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일곱째로 묘각(妙覺)의 위계를 밝히건대 *구경(究竟)의 해탈이요 무상(無上)의 불지(佛智)니, 그러므로 *무소단자(無所斷者)라 말하고 *무상사(無上士)라 부른다. 이는 곧 *삼덕(三德)이 세로도 아니며 가로도 아닌 상황인 *구경후심(究竟後心)의 대열반이어서, 일체(一切)가 크기에 *이대(理大)․*서원대(誓願大)․*장엄대(莊嚴大)․*지단대(智斷大)․*변지대(徧智大)․*도대(道大)․*용대(用大)․*권실대(權實大)․*이익대(利益大)․*무주대(無住大)인 것이다. 곧 앞의 *십관성승(十觀成乘)이 *원극구경(圓極究竟)하여 부처님의 자리에 있는 것이어서, *다(茶)를 지나면 글자의 설할 것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노사나불(盧舍那佛)을 정만(淨滿)이라 이르는 것이니, 온갖 것이 다 만족해지는 것이다.
七明妙覺地者. 究竟解脫, 無上佛智, 故言無所斷者, 名無上士. 此卽三德, 負縱負橫, 究竟後心大涅槃也. 一切大, 理大․誓願大․莊嚴大․智斷大․徧智大․道大․用大․權實大․利益大․無住大. 卽是前十觀成乘, 圓極究竟在於佛, 過茶無字可說云云. 故盧舍那佛名爲淨滿, 一切智滿也.
14117구경의 해탈. 원문은 ‘究竟解脫’. 최고지상(最高至上)의 해탈. 그 이상이 있을 수 없는 절대적 해탈.
14118무소단자. 더 이상 끊어야 할 번뇌가 남아 있지 않은 사람. 등각의 유소단자(有所斷者)의 대(對)니, 곧 부처님.
14119무상사. 그 위가 없는 분. 등각의 유상사(有上士)의 대. 부처님의 십호(十號)의 하나. 14120삼덕이 세로도 아니며 가로도 아님. 원문은 ‘三德負縱負橫’. 법신․반야․해탈의 삼덕이 전후(세로)의 관계도 아니며, 병렬(가로)의 관계도 아닌 것. 삼즉일(三卽一)․일즉삼(一卽三)의 관계인 것.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다른 일.
14121구경후심. 지극한 최후의 단계.
14122이대. 십승관법의 관부사의경(觀不思議境)이 극치에 이른 일. 부사의경이란 절대적 진리를 이르기 때문이다.
14123서원대. 서원이 크다 함은 십승관법의 기자비심(起慈悲心)이 극치에 이른 일에 해당한다. 자비심은 스스로 서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14124장엄대. 이는 십승관법의 교안지관(巧安止觀)이 극치에 이른 일이니, 지관은 복덕장엄과 지혜장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4125지단대. 이는 십승관법의 파법변(破法遍)이 극치에 이른 일이다. 파법변이란 지혜를 일으켜 집착을 끊는 일이기 때문이다.
14126변지대. 대상을 두루 이해함이 변지니, 이것이 극치에 이르렀다 함은 십승관법의 식통색(識通塞)의 완성이다.
14127도대. 도품(道品)의 활용이 완성된 것이라는 뜻. 십승관법의 도품조적(道品調適)과 관련된다.
14128용대. 공용(功用)이 크다 함은 진리에 드는 정행(正行)을 돕는 독경․예배․지계․보시 따위 보조적 수행이 극치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는 십승관법의 조도대치(助道對治)의 완성을 의미한다.
14129권실대. 방편과 진실이 크다 함은 부처님(진실의 위계)과 중생(방편의 위계)이 하나임을 이르니, 이는 십승관법의 지차위(知次位)의 완성에 해당한다.
14130이익대. 십승관법의 능안인(能安忍)은 수행이 향상되는 것에 따르는 존경이나 명리(名利) 따위에서 자기를 지키는 일이거니와, 이것이 극에 이르러 어떤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게 되면 중생에게 끼치는 이익이 커질 수밖에 없다.
