삼승인이 한가지로 *진무루(眞無漏)를 일으키니, *지(智)건 *단(斷)이건 똑같이 *무생(無生)이라 이른다.
復次三乘人, 同發眞無漏, 若智若斷, 同名無生.
13150진무루. 12460의 ‘眞無漏智’의 주.
13151지건 단이건. 원문은 ‘若智若斷’. ‘지’와 ‘단’에 대하여는 4784의 ‘智斷’의 주.
13152무생. 무생사제의 도리.
[석첨] 다음으로 ‘而菩薩’ 아래서는 바로 해석했다.
次而菩薩下, 正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