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만약 처음에 범부의 처지로부터 *석(析)․체(體)․별(別)․원(圓)의 사심(四心)을 일으킨다면, 또한 *사위(四位)의 초심(初心)도 다 인연에서 생겨난 마음이어서, 곧 이 인연이 *바로 공(空)이요 바로 가(假)요 바로 중(中)인 터이므로 원교의 초심과 대립도 없고 차별도 없음이 된다.

若始從凡夫, 發析體別圓四心者, 亦是四位初心. 皆是因緣所生心, 卽此因緣, 卽空卽假卽中, 與圓初心, 無二無別.

15123석․체․별․원. 원문은 ‘析體別圓’. 석(析)은 석공(析空)이니 삼장교요, 체(体)는 체공(体空)이니 통교. ‘별’은 별교. ‘원’은 원교.
15124사위. 중초(이승)․삼초(삼장보살)․소수(통교)․대수(별교)의 위계.
15125바로 공이요 바로 가요 바로 중도임. 원문은 ‘卽空卽假卽中’. 3983의 주.

 [석첨] 다음으로 여러 가르침을 개현한 것은, 여러 가르침의 시종(始終)에 비록 각각 *체상(体狀)이 있다 해도 똑같이 초심에 있는 점에서 *일류(一類)의 *범하(凡下)니, 그러므로 이제 이를 개현하여, 이 네 가지 초심으로 하여금 원교의 초심에서 관하는 진리와 대립도 없고 차별도 없게 한다는 취지다.

次開諸敎者. 諸敎始終, 雖各有體狀, 而同在初心, 一類凡下, 故今開之. 令此四初, 與圓初心所觀之理, 無二無別.

15126체상. 그 본체의 모습. 그 자체의 모습.
15127일류. 한 종류.
15128범하. 우매한 사람. 세속의 일반적인 범부.

 [석첨] *여러 초심(初心)은 우유로 묘(妙)를 드러냄이니, 곧 *독을 우유에 놓으면 *곧 능히 사람을 죽이게 된다. 죽임에 *느림과 급함이 있으니, 만약 *제 위계에 멈춘 채 묘일 때에는 곧 *가명(假名)의 묘를 이루고, 만약 나아가 *방편에 들 때에는 *상사(相似)의 묘를 이루고, 만약 나아가 *이(理)에 들 때는 곧 *분진(分眞)의 묘를 이룬다…….

諸初心是乳顯妙, 卽是置毒乳中, 卽能殺人. 殺有奢促. 若按位而妙, 卽成假名妙. 若進入方便, 成相似妙. 若進入理, 卽成分眞妙云云.

15129여러 초심은 우유로 묘를 드러냄. 원문은 ‘諸初心是乳顯妙’. 초심을 우유에 비유하여 그것이 곧 묘임을 나타낸다는 것.
15130독을 우유에 놓음. 원문은 ‘置毒乳中’. 초심인 자가 개권현실의 법을 듣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15131곧 능히 사람을 죽임. 원문은 ‘卽能殺人’. 원교의 복혹(伏惑)․단혹(斷惑)의 위계에 들어감을 살인에 비유한 것. 번뇌(혹)를 끊거나 작용하지 못하게 하면 범부로서의 생존은 종말을 고하는 까닭이다.
15132느림과 급함. 원문은 ‘奢促’.
15133제 위계에 멈춤. 원문은 ‘按位’. 혹을 끊음이 없는 것. 혹은 끊는 정도에 따라 위의 위계로 나아갈 텐데 그것이 없는 일. 이리하여 ‘위계에 멈춘 채 묘’임을 오품제자위(五品弟子位)에 해당하니, 곧 원교의 외범위(外凡位)다.
15134가명의 묘. 원문은 ‘假名妙’. 가명이란 명자즉(名字卽)을 이르니, 2346의 ‘六卽’의 주 참조.
15135방편. 외범(外凡)․내범(內凡)을 방편위(方便位)라 할 때의 그것. 육근(六根)이 청정해져서 견사혹․진사혹을 끊는 무명혹을 억제하는 단계가 상사즉(相似卽)이니, 이는 원교의 십신(十信)에 해당하여 방편위 안에 있음이 된다.
15136상사의 묘. 원문은 ‘相似妙’. 상사즉의 묘라 함이니, 2346의 ‘六卽’의 주 참조.
15137이에 들어감. 원문은 ‘入理’. 중도의 진리에 들어가는 것. 중도를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으니, 그것을 부분적으로 실현해 감을 이른다.
15138분진의 묘. 원문은 ‘分眞妙’. 분진즉(分眞卽)의 묘. 분증즉(分證卽)이라고도 한다. 2346의 ‘六卽’의 주 참조.

