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다음으로 ‘復次’ 아래서 소행(所行)의 동일하지 않음을 밝힌 것에 있어서는, 다시 별교를 들어 그것으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밝혔다. 또 다음으로 원교 중에는 *본적이문(本迹二門)이 있어 함께 바야흐로 시종(始終)이 된다 하니, *적문 중에서는 다만 초주(初住)에 드는 까닭이요, 본문(本門)이라야 바야흐로 ‘*나머지 일생(一生)에 있음’에 이르는 까닭이다.
次復次下, 明所行不同者. 復擧別敎以明未終. 次圓敎中, 有本迹二門, 共方始終. 以迹門中, 但入初住故也. 本門方至餘一生在故.
15420아직 끝나지 않음. 원문은 ‘未終’. 별교로는 아무리 지극한 경지에 이른다 해도 방편의 단계임을 면하지 못하는 일.
15421본적이문. 197의 ‘前後’의 주.
15422적문 중에서는 다만 초주에 드는 까닭임. 원문은 ‘以迹門中但入初住故’. 적문은 개권현실하는 단계이기에, 칠방편인(七方便人)이 불지견(佛知見)을 열어 초주에 드는 것이 고작이다. 이에 비해 본문에서야 법신의 증도(增道)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15423나머지 일생에 있음. 원문은 ‘餘一生在’. 한 생애만 더 거치면 정각을 이루게 되는 일. 한 생애가 남은 것은 등각이어서 수행의 끝이 아니라고도 여겨지나, 등각은 묘각 직전의 위계이므로 끝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는 분별공덕품의 ‘餘有一生在, 當成一切智’의 인용이다.
[석첨] ‘又如’ 아래서는 *분별품(分別品)을 인용해 자세히 시종(始終)을 밝혔다. 이에 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바로 인용하고, 둘째로 ‘將前’ 아래서는 간략히 앞글을 가리켜 보였다.
又如下, 引分別品委明始終. 又二. 初正引. 次將前下, 略指前文.
15424분별품. 분별공덕품.
[석첨] 또 경의 글에서 말씀하심과 같으니, ‘여래의 수명의 장원(長遠)함을 설할 때에, 육백 팔십만억 *나유타 *항하사의 사람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하시니, 곧 십주다. ‘다시 그 천배의 보살이 *문지다라니(聞持陀羅尼)를 얻었다’ 하시니, 곧 십행이다. ‘다시 *일세계(一世界) 미진수(微塵數)의 보살이 *요설변재(樂說辯才)를 얻었다’ 하시니, 곧 십회향이다. ‘다시 일세계 미진수의 보살이 *선다라니(旋陀羅尼)를 얻었다’ 하시니, 곧 초지(初地)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미진수의 보살이 *불퇴(不退)를 얻었다’ 하시니, 곧 이지(二地)다. ‘*이천국토(二千國土) 미진수의 보살이 능히 청정한 법륜(法輪)을 굴렸다’ 하시니, 곧 삼지(三地)다. ‘*소천국토(小千國土) 미진수의 보살이 *팔생(八生) 만에 마땅히 *보리(菩提)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사지(四地)다. ‘칠생(七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오지(五地)다. ‘육생(六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육지(六地)다. ‘오생(五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칠지(七地)다. ‘사생(四生)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팔지(八地)다. ‘삼생(三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구지(九地)다. ‘이생(二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십지(十地)다. ‘일생(一生) 만에 마땅히 보리를 얻으리라’ 하시니, 곧 등각(等覺)이다. 이 일생을 지나면 *다(茶)를 지나서는 글자가 없게 되는 것이니, 바로 묘각(妙覺)의 경지여서 묘위(妙位)의 끝이다.
又如文云. 說是如來壽命長遠時. 六百八十萬億那由他恒河沙人, 得無生法忍, 卽是十住. 復千倍菩薩, 得聞持陀羅尼, 卽十行. 復有一世界微塵數菩薩, 得樂說辯才, 卽十廻向. 復有一世界微塵數, 得旋陀羅尼, 卽初地. 三千大千微塵得不退, 卽二地. 二千國土微塵, 能轉淸淨法輪, 卽三地. 小千國土微塵, 八生當得菩提, 卽四地. 七生當得, 卽五地. 六生當得, 卽六地. 五生當得, 卽七地. 四生當得, 卽八地. 三生當得, 卽九地. 二生當得, 卽十地. 一生當得, 卽等覺. 過此一生, 卽是過茶無字, 卽是妙覺地, 妙位之終也.
15425나유타. 293의 주.
15426항하사의 사람. 원문은 ‘恒河沙人’. 경에서는 人을 ‘衆生’으로 하고 있다. 항하사는 갠지스강의 모래의 수효.
15427무생법인. 1205의 ‘無生忍’의 주.
15428문지다라니. 들은 가르침을 기억해 수지하는 다라니.
