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둘째로 성자의 위계를 밝히는 것 중에는 넷이 있다. 처음에서는 간략히 들었다.

次明聖位中四. 初略擧.

 [석첨] 초지(初地)로부터 이상에서는 전반적으로 공용을 논할 수 있으리니,

從初住已上, 總論功用.

 [석첨] 둘째로 ‘若竪’ 아래서는 공용의 뜻을 밝혔다.

次若竪下, 明功用意.

 [석첨] 만약 *‘세로’의 공(功)이 깊지 못하다면 *‘가로’의 용(用)은 넓지 못하며, ‘세로’의 공이 만약에 깊다면 ‘가로’의 용은 반드시 깊을 것이다.

若竪功未深, 橫用不廣. 竪功若深, 橫用必廣.

14639세로의 공. 원문은 ‘竪功’. 수행의 공덕. 수행은 얕은 데서 깊은 데로 나아가는 일이므로 ‘세로’라 한 것. 이를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오르는 뜻으로 해석해도 된다.
14640가로의 용. 원문은 ‘橫用’. 중생을 교화하는 작용. 교화는 타인을 향해 전개되므로 ‘가로’라 한 것.

 [석첨] 셋째는 비유다.

三譬.

 [석첨] 비유컨대 모든 나무의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넓고, 꽃과 잎도 많은 것과 같다.

譬如諸樹根深則枝闊, 華葉亦多.

 [석첨] 넷째로 ‘初住’ 아래서는 그 상(相)을 해석했다. 이것에 또 셋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초주(初住)의 위계를 밝히고, 둘째로 ‘如是’ 아래서는 이주(二住)에서 등각(等覺)에 이르기까지의 위계를 밝히고, 셋째로 ‘論其’ 아래서는 묘각(妙覺)을 밝혔다.

四初住下, 釋相. 又爲三. 初明初住位. 次如是下, 明二住去至等覺位. 三論其下, 明妙覺位.

 [석첨] 초주(初住)는 세로 *일부분의 무명을 깨고 일부분의 *이십오삼매(二十五三昧)를 얻음으로써 일부분의 *아성(我性)을 드러내는 데 그친다. 그러나 그 *실제로 교화하는 장소를 논할 때는 불가사의하니, *교문(敎門)에 의하건대 백불세계(百佛世界)에 *분신산영(分身散影)하여 *십법계(十法界)의 모습이 되어 중생을 *이우(利祐)한다.

初住竪破一分無明, 獲一分二十五三昧, 顯一分我性. 論其實處, 不可思議. 依於敎門, 橫則百佛世界, 分身散影, 作十法界像, 利佑衆生.

14641일부분. 원문은 ‘一分’.
14642이십오삼매. 10653의 주.
14643아성. 진아(眞我)의 본성. 진아란 ‘상락아정’의 아니, 이 ‘아’는 진여(眞如)를 본성으로 한다.
14644실제로 교화하는 장소. 원문은 ‘實處’.
14645교문. 3302의 주.
14646분신산영. 몸을 나누고 그림자를 흩음. 수적신을 나타냄.
14647십법계. 1119의 주. 여기서는 거시에 사는 중생과 성자의 몸을 이른다.
14648이우. 이익을 주어 돕는 것. 곧 교화하는 뜻.

 [석첨] 처음의 글이 ‘초주’로부터 내지는 ‘십계(十界)의 모습을 짓는다’ 따위를 말한 것에 대해 살피건대, *권교(權敎) 중의 *삼장불(三藏佛)은 *다만 팔상(八相)이라 이르니 여덟 가지가 다 열등하며, *별교(別敎)의 교도(敎道)를 증도(證道)에서 바라본대도 아직 열등하지만, 이제 이것은 원교(圓敎)의 *증도의 팔상이니, 자세함은 *화엄경에서 다음같이 이르신 것과 같다.
 ‘혹은 부처님의 갖가지 설법하심을 뵈오며, 혹은 *도솔천(兜率天) 위에 계심을 뵈오며, 혹은 내려오사 모태(母胎)에 거처하심을 뵈오며, 혹은 처음으로 태어나심을 뵈오며, 혹은 성도(成道)하심을 뵈오며, 혹은 *법륜(法輪) 굴리심을 뵈오며, 혹은 열반에 드심을 뵙는다.’
 여기서 다 ‘혹은’이라 말함은, 하나하나의 상(相) 중에 다 팔상(八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初文從初住去, 乃至作十界像等者. 若權敎中, 三藏佛但云八相, 八中皆劣. 別敎敎道, 淫證猶劣. 今是圓敎證道八相. 具如華嚴云. 或有見佛種種說法. 或見在於兜天上. 或見來下處於母胎. 或見初生. 或見出家. 或見成道. 或見轉法輪. 或見入涅槃. 皆言或者, 一一相中, 皆八相故.