 [석첨] 다음으로 원교의 여러 위계를 거치면서 묘(妙)에 들어감이 동일하지 않다 함은, 곧 *안위(按位)․*진입(進入)의 두 가지 묘가 있음을 뜻한다.
 질문. ‘이 두 가지 묘는 어느 것이 뛰어났는가.’
 대답. ‘서로 강점․약점이 있다. 만약 *그 위계가 바로 묘라고 말할 때는 곧 *안위를 뛰어나다 해야 하고, 만약 *가르침을 듣고 능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때는 곧 진입을 뛰어나다 하나, 한편으로 전자는 본래의 위계에 있을 때는 그것의 묘임을 알지 못하다가 원교에 들고 남을 기다려서야 비로소 묘임을 아는 터이므로 약간 열등함이 되고, 후자는 진입의 공용이 깊으니, 그러므로 다시 뛰어남이 된다.’

次歷圓敎諸位入妙不同者. 卽有按位進入二妙. 問. 此之二妙, 何者爲勝. 答. 互有强弱. 若論當位卽是, 按位爲勝. 若據聞敎能超, 卽進入爲勝. 以在本位, 未知是妙. 待入圓位, 方乃知妙. 故成少劣. 以進入功深, 是故復勝.

15139안위. 위계에 멈추어 있는 것.
15140진입. 나아가 보다 높은 위계에 들어가는 일.
15141그 위계가 바로 묘임. 원문은 ‘當位卽是’. 직역하면 ‘자기가 처해 있는 위계가 바로 그것임.’ 행자가 어떤 위계에 있건, 그것이 바로 원교의 구경(究竟)의 경지라는 것.
15142안위를 뛰어나다 함. 원문은 ‘按位爲勝’. 처해 있는 위계가 바로 절대적인 위계이어서 진입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15143가르침을 듣고 능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함. 원문은 ‘聞敎能超’. 이 초(超)는 초월의 뜻이 아니라, 공용(功用)의 매우 뛰어남을 이른다. 곧 법체(法体)의 본래부터 묘임을 나타내는 점에서는 전자가 뛰어나고, 공용을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에는 후자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석첨] 만약 *육도(六度)의 방편의 위행(位行)을 개권한다면, *단도(斷度)는 곧 인연에서 생긴 법이어서 그대로 공(空)이요 그대로 가(假)요 그대로 중(中)인 터이므로, 단도를 개현해 불성(佛性)을 볼 수 있으니, *내지는 반야(般若)도 또한 이와 같다. 또한 *독을 우유 속에 놓으매 *곧 능히 사람을 죽인다고 이른다. 이리하여 위계에 멈춤은 곧 *가명(假名)의 묘(妙)요, 만약 나아가 *방편에 든다면 *상사(相似)의 묘를 이루고, 만약 나아가 *이(理)에 든다면 *분진(分眞)의 묘를 이룬다……. 방편의 성문(聲聞)으로 아직 위계에 들지 못한 자의 개권현실(開權顯實)도 또한 이와 같다.
 *삼장교의 단결(斷結)의 위계는 만약 개권(開權)하지 않는다면 길이 *반복(反覆)이 없을 것이므로 *초종(焦種)의 싹이 없음과 같겠으나, 이제 *석공(析空)을 개권컨대 그대로 가(假)요 그대로 중(中)이니, *독을 낙(酪) 속에 놓는 것과 같아 또한 능히 사람을 죽인다. 이리하여 추(麤)에 멈춘 채 곧 묘함은 상사의 위계요, 만약 나아가 위의 가르침에 든다면 *위계를 따라 묘를 판별한다.
 다음으로 통교의 이승․보살도 또한 이와 같거니와, *출가(出假)의 보살의 위계는, 이 가(假)를 *결료(決了)컨대 *‘가’가 곧 중(中)인 터이므로, *독을 생소(生蘇)에 놓으매 능히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다. 이리하여 추에 멈춘 채 곧 묘임은 상사의 위계요, 만약 높은 가르침으로 나아간다면 위계를 따라 묘를 판별한다.
 만약 별교의 십신(十信)의 위계를 개권하면 앞의 것과 같거니와, 만약 십주(十住)를 개권하면 이승과 같다……. 그리고 만약 십행(十行)의 보살과 같고, 만약 십회향(十廻向)의 무명을 억제하는 위계를 개현하면 이것 그대로 중도임이 되니, 이를 일러 *독을 숙소(熟蘇)에 놓으매 곧 능히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이리하여 추에 멈춘 채 곧 묘함은 상사의 위계요, 만약 나아가 높은 위계에 들어가면 위계를 따라 묘를 판별한다.
 *만약 등지(登地)의 위계에 있으면서도 결료하지 못하는 자라면 오직 *졸도(拙度)의 위계일 뿐이거니와, 이제 이 방편을 결료하여 진실을 드러낼 수 있게 하니, 곧 *독을 제호(醍醐)에 놓아 사람을 죽임이다. 이리하여 *추에 멈춘 채 곧 묘인 것은 십주의 위계요, 만약 높은 데로 나아간다면 위계를 따라 묘를 판별하는 것이다.

