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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년 08월 - 월애삼매(月愛三昧) - 본사 주지 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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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산법화사 댓글 0건 조회 6,594회 작성일 19-08-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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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묘법연화경

아사세왕이 말하기를, “기바여, 여래 세존께서 나를 생각하시는가?”
  기바가 대답하였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아들 일곱을 두었는데, 그 가운데 한 아들이 병이 났다고 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평등하지만 병난 아들에게 마음이 치우치게 되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어, 여래도 그와 같아서 여러 중생에게 평등하지 않음이 없지만 죄 있는 이에게 마음이 치우치게 되는 것이니, 방일한 이는 부처님께서 자비로 염려하시고 방일하지 않는 이는 마음을 놓는 것입니다. 방일하지 않은 이는 누구입니까? 이는 바로 6주(主) 보살입니다. 대왕이시여, 부처님 세존께서는 중생들에 대하여 문벌[種姓]이나 늙고 젊음이나 빈부나 시절(時節)이나 해나 달이나 별이나 공교롭거나[工巧] 미천하거나 하인이거나 종이거나를 보는 것이 아니고, 선심(善心) 있는 중생만을 보시며 선심이 있으면 문득 자비하게 생각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이 상서는 여래께서 월애삼매에 들어가셔서 놓으시는 삼매인 줄로 아십시오,”
  왕이 곧 물었다.
  “어떠한 것을 월애삼매라고 하는가?”
  기바가 대답하였다.
  “마치 달빛이 모든 우발라꽃을 곱게 피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로 하여금 선한 마음을 피게 하므로 월애삼매라고 합니다. 대왕이시어, 마치 달빛이 모든 길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열반의 길을 닦아 익히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므로 월애삼매라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마치 달빛이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형상과 빛이 점점 늘어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처음 마음을 낸 이로 하여금 선한 근본이 점점 늘게 하며 나아가 대반열반을 구족하게 하므로 월애삼매라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마치 달빛이 16일부터 그믐까지 형상과 빛이 점점 줄어들 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빛이 비치는 곳마다 모든 번뇌를 점점 줄어들게 하므로 월애삼매라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한창 무더울 때에 모든 중생이 항상 달빛을 생각하고 달빛이 비치면 찌는 듯 하던 더위가 덜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번뇌의 더위를 덜게 합니다.”
                                                                           <『열반경』 《범행품》,>
 
  7, 8월의 맹렬한 무더위를 식혀 줄 청량한 법문입니다.
경문을 읽으면서 그 서늘한 풍경이 홀연히 마음 가운데 파노라마(panorama)처럼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이 경문의 배경에는 부처님 재세시 인도 마갈타국의 빈바사라왕의 아들 아사세 태자가 아버지를 죽이고 마음으로 후회하며, 매우 괴로워한 나머지 온 몸에 종기가 생기니, 악취로 가까이 갈 수가 없었는데, 갖가지 약으로도 치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신심있는 노보살이 왕에게 부처님을 친견하기 권하니, 왕이 곧 부처님전에 이르러 부끄러움으로 죄를 후회하거늘, 부처님이 월애삼매에 들어가 빛을 놓아 그를 비추니 독창이 곧 나았고, 역시 무거운 죄가 소멸되었다고 합니다.
  달빛(月光)을 전신으로 흡수해서 그것에 사랑을 담아서 온몸으로 재발광하는 수행법이 월애삼매입니다. 부처님 법에서는 달이 ‘불성(佛性)’의 극묘한 비유로 자주 등장하고 윤회불식(輪廻不息)을 상징했고, 한역 대반열반경은 “달의 본성은 상주불변이니 우주는 하나의 둥근 달(月性常住不變總是一輪月)” 이라고 했습니다. 월애삼매에 담긴 불교적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조선조 4대 문장가의 한 사람인 상촌(象村) 신흠(1566~1628)은 “달은 천번을 차고 기울어도 그 본질에 변함이 없다.(月到千虧餘本質)”라는 시구를 남겼습니다.
  장흥 원당에서 수행 정진할 때 여름 한낮 뙤약볕에서 밀짚모자 눌러쓰고 밭농사와 나무를 가꾸면서 하루 종일 돌보다가, 저녁에 달빛이 교교(皎皎)할 때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야산 중턱에 자리잡고 앉아 달빛을 친구 삼아 월광삼매에 빠지고 하였습니다.
  어머님 품 속 같았고, 부처님 자비가 온몸에 흠뻑 젖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풀벌레들, 바람에 춤추는 나뭇가지들 어느 것 하나 두렵거나 무섭지 않고 따뜻하기만 했던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달빛을 사랑하며
         달빛처럼 살고자
         달빛과 하나가 된
         그런마음 가운데는
         그런 광명 속에서는
         중생의 탐욕과 어리석음, 성냄이라는
         번뇌열(煩惱熱)이
         자리잡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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