14649권교. 방편의 가르침.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설하신 가르침. 따라서 소승 뿐 아니라 법화경 이외의 대승까지도 포함되니, 화법사교(化法四敎)에서 볼 때는 삼장교․통교․별교가 모두 이에 해당한다. 법화경(원교)을 가리키는 실교(實敎)의 대(對).
14650삼장불. 8330의 주.
14651다만 팔상이라 이름. 원문은 ‘但云八相’. 팔상을 늘어놓았을 뿐, 그것들이 기실은 원융불이(圓融不二)의 관계에 있음을 몰랐다는 것. ‘팔상’은 12572의 ‘八相成道’의 주 참조.
14652별교의 교도를 증도에서 바라본대도 아직 열등함. 원문은 ‘別敎敎道, 淫證猶劣’. 교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함을 이르고, 증도는 부처님들이 깨달으신 절대적 진리다. 중도에서 볼 때 별교의 수행(교도)이 열등해 보이는 것은, 별교의 팔상 또한 원융하지 못한 까닭이다.
14653증도의 팔상. 원문은 ‘證道八相’. 부처님이 체득하신 절대적 진리에서 본 팔상.
14654화엄경. 원문은 ‘華嚴’. 육십화엄(六十華嚴)의 三五를 가리킨다.
14655도솔천. 욕계의 제사천(第四天). 거기에 있는 내원(內院)은 성불 직전에 있는 보살의 거처라 여겨지고 있다.
14656법륜을 굴림. 원문은 ‘轉法輪’. 2825의 주.

 [석첨] 다음의 글 중에서,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공용의 깊고 넓음을 밝혔다.

次文中, 初通明功用深廣.

 [석첨] 이같이 *주주(住住)에 세로로 들어가 *더욱더욱 *더 깊어짐이니, 그리하면 무명(無明)이 점점 다해가고 삼매(三昧)가 더욱더욱 늘어나 아성(我性)이 부분부분 드러남으로써 *가로의 용(用)이 *차츰차츰 넓어가서, 천불계(千佛界)․만불계(萬佛界)․*항사불계(恒沙佛界)․*불가설불가설불계(不可說不可說佛界)가 된다..

如是住住竪入, 倍倍轉深. 無明漸漸盡, 三昧轉轉增, 我性分分顯, 橫用稍稍廣. 千佛界, 萬佛界, 恒沙佛界, 不可說不可說佛界.

14657주주에 세로로 들어감. 원문은 ‘住住竪入’. 초주에서 제二주, 제二주에서, 제三주 내지 제一0주로, 수행이 깊어져가는 일.
14658더욱더욱. 원문은 ‘倍倍’.
14659더. 원문은 ‘轉’. 이것도 ‘더욱’의 뜻.
14660가로의 용. 원문은 ‘橫用’. 교화하는 작용(활동).
14661차츰차츰. 원문은 ‘稍稍’. 점점. 조금씩조금씩.
14662항상불계. 갠지스강(항하)의 모래의 수효 같은 무수한 불국토.
14663불가설불가설불계. 말로 표현할 길 없는 무수한 불국토. ‘불가설불가설’은 도저히 말로 나타낼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불가설’을 포갠 용법.

 [석첨] 다음으로 ‘徧如是’ 밑에서는 *경(境)에 대해 몸을 나투는 일과 *후위(後位)도 그러함을 보이는 것에 의해 공용을 논했다.

次徧如是下, 約境現身, 及例後位, 以論功用.

14664경. 대상. 불국토를 말한 것.
14665후위도 그러함. 원문은 ‘例後位’. 예(例)는 같다[類]는 뜻. 후위는 뒤의 위계. 보다 높은 위계.

 [석첨] 이 같은 불계(佛界)에서 두루 *팔상성도(八相成道)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니, 하물며 다른 *구법계(九法界)의 몸일까 보냐. *제행(諸行)․*제지(諸地)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그 *완성됨을 논한다면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능히 무명의 근원을 다하실 뿐이니, 그러므로 *경에서 말씀하시되,
 ‘불심(佛心) 중에는 무명이 없는지라 오직 부처님만이 *구경(究竟)의 *왕삼매(王三昧)에 머무시니, *비로자나불인 법신(法身)은 가로로 법계에 두루 미치며 세로로는 보리를 다하여, *대공(大功)이 원만해 *승용(勝用)이 구족(具足)하다.’
고 하셨다.

徧如是界, 八相成道, 敎化衆生. 況餘九法界身耶. 諸行諸地, 亦復如是.
論其滿足, 唯佛與佛, 乃能究盡無明之源. 故經言. 如佛心中無無明. 唯佛法王, 住究竟王三昧. 毘盧遮那法身, 橫周法界, 竪極菩提. 大功圓滿, 勝用具足云云.

14666팔상성도. 12572의 주.
14667구법계. 십법계에서 불법계(佛法界)를 제외한 아홉 세계.
14668제행. 선(善)을 닦는 모든 수행.
14669제지. 수행의 모든 경지(위계).
14670완성함. 원문은 ‘滿足’.
14671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능히 무명의 근원을 다하심. 원문은 ‘唯佛與佛, 乃能究盡無明之源’. 부처님들만이 무명의 근원까지 없앨 수 있으시다는 뜻. ‘唯佛’에서 ‘究盡’에 이르는 글은 방편품의 인용이다.
14672경에서 말씀하시되. 원문은 ‘經言’. 본업영락경 하(下)에서의 인용이다.
14673구경. 최고의. 마지막인.
14674왕삼매. 삼매의 왕이라 함이니, 최고의 삼매.
14675비로자나불인 법신. 원문은 ‘毘盧遮那法身’. 법신불을 비로자나라 부르는 터이므로, 비로자나와 법신은 같은 말이다.
14676대공. 수행의 큰 공. 수행의 큰 성과.
14677승용. 뛰어난 교화의 작용.

 [석첨] 뒤의 글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後文可見.

 [석첨] *대장(大章) 제五의 추묘를 판별한 것 중에는 둘이 있으니, 표방과 해석이다. 

大章第五判麤妙中二. 標. 釋.

14678대장. 큰 분과. 원교를 십의(十意)로 나눈 것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