若開六度權位行者. 檀卽因緣生法, 卽空卽假卽中, 開檀得見佛性. 乃至般若, 亦復如是. 亦名置毒乳中, 卽能殺人. 按位卽假名妙. 若進入方便, 成相似妙. 若進入理, 成分眞妙云云. 方便聲聞未入位者, 開權顯實亦如是. 三藏斷結位, 若未開權, 永無反覆, 如焦種無芽. 今開析空, 卽假卽中. 如置毒酪中, 亦能殺人. 按麤卽妙, 是相似位. 若進入, 隨位判妙也. 次開通敎二乘菩薩亦如是. 出假菩薩位者. 決了此假, 假卽是中. 如置毒生蘇而能殺人. 按麤卽妙, 是相似位. 若進入, 隨位判妙. 若開別敎十信位者, 同前. 若開十住者, 同二乘云云. 若開十行位者, 同通敎出假菩薩. 若開十廻向伏無明位, 卽此而中, 是名置毒熟蘇, 卽能殺人. 按麤卽妙, 是相似位. 若進入, 隨位判妙. 若登地之位, 不決了者, 秖是拙度之位. 今決此權, 令得顯實, 卽是置毒醍醐而殺人. 按麤卽妙 是十住位. 若進入, 隨位判妙.

15144육도의 방편의 위행. 원문은 ‘六度權位行’. 육도는 육도보살이니, 삼장교의 보살이다. 4611의 ‘六度菩薩’의 주 참조. 방편이란 방편의 위계니, 외범(外凡)․내범(內凡)을 이른다. 위행이란 위계니, 위는 행(수행)에 의해 결정되므로 연용(連用)한 것이다. 곧 범부인 삼장교의 보살의 위계다.
15145단도. 원문은 ‘檀’. 보시바라밀. 10009의 주.
15146내지는 반야도. 원문은 ‘乃至般若’. 지계바라밀에서 반야바라밀에 이르는 다섯 바라밀. 15147독을 우유 속에 놓음. 원문은 ‘置毒乳中’. 14151의 주. 삼장교의 혹을 끊지 못한 보살과 견도(見道) 이전의 성문을 우유에 비유하고, 개권현실의 가르침을 듣는 것을 독이라 한 것.
15148곧 능히 사람을 죽임. 원문은 ‘卽能殺人’. 14152의 주.
15149가명의 묘. 원문은 ‘假名妙’. 14155의 주.
15150방편. 여기서는 십신(十信)을 방편이라 한 것.
15151상사의 묘. 원문은 ‘相似妙’. 14157의 주.
15152이에 들어감. 원문은 ‘入理’. 14158의 주.
15153분진의 묘. 원문은 ‘分眞妙’. 14159의 주.
15154삼장교의 단결의 위계. 원문은 ‘三藏斷結位’. 번뇌를 끊고 자기의 깨달음에 머물러 있는 이승(二乘)을 이른다.
15155반복. 14141의 ‘凡夫乳反覆’의 주.
15156초종. 불에 탄 씨. 깨달음의 씨(가능성)를 상실한 이승의 비유로 흔히 쓰인다.
15157석공. 삼장교는 석공의 가르침이다. 2823의 ‘析法入空’의 주.
15158독을 낙 속에 놓음. 원문은 ‘置毒酪中’. 견사혹(見思惑)을 끊은 위계에서 개권현실의 법을 듣는 비유. 낙미(酪味)의 뜻은 아니다.
15159위계를 따라 묘를 판별함. 원문은 ‘隨位判妙’. 원교의 십주(十住)의 경지임을 이른다. 15160출가의 보살. 원문은 ‘出假菩薩’. 통교에 있으면서도 가제(假諦)에 나아간 보살. 15161결료. 분명히 이해하는 것.
15162가가 곧 중임. 원문은 ‘假卽是中’. 가제가 가제인 채 바로 중도인 것.
