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를 가로질러서
  Crossing the Wilderness

 한 때에 부처님께서 사밧티 근처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느 날 부유한 상인 아나타핀디카는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러 왔다. 그의 하인들이 꽃다발과 엄청난 양의 향수, 옷, 가사 그리고 꿀을 가져왔다. 아나타핀디카는 부처님께 절하고 가져온 공양을 바치고 한 쪽으로 앉았다. 이 때 그는 다른 교를 따르고 있는 오백 명의 동료들과 함께 왔다. 그들도 부처님께 절하고 아나타핀디카 옆에 앉았다. 부처님의 얼굴은 보름달과 같이 보였고 몸 주위로는 광채가 돌았다. 붉은 돌의자에 앉아 사자후하는 젊은 사자와 같이 우렁차고 장엄한 목소리로 듣기 좋고 아름다운 법을 설하셨다. 
 While the Buddha was staying at Jetavana Monastery near Savatthi, the wealthy merchant, Anathapindika, went one day to pay his respects. His servants carried masses of flowers and huge quantities of perfume, cloths, robes, and catumadhu. Anathapindika paid his respects to the Buddha, presented the offerings he had brought, and sat down in a proper place. At that time, Anathapindika was accompanied by five hundred friends who were followers of other teachers.  His friends paid their respects to the Buddha and sat close to the merchant. The Buddha's face appeared like a full moon, and his body was surrounded by a radiant aura. Seated on the red stone seat, he was like a young lion roaring with a clear, noble voice as he taught the Dhamma full of sweetness and beautiful to the ear.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수행법을 버리고 삼보에 귀의하였다. 그 이후로 그들은 아나타핀디카와 함께 부처님께 와서 꽃과 향을 바치고 법을 들었다. 그들은 계율을 따르고 포살 일을 성실히 지켰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사밧티를 떠나 라쟈가하로 가신 후 곧 새로운 종교를 버리고 자신들의 예전 종교로 돌아갔다.
 After hearing the Buddha's teaching, the five hundred gave up their false practices and took refuge in the Triple Gem. After that, they went regularly with Anathapindika to offer flowers and incense and to hear the teaching. They gave liberally, kept the precepts, and faithfully observed the Uposadha days. Soon after the Buddha left Savatthi to return to Rajagaha, however, these men abandoned their new faith and reverted to their previous beliefs.

 일곱 여덟 달이 지난 후 부처님께서 기원정사로 돌아오셨다. 아나타핀디카는 다시 그들을 데리고 부처님을 뵈러 왔다. 그들이 절하고 난 후 아나타핀디카는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기를 버리고 자신들의 예전의 교로 돌아갔음을 말씀드렸다.
 Seven or eight months later, The Buddha returned to Jetavana. Again, Anathapindika brought these friends to visit the Buddha. They paid their respects, but Anathapindika explained that they had forsaken their refuge and had resumed their original practices.

 부처님이 물으시기를 "그대들이 삼보에 귀의하기를 저버리고 이교에 귀의하였다는 것이 사실인가?" 부처님은 수만겁을 걸쳐 늘 진실을 말씀하시기에 그 목소리는 한없이 맑았다.
 그들이 부처님의 목소리를 듣고 진실을 숨길 수 없어서 고백하기를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The Buddha asked, "Is it true that you have abandoned refuge in Triple Gem for refuge in other doctrines?" The Buddha's voice was incredibly clear because throughout myrias eons he had always spoken truthfully.
 When these men heard it, they were unable to conceal the truth. "Yes, blessed One," they confessed. "It is true."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바새여, 저 아래로 지옥에서부터 위로의 극락세계에까지, 동서로 뻗친 무량세계 어디에도 부처보다 뛰어나기는커녕 동등한 자도 없느니라. 계율을 지키고 덕행을 하는 것으로 얻는 공덕은 셀 수 없을 만큼 크다."
 "Laymen," the Buddha said, "now here between the lowest of hells below and the highest heaven above, nowhere in all infinite worlds that stretch right and left, is there equal, much less the superior, of a Buddha. Incalculable is the excellence which springs from obeying the precepts and from other virtuous conduct."

 그리고는 삼보의 덕을 말씀하셨다. "삼보에 귀의함으로써 고통 속에 환생할 것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수행을 통하여 아라한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을 설명하신 후 타이르시기를 "이와 같은 귀의하기를 저버리는 것은 분명히 그릇된 것이다."
 Then he declared the virtues of the Triple Gem. "By taking the virtues of the Triple Gem," he told them, "one escapes from rebirth in states of suffering." He further explained that meditation on the Triple Gem leads through the four stages of Enlightenment. "In forsaking such a refuge as this," he admonished them, "you have certainly erred."