15429일세계. 수미산을 중심으로 하여 사주(四洲)․사천왕(四天王)․야마천․도솔천․화타천․타화자재천․색계초선(色界初禪)의 범세천(梵世天)과 일월(日月)을 포함하는 영역이 일세계다. ‘일세계 미진수’란, 그 하나의 세계가 지니고 있는 아주 작은 입자의 수효.
15430요설변재. 경에서는 ‘樂說無礙辯才’로 되어 있다. 막힘 없이 원하는 대로 설할 수 있는 능력.
15431선다라니. 범부의 집착을 돌이켜, 공(空)의 도리를 깨닫게 하는 지력(智力). 경에서는 ‘百千萬億無量旋陀羅尼’라 하고 있다.
15432삼천대천세계. 1697의 주.
15433불퇴를 얻음. 원문은 ‘得不退’. 경에서는 ‘能轉不退法輪’. 번뇌를 깨어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가르침을 설하는 것.
15434이천국토. 소천세계가 천이 모인 세계. 14451의 ‘三千大千世界’의 주 참조.
15435소천국토. 일세계(一世界)가 천이 모인 세계.
15436팔생. 여덟 번 다시 태어나는 일.
15437보리. 경은 ‘阿耨茶羅三藐三菩提’로 하고 있다. 부처님의 완전한 깨달음. 무상정등각. 15438다를 지나서는 글자가 없음. 원문은 ‘過茶無字’. 사십이자문(四十二字門)의 ‘다’는 구경(究竟)의 깨달음을 뜻하므로, 그 이상의 글자가 없듯 위계가 없는 일.
[석첨] 경 중에서 나열한 것에서, *팔생(八生)에서 사생(四生)에 이르는 부분은 이제 고루 이를 열거했다.
經中所列, 從八至四, 今具列之.
15439팔생에서 사생에 이르는 부분은 이제 고루 이를 열거함. 원문은 ‘從八至四, 今具列之’. 경에서는 八생에 이어 四생을 말하고 있어서 七생․六생․五생은 생략했는데, 지금은 그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다루었다는 것이다.
[석첨] 앞의 위계(位階)를 나열하는 중에서 법화경의 글을 인용한 것을 가져다가, *이 중에 들어가 함께 일과(一科)로 한 대도, 곧 번거로울 것이 없다.
將前列位中, 引法華經文, 入此中共作一科者, 卽不煩也.
15440이 중에 들어가 함께 일과로 한 대도. 원문은 ‘入此中共作一科’. 앞의 열위(列位) 중에서 인용했던 법화경의 글을 여기에 다시 끌어다가 쓴대도, 함께 묘위(妙位)의 시종(始終)을 밝힘이 될 것이라는 뜻. 일과(一科)는 동일한 분과(分科)니, 묘위의 시종을 가리킨다.
[석첨] 두 번째 글에서 ‘앞의 위계를 나열하는 중에서 법화경 따위를 인용한 것’이라 말함은, *이 권(卷)의 처음에서 *십문(十門)을 문제 삼아 원위(圓位)를 해석하는 중, 그 *둘째로 위수(位數)를 밝히는 부분에서 널리 이 경의 분별공덕품 따위의 글을 인용했음이 이것이다.
次文言將前列位中引法華等者. 指此卷初十門釋圓位中, 第二明位數門, 廣引此經分別功德品等文是也.
15441이 권의 처음. 원문은 ‘此卷初’. 권오(卷五)의 상(上)의 처음 부분.
15442십문. 원교의 위계를 밝히는 데서 쓴 십의(十意)를 가리킨다.
15443둘째로 위수를 밝히는 부분. 원문은 ‘第二明位數門’. 구체적으로는 ‘此經分別功德品’ 이하의 글. 여기서는 분별공덕품만이 아니라, 법사공덕품․방편품․비유품․서품의 글이 널리 인용되었다.
[석첨] 다섯째로 삼법묘(三法妙)를 다룬 것 중에는 둘이 있으니, 처음은 *내의(來意)와 *석명(釋名)이요, 둘째에서는 바로 해석했다.
처음의 글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바로 내의를 밝혔다.
五三法妙中二. 初來意釋名. 次正釋. 初文二. 初正明來意.
15444내의. 본래의 취지.
15445석명. 명칭에 대한 해석.
[석첨] *다섯째로 *삼법묘(三法妙)란, 곧 *묘위(妙位)의 머무르는 법이다.
第五三法妙者. 斯乃妙位所住之法也.
15446다섯째. 적문십묘(迹門十妙) 중의 다섯째.
15447삼법묘. 부처님의 경지의 공덕인 진성(眞性)과 관조(觀照)와 자성(資成)의 셋이 다 불가사의함을 이른다. 삼법이란 곧 삼궤니, 2085의 ‘三軌’의 주 참조.
15448묘위. 불가사의한 위계. 곧 묘각의 위계.
[석첨] 둘째로 ‘言三’ 아래서는 이름을 해석했다.
次言三下, 釋名.
