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앞의 지단(智斷) 따위를 *합(合)하면 *함께 삼덕(三德)을 나타냄이 되니, 두 글에는 각각 비유와 합비(合譬)가 있다. 월애삼매에 관한 것은 *범행품(梵行品)의 글이다.

合前智斷等, 共顯三德. 二文各有譬合. 月愛三昧, 梵行品文.

14158합함. 원문은 ‘合’. 4390의 주.
14159함께 삼덕을 나타냄이 됨. 원문은 ‘共顯三德’. 앞의 글은 함께 수덕(修德)․성덕(性德)의 상즉(相卽)함을 보이고 있기에, 세로도 아니며 가로도 아닌 삼덕을 나타냄이 되는 것이다. 수덕․성덕에 대하여는 4724의 ‘餘七成就三軌’의 주.
14160범행품. 대발열반경 一八을 가리킨다.

 [석첨] 대경(大經)에서 이르되,
 ‘처음부터 여러 아들을 *비밀지장(秘密之藏)․*삼덕열반(三德涅槃)에 안치(安置)하고 나서, 그런 후에 내가 마땅히 이 *비장(祕藏)에서 *발열반(般涅槃)에 들리라.’
고 하시니, 이는 곧 최후의 지단(智斷)이시다.

大經云. 從初安置諸子祕密之藏, 三德涅槃. 然後我當於此祕藏, 而般涅槃. 此卽最後智斷也.

14161비밀지장. 476의 ‘秘密之奧藏’의 주.
14162삼덕열반. 법신․반야․해탈의 세 덕으로 상징되는 열반.
14163비장. 앞의 ‘비밀지장’과 같다.
14164발열반. 완전한 열반. 부처님의 입멸을 이른다. 원어는 parinirvana. 그러므로 ‘般’은 ‘발’로 읽어야 하니, ‘般’에는 ‘발’의 음이 있다.

 [석첨] 두 번째의 글은 앞의 삼덕(三德)이 오직 비밀장임을 합(合)한 내용이다.

次文者. 合前三德, 秖是秘藏.

 [석첨] 다음으로 의혹을 해석한 글 중에서는, 먼저 질문을 제기하고 다음에 대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次釋疑中, 先問, 次答.

 [석첨] 질문. ‘어떻게 달의 비유가 위계를 비유함인 줄 알 수 있다는 것인가.’

問. 何等知月喩譬位耶.

 [석첨] 질문의 취지인즉, 경 중에서 *기바(耆婆)가 아사세왕(阿闍世王)을 위해 설한 것에는 도합 여섯 가지의 비유가 있으니, 처음에서는 선심(善心)이 *생겨남을 비유하고, 둘째에서는 *행자(行者)가 마음으로 기뻐함을 비유하고, *셋째와 넷째의 둘에서는 *선근(善根)이 늘어나며 번뇌가 줄어듦을 비유하고, 다섯째에서는 탐욕을 제거함을 비유하고, 여섯째에서는 *사랑하여 바램을 비유함이 그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이 지단(智斷)을 비유함인 줄 알 수 있단 말이냐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 물음이다.

問意者. 經中耆婆爲阿闍世王說, 總有六喩. 初喩善心開敫. 次喩行者心喜. 三四二, 喩善根增煩惱減. 五喩除貪. 六喩愛樂. 云何得知此喩知斷. 此是通問.

14165기바가 아사세왕을 위해 설함. 원문은 ‘耆婆爲阿闍世王說’. 앞에서 인용된 비유들은 모두가 아사세왕을 위해 기바가 설한 내용이다. ‘기바’는 8826의 주. ‘아사세왕’은 4337의 ‘阿闍世王’의 주.
14166생겨남. 원문은 ‘開敫’. 본래는 꽃이 피어나는 뜻.
14167행자. 수행하는 사람.
14168셋째와 넷째의 둘. 원문은 ‘三四二’. 셋째와 넷째의 두 비유.
14169선근. 선행. 선행은 좋은 공덕을 가져오는 근본이 된다 하여 이리 이른다.
14170사랑하여 바램. 원문은 ‘愛樂’. 음은 ‘요’.

 [석첨] 대답. ‘*인왕경(仁王經)에서는 십사인(十四忍)을 밝히고 있으니, 삼십심(三十心)을 세 반야(般若)로 하고, 십지(十地)를 열의 반야로 하고, 등각(等覺)을 하나의 반야로 계산한 것인 바, 一四의 반야는 *보살의 마음속에 있을 때는 다 이름 하여 인(忍)이라 하고, 옮아가 불심(佛心)에 이르렀을 때에는 이를 이름 해 지(知)라고 하는 것이어서, 이와 *一五일은 지덕의 위계를 밝힘이 동일하다. 또 *승천왕경(勝天王經)에서 십사반야(十四般若)의 위계를 밝힌 것은, 바로 一四일의 달을 써서 비유를 삼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해석을 한 것이다.’

答. 仁王明十四忍. 三十心爲三般若. 十地爲十般若. 等覺爲一般若. 十四般若, 在菩薩心中, 皆名爲忍. 轉至佛心, 名之爲知. 此與十五日明智位同. 勝天王明十四般若位, 正用十四日月爲譬. 故作此釋也.