14131무주대. 제 깨달음에 대한 집착을 떠남이 십승관법의 무법애(無法愛)니, 이것이 극대화되었으므로 머물음 없이 크다[無住大]라 한 것이다.
14132십관성승. 십승관법과 같다.
14133원극구경. 원만함이 최고도에 도달한 것.
14134다를 지나면 글자의 설할 것이 없어짐. 원문은 ‘過茶無字可說’ 다(茶)는 사십이자(四十二字)의 마지막 글자. 남악대사는 이 사십이자를 사십이위(四十二位)의 뜻으로 보았으니, ‘다’라는 글자는 곧 묘각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다’를 지나면 설할 글자가 없어진다 함은, 묘각이 위계는 마지막이어서 그 이상의 위계는 존재하지 않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 글은 대품반야경 사념처품(四念處品)의 인용이다. 또 ‘사십이자’에 대하여는 12675의 ‘四十二字門’의 주 참조.
[석첨] 묘각의 위계 중에서 대열반이라 이른 것은, 십법(十法)이 여기에 이르러서는 함께 일러 크다 함이 되기 때문이니, 이런 까닭에 *글에서 이르되,
‘*수레를 몰아 목적지에 도달한대도 여전히 일러 수레라 한다.’
고 하신 것이겠다. 이로부터 이전에서는, 비록 모든 법을 갖춘다 해도 구경(究竟)의 진리가 나타난 것은 아니므로 일러서 ‘크다’고는 못한다. 비록 자비가 있다 해도 무명 때문에 격리돼 있음이 되므로 ‘크다’고는 이르지 못한다. 비록 항상 *적조(寂照)한다 해도 장엄되는 것이 다하지는 못하므로 장엄하는 것이 ‘크다’고 할 것은 아니다. 비록 *삼혹(三惑)을 깬다 해도 지혜가 두루 다하는 것은 못되므로 지혜는 ‘크다’고 할 것은 아니다. 비록 통색(通塞)을 안다 해도 색(塞)이 다한 것은 아니므로 ‘크다’고 할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비록 도품(道品)을 얻는다 해도 도(道)가 지극한 것은 못되므로 도는 ‘크다’고 할 것이 아니다. 비록 *정조(正助)를 쓴다 해도 정행(正行)이 완성되지는 못했으므로 용(用)이 ‘크다’ 할 것은 아니다. 비록 다시 개권(開權)한다 해도 진리가 끝을 다한 것은 아니므로 개권은 ‘크다’고 할 것은 아니다. *비록 이변(二邊)을 참는다 해도 아직 다른 혹(惑)이 있으므로 이익은 ‘크다’고 할 것은 아니다. 비록 위계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해도 위계가 지극한 것은 아니므로 위계는 ‘크다’고 할 것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묘각의 십법은 다 대(大)라 이르며 구경(究竟)의 가르침이라 이르는 것이다. 그리고 십법성승을 대거(大車)의 비유에 대응시킨다면 *마하지관 제七의 기술과 같고, 내지 이 십법을 분별하는 중에서는 *혹은 칠(七)이라 하고 혹은 일(一) 따위라 하였다.
妙覺位中, 名大涅槃. 十法至此, 俱名爲大. 是故文云, 御車達到, 猶名爲車. 自爾已前, 雖具諸法, 未究竟顯, 不名爲大. 雖常寂照, 所嚴未窮, 能嚴非大. 雖破三惑, 智未同窮, 故智非大. 雖知通塞, 塞仍未盡, 故知非大. 雖得道品, 道未至極, 故道非大. 雖用正助, 正行未滿, 故用非大. 雖復開權, 利未窮終, 故開非大. 雖忍二邊, 猶有餘惑, 故益非大. 雖不着位, 位未至極, 故位非大. 是故妙覺, 十皆名大, 名究竟乘. 十法成乘, 對大車喩, 如止觀第七. 乃至分別此十法中, 或七或一等.
14135글에서 이르되. 원문은 ‘文云’. 五의 하(下)에서는 방편품의 ‘佛自住大乘……’의 게송을 인용한 뒤에 ‘비유컨대’라는 전체 밑에 이 글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경의 인용이 아닌 듯도 한데, 검토를 요한다.
