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첨] 다음으로 ‘私謂’ 아래는 장안대사(章安大師)의 해석이다. ‘일구(一句)가 곧 삼구(三句)다’ 따위라 말한 것에 또 둘이 있으니, 먼저 해석하고, 둘째로 ‘此諸’ 아래는 취지를 맺은 말이다.

次私謂下, 章安釋. 言一句卽三句等者又二. 先釋. 次此諸下, 結意.

 [석첨] 나 개인의 의견을 말하건대, 일구(一句)는 곧 삼구(三句)요, 삼구는 곧 일구임을 *원교(圓敎)의 불승(佛乘)이라 이른다. *기(記) 중에서는 이미 여래장의 일구(一句)로부터 온갖 방편을 낸다고 했는바, *이는 개별적으로 판별한 것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 예를 따라 다른 구(句)들도 공통적으로 방편을 열어서 낼 것이다. ‘하나가 아니다 함은 *수법(數法)인 까닭에 이를 가리켜 여래장이라 한다’는 것은, 삼장교 중의 *삼승사상(三乘事相)의 방편을 열어서 냄이요, ‘하나도 아니며 하나가 아님도 아니다 함은 *결정되지 않은 까닭에 이 일구를 가리켜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 한다’는 것은, 통교의 *삼인(三人)의 *즉사이진(卽事而眞)임을 열어서 냄이요, ‘또한 하나다 함은 일체중생이 다 일승(一乘)인 까닭에 이 일구를 가리켜 제일의제(第一義諦)라 한다’는 것은, 별교의 *독보살승(獨菩薩乘)을 열어서 냄이다.

私謂一句卽三句, 三句卽一句, 名圓佛乘. 記中旣從如來藏一句, 出諸方便. 此乃別判. 例應通開. 非一者, 數法故. 指此爲如來藏, 開出三藏中, 三乘事相方便. 非一非不一, 不決定故. 指此一句, 爲第一義空, 開出通敎三人, 卽事而眞. 亦一者, 一切衆生悉一乘故, 指此一句, 爲第一義諦, 開出別敎獨菩薩乘.

15508원교의 불승. 원문은 ‘圓佛乘’. 불승은 부처가 되는 가르침이니, 일불승(一佛乘)과 같다.
15509기. 천태대사의 글을 이른다.
15510이는 개별적으로 판별한 것에 속함. 원문은 ‘此乃別判’. 여래장이라는 이름에만 근거한 구별이라는 것.
15511수법. 수로 나타낼 수 있는 현상. 곧 차별적인 법.
15512삼승사상. 삼승의 차별적인 모습.
15513결정되지 않음. 원문은 ‘不決定’. 하나가 아니다 함은 사(事)요 하나가 아님이 아니다 함은 이(理)인데, 이것들이 서로 의존해 떨어지지 않으므로 어느 하나라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 ‘사’는 차별적 현상이요, ‘이’는 평등의 진리다.
15514삼인. 통교 안의 성문․연각․보살.
15515즉사이진. 차별적 현상 그대로가 진실한 절대적 세계인 것.
15516독보살승. 보살만의 가르침. 별교의 가르침.

 [석첨] 처음의 글에 대해 살피건대, 앞의 글에서 천태대사는 스스로 해석해 이르되, ‘이 셋은 꼭 셋인 것도 아니니 셋이로되 하나라 말함이요’ 따위라 한 바 있거니와, 이제 장안대사는 개인적인 해석을 내놓아 *거듭 앞의 취지를 문제 삼은 것인데, 앞의 도리를 칭찬하여 원교의 불승이라 부르면서 그것이 *편교(偏敎)의 보살승과 다르다 하였다. ‘기(記) 중에서’라 말함은 천태대사의 해석을 가리키는 데 비해 이 글은 장안대사의 기술(記述)이다. 그런데 *도리어 아래의 글의 역별삼법(歷別三法)을 가리키는 결과가 됐으니, *장(藏)은 곧 사(事)여서, 사로부터 사를 내는 글이다. ‘개인적으로 말한다’ 함은 다시 *치정(治定)할 때에 바야흐로 이 말이 있게 되는 것인데, *기(記) 중에 이미 있었으므로 도리어 아래의 글을 가리킴이 된 것이다. 그리고 기 중에서는 방편의 *제승(諸乘)이 이미 다 여래장의 일구(一句)로부터 열려서 나온다 했으므로 ‘개별적으로’라 한 것이요, 이 개인적 해석 중에서는 삼구(三句)가 각각 하나의 *방편승(方便乘)을 냈으므로 ‘공통적으로’라 말한 것이다.

