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사석(私釋) 중에서는, 조금 전에 위계를 비결(比決)한 바 있는 까닭에 오품(五品)을 오정심관(五停心觀)에 대비시켰다. 이 중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전반적으로 대비시킨 일이다.
私釋中, 因向決位, 故以五品對於五停. 於中爲二. 初總對.
[석첨] 나 *개인적인 생각에 의하면, 오품제자위는 원교의 *방편위(方便位)의 초심(初心)의 단계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소승을 기준하여 대승에 적용한다면 삼장교의 *오정심관(五停心觀)과 같다 할 것이다.
私謂五品位, 是圓家方便初. 欲令易解, 準小淫大, 如三藏之五停心.
13862개인적인 생각에 의하면, 원문은 ‘私謂’. 장안대사 자신의 의견이다.
13863방편위. 원문은 ‘方便’. 외범(外凡)․내범(內凡)의 위계를 방편위라 한다.
13864소승을 기준하여 대승에 적용함. 원문은 ‘準小淫大’. 소승을 표준으로 채택해, 그 관점에서 대승의 위계를 평가하는 일. 곧 대승의 이것이 소승의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살피는 일. 13865오정심관. 원문은 ‘五停心’. 6587의 ‘停心’의 주.
[석첨] 두 번째로는 개별적으로 대비했다.
次別對.
[석첨] *초품(初品)은 *원융하게 법계(法界)를 믿음이니, *위로는 제불(諸佛)을 믿으며 아래로는 중생을 믿어 다 수희(隨喜)를 일으키는 위계다. 이는 *원교의 *자정심(慈停心)이어서 두루 *법계 위의 질투를 *대치(對治)한다.
*제二품은 대승경전의 문자를 독송하는 바, 문자는 *법신(法身)의 기명(氣命)인 터이므로 독송이 *뛰어난 것은 원교의 *수식정심(數息停心)이어서 두루 법계 위의 *각관(覺觀)을 대치한다.
설법품(說法品)은 능히 스스로 마음을 청정히 하며 또한 타인의 마음을 청정히 하는 위계인 바, 이는 원교의 *인연정심(因緣停心)이어서 두루 법계 위의 우치(愚癡)를 대치하니, *우치가 없어지므로 모든 행(行)이 없어지며, 내지는 노사(老死)도 없어지기에 이른다.
겸행육도품(兼行六度品)은 원교의 *부정정심(不淨停心)이다. *육폐(六蔽)의 처음 것을 탐욕이라 이르는데, 만약 탐욕을 버린다면 *욕인(欲因)․*욕과(欲果)를 다 버리고, 버리는 까닭에 *다시는 보신(報身)을 받음이 없어, 정(淨)도 아니며 부정(不淨)도 아님이 될 것이다.
정행육도품(正行六度品)은 원교의 *염불정심(念佛停心)이니, 바로 *육도(六度)를 행할 때는 *사(事) 그대로가 이(理)임이 된다. ‘이’는 도(道)를 방해하지 않아도 ‘사’는 도를 방해하거니와, 이는 ‘사’ 그대로 ‘이’인 터이므로 장애라곤 논해야 할 건덕지가 없어진다. 대의가 이와 같다…….
初品圓信法界, 上信諸佛, 下信衆生, 皆起隨喜. 是圓家慈停心, 徧對治法界上嫉妬. 第二品讀誦大乘文字. 文字是法身氣命, 讀誦明利, 是圓家數息停心, 徧治法界上覺觀. 說法品能自淨心, 是圓家因緣停心, 徧治法界上自他癡. 癡去故諸行去, 乃至老死去. 兼行六度品, 是圓家不淨停心. 六蔽初名貪欲. 若捨貪欲, 欲因欲果皆捨. 捨故無復報身, 非淨非不淨也. 正行六度品, 是圓家念佛停心. 正行六度時, 卽事而理. 理不妨道, 事妨於道. 卽事而理, 無障可論. 大意如此云云.