14171인왕경. 원문은 ‘仁王’. 인왕경에는 구마라습이 번역한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과 불공(不空)이 번역한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의 둘이 있는데, 여기서는 전자를 이른다.
14172보살의 마음속에 있을 때는 다 이름 하여 인이라 함. 원문은 ‘在菩薩心中, 皆名爲忍’. 인(忍)은 인(認)의 뜻이어서 진리를 인정해 이해함을 이르니 아직 완전하지는 못한 상태다. 그러므로 보살의 경지를 이에 배당하여, 부처님의 지(智)와 구별한 것이다.
14173십오일. 초하루에서 십오일에 이르는 동안에 달빛이 점점 늘어난다고 한 열반경의 비유. 인왕경에서는 십사인(十四忍)과 불심의 지(智)를 내세웠으므로 一五일 동안의 달의 비유와 동일함이 된다.
14174승천왕경. 원문은 ‘勝天王’. 승천왕반야바라밀경이니, 대반야경의 제칠회(第七會)에 해당한다.

 [석첨] 대답 중에서는 인왕․승천왕의 두 반야경을 가지고 대경(大經)을 도와서 증명했다. 대경의 글을 점검하건대 뜻이 지단(智斷)에 해당하거니와, 인왕경의 십사인(十四忍)에 대해 살피건대 *인(忍)은 인(因)의 뜻이어서 그것이 과(果)에 이름을 지(智)라 부르는 터이나, *지금은 일반적으로 지단을 논하려 하는 까닭에 지(智)라는 명칭을 가져다 인(忍)에 대체(代替)시킨 것이요, 승천왕경 중에서도 반야를 십사(十四)라 하고 있는 바, 이 반야를 곧 지덕(智德)이다. 저 두 경 중에는 이미 이렇게 一四의 지단이 있는 것이라면, 어찌 대경의 一四의 지단에 지장을 주겠는가. 그리고 一四의 지단의 뜻이 이루어진다면 *一五의 뜻도 이를 따라 이루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答中以仁王勝天兩般若, 助證大經. 險大經文, 義當智斷. 仁王十四忍者. 忍是因義, 至果名智. 今欲通論智斷, 故以智名替忍. 勝天王中, 亦以般若爲十四. 般若卽是智德. 彼二經中, 旣有十四智斷. 何妨大經十四智斷. 十四義成, 十五可例.

14175인은 인의 뜻이어서 그것이 과에 이름을 지라 부름. 원문은 ‘忍是因義, 至果名智’. 지혜를 ‘인’이라고도 하고 ‘지’라고도 표현하는 관례가 소송 때부터 있어 왔는데, ‘인’은 인위(因位)에 있을 때의 지혜요, ‘지’는 과위(果位)에 이르렀을 때의 그것이라 정의를 내린 것이다. 곧 수행중에 있어서 완전히 못함이 ‘인’이요, 깨달음을 성취해 완전해진 지혜가 ‘지’임이 된다.
14176지금은 일반적으로 논하려 함. 원문은 ‘今欲通論’. 엄밀히는 인(忍)과 지(智)를 가릴 필요가 있으나, 지금은 그런 구별 없이 ‘인’과 ‘지’를 다 ‘지’라는 이름을 써서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
14177一五의 뜻도 이를 따라 이루어질 것임. 원문은 ‘十五可例’. 인왕경․승천왕경의 一四지단은 인위(因位)의 상황인 점에서, 다 과위(果位)의 제一五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첨] 다음으로 대품반야경을 인용한 것 중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경을 인용하고, 두 번째로 ‘諸學人’ 아래서는 의혹을 해석했다.

次引大品者又二. 先引經. 次諸學人下, 釋疑.

 [석첨] *대품반야경은 *사십이자문(四十二字門)이 *말도 평등하며 글자도 평등함을 밝혔으니, *남악대사(南岳大師)는 이르되,
 ‘이는 제불(諸佛)의 *밀어(密語)시니, 어찌 꼭 사십이위(四十二位)를 나타내지 않으심이라 하랴.’
고 하였다.

大品明四十二字門, 語等字等. 南岳師云. 此是諸佛密語, 何必不表四十二位.

14178대품반야경. 원문은 ‘大品’. 그 광승품(廣乘品)을 가리키니, 대지도론으로는 그 四八에 해당한다.
14179사십이자문. 12675의 주.
14180말도 평등하며 글자도 평등함. 원문은 ‘語等字等’. 사십이자문이 나타내는 도리가 본래 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말은 경에서의 인용이다.
14181남악대사. 원문은 ‘南岳師’. 842의 ‘南岳’의 주.
14182밀어. 비밀의 말씀.