初文者. 前文大師自釋云, 三不定三, 三而論一等. 今出私解, 重牒前意. 稱讚前義, 名圓佛乘. 異語偏敎菩薩乘也. 言記中者. 指大師釋, 是章安記. 卻指下文歷別三法, 藏卽是事, 從事出事之文也. 私謂乃是再治定時, 方有此語. 記中已有, 故得卻指下文. 記中方便諸乘, 旣竝從於藏句開出, 故云別也. 此私釋中, 三句各出一方便乘, 故云通也.

15517거듭 문제 삼음. 원문은 ‘重牒’. 첩(牒)은 첩(疊)이 통용하니, 중(重)이 똑같이 거듭하는 뜻. 앞에 나온 것을 다시 문제 삼는 일.
15518편교. 1426의 주.
15519도리어 아래의 글의 역별삼법을 가리킴. 원문은 ‘卻指下文歷別三法’. 아래의 ‘二歷別明三法者’ 이하의 글과 같은 취지가 됐다는 것.
15520장은 곧 사임. 원문은 ‘藏卽是事’. 사(事)는 차별적인 현상. 여래장의 ‘장’은 여래의 씨가 간직돼 있음을 이르므로, 그 상황이 사람에 따라 다른 점에서 차별적 현상이다. 따라서 여래장으로부터 모든 방편이 나온다 함은, 사에서 사가 나오는 일이 된다.
15521치정. 다스려서 정함. 해석함을 이른다.
15522기 중에 이미 있었음. 원문은 ‘記中已有’. 천태대사의 원교에 입각한 삼법의 해석에는 이미 역별삼법의 취지가 들어 있었다는 것. 진정한 원교는 역별의 면을 배제하지 않는 까닭이다.
15523제승. 二승․삼승 따위 모든 가르침.
15524방편승. 방편의 가르침.

 [석첨] 이 모든 방편은 다 원교로부터 나오니, 그러므로 *경에서 이르되,
 ‘일불승을 분별해 삼승을 설한다’
하심은, 곧 이 뜻이다.

此諸方便, 悉從圓出. 故經言. 於一佛乘, 分別說三. 卽此義也.

15525경에서 이르되. 원문은 ‘經言’. 방편품의 인용이다.

 [석첨] 다음으로 취지를 맺은 말 중에서 ‘일불승을 분별해 삼승을 설했다’고 하신 것에 대해 생각건대, 이것에는 공통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이 있다. *만약 도량(道場)에서 방편을 생각할 때에 분별해 三승을 설하기로 한 것이라 본다면 개별적으로 삼장교의 三승을 가리킴이 되리니, *돈교(頓敎) 이후 *녹야원(鹿野苑)에 가서 설하심이 그것이요, 만약 공통적으로 논한다면 모든 *점교(漸敎)가 다 *원돈(圓頓)으로부터 열려서 나옴이 될 것이니, 곧 원돈에서 삼장교․통교․별교를 열어서 내심이 될 것이다. 이제 이 삼구(三句)는 다 원교에 속함이 되었으니, 그러므로 ‘원교로부터 열려서 나왔다’고 말한 것이다.

次結意中, 云於一佛乘分別說三者. 此有通別. 若以道場思方便時, 分別說三. 是則別指三藏三乘, 從頓已後, 赴鹿苑說. 若通論者. 諸漸皆從圓頓開出. 卽是從頓開藏通別. 今此三句, 皆屬於圓, 故云從圓開出也.