13866초품. 초수희품.
13867원융하게 법계를 믿음. 원문은 ‘圓信法界’. 십계(十界)가 원융하여 차별이 없는 도리를 믿는 일.
13868위로는 제불을 믿으며 아래로는 중생을 믿음. 원문은 ‘上信諸佛, 下信衆生’. 부처님과 중생․깨달음과 미혹의 불이(不二)임을 믿는 것.
13869원교. 원문은 ‘圓家’.
13870자정심. 오정심관 중의 자비관(慈悲觀).
13871법계 위의 질투. 원문은 ‘法界上嫉妬’. 중생의 세계 속에 있는 질투심.
13872대치. 치유함. 고치는 것.
13873제二품. 곧 독송품.
13874법신의 기명. 원문은 ‘法身氣命’. 기명(氣命)은 호흡이니, 호흡에 의해 생명이 유지되므로 ‘명’을 첨부한 것. 대승경전의 문자(표현)가 있는 것에 의해 진리(법신)는 존속되므로 ‘문자는 법신의 호흡’이라 한 것이다.
13875뛰어남. 원문은 ‘明利’.
13876수식정심. 곧 인연관.
13877각관.
13878인연정심.
13879우치가 없어지므로 모든 행이……. 원문은 ‘癡去故諸行去, 乃至老死去’. 우치는 무명을 이르니, 무명이 없어지면 행이 없어지고, 내지는 노사가 없어진다는 뜻. 곧 십이인연의 역관(逆觀)에 해당한다.
13880부정정심. 곧 부정관이다.
13881육폐. 청정한 마음을 덮어 탁하게 만드는 여섯 가지 악한 마음. 간탐(慳貪)․파계(破戒)․진에(瞋恚)․해태(懈怠)․산란(散亂)․우치(愚癡).
13882욕인. 탐욕으로 저지르는 행위. 행위는 과(果)를 가져오는 점에서 원인임이 된다.
13883욕과. 탐욕에서 오는 결과. 곧 탐욕 때문에 받게 되는 과보.
13884다시는 보신을 받음이 없음. 원문은 ‘無復報身’. 탐욕을 떠났으므로 탐욕의 과보로서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뜻.
13885염불정심. 염불관. 때로는 염불관 대신 계분별관(界分別觀)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13886육도. 육바라밀.
13887사 그대로가 이임이 됨. 원문은 ‘卽事而理’. 생멸변화하는 차별적 현상 그대로가 절대평등의 진리인 것.
[석첨] ‘문자는 법신의 기명(호흡)이다’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예컨대 욕계의 *유루(有漏)의 색신(色身)은 호흡이 지속되면 목숨도 지속되며 호흡이 다하면 목숨도 다함과 같다. 법신 또한 마찬가지다. *능전(能詮)의 가르침이 있기에 법신이 지속되는 것이니, 대승의 가르침이 없어진다면 법신이 어찌 존속되겠는가. 그러므로 초수희품에서 안으로 법신을 관(觀)한다 해도, 독송의 호흡이 *혜명(慧命)을 지탱해 줌이 없다면 각관(覺觀)에 법신을 파괴당하고 말 것이다.
또 정행육도(正行六度) 중에서 ‘사(事) 그대로가 이(理)다’라는 따위로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이’에서 볼 때는 바로 부처건만 ‘사’가 도를 방해하는 바, ‘*사’에서 ‘이’를 이해한다면 ‘사’로 하여금 방해함이 없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방해가 도에 대한 장애인 터이므로, ‘사’ 그대로가 ‘이’임이 될 때라면 장애라곤 논할 것이 없어질 것은 당연하다.
言文字是法身氣命者. 例如欲界有漏色身, 息住命住, 息盡命盡. 法身亦爾. 有能詮敎, 法身則住. 大乘敎沒, 法身豈存. 故隨喜位, 內觀法身, 無讀誦息持於慧命, 則被覺觀破壤法身. 正行六度中, 云卽事而理等者. 理卽是佛, 事妨於道. 於事會理, 使事無妨. 妨卽是障, 卽事而理, 無障可論.
