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해석의 취지를 살피건대, *사교(四敎)의 *단복(斷伏)을 다 ‘무량’이라 이른 까닭은 단(斷)이건 복(伏)이건 *양상이 하나가 아니라, 그래서 통틀어 ‘무량’을 이름붙인 것이니, *이 중에서는 다 보살에 입각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서 삼장교와 관련시켜 ‘견사혹을 억제한다’고 이른 것 같음은 곧 보살을 가리키니, 이제 ‘무량’을 밝힘에 *다분히 중점을 출가(出假)에 놓으려지므로 잠시 이승(二乘)을 젖혀둔 것이다. 그러므로 통교 중에서도 역시 출가를 가리키니, ‘돕는다’ 함은 별교를 도움을 이른다. 별교 중에서는 ‘내외의 사제를 분별한다’고 했으니, 마땅히 별교의 사람은 *사종사제(四種四諦)를 고루 갖추고 있음을 알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도 ‘무명혹을 끊는 도리가 있다’고 말한 것은, 만약 그 *시종(始終)에 의거한다면 비록 *등지(登地)의 단혹(斷惑)이라 해도 이미 그 *증도(證道)는 원교와 동일하니, 마땅히 *교도(敎道)에 혹을 끊는 도리가 있을 것임을 아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사(事)를 기준으로 일단 *지전(地前)을 판정해 별교에 속하는 것으로 했으므로 *십회향(十廻向) 중에서 혹을 억제함이 된다. 원교의 이(理)에 상대하기에 사(事)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원교에 속하는 사람은 *무명혹을 깨는 위계가 기니, 그러므로 *초주(初住)로부터를 ‘무량’이라 한다.
釋意者. 所以四敎斷伏, 皆名無量. 若斷若伏, 相狀非一, 故通名之. 此中皆約菩薩故也. 初如三藏云伏見思, 卽指菩薩. 今明無量, 多在出假, 故且置二乘. 故通敎中, 亦指出假. 助謂助別. 別敎中云內外四諦者. 當知別人, 具四四諦. 言乃有斷無明義者. 若據始終, 雖登地斷, 旣證道同圓. 當知敎道有斷義耳. 故今從事, 且判地前, 屬於別敎, 則廻向中伏. 望於圓理, 故得事名. 圓人破無明位長, 故指初住去, 以爲無量.
13356사교. 장․통․별․원의 화법사교.
13357단복. 4603의 주.
13358양상이 하나가 아님. 원문은 ‘相狀非一’. 양상이 끝없이 다양한 것.
13359이 중에서는 다 보살에 입각해 말하고 있기 때문임. 원문은 ‘此中皆約菩薩故’. 사교(四敎)에 다 공통하는 것은 보살 뿐이다.
13360다분히 중점이 출가에 놓여짐. 원문은 ‘多在出假’. 무량이라는 말은 무한한 차별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출가’는 공에서 다시 차별로 나오는 일.
13361사종사제. 원문은 ‘四四諦’. 2759의 ‘四種四諦’의 주.
13362시종. 별교의 수행의 시작과 끝.
13363등지의 단혹. 원문은 ‘登地斷’. 초지에서 무명혹을 끊는 일. ‘등지’는 953의 주. 13364증도는 원교와 동일함. 원문은 ‘證道同圓’. 증도(證道)는 깨달은 진리요 교도(敎道)는 수행을 이른다. 초지에서 무명혹을 끊음은 교도인데, 교도는 별교라 해도 증도에서 볼 때는 원교임이 된다는 것.
13365교도. 앞의 주 참조.
13366사를 기준으로 함. 원문은 ‘從事’. ‘사’는 차별이니, 수행에서 볼 때 초지(初地) 이전은 다 사에 속한다.
13367지전. 초지 이전.
13368십회향. 원문은 ‘廻向’. 초지 직전의 위계다.
13369무명혹을 깨는 위계가 길다. 원문은 ‘破無明位長’. 원교에서는 십주․십행․십회향․십지․등각․묘각에 각각 일품(一品)의 무명혹이 있어, 이를 모두 끊어야 한다는 것. 그러므로 무명을 끊는 위계가 긴 것이 된다.
13370초주. 660의 주.
[석첨] 넷째로 판정이다.
四判.
[석첨] 별교의 무량사제는 *앞의 둘도 아니며 *뒤의 하나도 아니니, 바로 *항사불법(恒沙佛法)에 대해 이름붙인 것에 해당한다.
別敎無量四諦, 非前二非後一, 正就恒沙佛法當名.
13371앞의 둘도 아님. 원문은 ‘非前二’. 삼장교나 통교와 다르다는 뜻.
13372뒤의 하나도 아님. 원문은 ‘非後一’. 원교도 아니라는 뜻.
13373항사불법. 항사(갠지스강의 모래)의 수효같은 무수한 불법.
[석첨] 다섯째로 방정(傍正)을 다룬 것에서는, 별교의 시종(始終)에 입각해 판정했다.
五傍正者, 約別敎始終以判.
[석첨] *그러나 실인즉 전반적으로 모든 사제(四諦)를 대상으로 관(觀)하는 터여서, 차례를 따라 논해간다면 *주(主)가 되고 곁들이는 차별이 없지도 않다.