14136수레를 몰아 목적지에 도달한대도 여전히 일러 수레라 함. 원문은 ‘御車達到, 猶名爲車’. 수행의 완성을 묘각이라 할 뿐, 체(体)는 수행의 그것과 동일함을 이른다.
14137적조. 여러 번 지적했듯 이는 지관(止觀)의 뜻이다.
14138삼혹. 457의 ‘障中道微細無明’의 주 참조.
14139정조. 9652의 주.
14140비록 이변을 참는다 해도. 원문은 ‘雖忍二邊’. 서로 대립 관계에 있는 두 근단을 이변이라 하니, 여기서는 생인(生忍)과 법인(法忍)을 가리킨다.
14141마하지관 제七의 기술과 같음. 원문은 ‘如止觀第七’. 제七의 무법애(無法愛)를 다룬 글에 대거(大車)에 대한 해석이 나온다.
14142혹은 七이라 하고 혹은 一 따위라 함. 원문은 ‘或七或一等’. 십승관법이라 하나 열 가지가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병렬적(並列的)으로 설해져 있는 것은 아니니, 관부사의경이 그 근본인 것이다. 따라서 관부사의경을 실현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어서, 상근(上根)인 사람에게는 다른 아홉 관법은 필요치 않다. 그러므로 ‘혹은 一이다’라 한 것이다. 그리고 중근(中根)은 제七의 대치조개까지의 관법이 필요하니, 관부사의경만으로는 깨닫지 못하기에 진리에 드는 방법인 제二에서 제七에 이르는 수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석첨이 ‘혹은 七’이라 함이 이것이다. 그리고 ‘혹은 七 따위’라 했듯이 셋째 입장이 있을 수 있으니, 곧 하근(下根)에게는 십승관법 전부의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석첨] 다음으로 경을 인용해 증명한 것 중에는 셋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일반적으로 표방하고, 둘째에서는 널리 인용하고, 셋째로 ‘如上’ 아래서는 결론지어 대답했다.
次引證中三. 初總標. 次廣引. 三如上下, 結酬.
[석첨] 둘째로 여러 경을 인용해 *위수(位數)의 다소를 밝히겠다.
二次引衆經, 明位數多少者.
14143위수. 위계의 수.
[석첨] 처음의 것은 글 그대로다.
初如文.
[석첨] 둘째 글에는 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여러 경을 인용하고, 둘째에서는 *이 경을 인용했다.
처음에서 여러 경을 인용한 것 중에 다시 둘이 있으니, 먼저 *대경(大經)을 인용하고, 둘째로는 *대품(大品)을 인용했다. 또 처음에서 대경을 인용한 것 중에 다시 둘이 있으니, 먼저 바로 인용해 해석하고, 둘째로 ‘向’ 아래서는 의혹을 해석했다.
그리고 이 처음의 글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월애삼매(月愛三昧)을 인용하여 그것으로 위계 중의 *지단(智斷)을 증명하고, 둘째로는 *제이(第二)의 경을 인용하는 것에 의해 *삼덕(三德)을 증명했다.
이 처음의 글에 또 둘이 있으니, 처음의 ‘大涅槃’ 아래서는 지단에 입각해 법신(法身)을 논하는 것을 증명했다.
次文者又二. 初引者經. 次引此經. 初引諸經中二. 先大經. 次大品. 初引大經中二. 先正引釋. 次問下, 釋疑. 初文又二. 先引月愛三昧, 以證位中智斷. 次引第二經, 以證三德. 初文又二. 初大涅槃下, 證約智斷論法身.
14144여러 경. 원문은 ‘諸經’. 법화경 이외의 경.
14145이 경. 원문은 ‘此經’. 법화경.
14146대경. 대발열반경. 대열반경이라고도 하고, 흔히 열반경으로도 통한다.
14147대품. 대품반야경.
14148지단. 4784의 주.
14149제이의 경. 원문은 ‘第二經’. 대발열반경을 이른다. 부처님의 일대사인연을 밝힌 점에서 법화경을 제一의 경이라 한다면, 같은 취지에 서면서도 법화경에서 누락된 부분을 보충적으로 설한 것이 열반경이기 때문이다.