13888유루의 색신. 원문은 ‘有漏色身’. 번뇌를 수반한 육신.
13889능전. 1826의 주.
13890혜명. 지혜(법신)를 생명에 비유한 말. ‘색신’은 음식으로 목숨을 유지하고, 법신은 지혜로 목숨을 유지한다고 일컬어진다.
13891‘사’에서 ‘이’를 이해함. 원문은 ‘於事會理’. ‘사’가 곧 ‘이’임을 아는 일. 그런데 어떤 텍스트에는 ‘會’가 ‘念’으로 되어 있다.
[석첨] 십신(十信)의 위계에 관한 것에 또 다섯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오품(五品)을 *거듭 들어 십신의 인(因)이라 하고, 둘째에서는 바로 *십법(十法)이 가로세로 십신(十信)에 해당함을 밝히고, 셋째로 ‘普賢’ 아래서는 경을 인용하여 증명하고, 넷째로 ‘入此’ 아래서는 *공능(功能)을 보이고, 다섯째로 ‘此位’ 아래서는 널리 여러 가르침에서 밝혀진 것을 가리켜 보였다.
十信位者又爲五. 初牒五品, 爲十信因. 次正明十法橫竪對十信. 三普賢下, 引證. 四入此下, 功能. 五此位下, 指廣所明.
13892거듭 들다. 원문은 ‘牒’. 첩(牒)은 첩(疊)과 통용되어, 거듭되는 뜻을 나타낸다. 앞에 나온 오품제자위를 다시 거론했으므로 ‘첩’이라 한 것이다.
13893십법. 신심․염심 따위의 열 가지.
13894공능. 1123의 주.
[석첨] 첫째로 십신(十信)의 위계를 밝히건대, 처음에서 원교를 듣는 것에 의해, 능히 원교의 신심을 일으키고 원교의 수행을 닦아, *잘 늘여감으로써 이 원교의 수행을 *다섯 배로 하여 깊고 밝게 함이니, 이 원교의 수행에 말미암아 원교의 위계에 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一明十信位者. 初以圓聞能起圓信, 修於圓行. 善巧增益, 令此五行, 五倍深明. 因此圓行, 得入圓位.
13895잘 늘여감. 원문은 ‘善巧增益’.
13896다섯 배로 함. 원문은 ‘五倍’. 五품의 하나마다 한 곱씩 깊고 밝게 했으므로 五배라고 한 것이다.
[석첨] 처음의 글이다. 그러나 이것 중에서는 먼저 거듭 앞의 오품(五品)의 처음 것을 들어보였으니, 원교를 듣고 신심을 일으켜 능히 십법(十法)을 익히는 것에 의해 원교의 행(行)을 이루어서 수희품에 들게 되는 것이지만, 그 후에 오품(五品)의 하나하나에서 더욱 수행이 진전되어 십신의 위계에 들어감을 일러 원교의 위계라 한다는 뜻이다.
初文者. 然此中重牒前五品之初, 聞圓起信, 能習十法, 成於圓行, 入隨喜品. 品品漸進, 入十信位, 名爲圓位.
[석첨] 두 번째로 ‘以善’ 아래서는 바로 *십법(十法)을 밝혔다. 이미 *십승(十乘)에 말미암아 십신에 든다 했으므로, 이제 지금의 *문의(文義)는 *도리에 있어 가로와 세로의 두 뜻을 고루 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세로로 대(對)하고, 다음에서는 영락경의 ‘십신에는 백(百)이 있다’는 말씀을 인용해 가로의 글을 대했다. 그러므로 아노니 십신과 십승의 뜻은, 내용이 동일하되 이름이 다른 것뿐이므로, 모름지기 잘 *회통(會通)해서 취지를 잃지 말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세로의 모습을 헤아려 살피건대 그 가로의 상(相)을 끄집어낼 수 있다.