 "과거에도 진정한 귀의가 아닌 것에 귀의한 어떤 어리석은 자는 재앙을 만났다. 그는 황야 속에서 야차의 먹이가 되어 무참히 파멸되었다. 반대로 바른 길을 받아들인 자는 같은 황야 속에서 단순히 살아남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복을 얻었다."
 "In the past, too, men who foolishly mistook what was no refuge for a real refuge, met disaster. Actually, they fell prey to yakkhas in the wilderness and were utterly destroyed. In contrast, men who clung to the truth not only survived, but actually prospered in that same wilderness."

 아나타핀디카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머리에 얹으며 부처님께 경의를 표하고 예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을 청하였다.
 Pressing his palms together and raising them to his forehead, Anathapindika praised the Buddha and asked him to tell the story of the past.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속세의 무지함을 없애고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나는 무량겁동안 십바라밀을 실천하였다. 이제 법을 설할 것이니 잘 들으라."
 부처님께서 구름 속에 가려졌던 보름달을 꺼내어 보이듯이 숨겨진 전생을 말씀하시니 모두들 경청하였다.
 "In order to dispel the world's ignorance and to conquer suffering," the Buddha proclaimed, "I practiced the Ten Perfections for countless eons. Listen carefully, and I will speak."
 Having their full attention, the Buddha made clear, as though he were releasing the full moon from behind clouds, what rebirth had concealed from them.

 아주 옛날, 브라마닷타가 바라나시를 다스리고 있었을 때 보살은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서 지혜로운 상인이 되었다. 그 때에 같은 도시에 다른 상인이 있었으니 그는 아주 어리석고 상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자였다.
 Long, long ago, when Brahmadatta was reigning in Baranasi, Bodhisatta was born into a merchant's family and grew up to be a wise businessman. At the same time, in the same city, there was another merchant, a very stupid fellow, with no common sense whatsoever.

 어느 날, 두 상인은 오백 대의 수레에 바라나시의 값나가는 물건을 싣고 같은 방향으로 같은 시간에 떠날 채비를 하였다. 지혜로운 상인이 생각하기를 "이 어리석은 자가 나와 함께 여행하여 천 대의 수레가 함께 다닌다면 무리가 될 것이다. 사람들을 위한 나무와 물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고 소들이 먹을 풀도 넉넉하지 못할 것이다. 그든 나든 누가 먼저 출발해야만 한다."
 One day, it so happened that the two merchants each loaded five hundred carts with costly wares of Baranasi and prepared to leave in the same direction at exactly   the same time. The wise merchant thought, "If this silly young fool travels with me and if our thousands carts stay together, it will be too much for the road. Finding wood and water for the men will be difficult, and there won't be enough grass for the oxen. Either he or I must go first."

 그래서 다른 상인에게 말하기를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할 수는 없소. 당신이 먼저 가겠소, 아니면 내 뒤에 오겠소?"
 "Look," he said to the other merchant, "the two of us can't travel together. Would you rather go first or follow after me?"

 어리석은 상인이 생각하기를 "내가 앞서서 간다면 많은 이득이 있을 것이다. 아직 아무 수레도 지나지 않은 길을 갈 것이고 소들은 풀을 다 차지할 것이다. 사람들은 카레를 만들 풀을 마음대로 고를 것이고 물도 깨끗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 물건을 흥정할 때 내 마음대로 값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며 말하기를 "내가 먼저 가겠소, 친구여."
 The foolish merchant thought, "There will be many advantages if I take the lead. I'll get a road which is not yet cut up. My oxen will have the pick of the grass. My men will get the choicest wild herbs for curry. The water will be undisturbed. Best of all, I'll be able to fix my own price for bartering my goods." Considering all these advantages, he said, "I will go ahead of you, my friend."