[석첨] 삼법(三法)이라 말함은 곧 *삼궤(三軌)다. 궤(軌)란 *본이니, 도리어 삼법을 본받아야 할 뿐이다.
言三法者, 卽三軌也. 軌名軌範, 還是三法可軌範耳.
15449삼궤. 2085의 주.
15450본. 원문은 ‘軌範’. 모법. 기준.
[석첨] 다음으로 바로 해석한 것 중에 둘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단락(段落)을 나누었다.
次正釋中二. 初列章.
15451단락을 나눔. 원문은 ‘列章’. 열(列)은 나누는 뜻. 장(章)은 단락.
[석첨] 이것에 곧 *칠의(七意)가 있으니, 첫째로는 *일반적으로 삼궤(三軌)를 밝히고, 둘째로는 *따로따로 삼궤를 밝히고, 셋째로는 추묘를 구별하고, 넷째로는 *개추현묘하고, 다섯째로는 시종(始終)을 밝히고, 여섯째로는 *삼법과 같음을 논하고, 일곱째로는 *사실단(四悉檀)으로 요간(料簡)했다.
此卽七意. 一總明三軌. 二歷別明三軌. 三判麤妙. 四開麤顯妙. 五明始終. 六類三法. 七悉檀料簡.
15452칠의. 일곱 가지 취지.
15453일반적으로 삼궤를 밝힘. 원문은 ‘總明三軌’. 삼궤의 하나하나를 구별하지 않고 논하는 일.
15454따로따로 삼궤를 밝힘. 원문은 ‘歷別明三軌’. 삼궤의 하나하나를 구별하여 내용을 밝히는 일.
15455개추현묘. 6366의 주.
15456삼법과 같음. 원문은 ‘類三法’. 삼궤 아닌 다른 삼법도 삼궤의 예를 따라 도리가 동일한 일.
15457사실단으로 요간함. 원문은 ‘悉檀料簡’. ‘실단’은 2360의 ‘四悉檀’의 주. ‘요간’은 내용을 가리기 위해 문답하는 일.
[석첨] 둘째로는 해석하니, 해석 중의 글은 스스로 일곱이 되었다. 일곱 단락이 순서를 따라 일어남을 살피건대, 처음에서 일반적으로 삼궤를 밝힌다 말함은, 오직 하나의 묘(妙)여서 다시는 차별이 없건만, *기의(機宜)가 순수하지 못하므로 *일반적인 것을 열어 특수한 것을 내게 됨이니, 곧 교(敎)에 입각한 해석이다. 이렇게 *교문(敎門)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다음으로는 추묘를 판별하게 된다. 그러나 판별하는 뜻은 개현(開顯)하는 데 있으므로 듣고 나면 순수한 묘임이 된다. 그리고 묘는 반드시 시종(始終)을 다하게 되고, *묘의 본은 두루 거둘 것이니, 그러므로 *유통(類通)이 있어서, 일반적으로 실단을 가지고 여러 뜻을 요간(料簡)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의 글에서 일반적으로 삼궤를 밝힌다 한 것에는 다섯이 있으니, 처음에서는 이름을 표방해 나열했다.
次解釋. 釋中文自爲七. 七章次第者. 初言總者. 謂唯一妙, 無復差別. 機宜不純, 開總出別, 卽約敎也. 敎門不同, 次判麤妙. 判意在開, 開已純妙. 妙必始終. 妙軌徧攝, 故有類通. 總以悉檀, 料簡諸意. 初文總者爲五. 初標列.
15458기의가 순수하지 못함. 원문은 ‘機宜不純’. 중생의 자질이 여러 가지여서 한결같지 않은 것.
15459일반적인 것을 열어 특수한 것을 냄. 원문은 ‘開總出別’. 근기가 다 뛰어나다면 일반적으로 밝히는 한 가지로는 족할 것이나, 근기를 따라 설하다보니 일반성을 특수성으로 나누어 설하게 된다는 뜻.
15460교문. 교(敎)의 면.
15461묘의 본은 두루 거둠. 원문은 ‘妙軌徧攝’. 묘(절대적)인 바에는 모든 것에 들어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15462유통. 앞의 예를 따라 동일한 것.
[석첨] 첫째로 일반적인 각도에서 *삼궤(三軌)를 밝히건대, 첫째는 진성궤(眞性軌)요, 둘째는 관조궤(觀照軌)요, 셋째는 자성궤(資成軌)다.
一總明三軌者. 一眞性軌. 二觀照軌. 三資成軌.
15463삼궤. 세 가지 본(궤범). (1)진성궤. 누구에게나 갖추어져 있는 불변의 진리의 본체. 진여실상의 본체. (2)관조궤. 미혹을 깨고 진리를 밝혀내는 지혜의 작용. (3)자성궤. 관조의 지혜의 작용을 돕는 온갖 선행. 특히 선정을 이른다. 그러므로 셋은 이(理)와 지(智)와 정(定)의 관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