*초심(初心)에서 모든 무량을 대상으로 관하는 것에 의해 발심(發心)해 서원을 세우는 데서 출발하여, 처음에서는 주로 *생멸사제(生滅四諦)로 *통혹(通惑)인 견사(見思)를 억제하되 곁들여서는 *삼종(三種)의 사제를 닦으며, 다음으로는 주로 *무생사제(無生四諦)로 통혹인 견사를 깨되 곁들여서는 *양종(兩種)의 사제를 닦으며, 다음으로는 주로 *무량사제(無量四諦)로 *내외(內外)의 진사혹을 깨며, 다음으로는 주로 *무작사제(無作四諦)를 써서 무명혹을 억제하며, 다음으로는 *주로 무작사제를 써서 무명혹을 깨는 것이다.
然實通緣諸四諦. 次第爲論, 不無傍正. 初心緣諸無量, 發心誓願. 初正以生滅四諦, 伏通見思, 傍修三種. 次正以無生, 破通見思, 傍修兩種. 次正以無量, 破內外塵沙. 次正用無作伏無明. 次正用無作破無明.
13374그러나 실인즉 전반적으로 모든 사제를 대상으로 관하는 터임. 원문은 ‘然實通緣諸四諦’. 별교의 성격은 무량사제를 관하는 데 있다 하나, 실제의 수행에서는 그 단계의 얕고 높음에 따라 사종사제 모두를 관하는 것이 된다는 뜻.
13375주가 되고 곁들임. 원문은 ‘傍正’. 2519의 주.
13376초심에서 모든 무량을 대상으로 관함. 원문은 ‘初心緣諸無量, 發心誓願’. 이 ‘무량’은 다양한 차별상이긴 해도 공에 들기 이전의 그것이므로 무량사제와는 일치하지 않으니, 위계로 칠 때에는 박지(薄地)의 발심이다. ‘초심’은 3064의 주. ‘발심’은 4666의 주.
13377생멸사제. 2759의 ‘四種四諦’의 주. 생멸사제를 써서 견사혹을 억제하는 이것은 십신(十信)에 해당한다.
13378통혹인 견사. 원문은 ‘通見思’. 삼혹(三惑)의 하나인 견사혹. 이는 삼승 공통의 번뇌이므로 통혹이라 한다.
13379삼종의 사제. 원문은 ‘三種’. 무생사제․무량사제․무작사제.
13380무생사제. 이것을 써서 견사혹을 깨는 것은 십주(十住)에 해당한다.
13381양종의 사제. 원문은 ‘兩種’. 무량사제와 무작사제.
13382무량사제. 무량사제를 써서 진사혹을 깸은 십행(十行)이다.
13383내외의 진사혹. 원문은 ‘內外塵沙’. 계내(界內)․계외(界外)의 진사혹.
13384무작사제. 이를 써서 무명혹을 억제함은 십회향(十廻向)의 단계다.
13385주로 무작사제를 써서 무명혹을 깸. 원문은 ‘正用無作破無明’. 이는 십지(十地)의 위계다.
[석첨]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可知.
[석첨] 여섯째로 *동이(同異)를 결론지어 나타내 보인 것 중에 둘이 있다. 처음에서는 간략히 나타내 보였다.
六結示同異中二. 初略示.
13386동이. 같고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뜻. 이같이 두 글자의 어느 하나에 비중이 실리는 말을 대설(帶說)이라 하니, 이런 것에 다소(多少)․완급(緩急) 따위가 있다.
[석첨] 이미 이같이 무량한 *등급이 있으니, 그러므로 *경론(經論)의 명수(名數)와 *단복(斷伏)의 고하(高下)가, 여러 *법문(法門)을 대(對)하건대 다분히 같지 않은 점이 있다.
旣有如此無量階差. 是故經論名數, 斷伏高下, 對諸法門, 多有不同.
13387등급. 원문은 ‘階差’. 위계의 차별.
13388경론의 명수. 원문은 ‘經論名數’. 수행의 위계에 대해 경과 논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름과 수효. 이름과 수효가 따로 있음이 아니라, 수효를 가지고 이름을 삼았음을 가리킨다. 화엄경의 사십일지(四十一地)․영락경의 오십이위(五十二位) 같음이 그것.
13389단복의 고하. 원문은 ‘斷伏高下’. 번뇌를 끊고 억제하고 하는 일에 있어서의 높고 낮음.
13390법문. 가르침.
[석첨] 다음으로 ‘若華嚴’ 아래서는 가르침의 같지 않음을 보였다. 이 중에 셋이 있으니, 먼저 가르침을 열거하고, 둘째로 ‘又斷’ 아래서는 *교상(敎相)의 같지 않음을 밝히고, 셋째로 ‘所以然者’ 아래에서는 같지 않은 취지를 밝혔다. 이 처음 것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경을 열거했다.
次若華嚴下, 示敎不同. 於中爲三. 先列敎. 次又斷下, 明敎相不同. 三所以然者下, 明不同意. 初又二. 先經.
13391교상. 가르침의 특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