 지혜로운 상인은 이 말을 듣고 기뻤으니 뒤에 따라가는 것에 많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기를 "앞서 가는 수레가 울퉁불퉁한 길을 펴 줄 것이니 나는 이미 반반해진 길을 지나갈 것이다. 저 친구의 소들이 오래 되고 거친 풀을 먹어 치울 것이니 내 소들은 새로 자라난 연한 싹을 먹을 것이다. 사람들은 오래 된 풀이 잘려 나간 곳에서 난 새로운 풀을 카레용으로 얻을 것이다. 물이 없는 곳에서는 먼저 간 대상이 물을 얻기 위해 땅을 파 놓을 것이니 우리는 그들이 파 놓은 우물에서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을 흥정하는 일은 피곤한 일이다. 그가 흥정해 놓을 것이니 나는 이미 정해진 값에 내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될 것이다."
 The wise merchant was pleased to hear this because he saw many advantages in following after. He reasoned, "Those carts going first will level the road where it is rough, and I'll be able to travel along the road they have already smoothed. Their oxen will graze off the course old grass, and mine will pasture on the sweet young growth which will spring up in its place. My men will find fresh sweet herbs for curry where the old ones have been picked. Where there is no water, the first caravan will have to dig to supply themselves, and we'll be able to drink at the wells they have dug. Haggling over prices is tiring work; he'll do the work, and I will be able to barter my wares at prices he has already fixed."

그가 말하기를 "좋소, 먼저 가시오."
 "Very well, my friend," he said, "please go first."

 "그렇게 하겠소," 어리석은 상인은 이렇게 말하고 수레에 멍에를 얹고 떠났다. 얼마 후 그는 황야 가장자리에 닿았다. 그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60 요자나  거리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가지고 있는 모든 물병에 물을 가득 채웠다.
 "I will," said the foolish merchant, and he yoked his carts and set out. After a while, he came to the edge of a wilderness. He filled all of his huge water jars with fresh water before starting the sixty-yojana trek across the desert.

 그 황야에 사는 야차가 대상의 행렬을 보고 있다가 그들이 황야 한가운데에 도착했을 때 마력을 사용하여 기운찬 새하얀 소가 끄는 멋진 마차를 만들어냈다. 칼과 방패로 무장한 열두 명의 야차와 함께 마치 힘센 군주처럼 마차를 타고 달렸다. 머리칼과 옷을 물로 적시고 머리에는 푸른 연꽃과 하얀 수련 화관을 썼다. 그 부하들도 젖어 있으며 화환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소들의 발굽과 마차 바퀴조차도 진흙투성이였다.
 The yakkha who haunted that wilderness had been watching the caravan, and, when it reached the middle, he used his magic power to conjure up a lovely carriage drawn by pure white young bulls. With a retinue of a dozen disguised yakkhas carrying swords and shields, he rode along in his carriage like a mighty lords. His hair and clothes were wet, and he had a wreath of blue lotuses and white water lilies around his head. His attendants also were dripping wet and draped in garlands. Even the bull's hooves and carriage wheels were muddy.

 바람이 앞쪽에서 불어오고 있었기에 상인은 먼지를 피하기 위해 앞쪽에서 가고 있었다. 야차가 그의 마차 옆으로 가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상인도 인사하고 야차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마차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자신의 마차를 한 쪽으로 세웠다.
 Because the wind was blowing from the front, the merchant was riding at the head of his caravan to escape the dust. The yakkha drew his carriage beside the merchant's and greeted him kindly. The merchant returned the greeting and moved his own carriage to one side to allow the carts to pass while he and the yakkha chatted.

 상인이 말하기를 "우리는 바라나시에서 왔습니다. 제가 보니 당신들은 진흙투성이에 온통 젖어 있고 연꽃과 수련을 가졌습니다. 당신들이 오는 길에 비가 왔습니까? 연꽃과 수련이 핀 연못을 지나왔습니까?"
 "We are on our way from Baranasi, sir," explained the merchant. "I see that your men are all wet and muddy and that you have lotuses and water lilies. Did it rain while you were on the road? Did you come across pools with lotuses and water lilies?"

 야차가 말하기를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쪽은 깊고 푸른 숲입니다. 그 아래로 물이 가득 있지요. 늘 비가 내리니 연꽃과 수련이 핀 연못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상인의 물건에 관심이 있는 척하며 묻기를 "수레에는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까?"
 "값진 물건들이지요," 라고 상인이 답하였다.
 "What do you mean?" the yakkha exclaimed. "Over there is the dark-green streak of a forest. Beyond that there is plenty of water. It is always raining there, and there are many lakes with lotuses and water lilies." Then, pretending to be interested in the merchant's business, he asked, "What do you have in these carts?"
 "Expensive merchandise," answered the merchant.

 "이 수레는 굉장히 무거워 보이는데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마지막 수레가 지날 때 야차가 물었다.
 "물이 가득 있지요."
 "What is in this cart which seems so heavily laden?" the yakkha asked as the last cart rolled by.
 "That's full of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