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7년 03월 - 사자왕과 같으리라如師子王 - 행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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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산법화사 댓글 0건 조회 6,833회 작성일 19-08-26 14:23본문
나무묘법연화경
3월 5일은 경칩이고, 20일은 춘분입니다. 추운 한기도 우수 경칩이 되면 그 힘을 잃고 봄기운으로 바뀝니다. 국제적으로 유럽발 금융위기나 북한의 핵실험으로 긴장이 남아 있고 국내경기의 침체와 물가의 상승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시지 않았어도, 혹한의 추위가 지나고 봄이 오듯이 우리의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에게는 머지않아 기쁜 소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몸에 병고가 있을 때 그 아픔을 참지 못하고 포기하면 병은 점점 더 깊어가 정말 헤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항상 용기를 잃지 않고 치료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하루하루가 희망의 날이요 그 희망을 향해 정진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법화경 「법사품」의 고원 착수高原鑿水의 비유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은 고원에서 물을 구하기 위해 샘을 팔 때 마른 흙만 나온다고 포기하고 더 이상 파지 않는다면 젖은 흙이 나오고 끝내는 물이 나오는 것을 만나지 못하는 것처럼,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우리 법화행자들이 앞장서서 묵은 겨울의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모두 활기차게 정진합시다.
3월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그런 희망을 갖게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오는 3월 1일은 기미년 대한독립만세 운동을 한 지 9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일 강제병합(1910.8.29) 이후, 일본의 강제적 보호정책으로 숨죽여왔던 조선인들이 자주독립할 목적으로 결행한 평화적 만세운동이었습니다. 이때 집회횟수가 1,542회 참가자수가 2,020,389명 사망자가 7,509명 부상자가 15,961명 피검자가 52,770명에 이르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제가 비폭력 평화운동을 총칼로 막아버렸지만 우리민족은 이때를 계기로 해방, 독립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때 불교계에서도 활발히 운동에 참가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족대표로 참가한 종교인으로 천도교 측 15명, 기독교 측 16명에 비해 불교 측에서 만해스님과 백용성 2명 뿐이었지만, 이 두 분은 불교계의 거두로 참여하였고 독립만세 시위에 전국각지의 많은 스님과 불교신도들이 참가하였습니다.
만해스님은 이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고 합니다.
“내일 탑골공원의 독립만세 운동 시에 너희들은(중앙학림학생들 김범린 김상헌 백성욱 정병헌 오택언 신상완 김규현 김봉신 김대용, 중앙학교 학생 박민오 등 10명) 여기 있는 10,000매의 독립선언서를 가지고 서울 시내와 지방에 배부토록 하라. 이제 너희들과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 구국의 명장 서산대사와 사명대사의 후예임을 명심하여 불교청년의 기백을 과시하라”
또한 만해스님의 기백을 보여주는 시가 있습니다.
이순신李舜臣을 사공삼고
을지문덕乙支文德을 마부삼아
파사검破邪劍을 높이 들고
남선북마南船北馬하여 볼까.
아마도 님 찾는 길은
그뿐인가 하노라.
3.1절을 맞으면서 우리는 그릇된 역사의 일들을 반추해보고, 지난날 이러한 선열들의 피땀이 대한민국을 세우는 초석이 되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봄을 맞으면서 우리에게는 다시 시작해야할 불사가 있습니다. 성불산에 우뚝 솟은 장엄한 세계평화 불사리탑과 함께 원돈계단 적멸보궁 법당을 건립하는 대작불사의 일이 그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불사입니다. 원돈계단 적멸보궁 법당은 만대 영산법화교단을 이끌어갈 승단을 배출할 계단이요 우리 영산법화 행자들의 법화경 전당이 될 곳입니다. 세계평화 불사리탑을 축으로 하여 세계평화 원돈계단 적멸보궁 법당건립 부지를 정리하였습니다. 그동안의 불사는 법당부지가 협소해서 넓혔습니다. 바위를 깨고(15톤 트럭 100차), 흙을 파내고(600여차), 돌은 뒷마당절개지에 축대를 쌓았으며, 흙은 개창조사 큰스님께서 불기2513(단기4302,서기1969)년 8월 29일 소보탑小宝塔을 모시고 세계평화 불사리탑건립 지진제를 모신 곳에 옮겨 마당을 만들었습니다. 삼각산을 중심으로 전망이 빼어나고 아주 아름답습니다. 흄관을 묻어 골짜기도 메웠고 요사채를 지을 때 쓸 물탱크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해토가 되면 식목도 하고 하나하나 마무리를 해갈 것입니다. 앞으로 들어설 장엄한 도량에 우리 법화행자들이 가득히 부처님께 찬탄하고 공양드리고 정진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우리가 기울일 수 있는 온갖 정성을 다해서 부처님의 불사에 제 나름의 기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쏟는 정성이 진실하면 진실할수록 부처님께서 나투시는 불사는 명백히 장엄하고 크나큰 모습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마치 높이가 오백유순이요, 넓이가 이백오십유순의 보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던 견보탑품과 같이 우리의 도량에도 무명을 밝힌 찬란한 탑으로 보여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으로 건립되기 때문에 참으로 인내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사바세계입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법화경의 정법을 바로 펴기도 매우 어려워서 경에서는 법화행자들이 각별한 서원을 가지고 법을 홍포하라고 당부하시고 있습니다.