14150삼덕. 1804의 주.
[석첨] 대열반경에서 이르되,
‘*월애삼매(月愛三昧)는 초하루부터 보름에 이르기까지에 그 빛이 점점 늘어남과 같다.’
하고, 또 이르되,
‘또 열엿새로부터 그믐에 이르기까지에 그 빛이 점점 줄어듦과 같다.’
하였으니, 그 빛이 늘어남은 *一五의 지덕(智德)인 *마하반야(摩訶般若)를 비유함이요, 그 빛이 점차 줄어듦은 一五의 단덕(斷德)인 *무루해탈(無漏解脫)을 비유함이다. *삼십심(三十心)을 三의 지단(智斷)으로 치고, 십지(十地)를 一0의 지단으로 치고, 등각(等覺)․묘각(妙覺)을 각각 一의 지단으로 치므로, 이를 합하면 一五의 지단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달 자체는 법신(法身)을 비유한다.
大涅槃云. 月愛三昧, 從初一日至十五日, 光色漸漸增長. 又從十六日至三十日, 光色漸漸減損. 光色增長, 譬十五智德, 摩訶般若. 光色漸減, 譬十五斷德, 無漏解脫. 三十心爲三智斷. 十地爲十智斷. 等覺妙覺, 各爲一智斷, 合十五智斷. 月體譬法身.
14151월애삼매. 석가여래께서 아사세왕의 신심(身心)의 고뇌를 제거해 주기 위해 드셨던 삼매. 달빛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그 고뇌를 덜어 주는 것에 비유된 부처님의 대비(大悲)의 삼매다.
14152一五의 지덕. 원문은 ‘十五智德’. 아래의 글에서 ‘十五斷德’과 함께 설명되었다.
14153마하반야. 위대한 지혜.
14154무루해탈. 속박이 완전히 없어진 해탈.
14155삼십심. 십주․십행․십회향.
[석첨] 둘째로 ‘大經’ 아래서는 법신에 입각해 지단(智斷)을 논하는 것을 증명했다.
次大經下, 證約法身論智斷.
[석첨] 대경(大經)에서 이르되,
‘달의 본성은 항상 둥글어 실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함이 없는 터이나, 수미산 때문에 이지러지고 참이 생기는 것이니, 늘어나지 않으면서 늘어나 *백월(白月)이 점차로 드러나며, 줄어들지 않으면서 줄어들어 *흑월(黑月)이 없어지게 된다. 법신(法身) 또한 마찬가지니, 실은 지단(智斷)이 있음이 없건만 무명 때문에 있음이 되는 것이다.’
라 하였다. 따라서 진여(眞如)에 입각해 지덕(智德)을 논하건대 진여는 실로 지덕이 아니며, 진여에 입각해 단덕(斷德)을 논하건대 진여는 실로 단덕이 아니로되, 비록 지덕이 없긴 하면서도 지덕이 있으므로 반야가 점점 밝아지며, 비록 단덕이 없긴 하면서도 단덕이 있으므로 해탈하여 점점 속반을 떠나게 된다. 그러기에 달을 들어 비유를 삼으신 이것은, 알괘라 원교의 지단의 위계인 것이다.
大經云. 月性常圓, 實無增減. 因須彌山, 故有虧盈. 不增而增, 白月漸著. 不減而減, 黑月稍無. 法身亦爾. 實無智斷, 因無明故. 約如論智, 如實不智. 約如論斷, 如實不斷. 雖無智而智, 般若漸漸明. 雖無斷而斷, 解脫漸漸離. 擧月爲喩, 知是圓敎智斷位也.
14156백월. 달이 이지러진 상태로부터 다시 차기까지의 달을 이른다. 음력 초하루에서 보름에 이르는 동안의 달. 백분(白分)이라고도 한다.
14157흑월. 보름달이 이지러져서 없어지기에 이르는 동안의 달을 이른다. 곧 음력 一五일에서 말일까지의 달. 흑분(黑分)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