次以善下, 正明十法. 旣由十乘, 入於十信. 故今文義, 理須具對橫竪二意. 故先竪對. 次引纓珞十信有百, 以對橫文. 故知十信, 與十乘義, 義同名異. 須先會通, 令不失旨. 今比淫竪, 出其橫相.
13897십법. 십신의 내용을 이른다. 곧 십신에 열 가지 단계가 있을 것은 당연하니, (1)신심(信心). 믿음을 일으켜 성취를 원하는 단계. (2)염심(念心). 육념(六念)을 닦는 단계. 육념이란 염불(念佛)․염법(念法)․염승(念僧)․염계(念戒)․염시(念施)․염천(念天). (3)정진심(精進心). 정진해 선업을 닦는 단계. (4)정심(定心). 마음을 안주시키는 단계. (5)혜심(慧心). 제법의 공함을 이해하는 단계. (6)계심(戒心). 계를 청정히 지니는 단계. (7)회향심(廻向心). 선근을 보리에 회향하는 단계. (8)호법심(護法心). 자기 마음을 지켜서 수행하는 단계. (9)사심(捨心). 몸과 재물을 아낌없이 보시하는 단계. (10)원심(願心). 갖가지 서원을 닦는 단계가 그것이다.
13898십승. 십승관법.
13899문의. 표현과 내용. 글과 의미.
13900도리에 있어 가로와 세로의 두 뜻을 고루 대해야 할 것임. 원문은 ‘理須具對橫竪二意’. 십승관법을 닦는 것에 의해 십신에 드는 터이므로 십신의 해석은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게 된다. 그 하나는 십승관법과의 관계에서 십신을 해석함이니, 이때에는 낮은 데로부터 높은 단계에 오르는 양상이 드러날 것이므로 ‘세로’의 해석이 성립한다. 한편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떼어내 십신을 십신 그대로 검토할 수도 있으니, 이 경우에는 ‘가로’의 해석이 이루어지게 된다.
13901회통. 2386의 ‘會’의 주.
[석첨] *잘 평등법계(平等法界)를 닦아서 곧 *신심(信心)에 들며 *잘 자민(慈愍)을 닦아 곧 *염심(念心)에 들며, *잘 적조(寂照)를 닦아 곧 *진심(進心)에 들며, *잘 파법(破法)을 닦아 곧 *혜심(慧心)에 들며, *잘 통색(通塞)을 닦아 곧 *정심(定心)에 들며, *잘 도품(道品)을 닦아 곧 *불퇴심(不退心)에 들며, *잘 정조(正助)를 닦아 곧 *회향심(廻向心)에 들며, *잘 범성(凡聖)의 위계를 닦아 곧 *호법심(護法心)에 들며, *잘 부동(不動)을 닦아 곧 *계심(戒心)에 들며, *잘 무착(無着)을 닦아 곧 *원심(願心)에 드니, 이를 십신의 위계에 든다고 이른다. 또 영락경에서는 이르되,
‘*하나의 신(信)에 열이 있고, 열의 신에 백이 있으니, 이 백의 법을 온갖 법의 근본이라 한다’
고 하셨다. 이를 원교의 *철륜십신(鐵輪十信)의 위계라 이르니, 곧 *육근청정(六根淸淨)의 위계요, *원교의 사해(似解)에서 *난(煖)․정(頂)․인(忍)․세제일법(世第一法)이다.
以善修平等法界, 卽入信心. 善修慈愍, 卽入念心. 善修寂照, 卽入進心. 善修破法, 卽入慧心. 善修通塞, 卽入定心. 善修道品, 卽入不退心. 善修正助, 卽入廻向心. 善修凡聖位, 卽入護法心. 善修不動, 卽入戒心. 善修無着, 卽入願心. 是名入十信位. 纓珞云. 一信有十, 十信有百, 百法爲一切之根本也. 是名圓敎鐵輪十信位. 卽是六根淸淨, 圓敎似解, 煖頂忍世第一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