 [석첨] 처음의 글에서 ‘사십이자문’이라 이르고 ‘말이 평등하다’ 따위라 이른 것에 대해 살피건대, 남악대사는 해석해 이르되,
 ‘글자가 평등하다 말함은 *법혜보살(法慧菩薩)이 십주(十住)를 설함을 이르니, 시방(十方)에서 십주에 대해 설함은 다 법혜보살이라 이를 수 있고, *내지는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 또한 이와 같으며, 말이 평등하다 함은 시방제불(十方諸佛)이 십주를 설하시매 법혜보살의 설함과 평등하시고, 내지는 십지(十地) 또한 이와 같다고 하였다.
 또 *온갖 글자는 다 ‘무(無)’의 한 글자이건만 능히 온갖 글자를 이룸이니 이를 글자는 평등함이라 이르며, 말을 일으키매 *다름이 없으니, 이를 말은 평등하다 이르며, 온갖 법이 *서로 포함되니 이를 여러 글자로부터 법문(法門)에 들어감이 평등하다고 이르는 것이다.
 이 중, 앞의 것은 *사해(事解)요, 뒤의 것은 *이해(理解)다.

初文中, 云四十二字門, 云語等等者. 南岳釋云. 言字等者. 謂法慧說十住. 十方說十住者, 皆名法慧. 乃至金剛藏, 亦復如是. 言語等者. 十方諸佛說十住, 與法慧說等. 乃至十地, 亦復如是. 又一切字, 皆是無字, 能作一切字, 是名字等. 發言無二, 是名語等. 一切諸法, 皆互相在, 是名諸字入門等也. 前是事解, 次是理解.

14183법혜보살이 십주를 설함을 이름. 원문은 ‘謂法慧說十住’. 화엄경의 십주품은 법혜보살에 의해 설해졌다. 대품반야경의 글이긴 하나 보살의 위계로 해석하기 위해 화엄경을 쓴 것이다.
14184내지는 금강장보살 또한 이와 같음. 원문은 ‘乃至金剛藏, 亦復如是’. 이는 화엄경에서 십행품(十行品)을 공덕림보살(功德林菩薩)이 설하고, 십회향품(十廻向品)을 금강당보살(金剛幢菩薩)이 설하고, 십지품(十地品)을 금강장보살이 설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14185온갖 글자는 다 ‘무’의 한 글자임. 원문은 ‘一切字皆是無字’. 四二자 중 첫 글자인 ‘아’는 무(無)․불생(不生) 따위 뜻이어서 절대 자체라, 온갖 것은 이 한 자에 포함된다고 여겨졌다.
14186다름이 없음. 원문은 ‘無二’.
14187서로 포함됨. 원문은 ‘相在’.
14188사해. 차별적인 현상에 입각한 해석. 화엄경의 설상(說相)을 따라 해석한 까닭이다. 14189이해. 평등한 진리에 따른 해석. 뒤의 것은 글자의 법체(法体)를 따라 해석한 까닭이다.

 [석첨] 다음으로 의혹을 해석한 것 중에 둘이 있다. 먼저 의혹을 내보였다.

次釋疑中二. 先出疑.

 [석첨] 여러 학자들은 *석론(釋論)의 글에 매인 나머지, 거기에는 *이 해석이 없다고 말하면서 흔히 의심해 채택하려 하지 않는다.

諸學人執釋論, 云無此釋, 多疑不用.

14190석론. 대지도론을 이른다.
14191이 해석. 원문은 ‘此釋’. 사십이자문을 사십이위(四十二位)라 해석하는 일.

 [석첨] 다음으로 ‘但論文’ 아래서는 해석했다. 해석 중에는 둘이 있으니, 먼저 *논(論)의 글의 간략히 해석한 취지를 인용했다.

次但論文下, 釋. 釋中二. 先引論文略釋意.

14192논의 글. 원문은 ‘論文’. 대지도론(大智度論)의 서문을 이른다.

 [석첨] 다만 대지도론의 본문은 *천권(千卷)이건만 *구마라습(鳩摩羅什) 스님은 *구배(九倍)로 하여 이를 간략히 한 터이므로, 어찌 꼭 이 해석이 없다 하랴.

但論本文千卷, 什師作九倍略之. 何必無此解耶.

14193천권. 대지도론은 본래 천권이었다고 전한다.
14194구마라습. 12807의 ‘羅什’의 주.
14195구배로 하여 이를 간략히 함. 원문은 ‘作九倍略之’. 지금의 대지도론은 백권(百卷)이다. 그러므로 구마라습은 천권을 백권으로 번역한 것이어서, 생략된 부분은 현존의 글의 九배나 된다는 뜻이다.

 [석첨] 다음으로 ‘今謂’ 아래서는 글자의 뜻의 취지로 해석했다. 그리고 이 해석 중에 또 넷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간략히 글자의 뜻을 인용하고, 두 번째에서는 화엄경을 인용하여 글자의 뜻과 같아서, 똑같이 원교의 취지임을 보이고, 셋째로 ‘經云’ 아래서는 경에서 사십이자(四十二字)를 해석한 것을 인용해 증거를 삼고, 넷째로 ‘廣乘’ 아래서는 경문(經文)의 차례로 설하심을 인용하는 것에 의해 글자의 뜻을 증명했다.

次今謂下, 以字義釋. 釋中又四. 初略引字義. 次引華嚴與字義同, 同是圓意. 三經云下, 引經釋四十二字爲證. 四廣乘下, 引經文次第以證字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