법화경은 삼계의 대도사이신 부처님의 정법이 들어 있는 경이고, 천중의 왕이신 부처님의 심중이 들어 있어서 부처님이 항상 호념하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삼계의 중생들로부터 공양을 받으실만한 응공應供이신 부처님의 본회가 담긴 이 경을 천룡팔부와 일체 천중이 어찌 수호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경에서는 이 법화경을 읽고 실천하는 법사는 사자왕과 같이 나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의 모든 동자가 시봉하리라. 칼과 막대기로 때리지 못하고 독毒도 능히 해치지 못하며 만일 사람이 미워하고 꾸짖으면 입이 곧 막히리라. 다닐 때는 두려움 없어 사자왕과 같고 지혜의 광명은 해가 비침과 같으리라.
천제동자 이위급사 도장불가 독불능해 약인악매 구즉폐색 유행무외
天諸童子 以爲給使 刀杖不加 毒不能害 若人惡罵 口則閉塞 遊行無畏
여사자왕 지혜광명 여일지조
如師子王 智慧光明 如日之照”(금장본 안락행품 제14, p.652)
위와 같이 오탁악세에 법화경을 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어서 무한한 인내력忍耐力(참고 견디는 힘耐忍堪忍)과 인욕력忍辱力(욕됨을 참음)이 있어야 하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는 굳은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처럼 어려운 일이므로 그것을 실행한다면 부처님의 수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화경에서는 이와 같이 경을 실천하는 사람은 불보살이 항상 수호해 주신다고 합니다. 「다라니품」에서는 약왕보살 용시보살 비사문천왕 지국천왕 10나찰녀 등이 다라니주를 수호하겠다고 하였고, 「보현보살권발품」에서는 보현보살이 다음과 같이 수호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후오백세에 흐리고 악한 세상에서 이 경전을 받아 가지는 자가 있으면 내가 마땅히 수호해서 그의 쇠환衰患을 없애고 그가 안온을 얻게 하며 잘못을 엿보는 자가 편리를 얻지 못하게 하오리다.
세존 어후오백세탁악세중 기유수지시경전자 아당수호 제기쇠환 영득안온
世尊 於後五百歲濁惡世中 其有受持是經典者 我當守護 除其衰患 令得安穩
사무사구득기편자
使無伺求得其便者”(금장본 보현보살권발품 제28, p.1000)
후오백세後五百世란 말법의 세상을 가리킵니다. 부처님 법이 세상에 머무는 기간을 보통 정법正法 ‧ 상법像法 ‧ 말법末法의 세 시대로 나눕니다. 경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부처님 입멸 후 1000년을 정법시대로 하여 그 전후 500년으로 나누고, 상법의 1000년을 전후의 각 500년으로 나누고, 거기에 말법의 처음 500년을 합하여 다섯 개의 500년이 되는데, 이를 다섯 개의 오백세五百歲라 합니다. 여기서 말법의 처음 500년을 오오백세五五百歲 또는 후오백세後五百歲라고 합니다. 이는 말법의 처음인 동시에 이로써 말법의 전체를 표시하기도 합니다.
정법의 시대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가르치고[교敎], 바른 법을 배워 행하여[행行], 누구나 도를 증득하여 널리 선양되는 시대[증證]입니다. 상법시대에는 부처님의 가르침[敎]과 수행(修行)은 있으나 증득이 없다고 합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외형적인 불사나 겉치레 신행에 더 신경을 쓰다 보니 법을 듣기는 하지만 정작 불도를 증득하는 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말법시대에는 교설은 있으나, 수행과 증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참다운 진리는 몰락하고 교파 간이나 종교 간에 다투고 투쟁과 다툼이 횡행하여 선법은 숨어버리게 됩니다.
해탈견고解脫堅固 500년
선정견고禪定堅固 500년
정법시대
다문견고多聞堅固 500년
다조탑사견고多造塔寺堅固 500년
상법시대
투쟁언송백법은몰견고鬪諍言訟白法隱沒堅固 500년〓말법시대
보현보살은 후의 오백년五百年(세존 입멸 후 2500년 즉 지난 丙申년을 말함) 말법의 세상에서 법화경을 수행하고 펴는 사람을 수호하여 편안하게 해주고 만약 행자의 틈을 엿보는 악마가 있을 때에는 자기의 힘으로 단연코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법화경을 몸으로 체득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의 지혜는 마치 해와 달이 밝은 빛으로 어둠을 없이 하는 것과 같이 미혹한 사람들의 삿된 마음 악한 마음을 비추어 그 어두움을 없애줄 것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3월을 맞아 마음의 창을 열고 법화행자의 길에 사자왕과 같이 나섭시다. 법화경의 무량공덕과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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