15526만약 도량에서 방편을 생각할 때에 분별해 三승을 설하기로 한 것이라면. 원문은 ‘若以道場思方便時, 分別說三’. 적멸도량에서 정각을 이루신 직후에 화엄경을 설하셨으나 이해하는 자가 없었으므로, 대승을 그만두고 소승을 설하기로 결심하신 일이다.
15527돈교 이후. 원문은 ‘從頓已後’. 직역하면 ‘돈교의 설법으로부터 이후에.’ 돈교는 화엄경을 가리킨다.
15528녹야원. 원문은 ‘鹿苑’. 석존이 오비구(五比丘)를 상대하여 처음으로 법을 설하신 곳. 중인도의 페나레스의 교외에 있다.
15529점교. 248의 ‘五時八敎’의 주 참조.
15530원돈. 2836의 주.

 [석첨] 다음으로 개별적인 삼법을 다룬 것에 둘이 있으니, 먼저 전반적으로 개합(開合)을 밝히고, 둘째로는 교(敎)에 입각해 개별적으로 밝혔다.
 처음의 전반적인 것 중에 둘이 있으니, 먼저 일반적으로 개합의 대의(大意)를 논했다.

次別三法者爲二. 先總明開合. 次約敎別明. 初總中爲二. 先總論開合大意.

 [석첨] 둘째로 *역별(歷別)의 처지에서 삼법(三法)을 밝히건대, 먼저 모름지기 여래의 *개합(開合)의 방편을 알아야 하리니, 그런 뒤에야 전반적으로 삼법을 취(取)해 일대승(一乘)으로 함을 이해할 것이다.

二歷別明三法者. 先須識如來開合方便. 然後乃解總攬三法, 爲一大乘也.

15531역별. 서로 격리돼 있는 것. 서로 다른 것.
15532개합. 1771의 주.

 [석첨] 둘째로 ‘佛從’ 아래서는 따로 방편승을 열어서 냈다. 이것에 또 여섯이 있으니, 먼저 따져서 묻고, 둘째로 ‘如大經’ 아래서는 경을 끌어 상(相)을 보이고, 셋째로 ‘何者’ 아래서는 그 개(開)의 상을 해석하고, 넷째로 ‘又依經’ 아래서는 경을 끌어 증명하고, 다섯째로 ‘例’ 아래서는 예(例)를 끌고, 여섯째로 ‘以是’ 아래서는 취지를 맺었다.

次佛從下, 別開出方便乘. 又六. 先徵. 次如大經下, 引經示相. 三何者下, 釋其開相. 四又依經下, 引證. 五例下, 引例. 六以是下, 結意.

 [석첨] 부처님은 어떤 법으로부터 모든 방편의 가르침을 열어서 내시는 것이랴.
 대경(大經)에서 불성은 하나가 아님을 밝히심과 같은, 이 같은 *수법(數法)은 삼승(三乘)을 설하시기 때문이니, 마땅히 알라. 여러 가르침의 수법은 여래장에 포함되는 것임을. 그리하여 부처님은 이 장(藏)에서 성문․연각과 온갖 보살의 통교․별교 따위 가르침을 열어서 내시는 것이다.
 왜냐 하면, 모든 가르침은 이미 방편이요, 여래장은 또 *사(事)이어서, 사(事)로부터 방편을 내시는 까닭에, 모든 방편을 여래장에 포함된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佛從何法, 開諸權乘.
 如大經明佛性非一. 如是數法, 說三乘故. 當知諸乘數法, 爲如來場所攝. 佛於此藏, 開出聲聞緣覺, 反諸菩薩通別等乘.
 何者. 諸乘旣是方便. 如來藏又是事. 從事出方便, 故言諸權爲如來藏攝耳.

15533수법. 14519의 주.
15534사. 차별적.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