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바닷타의 음모
부처님의 제자인 데바닷타는 아난다 등과 같이 출가하여 수행하면서 자신이 부처님 대신
교단을 이끌고 싶어서 부처님을 해치려고 음모를 꾸몄다.
그는 자객을 보내 부처님을 살해하려 했으나 자객이 오히려 부처님의 위엄에 압도되어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버렸다. 그러자 데바닷타는 영취산 높은 곳에서 큰 바위를 굴려
떨어뜨려 지나가는 부처님을 해치려했으나 바위가 부처님께 이르자 작은 돌조각으로
갈라져 또 실패하게 되었다. 여러 번의 계획이 실패하자 데바닷타는 사나운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부처님을 해치려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 앞에 다가간 코끼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절이라도 하듯이 꿇어앉았다. 그러자 그 코끼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미움으로써 미움을 이길 수 없는 법, 미움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자비이니라.”
그리고 이러한 자비심으로 부처님께선 데바닷타를 용서하셨다.
그러나 데바닷타는 서 있는 땅이 꺼지면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부처님께서 데바닷타와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하셨다.
“먼 옛날, 큰 거북 한 마리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상인의 목숨을 구해주고 짐을 꺼내 주었다.
그러나 뭍에 오른 그 상인은 배은망덕하게도 선행을 한 그 거북을 잡아다 불에 구워 먹었다.”
부처님은 이야기 말미에 “그 상인이 바로 데바닷타이고 난 거북이었다.”라고 하셨다.
조각에서는 부처님을 공격하기 위해 성문을 나서는 술 취한 코끼리의 이마에 부처님께서
오른 손을 올려놓고 계신 모습이 보인다.
베샬리에서 부처님은 행실이 좋지 않기로 유명했던 여인인 기생 암라팔리의 초대를
거절하지 않으셨다. 그녀는 후에 자신 소유의 농원을 승단에 기증하게 된다.
이렇듯 부처님은 유녀에서 왕에 이르기까지 일체 중생을 근기에 맞게 교화하셨다.
기원정사
스라바스티의 매우 부유한 상인인 급고독원(給孤獨園)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개종했다.
그는 부처님께 정사를 지어드리고 싶어 장소를 물색하다가 제다 태자가 소유하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발견했다. 그가 정원을 팔기를 청하자 제다 태자는 정원을 금화로 모두
덮어주면 팔겠다고 했다. 그가 실제로 정원 바닥을 금화로 채우자 태자는 감동하여
정사는 자신이 짓게 해 달라고 청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의 힘으로 기원정사를 건립했다.
조각에서는 왼쪽에 부처님이 서 계시고, 그 앞에 급고독장자가 정사를 드리는 상징으로
황금물병을 들고 있다. 옆에는 그를 따르는 상인 세 사람이 서 있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러 계실 때, 33천에 올라 도솔천에 다시 태어나셨으나 불법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를 상대로 불법을 설하고 내려오신다. 경전에 의하면 석가가 도솔천으로
올라간 일은 사람들이 직접 못 보았으나 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내려올 때는 많은 사람이
보았다고 한다. 내려올 때, 신들은 범천과 제석천이 함께 사용하도록 3개의 사다리를 마련해
주었다. 이 도솔천에서 사다리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은 간다라의 불교미술에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열반
열반경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정각(正覺)을 이룬지 45년의 긴 세월이 흐른 뒤 악신(惡神)
마라가 다시 부처님께 찾아왔다. 그리고 말하길,
“이제 종단도 확립되고 승려의 수도 충분하니 그만 이 세상을 떠나시는 게 어떠냐.”고 전했다.
부처님은 “석 달 뒤에 이 세상을 하직하겠다”고 대답하셨다. 그 말을 듣고 땅은 전율했고
태양은 어두워졌으며 폭풍이 몰려와 뭇 생명은 겁에 질렸다. 신들과 용들과 악마들과 땅과
별의 정령들과 나무와 숲의 정령 등 모두가 부처님께 죽음을 거두시도록 간청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세상에서 무상하지 않은 것은 없다.” 고 대답하셨다.
전기에서는 부처님께선 몇 천 년이라도 살 수 있었지만 자의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한다.
부처님께선 생애 말년에 한동안 바이샬리 근교의 벨루바 마을에 가셨다. 그런데 그 곳은
기근이 심해 탁발하기가 곤란함을 알고 제자들을 불러 모아 몇 명씩 짝을 지어 주변의
월지국이나 바이샬리 지방으로 흩어져 여름 안거(夏安居)를 보내도록 하셨다.
제자들을 떠나보내신 부처님은 아난다와 더불어 벨루바에서 여름 안거(夏安居)를 지내셨다.
그런데 그 여름 안거 중에 부처님께서는 심한 병에 걸려 고통을 견디고 계셨다.
아난이 부처님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살아 계실 때에 많은 가르침을 주십사하고
청했다. 부처님께서 말하시길,
“아난다여, 비구들이 더이상 내게 무엇을 바랄 수 있단 말인가. 지금껏 나는 많은 법을
설해왔지만 그것은 여러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