15163독을 생소에 놓음. 원문은 ‘置毒生蘇’. 진사혹을 억제하는 위계에서 개권현실의 법을 듣는 비유다.
15164독을 숙소에 놓음. 원문은 ‘置毒熟蘇’. 무명혹을 억제하는 위계에서 개권현실의 비유를 듣는 비유.
15165만약 등지의 위계에 있으면서도 결료하지 못하는 자. 원문은 ‘若登地之位, 不決了者’. 등지는 초지에 오르는 것. 초지에 들고도 방편과 진실이 다르지 않음을 모르는 일. 곧 초지에 이르고도 별교에 남아 있는 사람인데, 초지 이상은 원교의 초주 이상이어서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이것은 가정(假定)의 글이다.
15166졸도. 2821의 주.
15167독을 제호에 놓음. 원문은 ‘置毒醍醐’. 무명혹을 끊는 위계에 나아가 개권현실을 논하는 일.
15168추에 멈춘 채 곧 묘인 것은 십주의 위계임. 원문은 ‘按麤卽妙, 是十住位’. 십지(十地)에 이르러서야 묘임을 말하는 별교와는 달리, 십주(十住)에서 바로 구경의 진실을 깨닫는다는 것.

 [석첨] 다음으로 개별적인 각도에서 개권(開權)한 것은, *자세히는 사교(四敎)에 응함이라 해야 하리니, 삼장교의 보살이 처음에 놓인 것은, *도리가 범부와 동일한 때문이다. 그리고 삼장교를 개권할 때부터 계속 다 ‘독을 놓는다’ 말함은, *부정(不定)의 옛날에 독을 놓은 것과는 달리 이제 바야흐로 독이 발(發)했음을 이르니, 지금의 법화경은 *부정교(不定敎)가 아니다. 다만 즉석에서 개권의 법을 듣고 능히 무명을 깸이 도리가 독의 발함과 같은데다가, *모든 위계의 동일치 않음이 약간은 부정교와 같으므로, ‘독을 놓아 사람을 죽인다’는 말을 차용(借用)한 것이다.

次別開者, 具應四敎. 三藏菩薩居初者, 義同凡故. 開三藏去, 皆云置毒者. 不同不定昔時置毒, 今方毒發. 今法華經, 非不定敎. 斷是卽座聞於開權, 能破無明, 義同毒發. 諸位不同, 稍似不定. 故借置毒殺人之言.

15169자세히는 사교에 응한다 해야 함. 원문은 ‘具應四敎’. 우유에 독을 타서 사람을 죽이게 된다는 글은 일단 삼장교에 입각해 있긴 하나, 자세히는 사교(四敎)의 초심의 개권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15170도리가 범부와 동일함. 원문은 ‘義同凡’. 번뇌를 안고 있는 점이 같다는 것.
15171부정의 옛날. 원문은 ‘不定昔時’. 옛날에 부정교가 설해지던 때.
15172부정교. 248의 ‘五時八敎’의 주 참조.
15173모든 위계의 동일치 않음이. 원문은 ‘諸位不同’. 초심의 범부로부터 무명을 끊는 위계에 이르는 차별이 있음을 말한다.

 [석첨] 셋째로 *비교해 결료(結了)하는 중에 둘이 있으니, 먼저 앞의 글을 맺었다.

三比決中二. 先結前.

15174비교해 결료함. 원문은 ‘比決’. 비교해 가치의 우열을 결정적으로 가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